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시사중국어 대학생 기자단 Little C 심혜인입니다. 이번 기사는 너무 현실적이라 조금은 씁쓸하기도 한 드라마 한 편에 대해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킬링타임용으로 기분 좋게 감상하는 드라마는 아니구요, 중국 도시의 젊은 남녀들의 현실적인 모습을 그 어떤 기사보다 더 와 닿게 느낄 수 있는 드라마입니다. 보통 우리는 드라마를 보면서 멋지고 잘생긴 남자 주인공과 아름답고 예쁜 여자 주인공이 사랑에 빠지는 모습들을 보며 대리만족을 하거나 착한 주인공은 결국엔 복을 받고, 못된 악역은 결국엔 벌을 받는 권선징악의 모습을 보면서 통쾌해하거나 하죠? 보통은 드라마를 보면서 슬플 땐 울고, 웃길 땐 웃고, 아름다운 장면에선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짓거나 부러워하고 하는데.. 이 드라마는 보면서 웃기도 하고, 마음 아파하기도 하지만 모든 게 다 너무나도 현실적인 이야기라 기존의 약간은 현실성이 없었던 드라마와는 다르게 너무 와닿아서 보는 내내 씁씁함을 감출 수 없는 드라마랍니다..!! 중국어도 공부하면서 중국의 현실을 느낄 수 있는 드라마, <蜗居>를 같이 살펴볼까요?

 
1. 드라마 배경(중국의 현실 상황) 소개

 드라마를 보기 전에 이해하시면 좋은 드라마의 배경, 즉 중국의 현실 상황을 우선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중국은 경제적으로 급부상하는 나라인만큼 그에 따른 밝은 점도 많지만, 우리가 쉽게 볼 수 없는 어두운 점도 많습니다. 도농민간의 빈부격차 외에도 같은 대도시에 살면서도 집이 있냐 없냐에 따라 엄청난 격차가 있기도 하죠. 등소평의 먼저 부유해지자는 ‘선부론’에 따라 일부 연해지역이 집중적으로 개발이 되기 시작하면서 중국은 미국과 더불어 G2라 불리며 엄청난 경제성장을 이루어냈죠. 하지만 중국의 부는 동남쪽 연해지역에 거의 집중되어 있어 지역적으로 빈부격차가 우리나라와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엄청나답니다..! 모든 경제 중심과 부가 중국의 동남쪽으로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도시간 소득 불평등은 물론이고, 중서부 지역에서 사는 많은 사람들이 ‘부’를 찾아 연해지역으로 대량 이주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대량의 인구유입은 연해지역의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이어졌구요, ‘부’를 위해 도시로 이주해 온 사람들은 당연히 부동산이 폭등한 도시에서 집을 살 능력이 없고, 달팽이가 사는 아주 좁은 집처럼 초라하고 작은.. 그런 집에서 살며 내일의 희망을 위해 일하고 또 일하고 한답니다. 이 드라마는 바로 중국의 이러한 현실을 아주 고스란히 잘 담아낸 작품이며, 드라마의 남녀 주인공은 시골에서 태어났지만 ‘부’라는 꿈을 위해 대도시에서 대학을 나와 그 곳에서 정착하며 그들만의 작지만 힘겨운 꿈인 ‘집’마련을 위해 고군분투 하는 모습을 담아냈습니다.

현실적인 중국의 상황이라는 이 드라마의 배경을 이해하셨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드라마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3. 드라마 주인공 소개

이제 이 드라마의 주인공들에 대한 소개를 해드리겠습니다~!

1) 郭海洋(꾸 하이양) - 海清, 苏淳(쑤춘) - 郝平 부부!

