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가격은 여타 패션잡지와 동일하지만,
부피도 작고,
내용도 부실하고..

처음 사본 웨딩잡지인데 조금 실망 했습니다.

“김영하”라는 이름은 고 이은주로 인해 더 많이 알려진 영화 <주홍글씨>의 원작 소설자라는 것부터, 심심찮게 신문에 등장하였었지만, 그의 소설을 읽은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리고 처음부터 이렇게 날 확 끌어당긴 소설가도 흔치 않다.

인터넷에서 그의 이력을 살펴보니, 계몽사판 세계문학전집과 백과사전을 탐독한 유년 시절을 거쳐, 어두운 구석에 처박혀 책을 읽거나 공상에 잠겨 시간을 보내곤 한 청소년기를 지나,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석사까지 마쳤다고 한다. 대학 시절, PC통신 하이텔의 문예창작 동호회 활동을 했고, 연세 어학당에서 영어를 가르쳤으며, 지금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무슨 문학상을 받으러 갈 때, 귀걸이를 하고 단상에 오른 사람은 그가 처음이었다고 전해진다고 한다.

담배 같은 소설을 쓰고 싶었다. 유독하고 매캐한, 조금은 중독성이 있는, 읽는 자들의 가관지로 빨려 들어가 그들의 기도와 폐와 뇌에 들러붙어 기억력을 감퇴시키고 호흡을 곤란하게 하며 다소는 몽롱하게 만든 후, 탈색된 채로 뱉어져 주위에 피해를 끼치는 그런 소설을 쓸 수 있기를, 나는 바랐다.

작가의 후기에 써 있는 위의 글이, “도시적 감수성, 악마적 탐미주의”라는 그의 소설을 한 마디로 말해준다.

영화를 보는 듯 긴박하기도하고, 드라마를 보는 듯 일상을 묘하게 바라보는 시선도 있고, 몽환적인 이야기까지, 한 마디로 참 매력적인 소설이었다.

지난 주도 어김없이, 심심해서, 인터넷에서 각종 책 정보를 클릭해보다가, 발견하고 바로 주문한 책이었다.

영화와 미술, 영화와 음악, 철학과 문학등 두 가지 장르를 짬뽕해서 풀어내는 책을 좋아하는편인데, 그런 책을 읽으면, 쉽게 두 가지 장르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있고, 기본적으로 세상의 모든 창작물들은 어떤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사실 사람의 생활상을 그려낸게 영화이고, 당연히 생활에는 법적인 문제가 따라다닐 수 밖에 없다.

저자는 법대 교수님으로 인권, 동성애, 프라이버시, 환경, 국가폭력, 인간 본성, 사상과 양심의 자유, 대체복무제도, 성매매, 도박, 거짓말, 복제인간 등의 다양한 주제로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엑스파일 사건, 석궁테러 등 우리 사회에서 일어난 사건과 논란의 핵심으로 안내한다. 내용은 결코 어렵지 않고, 책속에 소개된 30편의 영화들을 다 보지 않았다고 해도 쉽게 읽을 수 있다. (나 역시 세어보니,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본 영화는 딱 6편 뿐이었다)

신문 잡지에 떠들지만, 무관심하게 지나갔던 사회의 문제점들을 곰곰하게 생각하게 만든 좋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