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이유는, 계기는 알 수 없다.

내가 언제 부터 눈의 여왕에 빠져들었었는지.

미야자키 하야오가 보고 감탄해 애니메이션 감독의 길로 들어가게 했다는 구소련의 동명 애니메이션 때문이었는지.

EBS나 기타 케이블 TV에서 했던 실사와 애니메이션을 합성한 멋진 영화 때문이었는지.

분명한건, 어렸을 때는 겔다가 그 눈바람을 헤치면서도 카이을 구하겠다고 힘들게 걷는 것을 보고 가슴이 울컥한 느낌을 가지며 좋아했었던 것이고,

나이가 들어서는 눈의 여왕이 주는 그 차가우면서도 묘한 이미지 때문이었던거 같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안데르센의 책으로는 그 이야기를 제대로 읽어본적이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 봄쯤, 신문 기사를 보고 이책을 구입했다.

나이가 들어 읽는 동화는 항상 새로운 의미를 느끼게 하고, 무엇보다 예쁜 그림체가 감동으로 다가오게 된다. 이 책의 일러스트는 인어공주 그림으로 상까지 받은 일러스터의 작품이라 더 환상이다.

일러스터 보리스 디오도로프는 러시아인. 안데르센은 덴마크 사람인데, 눈의 여왕의 경우, 공교롭게도 애니메이션이나 일러스터나 러시아인에 의해 더 유명해진듯하다.

* 그의 일러스트를 여기에 싣고 싶으나, 드라마 <눈의 여왕>때문에 이미지 검색을 해도 찾기가 힘들다. 이전에는 쉬웠는데.

** 그리고, 인어공주의 일러스트 멋지나, 눈의 여왕 일러스트는 쪼금 그에 비해 떨이지는 듯.

분명 신문기사에서도 어른들도 감탄할 책이라 했는데, 솔직히 번역 문체는 어린애 톤이라 실망을 조금 하긴 했다. 그 부분만 그냥 평어로 했으면, 나 같은 다른 어른도 이책을 많이 구입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

아직도 춥니?

눈의 여왕은 카이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어요.

아, 얼음보다 더 차가운 입술이었어요.

얼음이 심장을 지나가서 심장의 벌반은 벌써 얼음 조각이 되어 버렸지요.

카이는 꼭 죽을 것만 같았지만, 그건 한순간이었어요.

금방 괜찮아지면서 추위가 가셨답니다.

- 이 책의 <눈의 여왕 中>-

아직도 춥니?

여왕은 그렇게 묻고 소년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아! 얼음보다도 차가운 입맞춤이었다.

그 입맞춤의 냉기는 이미 반쯤 언 카이의 가슴까지 전해졌다.

카이는 죽을 것 같이 추웠지만

추운 느낌은 이상하게도 곧 사라졌다.

- 같은 부분을 인터넷에서 찾아-

"카이라는 어린 남자아이에게 마법을 걸어, 자기 옆에 묶어 두는 거지."

나는 마지막 귤조각을 입에 집어넣고 말한다.

"눈의 여왕이?"

"그래, 카이는 자신의 과거를 전부 잊어버리고, 눈의 여왕과 함께 사는 거야."

"어쩌면 그런 것도 좋을지 몰라. 영원히 그 시간 속에서"

그녀의 말에 나는 흠, 하고 생각한다.

"하지만 카이에게는 어릴 적 소꿉친구가 있었어. 그 여자아이의 이름은 게르다였지. 눈의 여왕에게 카이를 빼앗긴 게르다는 몹시 슬퍼했고, 그래서 카이를 찾기 위해 긴 여행을 떠났어."

"그게 정말 카이를 위한 일일까?"

그녀는 기지개라도 켜는 듯, 뒤척이는 소리를 낸다.

- 황경신 <초콜릿 우체국 中> -

내가 좋아하는 또 다른 책, 초콜릿 우체국에도 눈의 여왕에 대한 언급이 있어, 매우 반가운 느낌이었다.

이 겨울 이 책들을 다시 한번 꼼꼼히 읽어봐야겠다.

리즈 위더스푼의 새영화 <저스트 라이크 헤븐>의 원작이 이 책이라는 것을 신문의 책소개 코너를 보고 알게되었다. 영화를 보고 싶었으나, 여건이 되지 않았고, 책을 사기로 했는데, 검색하다 보니, 이 책이 이전에 발간된 적이 있다는 것이다.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당신은 믿을 수 없겠지만>

책표지를 보니, 기억이 났다. 예전에 여유시간 남아 교보 들렸다가 독특한 제목에 끌려 책을 펼쳤고, 작가의 첫소설임에도 할리우드에 판권이 팔렸다는 설명이 딸려 있었던, 살까 말까 고민하다 그냥 내려둔 책이었다.

(동일한 책임에도, 영화 개봉에 맞춰, 표지만 바꿔, 비싸게 내놓은게 괘씸해서, 예전책을 사려고 했으나, 절판됬다는 통보가 늦게와서 좀 짜증내 하고..그러다 어쩔 수 없이 사게된..)

