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보면 나의 학창시절은 영화나 소설에 나오는 것처럼
멋지지도, 눈부시지도 않았던 것 같다.
그렇게 기억나는 에피소드들도 많진 않다. ㅜ.ㅜ
그래서인지 사실 성장소설 혹은 만화에 그렇게 몰입하는 편은 아니었다.
언덕길의 아폴론은 순전히 그림체가 마음에 든 만화였다.
깔끔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처럼 그려진 그림.
중구난방식이 아니라 차근차근 이야기를 풀어나갈 것 같은 기분이었고,
실제로도 그런 만화였다.
언덕길의 아폴론은 전학을 다니면서 사람과 잘 섞이지도,
사람을 잘 믿지도 않는 도련님 타입의 전학생 카오루가
문제아라 불리는 센타로를 만나
이들이 재즈음악을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루고 있다.
제4권에서는 자신을 버리고 집을 나갔다고 생각하는 엄마를 만나러 간 카오루의 이야기,
그리고 저 표지에 보이는 여자분을 좋아하는 센타로의 이야기,
그리고 이 둘 사이에 끼어들려고 하는 새로운 친구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저 녀석이라면 저도 언제까지나 친구로 지낼 수 있을 것 같은 거라예-
둘이 찾아간 카오루 엄마에게 센타로가
일단은 이 녀석의 편이 되어주자
어떻게 보면 낯간지럽지만, 누구나 학창시절 한번쯤 꿈꿨을 법한 우정-
하지만 이들의 이야기가 더더더 좋은 이유는 우리와 똑같이 실수를 저지르고,
또 그런 서로와 다투고, 이해하고, 용서하면서 우정을 쌓아간다는 사실이다.
언제까지고 내 편일 것 같은 우정이, 당연히 나에게 오리라 생각했던 내 사랑이
내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아 괴로워하고 고민하는 모습이 우리와 그다지 다르지 않다.
더웠던 이번 여름, 여름보다 더 뜨겁고 흥미진진한 두 청춘을 만났다 : )
앞으로 이들은 어떻게 자라날지 궁금하다.
언덕길의아폴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