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픈 애벌레부터 참 유명한 사람이구나 싶었던 에릭 칼의 동화이다.

예전에 피카소 동화나라라는 전집을 보고 이런 책도 있구나 했었는데 책에 애가 관심이 없었던지라 (다 엄마 때문이다. -.-;;) 다른 사람에게 줘 버렸다가 요즘 다시 책을 읽히면서 도서관에서 발견한 책이다. 어찌나 반갑던지 마트 한 구석에서 원플러스 원 붙은 하나 남은 물건을 발견한 느낌이었다 ^^

워낙 유명한 책이고 나온지도 오래 된지라 이 책이 소리가 나는 것을 보고 언제 다시 내 차지가 되려나 싶어서 얼렁 집어온 아이.. ^^;;

 

귀뚜라미가 성장을 하면서 마지막에 나오는 사운드는 아이가 정말 귀뚜라미 소리는 예뻐요 라고 할 정도로 사실적이고 실감 난다. 단지 읽기 전에는 빛 단속을 꽤 해줘야 마지막에 정확하게 풀벌레 소리가 난다.  하지만 이 책을 전체 보드북으로 만들기에는 좀 아까운 면이 있으니.. 그점은 패스.

 

어쨌든 에릭 칼 특유의 삽화의 느낌이 잘 살아 있다. 약간 거친듯 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색감. 꼴라주 같은 형태 표현. 그리고 자연을 주제로 한 이야기. 초록과 갈색 연한 노랑 같은 자연의 색감이 살아 있는 그림도 매우 마음에 드는 편이다. 그래서 에릭 칼이기도 하다.

 

또한 번역을 통해 계속 반복되는 부분이 있어 아이에게 읽기 연습 하기도 꽤 좋은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엄마가 계속 노력해야 아이가 바뀐다!! 그런 마음으로 아이에게 다시 한번 트라이!!

예전에 예전에 책읽는 곰 출판사를 처음 알았을 때 이 책을 서평단 모집 했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당당하게 미역국을 먹었던 기억이 난다. ^^;;;; 하지만 뭐 별로 서운하지는 않았다. 워낙 바빴고 공짜라는 이름으로 책을 받는 것이 좋았던 것이었으니까... 그리고 표지 그림도 조금 촌스러워서 아무래도 서운하지 않았었는데. 왠걸 아이가 자라 보니 이게 교과서 수록 도서란다. 어느 부분에 수록이 되어 있는지 모르겠지만 요즘 교과서 트렌드가 이렇다니 어쩔 수 없지. 어쨌든 교과서 수록 도서라는 것을 알고 난 나의 반응은 바로

 

대박 ^^;;; 이럴 줄 알았으면 좀 악착을 떨 걸 그랬나.. (뭐 지난 걸 어찌 하겠는가 이제라도 만난 것이 다행인것을)

 

쿠키 한 입의 인생 수업.

조그마한 쿠키에 무슨 인생이 담겨있겠냐고 이야기 하고 싶겠지만.

아이의 눈 높이에서 인생의 나눔 배려 욕심 같은 희노애락을 아이의 눈높이에서 설명하고 있다.

조금만 아이에게 신경을 더 써줬더라면. 우리 아이가 이렇게 책에 관심이 없진 않았었는데..... 아이에게 조금 만 더 ....

 

어쨌든 어떤 인연으로든 이 책을 만났다.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감동을 주었으면 좋겠다. (아직 우리 아이는 그리 감동받지 않은 것 같다. 오히려 학교 수업에서 선생님이 수업을 하듯 받아 들이는 것 것다. 우리 아이의 감수성의 문제인가... ^^;;;;)

어릴 적 학교의 기억 중 제일 기분 좋았던 기억 중 하나

'오늘은 숙제 없습니다."

 

방학 숙제 없는 겨울방학만큼 반가운 것도 없었으며 할 일 없는 주말이 언제나 반가웠던 그 시절 친구들이랑 흙장난 하고 소꿉놀이 하다보면 어린이 시간이 다가오고 손 씻고 만화 보고 나면 엄마 보는 드라마 그다음 아빠 보던 뉴스 . 뉴스 시간 전에는 어김없이 착한 아이들은 잠 잘 시간이라고 엄하게 이야기 하는 공영 텔레비젼. 하지만 그 시절이 훨씬 재미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요즘은 말이다. 이런 이야기 하면 이해가 되지 않는 아이들이 아마 많을게지..

요즘 아이들 너무 바빠서 학원 하나 다니지 않는 우리 아이도 공부 따라가려면 가랑이가 찢어질 것 같고 이렇게 자라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우울증에 빠질 것 같아 보인다. 왜 이리 할 건 말고 시키는 것들은 많은지. 정부가 아이를 쥐어 짜는걸까. 교육과정 때문인가. 부모의 욕심 때문인가...

 

하루 쯤은 운동장에 나가서 아무나 하고 놀아도 되는 그런 시절이 다시 왔으면 좋겠다.....

그런 기억에 잘 부합하는 책 제가 왜 숙제를 못했나면요.....

 

이 이야기속 주인공은 숙제를 안 해왔음이 분명하다.

그리고 거짓말 하는 모습이 거짓말장이 존과 비슷한 맥락을 보이지만...

존 이야기가 모두 진실이라면 이건 전부 거짓이다.

뻥이다.

하지만 아이가 좋아했었다.

 

숙제 하나로 웃고 우는 우리 아이.

지금 숙제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면 얼마나 우울할까.

 

엄마 나는 빨리 커서 중학생이 되었으면 좋겠어. 라는 말에 가슴이 덜컥 주저앉는 엄마.

 

하지만 숙제를 못 했다고 자신있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상상을 펼치게 하는 이 책 하나 만으로도 이 책은 가치가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