 드라마의 초반부는 이들 부부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둘 다 지방출신이지만 이 드라마의 배경인 대도시에서 나름 명문대학을 나왔고, 거기서 만나 동거를 하다 결혼을 합니다. 이 둘은 전형적인 월급쟁이로서 집을 장만한다는 꿈을 꾸며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기도 하고, 차비가 아까워 자전거로 출퇴근 하는 등 돈을 아끼며 열심히 살아가지만 돈은 생각처럼 집을 살만큼 모이지가 않습니다. 하이양은 苏淳의 엄마를 你妈(너네 엄마)라고 부르다가 돈 때문에 我妈(우리 엄마)라고 부르는 등 돈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는데요, 쑤춘은 집 장만을 위해 아내 몰래 고리대로 대출을 하는 것 외에는 海洋을 아끼고 순종적이고 성실한 남편으로 나옵니다. 결혼 전에는 발랄하고 사랑스러웠던 하이양은 결혼 후에 그  어떠한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얘기에도 전혀 감동하지 않고, 현실적인 얘기만 하며 남편 쑤천이 피는 담배도 돈 아깝다고 끊으라고 하고.. 침대에 누워서도 하루빨리 집 장만할 생각, 돈 모을 생각, 돈돈돈…하는 현실적인 여자로 변하게 됩니다.

2) 郭海藻(꾸 하이자오) - 李念

 하이자오는 하이양의 동생으로 언니 따라 대도시에 살면서 직장을 잡고 남자친구 샤오베이와 행복한 나날을 보냅니다. 하지만 언니의 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쏭쓰밍에게 의지하게 되고, 결국에는 남자친구였던 샤오베이를 배반하고 쏭쓰밍에게 가게 됩니다. 극중에서 자신을 사랑하는 남자친구 샤오베이를 버리고 돈 많은 중년 쏭쓰밍에게 갔다고 해서 욕을 많이 먹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돈 때문에 쏭쓰밍을 택한것은 아니였구요, 쏭쓰밍의 지고지순한 사랑에 감명 받기도 했고, 금전적으로 그에게 기대고 싶기도 한 심리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던 것 같습니다.

3) 小贝(샤오베이) - 文章

 샤오베이는 하이자오의 남자친구입니다. 어느 날 하이자오는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을 보고 너무나도 먹고 싶어 가게에 들어가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서 먹기 싫어졌다고 하며 그냥 나오게 됩니다. 샤오베이는 가격 때문에 먹기 싫다고 말한 그녀의 마음을 읽고 그녀를 위해 아이스크림 가게로 들어가 그녀가 먹고 싶어하는 아이스크림을 사주는 등 성심성의껏 하이자오를 아끼고 사랑합니다. 하지만 후에 하이자오가 쏭쓰밍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것을 알게 되자 그녀를 많이 사랑했던만큼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며 그녀에게 집착하게 됩니다.

4) 宋思明(쏭 쓰밍) - 张嘉译

 쏭쓰밍은 극중에서 宋秘书(쏭미슈)라고 불립니다. 그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일 뿐만 아니라 진중하면서 섬세하고 자상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등 하이자오와 바람을 핀 것만 빼면 완벽한 이상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부남인 쏭쓰밍은 하이자오와 부적절한 관계를 이어나가지만 하이자오에 대한 사랑은 한낫 불장난이 아닌 진심어린 순수한 사랑이었습니다. 그녀를 끝까지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등 ‘바람’이라는 단어만 빼고 본다면 정말 멋있는 역할입니다. 길을 걷다 귀여운 인형을 보고 하이자오를 떠올리며 가게 안에 들어가 그 인형을 사고, 하이자오에게 인형을 주러 그녀의 집에 가는 택시에서 그녀를 떠올리며 미소를 짓고.. 결국 집 앞까지 가지만 ‘아.. 내가 지금 뭐하고 있나..’라는 현실적인 생각을 하다 결국엔 인형을 건네주지 못하고 다시 택시를 타고 회사로 갑니다. 40대이지만 마음만은 소년같은 쏭미슈... 드라마를 보시면 느끼시겠지만 얼굴도 굉장히 준수하시고! 목소리도 차분하고! 드라마에 나오는 남자 배우들 중 나이는 가장 많지만 매력 또한 가장 많은 배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드라마가 방영된 후 중국 남녀이상형 찾기나 선 프로그램과 같은 데에서 여자 출연진들이 이 분을 이상형으로 많이 꼽는다고 합니다:-)

