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는 케비어다... 라는 나의 지론과 함께 케비어는 나랑 맞지 않아... 자신 있게 이야기 하지만...

결국 펼쳐 보게 된 것이 하루키

뭐 마트 한 쪽 구석에서 본 책이 그리 큰 의미는 없다.

마지막 하루키려니... 하면서 본 책이니깐

베스트셀러라고는 하지만 역시 하루키는 내 취향은 아니고....

 

어쨌든 이 책에 나오는 남자들은 주인공이다.

하지만 제목대로 여자와의 인연은 없다.

제목만 보고 하루키의 느낌을 섞으면 나오는 책이라고 해야할까....

아무리 사랑하고 애절하고 특별한 인연이 있더라고 해피 앤딩은 없다.

원래 하루키 사전에는 연애의 성공이라는 것이 없는 사람이니까 당연하다 하겠지만

조금 싱겁고 뻔한 컵라면을 먹은 기분이 드는 것은 뭘까.

 

게다가 하루키 열풍이 사라지고 있다.. 라는 것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도서였다.

하루키 특유의 에로에로 분위기도 사실 숨쉬는 공기와 같이 당연하게 느껴지는  (에로에로가 이 사람의 중요한 특징은 아니지 않는가. 사실 오히려 내 생각에는 일본인들 유의 생활 방식인 듯 하다.)

도쿄 기담과 별로 다른 느낌도 아니었고. 신선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도쿄 기담이 더 나에게는 마음이 끌렸다.

 

하지만 하루키 이 사람 필력이 있는 이임은 분명하다.

오징어 젓갈은 오징어 젓갈이고

캐비어는 캐비어다.

괜치 캐비어에 마요네즈 찍어서 본질을 흐리게 하지 말자.

 

케비어가 맘에 안 드는건

그걸 먹을줄 모르는 나 때문인거다.

 

진짜 진짜 재밌는 바다 그림책.

우리 아이가 정말 재미 있어 하는 책이다.

슈퍼맨이 돌아 왔다의 영향인지, 바다 탐험 옥토넛의 영향인지

텔레비젼으로 절반을 키웠는지 버렸는지 (솔직히 좀 버린 쪽에 가깝지 않나 싶다. ㅠㅠ.)

 모르는 우리 아이도

아는 바다 생물이 나오면 적극적으로 돌변한다.  (특히 쿠키커터 상어나 가오리, 해파리 같은 것이 나오면 완전 흥분 그 자체다.-감사한다. 관심을 표현해 주심에.)

 

사실 난 이 책에서 제일 맘에 드는 것이 색감이다.

생물의 세밀한 부분도 마음에 들지만 색감이 눈에 확 띄게 들어와서 어떤 생물은 윽 징그러워... 소리가 나올 정도로 생물의 특징이 잘 드러나 있다.

사진보다는 덜 하지만 그래도 정말 재미있어 한다.

그런데 엄마가 읽어주기엔 양이 많아 맥심을 피쳐로 타 놓고 읽어줘야 할지도 모른다. ㅠㅠ

허나, 이 과정을 넘지 못하면 아이가 책과는 영 빠빠이 할 것 같으니.

그리고 이 시기가 지나면 영원히 다시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널 것 같으니.

오늘도 애미는 밤이라 맥심사발은 가져다 주지 못해도 생수 한 병 옆에다 가져다 주고 오늘도 이 책을 읽어준다. ^^;;

 

하지만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약간의 동물의 중복이 있다.

나중에 또 읽을 동물과 파충류에서는 2% 정도랄까?

 

그래도 애가 좋아하니 그것으로 되었으며

앞으로 우리 아이가 읽은 책의 목록은 계속 진행된다..

애들 육아는 포기 할 것이 못 된다고 했던가. 하지만 사인 코사인 곡선처럼 애미의 교육 열은 버닝 했다 쿨링 했다를 반복하며 결국 키워 낸 것이 예민하고 공부 싫어하고 책이라고 하는 것은 책꽂이에 둬야 하는 그런 아이로 키워 내고 말았다. 그래서 결국 그래 책 안보면 공부라도 해야지... 하며 한 학기 동안 애를 잡고 난 뒤 호되게 깨달은 것.

아... 욕심으로는 안되는 거구나...

 

다시 아이를 다섯살로 만들어 책을 읽히기 시작했다.

아니 엄마가 책을 읽어주기 시작했다.

한글을 알아도 유기적으로 연결이 안되니 글자와 글은 다른 나라 이야기 이고

이러니 공부를 해도 영 아니고...

 

그래서 오늘은 작정하고 읽어준 이 책 정신 없는 도깨비

우리 아이가 진짜 좋아했던 이야기이다.

계속해서 돈을 가져다 주는 도깨비라.

요즘 아이들 은근히 돈에 대한 갈망이 많다.

그런데 날마다 돈을 가져다 주는 도깨비라니... (남편보다 나을지도 ^^;; 허구헌날 돈 잡아 먹는 귀신보다는 나으니까)

얼마나 좋겠는가.

 

나중에 돈 벼락을 맞을 때는 엄마, 우리도 도깨비 찾으러 갈까? 라며 농을 치는 여유까지 보이게 되었으니... 책과의 소소한 감정 교류에도 감사드리는 나로서는 이것 만한 것이 없다.. 고 하겠다. 그런데..... 나도 도깨비가 하루 삼만원씩 날마다 가져다 줬으면 좋겠다..고... 엄마도 소심하게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