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설화는 프랑스인들의 선조라 할 수 있는 켈트족의 전설로써 12세기에 이르러 여러 형태의 이야기가 재구성되기에 이르렀다.

 

12세기 중세의 전설이지만 그 내용은 낭만주의시대의 연애담이라 볼 수 있으며 지금 읽어도 전혀 낯설지 않은, 현대인들이 중세의 옷을 입고 연극을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원래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설화는 8음절로 된 서사시였는데,

다양한 형태의 서사시를 모아 원작자 조제프 베디에가 짧막한 산문체로 이야기를 재구성했다.

거기에 역자인 최복현이 해설을 덧붙였다.

 

유럽 여러 지역에서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전설은 여러 버전으로 전해 내려오고 있으며

소설은 물론 연극과 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주제로 차용되고 있다.

고대 로마에서부터 희극보다는 비극을 우선한 전통을 본다면 이러한 비극적 사랑을 담은 전설이 많은 사랑을 받으며 회자되어 온 것이 이상한 일 만도 아니다.

 

바그너의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는 이 전설을 주제로 한 대표적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바그너의 그 오페라와 관련한 시대적 배경과 그의 사생활에 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여기에서 논하는 것은 합당치 않을 것이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에는 이 슬픈 사랑의 전설이 다른 작품 속에서 단편적으로 차용되는 정도로 그치고 전체적인 내용이 거의 소개되지 않는 점은 상당히 이례적이라 하겠다.

 

우리가 알고 있는 비극적인 사랑의 원류는 로미오와 줄리엣을 꼽고 있다.

하지만 세익스피어의 이 작품 역시도 12세기 켈트족의 이 설화에서 모티브를 따 왔다고 하는 일부 학자의 상당한 설득력이 실린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만으도 유럽 전역에서 이 설화가 가진 위치를 짐작하게 만든다.

 

중세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비극적 사랑 이야기를 담은 모든 작품들을 폭넓게 해석한다면 이 신화의 또 다른 버전에 다름 아니라는 과격한 주장까지는 삼가더라도

서양의 비극적 사랑이야기는 거의 대부분 이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전설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춘향전 정도가 그런 사랑 이야기의 초기 설화에 해당한다고 하면 조금은 억지로 갖다 붙이는 격일까?

 

이룰 수 없는 사랑 앞에서 두 사람의 비극적인 죽음으로 사랑이 완성된다는 내용을 필두로,

원수지간임에도 사랑의 묘약을 마시고 서로 사랑에 빠진다든지 미처 흰색 돛으로 바꿔다는 것을 잊고 검은 색 돛을 달아 놓은 것을 본 연인이 상심해서 바다에 뛰어 내린다는 내용 등 우리가 이미 단편적으로 알고 있는 다양한 내용들이 모두 그 전설 속에서 전해 내려오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 그 전설에 대한 궁금증이 더해질 것이다.

 

사랑해서는 안될 사랑이지만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던, 그래서 더 슬프고 슬퍼서 더 아름다운 사랑....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이러한 비극적인 사랑은 인간 보편의 마음 깊이에 존재한 본능인가?

 

사랑할 수 없으면서도 사랑해야만 하는 사랑은 아픔이다.

(...)

그래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 사랑

너무나도 비극적이어서

너무나 슬퍼서 이 사랑

이 사랑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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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출신의 여류작가가 쓴 장편 소설이다.

소설가로 입문하기 전 다양한 분야에서 일을 해 본 저자의 경험이 소설 속의 여러 장면에서 녹아들면서 재미를 더하고 있다.

 

이 소설을 읽다 보면 어떤 장르에 포함시켜야 할지에 대한 혼란이 일기도 한다.

작중 인물 두 사람이 어느 날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큰 줄거리를 따라간다고 했을 때는 추리소설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작품 후반부에서는 평소 탐정 놀이를 즐기고 탐정 생활을 하고 싶었던 케이트가 최종적으로 사라졌던 대형 쇼핑센터 그린 옥스에서 일하는 리사와 야간 경비원 커트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리사는 케이트와 함께 사라진 에이드리언의 여동생이며 커트는 야간 경비를 하면서 CCTV 속에서 원숭이 인형을 가진 이상한 소녀의 모습을 발견하고 그 소녀를 찾아다닌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이 소설은 추리 소설의 형식을 띄고 있지만 범죄 추리 소설은 아니다.

소설의 주된 모티브인 두 사람의 실종 사건을 계기로 그 주변 사람들이 갈등과 불화를 다시 돌아보고 그것을 조금씩 회복하고 치유해 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조금 더 적절하다고 생각된다.

 

소설의 내용이나 구성은 그리 어렵지는 않다.

평이한 문체로 이어지는 내용이어서 줄거리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장을 넘기게 되지만 전체적인 윤곽은 쉽게 머리에 남지 않는다.