4. 드마라 극중 인물 관계 변화도

5. 드라마를 감상할 수 있는 사이트

 www.baidu.com에서 ‘蜗居’를 검색하시면 무료로 볼 수 있는 위와 같은 사이트들이 나옵니다. 아무 사이트나 들어가셔서 보시면 된답니다:)

 6. 드라마 명대사

 마지막으로 결혼과 사랑, 돈에 대해 정곡을 찌르는 이 드라마의 명대사를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① 结婚在这里，困难也在这里。
 결혼이 여기 있으면, 어려움도 여기에 있다.

 : 결혼이 현실적으로 사랑만으로는 힘들다는.. 결혼생활의 어려움에 대해 표현하고 있습니다.

 ② 男人累得很。
 남자는 아주 피곤하다.

 : 결혼 생활을 하면 여자도 돈 벌랴, 아이 키우랴 힘들지만 한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남자도 그 못지않게 아주 힘들고 피곤하다는 말을 독백으로 처리되어 나왔습니다.

 ③ 攒钱的速度永远赶不上涨价的速度。
 돈을 모으는 속도는 영원히 물가상승 속도를 따라잡지 못할거야.

 : 돈을 아무리 열심히, 꾸준히 모은다고 해도 그 시간만큼 물가도 계쏙 높이 뛰어서 돈을 몇 년을 모은다 해도 그들이 원하는 집을 사기엔 역부족이라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④ 8000块你还想明年结婚? 没门!
 8000원으로 너 내년에 결혼하려는 생각하니? 택도 없어!

 : 8000元은 우리나라 돈으로 1,500,000원정도 하는 금액인데요, 이 돈으로는 대도시에서 방 사기도 턱 없이 부족한 돈이기 때문에 이 정도 돈으로는 결혼하기 힘들다는 말입니다.

 ⑤ 加班，是亚洲文化的一部分。
 야근은, 아시아 문화의 일부분이다.

 : 한국도 야근이 잦은 나라 중 하나지만 비단 한국뿐만 아니라 야근은 일본과 중국에서도 보편적인 현상인가 봅니다.

 ⑥ 钱，来得容易去得快。
 돈, 쉽게 들어오지만 나가는건 아주 빠르다

 : 일을 하는만큼 매달 월급이 들어오지만 대도시에서 살다보면 돈을 쓸 데가 많아 잘 모이지 않고 쉽게쉽게 금방 돈이 빠져나간다는 의미입니다. 씁쓸하죠...?

 ⑦ 一个人可以背金钱的债，却不能背感情的债。背金钱的债你有还清的希望，而背了感情的债也许到死都会愧疚。

 사람은 돈으로 빚질 순 있어도, 감정의 빚은 지면 안 돼. 돈으로 빚지는건 갚을 수 있는 희망이라도 있지만, 감정의 빚은 아마 죽을 때까지도 양심에 가책을 느끼거든.

1. 묘회(庙会)란? 

  북경의 묘회에 대해 소개하기 이전에 묘회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할게요. 이 묘회 포스팅을 보시는 분들 중에서 아마 저처럼 묘회에 대해 생소하신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중국에서는 사원, 도관, 신사를 총칭해서 묘라고 한다고 해요. 거기에서 받들어지는 신불의 탄생을 기념해서 몇일간은 일반인들에게 개방되어 제례가 행해졌는데, 바로 이를 ‘묘회’라고 한답니다. 이 제례기간 동안 묘의 경내나 참도의 참배객을 기대한 노점상인이나 예능인들이 모여 시민행락의 장소가 되었어요. 묘회 기간 중에는 승이나 도사에 의해서 법의가 집행되며, 참배자가 진향하는 것 외에 그 묘에 인연이 있는 신앙단체나 직업조합이 참가해서 연극 등을 봉납한다고 합니다.

