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대 학부모.

아이가 처음 나에게 온날을 아직도 기억한다. 아이가 태중에 있다는 신기함과 숭고함.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이의 건강만을 기웠했던 임신기간 시절. 그저 아프지만 않게 태어나 나고 잘 자라줬으면 하는 어느 엄마들의 공통점 이었을것이다.

아이가 태어나고 아이의 숨소리하나 손짓, 몸짓하나에 한없는 사랑으로 바라봤던 날들이 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초등학교 2학년이 된 아이와 나의 관계는 조금씩 틀어져 가고 있는 듯 하다.  그저 공부스트레스 없이 아이의 있는 그대로를 바라봐 주겠노라 다짐했던 나였지만 아이가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부터 다른아이와의 비교가  시작되었다. 누구는 벌써 한글을 시작했다는데.. 누구는 영어를 벌써 시작했다는데..또 누구는 영어유치원에 입학을 했다는데?? 라는 말들을 들으면서 부터 조바심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눈닫고 귀닫고 그저 먹고 놀고 자고 하는 아이위주의 생활에서  나에게는 다른아이들의 배움이 나를 불안의 늪으로 끌고 들어가고 있었다. 그래서 나도 사교육 아닌 사교육으로 지금까지 아이와 싸워가며 달래가며 끝나지 않는 전쟁을 해 왔노라 생각한다.

학벌, 인맥 위주의 대한민국에서 성공해서 살아남기란 그저 죽기아니면 까무러치기로 해야 한다는 공부, 하루에 잠을 5시간도 채 자지 못하고 나머지 시간은 오로지 공부만 한다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보니, 안타까우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과연 저 아이들이 부모의 그늘을 벗어나 자신의 주관대로 자신의 삶을 그려가며 살아 갈수 있는 자립심이라도 있는 것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서 처음 엮어지는 내용은 한 우등생이  엄마를 살해한 존속살인에 대한 무거운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처음 내용부터 너무 무거운 이야기가 아닌가 싶었지만, 책을 한장한장 넘기면서 그 아이가 왜 그렇게까지 해야 했나? 하는 답답함과 정말 부모의 욕심으로 인해 아이가 정말 힘든 지경까지 갈 수 있겠구나! 라고 생각이 들었다.

 

이제 아이가 초등 2학년인데, 아이는 공부가 힘들다고 하고, 공부하자~ 라고 하면 어휴~ 라는 말이 입에 붙어있다.
그럼 난 아이를 달래기도 하고 엄하게 아이가 좋아하는 걸 차단하기도 한다. 아이가 아직 어려서인지 지금은 효과가 있는 듯 하지만
책에서 그랬듯이 아이가 중학생이 되면 그런 방식은 통하지 않는다고 한다. 정말 그럴것 같다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든다. 그동안 억눌렸던 모든 감정이 그 시기에 폭팔한다니..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그저 좋은대학 가는것만이 인생의 성공이 아니라, 나중에 내가 나의 인생을 돌아보며 웃을수 있는게 인생의 성공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요즘들어 지배적으로 들고 있다. 이제는 공부가 인생의 전부가 아닌, 행복하고 즐거운 인생을 살기 위해 보조역활을 하는 공부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요즘은 엄마들 사이에 우스갯 소리로 '요새 애들 공부 잘하는 애들이 얼마나 많아? 공부 다 잘해~! 공부로 성공하던 시대는 지났어 이제는 아이의 개성과 잠재력을 봐야한다' 라는 말들이 심심찮게 나오는 말들이다.

아이의 재능과 잠재력을 발견하는 데 까지는 아이를 보는 부모의 믿음이 아이의 재능을 펼칠수 있는 버팀목이 아닌가 싶다.
더 늦기 전에 이 책을 만난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 든다. 공부때문에 아이와 부모 모두가 고통받을 뻔한 우리 가족을 구원아닌 구원을 해준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