한 마디로, 이게 뭐야? 하는 조금은 허탈한 느낌이 들 수도 있다.

 

우리가 시선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흔적 없이 사라진 두 사람의 그림자가 아니라 그 외의 인물들의 발자취를 따라가야만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자칫 잘못 읽으면 전혀 다른 작품이 되어버릴 여지가 많은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다 읽고 나면 왠지 모를 아쉬운 생각이 든다.

이런 말이 딱 어울리는 작품이라고나 할까?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그 디테일 속에 숨어 있는 또 다른 악마를 찾기 위해 꼭 다시 한 번 세심하게 읽어볼 필요성을 느끼게 만드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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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블로그와 각종 SNS를 통해 ‘사랑의 노래를 부르면 소원이 이루어지는 곳이 있다’는 사연이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사연인 즉,

부산 유엔묘지(정식 명칭 유엔기념공원)에서 연인들이 사랑의 노래를 부르면 그 노래 가사 대로 이루어진다는 이야기이다.

 

부산 유엔묘지는 한국전쟁 당시 참전 유엔군의 유해를 안장하기 위해 조성된 곳으로 한국 정부에서는 부산 대연동 일원의 부지를 ‘영원히 무상으로’ 유엔에 기증하기로 결정하여 유엔이 ‘완전한 소유권’을 가지게 되었고 이에 대한 관리는 유엔 사령부를 거쳐 현재는 재한유엔기념공원국제관리위원회에서 관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한편 이러한 사연이 퍼지게 된 사연을 추적해 본 결과,

열애에 빠져 있지만 그 사랑의 결실을 맺지 못해 괴로워하고 있는 조카를 본 이모가 유엔묘지에 함께 가서 자기가 원하는 내용이 담긴 노래를 불러보면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려준 데서 시작되었다.

젊은 시절 자기가 연애를 할 때 유엔묘지에 함께 나들이를 하면서 우연히 노래를 부른 적이 있는데 그 노래 가사 대로 되었노라고 쓸쓸한 미소를 지어 보이면서.

 

조카는 웃어넘기고 말았지만 자기의 연애가 난관에 부딪혀 헤어나지 못하자 이모의 말을 떠올리며 속는 셈 치고 애인과 함께 어느 봄날 유엔묘지를 찾아 사랑의 소망이 담긴 노래를 불렀더니 거짓말처럼 그동안의 난관이 하나씩 없어지면서 결국 사랑의 결실을 맺기에 이르렀다는 내용이었다.

이러한 사연을 접한 많은 사람들이 같은 경험을 하였다는 댓글이 이어지면서 그 소문은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유엔묘지를 관리하고 있는 익명의 관계자는 유엔묘지에 전해 내려오는 한 가지 일화를 들려주면서 이 사연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한국전쟁 당시 유엔군 일원으로 참전한 영국 버밍엄 출신의 맥거린 상병은 파병 직전 연인 캐서린과 약혼을 하고, 파병에서 돌아오면 결혼을 하자고 약속하며 사랑의 노래를 불러 주었다.

맥거린은 전장에서도 그 노래 가사를 항상 캐서린의 편지에 써 보내주곤 하였다.

 

하지만 맥거린은 1951년 임진강 설마리 전투에서 숨을 거두고 유엔묘지에 안장되었다.

이 소식을 듣고 한국으로 달려온 캐서린은 유엔묘지에 묻힌 약혼자의 무덤 앞에서 다음 생에는 영원히 사랑을 이루자고 맥거린이 불러주었던 사랑의 노래를 구슬프게 불렀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만일 지금 유엔묘지와 관련한 그러한 사연이 생겨난 것은 맥거린의 영혼이 자기가 이루지 못한 사랑을 한국의 연인들을 통해서라도 이루고자 하는 간절한 염원 때문일 것이며

사랑하는 사람들 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이 땅에 묻힌 또 다른 영혼들의 바램이 함께 하기 때문은 아닐까 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러한 사연이 널리 퍼지기 시작하면서 유엔묘지에는 쌀쌀한 날씨에도 연인들의 방문이 줄을 잇고 있다고 한다.

 

달달한 사랑을 꿈꾸고, 사랑의 결실을 맺고 싶은 연인들이여,

이 봄, 부산 유엔묘지로 사서 사랑의 노래를 불러보시라.

그러면 반드시 소원이 이루어지리니!!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슬픈 가사가 담긴 사랑의 노래는 절대 부르지 말 것.

혹시라도 그런 슬픈 노래를 부르게 되면 그 이모처럼 평생 헤어진 연인을 그리워하며 살아야 할지도 모르니.

  인생의 반은 그대에게 있어요

  나머지도 나의 것은 아니죠

  그대를 그대를 그리워하며 살아야 하니까.

  (민해경의 ‘어느 소녀의 사랑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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