2. 디탄공원 묘회(地坛公园庙会)

 처음가는 묘회를 어디로 갈까하다고 선정한 디탄공원 묘회! 디탄공원묘회는 북경에서도 볼거리 많고 큰 묘회로 유명한데요, 중국인들이 새해를 맞이하는 방법은 우리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한 호기심을 가득 안고 디탄공원으로 출발했습니다~!

1) 디탄공원(地坛公园)

  먼저 묘회가 열리는 디탄공원에 대해서 소개할게요. 옛 중국황제들이 하늘에 제사를 지냈다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인 천단공원은 관광객들에게 친숙하지만 디탄공원은 다소 생소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전국중점보호물로 지정된 디탄공원 역시 명·청 14대, 381년에 걸쳐 황제가 지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곳으로 중국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유일하게 남아있는 황제의 제단이라고 합니다. 명·청대 14명의 황제가 381년간 연속으로 제사를 드렸으며, 1912년 청나라가 멸망하면서 제사도 끝이 났다고 합니다. 1985년부터는 매년 춘절마다 춘절맞이문화묘회를 개최하여 올해로 25회를 맞이했습니다. 대규모의 제사를 완벽하게 재현해내고 있으며, 중국의 민속문화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 개장시간 

 5월 1일 ~ 10월 31일 : 6:00 ~ 21:00 

 11월 1일 ~ 4월 31일 : 6:00 ~ 20:30

 # 입장료 : 2원(묘회 기간 : 10원)

 # 가는 방법

 1) 지하철 : 2호선 용허궁(雍和宫)역 혹은 안딩먼(安定门)역에서 하차
혹은 5호선 용허궁(雍和宫)역 혹은 허핑리베이지에(和平里北街)역에서 하차

 2) 버스 : 13, 116, 62, 130, 684, 909, 75, 特12, 特2를 타고 地坛南门역에서 하차
 104、108、124路电车或27、104快、119、407、328、特11路、18、113를 타고 地坛西门역  에서 하차
  125, 117를 타고 地坛东门에서 하차

 # 주소 : 北京市 东城区 安定门外大街 

2) 디탄공원 묘회(地坛公园庙会)

(디탄공원 서문 입구)

  디탄공원은 서문, 동문, 남문이 있는데요, 전 서문으로 입장했어요. 입구에는 묘회 분위기가 물씬나는 홍등으로 장식해 놓았어요. 춘절이 되자 장소 불문 홍등이 많이 걸려있는데요, 유난히 붉은색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의 모습이 잘 드러나는 대목인 것 같아요^^ 서문을 지나면 바로 매표소가 있는데요, 10원(한화 약 1800원)이라는 저렴한 입장료를 구매하면 묘회 나들이 준비 완료! 홍등이 걸려있는 길을 따라가다 보면 또 다른 큰 문에서 입장권 검사를 하고 본격적으로 묘회를 즐기시면 된답니다. 올해는 계사년 ‘뱀’의 해라 여기저기 뱀 모형물이 많이 보였어요. 사실 중국에서 ‘용’은 길조, ‘뱀’은 흉조라서 임진년, 용의 해였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뱀 마케팅이 크게 성공하지는 못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습니다.

(묘회 노점상)

(공연)
    

(복을 부르는 각종 부적)

 입구의 큰 뱀 모형을 지나면 노점상들이 주욱 늘어서 있었어요.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 집에 장식할 수 있는 장식품, 복을 부른다는 여러 중국에서 처음 보는 신기한 물건도 많았는데요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건 집집마다 문에 붙이는 빨간 색의 ‘복(福)’자인데요. 새해가 되면 중국인들은 '행복'과 '행운'이 깃들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집집마다 모든 문과 벽에 ‘복(福)’자를 붙이는데, 이 때 이 ‘복(福)’자를 그냥 붙이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뒤집어서 붙인답니다. 혹시 그 이유를 아시나요? ‘복(福)자’를 거꾸로(倒 dǎo) 붙이는 것은, '복자를 거꾸로 붙인다.'는 의미의 倒着贴(dǎo zhe tie=따오/저/티에)의 '따오(倒 dǎo)'와 '복(福)이 온다'는 뜻의 '福到了(fu dào le=푸/따오/러)'의 '따오(到 dào)'와 음이 같기 때문입니다. 거꾸로 붙이는 그 자체의 행위가 '온다', '도달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어 "복이 온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답니다.

