2년간 목표 권수를 못 채웠습니다. 반성합니다...아자아자!

그의 연주는 들어 본 적이 없다, 가야금 장인이라는 것만 알고 있을 뿐.

 

장인의 이야기를 듣는 일은 항상 즐겁다. 나도 평생 노력을 하여 성취하고픈 무언가가 있지 않았었나 되돌아 보는 기회가 되기도 하고 약간은 괴짜인 그들의 삶을 가끔 들여다 보는 것 자체가 재미있기도하다.

 

저자 역시 학창 시절부터 괴짜라는 소리를 들었고 그에 걸맞게 아무도 흥미를 갖을 일이 없는 가야금에 관심을 두게 된다. 만약 당시 가야금이 유행이었다면 애시당초 관심을 두지 않았을 것이다. 그게 진정한 괴짜이니깐.

 

이 장인은 그렇다고 치자. 그럼 일반적인 젊은이들은 어떻게 삶의 목표를 가져야할까? 저자처럼 당시엔 아무도 관심을 안 갖지만 장기적으로 볼때 어느 시대에는 다시 각광을 받을 것을 예견하고 그러한 점이 선점에 유리하니, 그래 뭐뭐를 지금부터 준비하자 하고 생각해야하나? 미국의 시대에서 중국의 시대로 넘어오는 현재, 앞으로는 베트남과 같은 인도차이나에 세상의 이목이 집중 될 것임을 꿰뚫고 베트남어 공부부터 하면 될까?

 

참 어려운 명제이다. 좋아하는 것을 찾으라하는 어른들의 조언이 있기는 하지만 무언가에 몰입하는 성격이 아닌 젊은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게 무엇인지 어떻게 찾아야 하는가? 그럼 베트남어 공부를 이러저라한 이유 때문에 공부하는게 낫다라고 하는 통찰력이라도 있어야하나? 맞는 말일게다.

 

무언가 평생을 바쳐서 할 자신이 좋아하는 걸 찾지 못하겠다면, 미래를 내다보고 그 길을 꾸준히 갈 수 있는 통찰력과 행동력이라도 독서와 실천을 통해 가져야하고, 만약 이도저도 아니면 그저 부모가 시키는 이 사회가 시키는 공부 열심히 하여 얼마전 손주은 메가스터디 대표가 얘기했듯, 그저 그런 중산층으로 살아가는 수 밖에 없다.

 

글쎄 과연 그럴까? 책을 읽고 생각의 잔가지들이 쭉쭉 뻗어간다.

 

 

싸게 샀다. 쉽게 구했고 가볍게 읽었다.

 

하지만 저자는 10대시절 책을 어렵게 구했고 소중히 읽었으며 닳도록 봤다.

 

책의 제목은 '느리게 걷는 사람'이 아니다 '느리게. 걷는. 사람.'이다. 빨리 읽지 말라는 저자의 의도가 숨어 있는 듯 하지만, 나는 버릇처럼 순식간에 다 읽어내려갔다. 그리고 깨닭았다. 천천히 읽었어야 했음을.

 

경쟁에서는 그것이 보물찾기이건 뭐건 항상 패배하고 지독한 가난과 내성적임으로인해 파고들은 독서에서는 자유로왔다. 그럼 나는 어떤가?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지도 않고, 그렇다고 여유롭게 초월한 삶을 살지도 않고 있다. 무엇이 문제인가? 목표의식? 내면의 성찰? 아니면 둘 다?

 

어려서 가난했던 삶을 살아온 이들에 관한 이야기는 주변에 많다. 하지만 저자처럼 이리 진솔하게 덤덤하게 유년 시절을 회상한 책은 드물다. 뭐 별반 다를 것이 없는 내용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허나 그리 생각한다면 파랑새를 혹은 삶의 깨달음을 너무 먼 곳에서 찾고 있는건 아닌지 생각해야 할게다.

 

자의건 타의건 저자는 의식주의 기본을 위한 시간 빼고 책을 읽었고 그 후 수 많은 책을 써왔다. 고승덕 변호사는 남들이 하루 10시간 고시공부 한다고 할 때, 17시간을 공부하며 눈부신 이력을 만들어왔다. 그것이 자의건 타의건 뼈를 깎는 고통 혹은 지겹도록 싫은 무언가를 경험해야 하는 것인가?

 

여러 생각할 꺼리를 던지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