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제목. 

<나는 영국의 엘리트 외교관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독립외교관 > . 

 영국인이지만 영국을 위해 일하지 않는, 신념을 위해 일하는, 비록 일국의 외교관의 지위는 아니지만 하나의 독립된 개체로서 외교활동을 펼쳐서 힘없고 약소한 국가를 위해 일하는 사람. 

독립외교관이란 말의 뜻은 그런 의미를 함축하는 것 같다.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첫 부분에서는 글쓴이 칸 로스가 어떻게 외교관 일을 시작했으며 얼마나 그 일에 큰 자부심을 느꼈는가에서 부터 시작해서 그 일을 왜 그만두게 되었는지 개인적인 심경을 이야기한다. 

두 번 째 부분은 그가 외교관으로 재직 당시 겪었던 여러가지 세계적 사안에 대한 고찰이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의 전쟁에 대한 이야기가 UN의 협의 당시 상황을 엿 볼 수 있게 자세히 기록되어있다. 

세 번 째 부분은 글쓴이가 지적한 현실 외교의 문제점과  그에 대한 그만의 독특한 대안이다.

첫 머리는 대체로 이해하기 쉽다. 평소 외교관에 대한 나의 인식을 그 역시 잘 알고 있고 충분히 독자의 입장을 이해해주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친밀감을 느꼈던 것 같다. 그 역시 처음 외교관 일을 시작할 때에는 자국인 영국에 대한 말할 수 없는 신뢰와 사랑을 가지고 시작했다는 것에서도공감이 되었다. 누군들 그러지 않겠는가! 게다가 일반인에게 외교가 대단히 화려하고 매혹적이어서 방송국 기자들이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의 이라크 관련 최신 협상 내용을 들으려고 복도에서 자신을 줄줄 쫓아다녔다 라든지, 칵테일 파티에 가서 업무 내용에 대해서 말하면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라고 고백할 때엔 그가 정말 솔직하게 마음을 털어놓는구나 하고 느꼈다.  

그런 대단한 자부심으로 시작한 외교관 일이 실제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소외된 채 강대국의 이익에 의해서만 움직일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 이야기 할 때는 '아마 그렇겠지 - '하고 생각했던 것들이 실제로 어떻게 일어나는지 알 수 있었다. 현재 그가 일하고 있는 코소보라는 독립 신생국가의 수상이 UN안보리를 방문했을 때 받은 푸대접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우리나라의 개국 초기 정권 시절이 떠올라 불끈 분노가 표출되기도 했다.  

힘이 있어야지만 뭐든 되는 세상! 

힘이 없는 나라는 '세계 평화와 인권을 위해' 라는 플랭카드 아래 본국의 중요한 문제조차 스스로 처리하지 못하고 일생에 단 한 번 그 나라를 가 본 적도 없는 사람들에게 의견을 들어야 되는 것에 대한 불합리성. - 물론 그 사람들은 자국의 달걀 값이 100원인가 110원인가, 자국의 쇠고기 포장을 빨강으로 할 것인가 파랑으로 할 것인가 더 관심이 있겠지만. 약소국은 독립이라는 거대한 문제를 그들에게 맡겨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는 나름의 문제점을 분석하여 번호를 매겨가며 현재 외교의 현실과 문제점, 그리고 타결책을 제시한다. 자신의 이론에 맞는 근거를 들어가며 설득력있게 주장을 펼친다. 나는 사실 외교에 대한 것이라면 같은 나라 말이지만, ㅇ도 모르기 때문에 아~ 그런가? 하고 넘어갔지만 실제 외교 쪽에 종사하시는 분들이라면 다시 한 번 되짚어볼 만한 문제들같다. 

영국 상임대사라는 명예와 권력을 버리고, 외교관의 사명을 지키고 자신의 보람을 지키기 위해 힘든 행보를 택했던 칸 로스!  

