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일본에서 제작한 세계명작극장 애니메이션 '플란다스의 개'를 정말 재밌게 봤던 기억이 있다.

여기서는 Nello(넬로)라고 발음하지만 만화에서는 네로라고 불리는 소년은 할아버지와 단 둘이 허름한

오두막집에서 산다. 가난한 형편임에도 매우 밝은 네로는 어느날 길바닥에 버려진 patrashe를 발견하고,

집으로 데려와 정성껏 치료해준다. 애정어린 손길에 퍼트래쉬는 곧 건강을 되찾고 한 가족이 된다.

 

우리가 파트라슈라 불렀던 이름이 여기서는 퍼트래쉬로 발음되는데, 처음엔 mp3로만 반복 청취하다보니

'퍼'는 안 들리고 트래쉬만 들려서 왜 쓰레기란 말만 자꾸 반복되지? 했었다는,,,--;;;

 

어릴때 이 만화를 시청할 때도 알로이의 아버지가 얼마나 인색하고 고약하게 보이던지 정말 얄미운 캐릭터

였는데 여기서도 성우가 연기한 코제아저씨의 고집스럽고 오만한 성품이 잘 드러난 것 같다. EBS에서 자주

듣던 목소리가 친근한 느낌이 있다.

 

그런데 삽화그림이 좀 아쉽다. petra hanzak이라는 외국사람이 그린듯 한데 애니메이션에서는 지극히 인자

하고 자상해뵈던 네로의 할아버지가 이 삽화에서는 마치 스크루지 영감같은 느낌을 풍겨서 좀 웃음이 나왔달

까. 간추려진 내용이지만 새드엔딩이 너무나 슬프고 아름답게 그려져 들으면서도 참 마음이 아팠다. 처음엔

배경음악이 거슬렸는데, 자꾸 듣다보니 내용과 잘 어우러지는 느낌을 받았다.

 

곳곳에 출제된 문제에 대한 답이 함께 실리지 않은게 아쉽다. 워크북이라고 따로 별도 판매되는거 같던데

거기에 답이 실린건지...바로 확인해볼 수 없어 그점이 퍽 아쉽다...

플란다스의개

난 개인적으로 질질 짜는 류의 드라마나 영화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멜로나 로맨스가 싫지 않지만, 넘 신파조는 싫다.

독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을 정도로 눈물도 별로 없는 편이다. 사실 이 책 내용도 어찌보면 너무 뻔하게 들여다보이는

설정이라 할 수 있겠다. 왠지 일부러 눈물 쏙 빼놓을 작정으로 썼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1인칭 주인공시점으로 쓰여진

이 책 서두에서두 쉰 일곱의 랜든 카터가 자신의 열일곱살 청춘을 회상하기 전 이렇게 밝혀둔다.

 

"처음에 당신은 미소를 짓겠지만 나중에는 눈물지을 지도 모른다_미리 알려주지 않았다고 하지는 마시기를."

이 글을 읽고 나는 사실 슬쩍 비웃었다. 흠~걱정 붙들어 매세요. 뭉클할지는 몰라도 절대 눈물 지을 일은 없을 거네요-!

장담까지 했었다. 뭐 다음 말은 다들 예상하겠지. 그렇다. 나는 울고 말았다.

 

제이미가 연극에서 천사로 등장하는 대목에서 이상하게도 눈시울이 붉어졌고, 고아원에서 둘이 크리스마스 이브를 보내

는 장면에서도 뭉클함을 느꼈으며 랜든의 친구인 에릭과 그의 여자친구가 제이미의 집에 찾아와 용서를 구하는 장면에서

는 눈물이 솟구쳐 흐르는 것을 막을 수가 없었다. 이런! 왜 그런건지는 나도 모르겠다.

 

주인공이자 화자인 랜든 카터는 은근 유머러스한 어조로 시종일관 재치있게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정말 모든 등장인물의

캐릭터가 너무 생생해서 실화라고 해도 믿어질 정도이다. 랜든이 제이미에게 깊은 사랑을 느끼기까지의 과정이 이 책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실제로 서로 사랑을 공유하는 대목은 랜든의 인생에 있어 제이미와 나눈 사랑의 시간만큼이나 짧게

등장한다. 그런데도 나는 이 책에 완전 빠져들어서 끝까지 몰입해서 읽어냈다.

 

그리고 마지막 마침의 글이 너무나 심금을 울렸다...

부유하게 살았던 랜든이 고아원 놀이방의 헐벗음에 충격을 받는 대목이나 기금 마련차 수십개의 가게들에 비치된 깡통들

의 모금액을 거둬들이며 느끼는 그의 심경과 따뜻한 변화는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정말 진정한 사랑과 진심어린 베풂이란 게 무엇인지 알게 해주는 책이었다고 해야겠다.

(원작소설은 영화와 그 내용이 많이 다르다. 보여지는 것이기에 극적인 효과를 주고자 각색을 한 듯 하다. 예를 들어 영화

속 제이미는 갈색머리와 눈을 가졌지만 소설속 제이미는 금발에 푸른 눈을 가졌다. 연극의 내용도 다르다는 것 등등...)

 

워크투리멤버

1995년에 발매된 월트디즈니 픽처스가 제작한 애니메이션 영화 '포카혼타스'OST. 내가 이 CD를 구매한 것도 그즈음

되지 않을까 싶다. 정말 오래된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이다. 그래서인지 시디리핑을 해서 들을때 최근 음원보다는 성량

에서 약간 차이가 나긴 하다. 곡의 양이 많은 경우에도 소리가 여타CD보다 작은 경우가 많기도 하고. 총 28곡이 수록돼

있으니 말이다.

 

예전에는 CD플레이어에 재생해서 들을때 다른 곡을 듣고 싶을 땐 CD를 매번 교체해야 해서 참 불편했다. 듣고 싶은 곡만

추려내서 듣지 못하는게 아쉽긴 했었다. 그래서 좋아하는 곡들만 엮어 CD로 구워 듣기도 했는데 계속 듣다보면 그런 CD는

오래 가지 못하는 게 단점이었다.

 

한 5년전쯤에야 MP3플레이어를 사서 음악을 들어왔는데, 듣고 싶은 곡들을 몽땅 넣어 폴더로 구분해 들을 수 있어 정말

좋았다. 근데 장시간 들으면 헤드폰으로 인해 귀가 아픈게 또 흠이라면 흠이었다. 최근에야 MP3스피커를 구매해 SD카드에

곡들을 담아 듣고 있는데 나쁘지 않다. 헤드폰으로 들을 땐 귀가 염려돼 크게 듣는 걸 자제했었는데, 그런 염려도 할 필요가

없고 말이다. 참 세상 좋아졌구나...고런 생각하면서 듣고 싶은 음악 맘껏 들으니 참 좋다.

 

이렇게 듣다보니 정말 좋은 음악들이 바로 '월트 디즈니 영화 음악들'이었다. 웅장하기도 하고, 섬세하면서도 경쾌한게

 마치 뮤지컬 한 편을 관람하는 기분까지 든다. 알라딘이나 포카혼타스를 소장하고 있는데, 더 구매할 생각이다.

아! 사운드 오브 뮤직이나 워크 투 리멤버, Dying Young 등의 OST도 정말 좋다. cd플레이어가 고장나 소장만 하고 있다가

오랜만에 들어서 그런가. 아 이렇게 좋은 음악들이었구나 새삼 느낀다. 감회가 새롭다. 아~이런게 정말 음악의 힘인가 보다!

인디언의 이국적이면서도 신비한 감성이 잘 녹아있는 음반이다.

월트디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