(名字画)

  묘회 구경 중에 저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또다른 것은 바로 이 ‘名字画’! 저 자그마한 나무로 슥슥 몇 번 하면 1분 내에 제 이름을 이쁘게 그려주신답니다. 저 그림을 자세히 보시면 한 획마다 다 다른 그림인데요, 대나무, 태양, 새 등이 각각 의미하는 바가 다 다르더라구요. 그리시면서 말씀해주셨는데.. 그 중 기억나는 것 중 하나! 대나무는 건강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먹거리 골목)

 열심히 구경하고 사진도 찍고 슬슬 배가 고파질 즈음, 먹거리 상점이 죽 늘어선 곳에 갔는데요. 천진의 고부리만두 내몽고의 양꼬치 등 중국 각 지역의 특산물을 팔고 있었습니다. 무엇을 먹어볼까 눈을 열심히 굴린 결과! 저는 딴딴미엔(担担面)과 양꼬치(羊肉串)를 집어들었답니다. '축제의 장'이므로 동네에서 파는 가격보단 비싸긴하지만 먹을 것이 빠지는 축제는 진정한 축제가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은 바입니다.

3. 대관원 홍루묘회(大观园红楼庙会)

    
(대관원 입구)

  두 번째 묘회는 바로 ‘대관원 홍루묘회(大观园红楼庙会)’인데요, 디탄묘회와는 조금 다른 성격의 묘회에요. 대관원에서 열리는 이 묘회는 중국 고전소설 <홍루몽>의 내용을 재현하는 행사를 하고 있어요. 그럼 ‘대관원 홍루묘회(大观园红楼庙会)’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게요.

1) 대관원

  먼저 홍루묘회가 열리는 대관원은 북경시 서남쪽에 위치한 세계적으로 유명한 문학작품 ≪홍루몽≫안의 전형적인 환경을 재현시킨 문화명원이다. 원내의 건축물은 중국 고전 건축 기법과 전통적 원림 조성 기예를 채용하고 원저에 묘사된 시대적 풍격에 충실하며 수목의 재배부터 실내 장식과 인물조각에 이르기까지 18세기 청나라 귀족가원의 풍격을 여실히 보여준답니다. 대관원은 고전 원림으로 볼거리가 많은데요, 매년 춘절기간에 열리는 ‘대관연영춘회’와 ‘홍루찬청’은 홍루몽에 묘사되어 있는대로 음식을 만드는 것이 특징입니다.

 # 개장시간 : 7:30 - 17:30
 # 입장료 : 40원(학생증, 노인증 지참시 반액)
 # 가는 방법 : 버스 122, 351, 395, 56, 59, 744支线, 800, 819, 922, 939, 423, 721, 特3 大观园역에서 하차
 # 주소 : 北京市 宣武区 南菜园12号

*중국 고전 소설 ≪홍루몽≫

  홍루묘회에 가시려면 홍루몽에 대해서는 미리 숙지하시는게 좋겠죠? ≪삼국지≫나 ≪서유기≫는 어렸을 때부터 많이 접할 수 있었던 중국 고전소설이지만 저에게 ≪홍루몽≫은 제목만 익숙한 중국 고전 소설이랍니다. 저와 같은 분들이 계실 것 같아서 홍루몽에 대한 소개를 해 볼까 합니다.

