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아.. 서점을 갈 때마다 사고 싶었던 책! 나에게 오다니!

 

 경제성장 덕분인지 이제는 성인들의 취미생활이 만연해졌다. 최근 몇 년간 더욱 더 그러한 듯 하다. 뭐 옛날부터 성인들이 발레나 피아노 같은 취미생활은 했었다. 그런데 이런 스크레치 북이 유행한 것은 얼마 안되었다는 것도 분명하다.

 

 내가 이런 성인들의 취미생활 붐을 인지한 것은 그림이었다. 그림을 아주 쉽게 그릴 수 있는 것이었는데 단지 정해진 구역에 색칠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림판과 물감, 붓은 기본적으로 제공된다. 그리고 정말 싸다. 1만원대밖에 하지 않으니. 성인을 위한 색칠공부다. 하하.

 

 어린 시절 미술에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꼭 해보고 싶었던 나는 요즘 태양의 후예 덕분에 뜨고 있는 그리스를 선택했다. 그 때 당시 교회 셀원이었던 친구와 같이 질렀는데, 그 친구는 풍선이 엄청 많은 그림을 선택했다. 색칠할 수 있는 곳들이 다 작아서 엄청 힘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자세히 보면 엉망이라고.. 그런데 내가 보기엔 너무 멋지기만 했다.

 

 내 그림..은.. 하아.. 완성하기까지 몇달이 걸렸다;; 나는 호기심이 많지만 흥미가 떨어지면 금방 그만두는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끝까지 해내는 것이 쉽지 않았다. 오래걸렸다. 남편이 제발 치우라고 했다. 임신 후 심심할 때마다 조금씩 했다. 어깨가 아팠다. 태교라고 생각하며 했다. 그리고 결국 완성했다. 자세히 보면 멋지지 않다;; 그렇지만 내가 해냈다는 성취감이 있다 :) 흐흐

 

 이 스크레치북도 그렇다. 그 때의 성인 색칠공부와 같이 하고 있을 때는 온 몸을 쭈구려 집중하게 되고, 그래서 어깨도 결리고 하긴 하지만 뭔지 모를 성취감이 있다.

 

 그리고 이 스크레치를 하는 동안은 아무 생각도 안난다. 바쁜 일상 속에 이런것도 휴식이다 싶다. 이제는 우리 아가가 뱃속에 있지 않고 밖에 뿅 나와있기 때문에 이것을 할 시간을 많이 내지 못하지만 볼 때마다 너무 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래서 잠 자야할 시간에 잠을 줄여 하기도 하고 아가를 앞에 들쳐매고 하기도 했다. 물론 아기가 가만있지 않아 금방 내려놓아야 했지만 말이다.

 

 야경! 하면 나에겐 프랑스 파리 에펠탑이었다. 그래서 이 책을 받자마자 에펠탑을 펼쳐 들어 바로 작업에 들어갔다. 처음 스크레치북이 나왔을 때에는 금빛밖에 없었던 것 같은데 이 책은 금빛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폭죽이 팡팡 터지는 장면에는 빨갛고 초록초록 파랑파랑하다.

 

 그래서 지루하지 않았다. 내가 여길 긁으면 어떤 색이 나올까 하는 궁금증과 함께였다.

 

 사실 요즘 나노블록도 성인 취미생활로 뜨던데, 우리 아이가 먹어버릴까봐 참기로 했다.

 

 이 컬러풀 나이트 뷰를 하나하나 완성해서 벽에 예쁘게 걸어놓고 싶은 마음 뿐이다 :)

 우리나라는 조선시대 이후로 유교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 덕에 남존여비 사상과 남자는 과묵해야 한다는 알 수 없는 암묵적인 분위기들이 존재해왔다. 아마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알고 있을 것이다. 남자는 딱 세 번만 울어야 한다는 말. 태어날 때, 부모님 돌아가실 때, 한가지는 잘 모르겠다. 기억이 안난다;; 어쨌든 이렇게 조선시대 유교사상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의 많은 남성들은 감정을 억압하며 살아왔다. 자신의 감정은 '남자'이기 때문에 드러내서는 안되고 표현해서는 안된다고 해왔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는 그런 '남자'들이 수다를 떨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인지, 이 책도 저자가 수다를 떠는 것만 같다.

 이 책의 저자는 심리학을 전공했는데 그 중 프로이드의 정신분석학의 뒤를 이은 대상관계를 전공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 책에는 심리학 용어들이 자주 등장한다. 퇴행, 페르소나, 등등. 다행히도 저자는 그 용어들에 대해 독자들에게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그런데 사실 내가 심리학을 전공한 전공자여서 이해가 빨랐지만, 심리학 전공자가 아닌 사람에게는 이 책이 좀 이해가지 않을 수 있다.

