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동동 거미동동.

뭔지도 모르고 추천도서니까 그러려니.... 했던 이 책.

살펴보니 제주도 노래란다. 제주도에서는 원숭이 엉덩이가 이렇게 불리나.. -.-;;;

 

요즘 아이들이야 원숭이 엉덩이는 빨갛고 빨간건 현*인데 말이당... 엄마의 수준이 이리 낮으니 애가 그리 자유로운 영혼이지.

 

출판사 서평의 일부는 이렇다.

 책의 바탕이 된 제주도 꼬리따기 노래는 아이들이 자주 부르는 말잇기 노래입니다. 누구에게나 낯익은 '빠르면 비행기, 비행기는 높아, 높으면 백두산...'과 같은 형식입니다. 운율이 똑똑 맞아떨어지는 데다 머릿속의 연상작용이 자연스럽게 더해지기 때문에 재미있게 따라 읽을 수 있습니다. 다양한 색깔이 선명하게 펼쳐지는 제주의 풍경을 담은 그림도 눈에 쏙 들어옵니다.

이 책의 작가는 그림이 그리고 이야기가 슬프지 않게 담담하게 표현하려 했다고 한다. 좀 슬픈가? 하는 느낌이 살짝 들기는 하지만 엄마의 사랑이 들어가 있으면 다 슬픈가?

 

제주도는 아무래도 여인들이 살기 힘든 공간이라 엄마의 사랑이 육지 사람들과는 사뭇 다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 뱃사람 못지 않게 거친 바다를 온 몸으로 치닫는 인생 말이다. 하지만 이런 어려운 내용을 어찌 아이가 알 수 있겠는가? 하지만 재미있는 말 놀이임은 분명하다. 애들이 참 좋아할 것 같다. 말을 처음 배우는 아이들에게 읽어주면 꽤 좋을 것 같기도 하다.

십자저택의 피에로.

책에 대해 기본 지식 없이 달라 들기 좋아하는 나는 십자저택의 피에로가 신간인줄 알았다는 ^^;;; 하지만 주책없이 펼쳐본 이야기의 마지막 부분의 추천서에는 굉장히 젊은 시절의 이야기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이야기 내내 허투로 흐르는 내용이 없다는 칭찬조의 발언은 처음에는 조금 어색 했었다. 이건 책 팔아먹으려고 하는 말 아냐?

 

하지만 표지부터 처음부터 기획된 것이라는 것을 마지막 표지를 덮고서야 깨달았다. 이사람은 정말 천재구나.

 

 

 하지만 이 책은 히가시노게이코의 초기작에 가까워 조금 거칠다는 느낌... 그리고 마지막 부분은 왠지 일본 괴담 만화의 마지막 장면을 연상하듯... 조금 께름직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누군가의 평에 김전일 할아버지가 나올 것 같다는 이야기... 공감한다. 나도 그랬으니까. 끝으로 마지막 추천의 발언을 인용하며 리뷰를 마친다.

연쇄살인 사건의 중심에 선 불길한 피에로. 처음에는 그저 하나의 소도구로밖에 여겨지지 않던 이 피에로가 다른 등장인물들과는 다른 각도에서 사건을 바라보면서 사건 자체를 해명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하게 된다. 피에로의 독백을 통해 서술되는 사건의 현장과 흐름을 따라가면서 독자들은 소설 속의 등장인물들과는 달리 입체적인 시각에서 사건을 바라보면서 사건 해결의 힌트와 열쇠를 스스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딸은 좋다. 이 얼마나 짧고 임팩트 있고 간결한 문장인가.

그래 좋다. 딸이 좋다. 아들보다 낫다.

하지만 아들이 아니라서가 아니라 내 새끼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기 때문에 그리고 나의 분신이기 때문에 사랑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찌나 기분이 좋고 행복하던지....

아이가 태어나서 자라고 엄마와 같이 어른이 되는 그런 과정이 하나 하나 그림과 글로 한글자 한글자 마음에 새긴다.

 

지금 우리 아이는 아직 상꼬마.

남들이 보면 다 큰 어린이.

하지만 내가 보면 아직 꼬꼬마. 화장실 혼자 가는 것도 걱정되고 물통 뚜껑은 절대 혼자 못 따고

길 하나도 스스로 건널 수 없는 그런 아이.

 밥 먹는데도 엄마가 없으면 밥 못먹는 아이.

섬세하고 섬세한 아이.

 

하지만....

그래도 난 내 딸이 좋다. 우리 아이가 좋다. 내 새끼가 좋다.

머리를 묶어줄 때도 좋고 밥을 떠먹여줘도 좋고.

옷을 입혀줄 때도 좋고

치마를 입혀도 바지를 입혀도 좋다.

엄마한테 조르며 퉁퉁 거리며 애교 부리는 그 볼살도 좋고

엄마 기운 없을 대 앞에서 흔들어주는 엉덩이도 좋다.

정말 좋다.

 

조금 오래된 책이지만 이런 책은 정말 명작으로 남겨둬야 하지 않을까 싶다.

따뜻한 감정선을 처음부터 끝까지 유지하며 아이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줄 수 있는 책이 그리 많지 않지만.... 어쨌든 이 책은 나의 베스트가 될 듯 하다. 요즘 도서 정가제 때문에 책을 어찌 구입해야하나 고민인데.... 나중에라도 필요하면 정가 다 주고라도 구입할 의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