작가는 원래 건축가인데, 불면증에 시달리는 아들을 위해 처음 쓰게된 것이 이책이라고 했다. 어떻게 첫 소설을 특이한 소재를 골라 재밌게 썼는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아더와 로렌의 사랑도 멋지지만, 친구라는 이름으로 남들 보기에는 딱 정신병자 일수 밖에 없는 아더를 열심히 도와주는 친구 폴을 보며 무척 부러웠다.

책의 시작과 끝에 나오는 다음의 구절..너무 맘에 든다.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당신은 믿을 수 없겠지만,

당신이 진정 내 이야기를 들으려고 한다면,

당신이 진정 나를 신뢰하고자 한다면,

아마도 마침내는 내 이야기를 믿게 될 것이고,

그건 내게는 무척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당신은 당신도 모르는 사이에, 내 비밀을 나누어 가질 수 있는 하늘아래 유일한 사람이 되었기 때문이지요.

* <천국 같은>이라는 제목보다, 처음 제목이 더 멋지다.

** 전문 번역가의 책이라는데, 중간 중간 단어 연결이 이상한 느낌을 주는 면이 약간 있었다.리즈 위더스푼의 새영화 <저스트 라이크 헤븐>의 원작이 이 책이라는 것을 신문의 책소개 코너를 보고 알게되었다. 영화를 보고 싶었으나, 여건이 되지 않았고, 책을 사기로 했는데, 검색하다 보니, 이 책이 이전에 발간된 적이 있다는 것이다.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당신은 믿을 수 없겠지만>

책표지를 보니, 기억이 났다. 예전에 여유시간 남아 교보 들렸다가 독특한 제목에 끌려 책을 펼쳤고, 작가의 첫소설임에도 할리우드에 판권이 팔렸다는 설명이 딸려 있었던, 살까 말까 고민하다 그냥 내려둔 책이었다.

(동일한 책임에도, 영화 개봉에 맞춰, 표지만 바꿔, 비싸게 내놓은게 괘씸해서, 예전책을 사려고 했으나, 절판됬다는 통보가 늦게와서 좀 짜증내 하고..그러다 어쩔 수 없이 사게된..)

작가는 원래 건축가인데, 불면증에 시달리는 아들을 위해 처음 쓰게된 것이 이책이라고 했다. 어떻게 첫 소설을 특이한 소재를 골라 재밌게 썼는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아더와 로렌의 사랑도 멋지지만, 친구라는 이름으로 남들 보기에는 딱 정신병자 일수 밖에 없는 아더를 열심히 도와주는 친구 폴을 보며 무척 부러웠다.

책의 시작과 끝에 나오는 다음의 구절..너무 맘에 든다.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당신은 믿을 수 없겠지만,

당신이 진정 내 이야기를 들으려고 한다면,

당신이 진정 나를 신뢰하고자 한다면,

아마도 마침내는 내 이야기를 믿게 될 것이고,

그건 내게는 무척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당신은 당신도 모르는 사이에, 내 비밀을 나누어 가질 수 있는 하늘아래 유일한 사람이 되었기 때문이지요.

* <천국 같은>이라는 제목보다, 처음 제목이 더 멋지다.

** 전문 번역가의 책이라는데, 중간 중간 단어 연결이 이상한 느낌을 주는 면이 약간 있었다.

결과는 아주 파괴적이어서, 적지 않은 사람들이 곤경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오직 죽음 뿐이라고 생각한다.

이럿듯 약간은 심각하게 시작한 책. 겨울이 너무 춥고, 백야 때문에 잠 못자고, 햇빛이 부족해서 그럴지 모르지만, 그래도 거긴 한국 처럼 경쟁이 치열하고, 공해가 심하고 하지는 않을 텐데 하는 생각을 잠시 했다.

핀란드라는 나라는 나에게 생소할 뿐이다. 물론 세계 최고의 휴대폰 회사 NOKIA나 산타클로스 이미지, 그리고 우리나라 제과회사의 껌 광고는 있기는 하지만, 책으로는 낯설다.

우리가 접하는 외국소설들은 거진 미국, 영국, 일본, 가끔 프랑스나 독일, 중국..이니까.

여행자들이 거치는 도시들도 낯설었고, 그래서 책 맨 앞표지의 지도를 참조해 가며 읽었는데, 지명이나 인물들의 이름도 너무 생경했다. 그래도 중요한건, 세계 모든 이들이 공감 할 수 있는 소재라 쉽게 넘어간다는 것이다. 회사의 도산, 남편의 폭력, 사회비판, 부조리한 현실-넘치는 세미나는 다 회사돈, 나라돈으로 먹고 마실려고 하는거고, 그렇게 낭비되고 허비된 시간을 위해 박봉의 여자직원들이 부지기수로 시간외 근무를 해야 했다 라는 문구 등등-은 모두에게 설득력을 가진다.

어찌됬던, 2달여의 여행동안, 서로가 서로를 위로하면서, 삶의 기쁨을 느끼고, 새로운 짝을 찾고, 새로운 일을 찾아서, 사람들은 다시 살아가게 된다.

나는 무엇에 위로를 받아볼까...?

진짜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나은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