 아무래도 프로이드는 무의식을 강조한 사람이다. 저자는 수다를 구순기와 연결해서 설명하는데 구순기에 너무 욕구를 충족받지 못했거나 또는 너무 충족되었을 때 술을 마신다던가, 너무 말을 많이 한다던가 한다고 설명한다. 심리학을 전공한 나는 너무나도 이해가 가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이게 무슨 말인가? 왜 구순기의 욕구와 말을 연결시키는 거지? 라는 의문이 들 수 있다.

 저자는 어쨌든, 우리나라 남자들이 수다를 떨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건강하게 수다떨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부부관계에서 성관계가 중요하듯이 정서를 나누는 수다가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수다는 내가 남에게 주목받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단지 목적없는, 해결포인트가 없는 잡담이라도 그 수다는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내 남편을 보면서도, 내 남편은 말이 많은 편이지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결혼하고 나서야 내 감정표현을 옆에서 많이 겪어보고서야 조금씩 말로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미숙할 때가 많다. 그리고 많은 경우에 차라리 입을 다물 때가 더욱 많다.

 그래서 답답할 때가 많지만, 어쨌든 나도 수다가 필요한 우리 나라 남자들을 응원하고 싶다.

 

 4개월이 된 첫째를 키우고 있는 초보맘으로서, 참 고충이 많다.

 

 물론 육아가 쉬울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참 쉽지 않다.

 

 그래도 생각보다 쉬웠다. 너무 겁을 먹은 탓인가.

 

 아직 4개월밖에 키우지 않았고, 아이가 하나라서 그런지 자격증 공부하는 여유까지 보이는 데 물론 무리이다. 하하.

 

 [아이의 인성을 꽃피우는 두뇌 코칭] 사실 크게 기대하지 않고 이 책을 집어들었다.

 

 제일 먼저 눈에 띈 것은 촌스러운 표지. 지금 책을 다 읽고 나서 이 표지를 보니 뇌를 표현한 거였구나 싶다. 그렇지만 첫인상을 결정하는 저 표지는 음. 내 기준으로는 너무 촌스럽다.

 

 그리고 다음에 보인 것은 이 책의 가벼움. 아. 들자마자 알게 되었다. 재생용지로 책을 만들었구나. 환경을 생각하는가보다.

 

 그리고 역시 별 기대 없이 목차를 훑어 보았다. 음. 나빠 보이지는 않네.

 

 서문을 읽어 내려나가는데, 음? 주옥같은 명언들이 많네. 적어 놓고 싶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넘기는데, 음? 여기도 주옥같은 명언들이 많네. 잘 보이는 곳에 붙여놓고 보고 싶다.

 

 이런 생각들이 끝까지 들었다. 책을 놓고 적어야 하나. 책을 끝까지 읽어야 하나. 하는 고민 사이에서 어쨌든 끝까지 쭉 읽어나갔는데, 적지 않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일단 주장이 명확하고 근거가 탄탄하다. 뇌에 대한 연구는 최근에 와서 더욱 활성화되고 있는 듯 한데, 뇌와 인성간의 연관성을 아주 쉽고 논리적으로 제시해준다.

 

 요즘 아이를 키우는, 육아에 관심있는 부모들은 알 것이다. 엉덩이를 때리거나 체벌을 하는 것은 아이의 인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그래서 TV프로그램 어디에선가 본 '타임아웃'방법을 사용하는 엄마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타임아웃' 역시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한다.

 

 체벌을 하는 것이든, 타임아웃을 하는 것이든, 이 방법들은 아이들에게 교훈을 주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얼마나 비열한지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 참 크게 공감이 갔다. 나를 키웠던 부모님도 (아무래도 나처럼 육아를 잘 몰라서 였겠지만) 체벌을 하셨었다. 그 때 나는 전혀 반성하지 않았다. 그저 부모님이 미웠고 나쁘다고만 생각했다. 그리고 그것만 기억에 남는다.

 

 그렇다면 부모인 우리는, 육아를 하는 우리는 어떻게 해야하는 것일까?

 

 다양한 방법들을 제시하는데, 그것을 친절하게도 그림으로도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잘못하고 있는 예 + 잘하는 예 이렇게 함께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이 좋아졌다.

 

 내용이 너무 탄탄하고, 논리적이며, 이해하기 쉽도록 그림까지 그려져 있다니!

 

 그리고 이 내용을 잊지 않고 시도할 수 있도록 냉장고에 붙이기 버젼도 따로 나와있다니!

 

표지의 촌스러움이나, 번역의 (정말정말로) 아쉬움은 뒤로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책이었다. 나에게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