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사이즈의 세계지도가 차곡차곡 부드럽게 접혀져 들어 있다. 어릴 적 큰 액자에 넣어져 한쪽 벽면을 차지하며 걸려 있었던, 잊고 있었던 세계지도와 같은 느낌이어서 너무 반갑다.

앞쪽은 우리가 익히 아는 형태의 (행정도) 세계지도이고, 뒤쪽은 같은 세계지도에 산맥 등 지형을 표시하여 고저의 느낌을 알 수 있게 하였다.

벽에 붙이자니 앞뒤를 동시에 볼 수 없는 아쉬움은 있지만, 흔히 보는 것은 전면 (행정도) 세계지도이니 이것을 메인으로 쓰면 되겠다.

어른이 보아도 좋겠지만, 어린 아이가 지구의 크기를 생각하며 상상의 나래를 펴는 데에도 좋은 자극이 될 것 같다.  

이것을 어떻게 붙이나... 즐거운 고민을 해 보게 된다.  

'여름으로 가는 문'은 시간여행을 다룬 SF소설이다.

하지만, 하인라인이 만들어낸 재미있는 이야기 구조와 독특한 문체가 합쳐져서 SF가 아닌 드라마로서도 충분한 재미를 준다. 오히려 시간여행에 대한 기술적 가설에 대한 설명이 적다는 점에서는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재미있는 이야기로 생각하는 게 더 옳을 것 같다.

 

과거에도 이 책이 번역되어 나온 사례는 수차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시니컬한 문체, 은유와 비유가 가득한 문체인 만큼, 현 시대의 언어습관에 맞춰 재번역하는 시도가 더욱 잘 어울리는 책이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하인라인의 소설은 작품에 따라 호오가 많이 엇갈리지만, 이 책만큼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부담없이 재밌는, 그러면서도 마지막에 이르면 '시간여행'에 대해 진지한 공상에 빠져들게 할 글이 되리라 생각한다.

'시간여행'은 청소년들에게 매력적인 공상의 소재일 텐데, 그러므로 청소년 시절 이후로 잊어버렸을 '즐거운 공상'을 선물한다는 점에서 아직 안 읽어본 어른들에게도 극히 매력적인 읽기의 경험이 될 것 같다.

SF, 시간여행, 복수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에는 의문이 많다. 시간적인 차이도 있겠지만, 문화적인 차이도 겹치면서 여우 이야기가 왜 이다지도 많아야 하는지, 남녀상열이라 할 장면들이 왜 이다지 많아야 하는지, 과연 당시 중국의 연애와 성은 어떠한 것이었는지 의문이 끊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빠른 이야기 전개와 권선징악이라는 불멸의 가치 덕분에, 그리고 정교하게 짜여진 인물과 사건의 연결 때문에 이야기에 빠져들게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5권째이다.

 

이쯤 되면 끝도 없이 쏟아지는 이야기들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게 된다. 

한권을 읽으면서 책이 끝나가는 것이 아쉬워질 때가 적지 않았는데, 5권이, 그리고 6권이 있다는 것이 지금의 기쁨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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