  소설 ≪홍루몽≫의 무대는 주로 남경 금릉(金陵:南京)에 있는 가씨(賈氏)의 저택 안이다. 등장인물은 500명이 넘으며, 주인공은 옥을 입에 물고 태어난 가보옥(賈寶玉)과, 총명하지만 병약한 그의 사촌 누이동생 임대옥(林黛玉), 그리고 가정적이며 건강한 설보채(薛寶釵)입니다. 많은 사람들의 사치와 대관원(大觀園) 등의 건축으로 차차 기울기 시작하는 가씨 집안에서, 보옥은 보채에 대해서도 호감을 가지지만 대옥과의 결혼을 더 원합니다. 그러나 집안의 실권을 쥔 할머니 사태군(史太君)은 대옥의 몸이 허약하여 이를 허락하지 않고 할머니의 계략에 속은 보옥이 보채와 결혼하던 날, 대옥은 쓸쓸히 숨을 거두고 맙니다. 인생무상을 느낀 보옥은 과거장에서 그대로 실종되고 후일 아버지 가정(賈政)과 비릉(毘陵)의 나루터에서 만나지만, 보옥은 목례만 보내고 승려와 도사 사이에 끼여 눈길 속으로 사라진다는 내용입니다. 

  ≪홍루몽≫은 원래 ‘홍루의 허망한 꿈’이란 뜻으로 부귀영화를 누리는 거대한 저택, 아름다운 여성들이 화려한 삶을 영위하는 규중(閨中)을 의미하는 홍루의 세계가 결국은 물거품과 같이 슬픔만 남기고 꿈처럼 무너진다는 속뜻을 담고 있다고 합니다.

  중국 소설 최고의 명작으로 꼽히는 ≪홍루몽≫이 처음 등장한 것은 청나라 건륭 연간의 베이징으로 시대적으로 보면 일대를 풍미하던 명대 사대기서(四大奇書)에 비해 길게는 수백 년이나 늦은 시기였지만 당시 사람들은 “≪홍루몽≫이 나오자마자 ≪삼국지≫의 인기를 뛰어넘어 집집마다 이 책을 사들여 놓고 읽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청말 문인들 사이에서는 “≪홍루몽≫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시서(詩書)를 아무리 읽어도 모두 허망한 얘기일 뿐”이라고 하며 마침내 경학에 빗대어 홍학(紅學)이란 말을 만들어냈을 정도로 중국 고전 문학에 얼마나 큰 기여를 했는지 알 수 있겠죠? 삼국지와 서유기를 읽어보신 분이라면, 혹은 읽어보시지 않으셨더라도 ≪홍루몽≫ 읽고 중국인들과 재미있는 문학 이야기를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2) 대관원 홍루묘회

 우선 대관원은 상점들이 죽 늘어선 모습이나 지역의 특산물을 파는 모습은 띠탄공원과 다름없었지만 내부가 중국 전통 건축물들로 구성되어 있어 띠탄공원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어요. 또 분장을 한 채 관광객들과 함께 사진을 찍어주는 분들이 인기가 많았답니다. 이 외에도 꽝꽝 언 호수 공중에서 자전거를 타는 묘기를 선보이는 시간도 있었고 중국 전통 악기를 연주하는 공연이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답니다. 대관원 내부에는 실제 홍루몽 촬영 때 극 중 인물들이 출현했던 장소에 인물들의 모형을 만들어 놓기도 해서 더 흥미로웠던 것 같아요. 또, 날이 풀리고 좀 더 나무와 꽃이 많다면 산책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홍루몽 재현 모형)

 묘회 탐방 재미있으셨나요? 이 두 묘회 이외에도 많은 묘회가 있는데요, 중국에서 춘절을 보내신다면 한 번쯤은 가보시길 추천해요! 제가 이번에 묘회를 다니는 중에 설 연휴기간 중국을 방문한 한국 관광객들도 많이 눈에 띄었는데요, 아마 한국에는 없는 문화를 체험하실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셨을 거에요. 춘절이 지나고 나니 정말 새로운 한 해가 온 것 같고, 정말 한 살을 더 먹어 뒤숭숭하지만 2013년 계사년에도 북경의 흥미롭고 재미있는 소식을 전해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