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되어 보니, 아이와 놀아주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게되었다. 그저 아이만 낳아 놓으면 저절로 크고, 혼자 놀줄 알았는데 그건 나만의 착각이었다. 아이와 모든것을 함께 해줘야 하는 뗄레야 뗄 수 없는 바늘과 실의 관계가 되어버린 것이다. 하루이틀.. 반복적인 놀이에 나와 아이가 지쳐갈 때쯤  하야미 에리작가님이 지은 우리 엄마는 놀이짱! 이란 책을 받아서 읽어 보았다. 책 표지엔 자연을 벗삼아 아이와 즐겁게 놀아주는 엄마와 너무 즐거워 하는 아이가 그려져 있다. 호기심에 얼른 책장을 넘겨 보았다.

 

이 책은 집안에서 특별한 놀잇감이 없이도 일상생활에서 아이도 쉽게 맞딱트릴수 있는 빨래널기, 빨래개기, 설겆이... 등등 의 것들이 엄마의 집안일이 아닌 아이가 놀이도 하면서 엄마의 집안일을 도와주는 1석 2조의 재밌는 놀이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지금까지 집안일을 할때마다 아이가 와서 같이 하려고 하면 소리를 버럭 지르고 책이나 읽어. 라고 말한게 후회된다. 진작 이 책을 알았더라면 아이의 서툰 도움을 고맙게 받아들였을텐데 말이다. 아이에게 미안해 진다.

 

아이와 도란도란 얘기하며 놀고, 산책하고, 공원에서, 놀이터에서 노는 방법들이 소개되어 있는데, 자연과 더불어 더욱더 재미있게 놀 수 있는 방법들 알게 되었다. 아이와 산책하며 그저 가을이라 나무에서 떨어지는 나뭇잎들을  무심하게 흘려 보내곤 했는데 책에서는 그 나뭇잎들과도 재미나게 놀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이번 가을이 되면 아이와 신나게 놀아 보고 싶다. 그리고 운동이 부족한 나를 위해 자전거를 탈 생각이다. 아이를 뒤에 태우고 도란도란 얘기 나누며 신나게 탈 생각이다

내 아이는 책의 표지보다 이 그림을 더 좋아한다. 그림을 가리키더니 '귀여워' 라고 말한다. 이 아이를 낳은지 엊그제 같은데 언제 이렇게 커서 이 그림이 '귀엽다' 라고 느끼며 앵두같은 입에서 그런 예쁜말을 쏟아내는지 신기할 정도이다. 동동동 아기돼지 책을 만나는 날부터 우리집엔 큰 행운이 온 것 같아 기쁘다. 그것도 13마리나 말이다. 아기돼지들이우리집으로 온 날부터 아이는 잠자기전에 아기돼지를 꼭 읽어 달라고 한다. 솔직히 내 아이는  토끼와 돼지를 싫어한다.  왜 싫어하는지는 모르겠다. 책에서 돼지랑 토끼가 나오면 손톱으로 긁고 가~라고 한다. 하지만 그런 아이가 자기전에 아기돼지 책을 읽어 달라고 하다니.. 돼지를 싫어하는 아이로서는 대단한 발전이며 한권의 책이 내 아이를 이렇게 바꿔놓을 수 있다는 것이 놀랍고 신기하다. 

달이네 뚱뚱이 엄마돼지가 15마리의 아기 돼지를 낳았다. 하지만 엄마돼지가 아기돼지들을 낳느라 기운이 빠져 옆으로 쓰러져 버린탓에 아기돼지 3마리가 죽었다는 소식까지 그것을 제일 먼저 안것은 바로 생쥐다. 생쥐로부터 아기 돼지를 낳았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수탉,개,고양이,염소,그리고 달이까지.. 달이와 동물친구들은 남은 아기돼지들이 무사 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생각한다.

생쥐는 가마솥으로 막 지은 맛있는 밥을 많이 가져다 주고, 수탉은 멋진 노래를 들려주고, 개는 자신이 먹던 뼈다귀를 주자 하고, 고양이는 엄마돼지를 쉬게 해주자 하고,염소는 엄마 돼지가 쓰러지지 않게 떠받치고 있자 한다.

하지만..그런 동물친구들의 마음을알았는지, 더 이상의 슬픈일도 없는 돼지우리 안에선 쿠울, 시익- 쿠울, 시익- 엄마와 아기돼지들이 평화롭게 잠들어 있다. 

이 책을 보면서 내 아이는 책에나온 동물들의 울음 소리를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페이지를 한장씩 넘길때마다 찍찍,멍멍,야옹하며 아이가 먼저 대답한다. 세마리의 아기돼지를 잃은 엄마돼지의 마음을 동물친구들이 아파하고 위로해 주고 싶다는 것을 보고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리고 생명의 고귀함과, 탄생 이라는 것은 인간, 동물을 떠나 모두 축복받고 기쁜일이라는걸 다시한번 느끼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