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여행.
여행은 더 이상 경제적으로, 문화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들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그럼에도 '여행'의 문을 여는 것은 여전히 큰 용기가 필요하다.
여행을 가고 싶을 때 즈음이면, 타인의 여행기나 여행지의 정보를 담은 책을 읽는 것으로
조급한 마음을 달래곤 한다. 이책도 그런 이유로 구입.
빡빡하고 고된 삶속에서 마음 한켠의 오아시스처럼 지은이는 늘 '여행'을 꿈꾸었다. 금전적
인 여유가 있었던 것도,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지만 그녀의 '여행'이라는 목표는
그녀의 삶에 숨통을 틔워줄 청량제였다. 여행은 결국 그녀를 성장시키는 동력이자, 또다른
문으로 안내하는 길잡이가 되었다.
읽으면서 대학시절의 고군분투하며 여행이라곤 꿈꿔보지 못한 팍팍한 나의 삶도 떠올랐고,
내가 열었던 여행의 첫장면과 감정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여행은 분명 나를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낯선 곳에 이방인으로 나약하고 무지한 온전한 '나'를 직면하는 것, 그것을 통해 성장
하는 것 그것이 여행이 나에게 주는 의미였다.
지은이의 글을 여는 꼭지마다 '여행'과 관련된 명언이 당신을 여행의 세계로 유혹할 것이다. 그중
'여행은 서서하는 독서,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라는 문구가 나의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독서와 여행의 행위는 이렇게 닮은 꼴이었다는 것을 나는 여러 번의 여행을 통해서야
깨닫게 되었다. 내게 여행은 사람으로 자연으로 쓰여진 글을 몸으로 읽는 것이었다.
그녀가 또다른 여행으로 자신의 삶을 다독이는 글을 내놓을 때까지 나또한 지도의 한부분에 나의
장을 어떻게 쓸지 고민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