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탕 선녀님... 워낙 유명한 작가의 작품이라 나도 괜찮겠구나... 생각하며 도서관에 들여 놓기는 했지만 그림이 아니고 닥종이 인형의 표지가 왠지 엽기스러워 선뜻 손이 가지 않았던 책이다. 하지만 도서 정가제 덕분인지 요즘 열심히 책을 읽고 있는 (아니 읽히고 있는) 우리 아이 장수탕 선녀님을 보더니 깔깔 뒤집어진다. 오마이갓... 이럴 수가.

 

그도 그럴 것이 우리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가 바로 목욕탕이다. 목욕탕에 가면 하루 종일 놀 수도 있다. 몸살이 나게 말이다. 튜브까지 가지고 놀고 싶으나 그 정도는 오바라며 말리는 엄마 덕분에 암밴드를 하고 냉탕에서 두시간이고 세 시간이고 논다. 그런 아이에게 냉탕에서 노는 아이의 이야기라니..  그것 하나 만으로도 아이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 했었다. 게다가. 선녀 할머니의 가슴이 찌찌라며 어찌나 웃던지..(나도 보니 좀 재미 있더라.)

 

닥종이 인형으로 표현한 모습도 나중에 보니 목욕탕에 푹 젖은 아이의 모습이 잘 나타난 것 같아서 더욱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이 이야기에서 빵 터진 것은 단 한마디

 

'요구룽'

 

이 책을 읽은 아이나 엄마라면 알 것이다. 요구룽이 무슨 뜻인지... 이 책을 읽고 나서 한 삼십분은 요구룽 고맙다를 해주어야 했다. (요구르트도 안 먹는 것이 말이다. -.-;;)

 

좋은 책 나쁜 책의 기준은 없는 것 같다. 우리 아이가 좋아하면 좋은 책이고 우리 아이가 싫어하면 아무리 좋은 책도 나쁜 책이다. 어쨌든 우리 아이가 정말 재미 있어 했고 결국 오늘 우리 집에 선녀님이 들어오신다. 앞으로 잘 부탁 드립니다. 선녀님....

도서관에 구입할 책을 의견을 묻는데 어떤 사람이 아이작아시모프는 천재 입니다... 라고 이야기 한다. 뭐 겉멋이 든 친구이기에 그런가보다. 생각 했는데 아이작 아시모프는 아이 로봇과 함께 로봇의 세 삼원칙을 만든 이란다. 역시 그런가보다 했다..... 뭐든지 개똥도 약에 쓰려면 약인줄 알아야 하는 법.

 

이제 슬슬 도서관을 비워 주어야 할 시기가 되었기에 아까워 일일 일책을 스스로 실천하고자 시간을 쪼개고 쪼개고 쪼개며 열심히 책을 읽는다. 그런데 안타까웠다. 이 책 왠지 가치 있어보이는데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단다. 신청한 사람도 안 쳐다본다. 그래서 내가 결심한 것 이 도서관에 있는 책 중에서 아무도 보지 않은 책은 만들지 않으리라... 그래서 펼친 파운데이션.... (도서 정가제 이전에 책 산다고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책들은 언제 볼 지 모르겠지만 우선 어쨌든 내 책이 아니 될 책부터 우선)

 

우선 이 책이 1942년도에 출간이 된 책이라는 것에서부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하지만 국가와 인류의 미래를 예측하는 '심리 역사학'을 바탕으로 은하계 인류 역사를 정확하게 예측하여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것은 현재 지금 지구 역사의 혼돈과 정치적 부패 그리고 지구 환경의 어려운 상황을 그대로 보는 듯 하다. 사실 일곱권이나 되는 스리즈를 읽는것이 조금 부담스러웠지만 원자력을 바탕으로 (아마 원자력은 꿈의 에너지였을 것이다.) 파운데이션이 위기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문제를 벗어나는 것은 나도 모르게 작가의 진행에 빠져든다. 1일 1책의 부담으로 이 책에 좀 더 빠지지 않았던 것 같다. 특히 마무리 부분은 조금 진행이 워프되는 느낌도 들었다. 하지만... 역시 이 작가는 천재다.... 감탄하며 두번째 권을 펼칠 예정이다.

 땀 똥 눈알 쓰레기도 맛있다. 유아기 아이들이 재미 있는 것들이 모두 모였다. 그리고 이것들이 과학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어쨌든 이 제목만 봐도 흥행 보증수표이다. 그런데 이게 주니어 네이버에 나온다. 플래시 동화로. 난 우리 아이와 연계해서 읽힐 생각으로 도서관에 미리 구비를 해 놓았더랬다.

 

그런데 생각보다 인기는 없었다. 아무래도 요즘 아이들은 역시 파워레인저가 아님 관심이 없는 것일까.. 하지만 우리 아이와 읽기 연습을 시작한이 어언 두달 째. 이제 아기용 보드북이 아니라도 책을 집어드는 우리 아이가 고르는 책이 바로 이 책이 아닌가.....

 

한 자 한 자 읽어 내려간다. 더듬더듬 읽으면서도 우리 아이는 진짜? 정말? 엄마 땀으로 만든 꿀이 있데... 그럼 꿀은 달콤한거야? 짠거야? 냄새나는거야?  (미안 딸아 엄마도 모르겠다.ㅠㅠ) 엄마 우리 집 바퀴벌레 잡게 도마뱀을 키우자.. 아빠가 싫어하면 아빠에게 한 두달만 산에 있으라고 하자.... 라며 엄청난 공감을 하며 재미있게 책을 읽는다. 할렐루야..... 이렇게 기쁜 일이.

 

땀똥눈알쓰레기도 맛있다의 책은 대화제로 진행이 된다. 게다가 아이와 공감을 할 수 있는 말투인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대화를 한다. 책속 누군가와 말이다. 그리고 이야기의 진행이 확산형이라 아이에게는 더욱 관심을 심화시키는 것 같다. 언제나  아이의 독서 습관에 대해 사람들에게 상담을 받는다. 그런데 공부에 왕도는 없듯이 독서에도 왕도가 없다. 아이가 글을 줄 줄 읽을 때까지 계속 훈련하고 계속 들이대는 수 밖에. 그게 일 년이 걸리든 이 년이 걸리든... 오늘도 아이와 책을 읽고 그 기록을 한다. 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