그의 지치지 않는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쇼핑보다 반짝이는 청담동 연애이야기.>

 
경고>  칙릿 소설임을 알고 책을 볼 것!
만약 그렇지 않고 칙릿에 무방비한 자가 본다면
이 책은 <분노를 느끼고 싶은 여자- 특히 남자! > 가 되는 지름길이다.

처음엔 칙릿이 조금 생소했다.

귀여니 스타일이라고 대표되는 - 그녀의 책 역시 아직 못 읽어보긴 했으나 - 암튼 연애 이야기, 여자들 수다가 중심이 되는 이야기는 처음 접해보았다. 처음엔 각종 명품들의 이름과 호텔의 이름, 남자의 직업,능력,재산,외모,매너,패션센스를 논하는 그녀들의 이야기가 거부감이 들었다. 하지만 조금씩 책장을 넘기면서 아 그녀들에게도 이런 세상사 평범한 고민들이 있구나, 솔직히 여자 셋이 모여서 할 만한 이야기들이 그런 자랑밖에 뭐가 있겠어 하면서 표면적 명품 이야기들만이 그녀들의 전부가 아니겠지하면서 조금씩 이 책에 빠져들었다. 그들 셋의 이별과 새로운 사랑을 만나는 과정이 너무나 가식적이었지만 그래도 "사실 내 마음에도 이렇게 대단한 사람들이랑 사귀어 보고 싶은 생각이 있잖아!"생각하며 솔직하게 그녀들의 특성을 인정하고 이쁘게 봐주기로 마음먹기도 했다.

"그래. 이 책은 그냥, 솔직한 책일 뿐이라구!" 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나의 마음을 분노로 가득차게 했던 것은 이 글의 주인공 정시현이 결혼반지를 선물받을 때였다.

이 반지는 티파니의 신상인데 모두들 그 반지를 탐낼 것이라고 생각하는 책의 마지막 쯤 되는 바로 그 부분.

그 부분을 읽는 순간 나는 분노로 손이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그럼, 명품 반지 아니고선 니가 생각하는 프로포즈에 부적합 하다는 거냐?????  이런 망할 xwweiwewe23!#

물론 인정한다.

이 부분도 그냥 '넘어갈 수 '있음을.

그냥, 받고싶은 티파니니까, 받고싶은 까르띠에 반지이니까 프로포즈할 때 받으면 모든 여자들은 기분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하지만. 하지만. 이렇게 소중하고 소중한 순간 조차 티파니 신상을 중얼거리는 그녀가.. 날 돌아버리게 만들고 말았다.

 정시현 - 그녀는 섹스앤드시티의 캐리 정도의 역할이라고 보면 딱이다. 마놀로블라닉 어쩌구 하는 힐을 신는 쪼그만한 키의 볼품없는 캐리처럼 정시현 그녀도 처음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니까, 자기랑 노는 삼총사가 다 똑같은 x인데도 불구하고 자신만은 조금 정서적이랄까, 감성적이랄까, 돈보다는 인간다운 듯 한 사람이라고 역설하는 모습이 싫었다. 뭐 그래도 이 이야기의 화자로서 이야기를 끌어나가다 보니까 그렇겠지 라고 생각했다. -자신에게 유리하게 말이다.- 사실 글쓴이의 이름이 정수현씨이니, 정시현을 자신에 투영해서 그리 못된 bitch로 그려내진 못했을 터.-사실은 못돼 보이지만 착하단 말야! 를 알아달라는 거 말이다. 그럴거면 평소에 착하게 대해 주든가 -_-;-정시현은 직업조차 칼럼쓰는 사람으로, 정수현씨와는 뗄레야 뗄 수 없이 작가 자신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사람이다. 자신을 투영하다보니 그 주인공을 미화시켰다는 생각에 더 토할 것 같았지만 꾹 참았다. 꼭꼭 참았다. 꼭꼭 참고 그래 이 책은 보라색의 너무나 이쁜 표지를 가지고 있구 블링블링이라는 말도 처음 들었지만 말랑거리고 좋은 어감같아, 하면서 꾹꾹 참으려고 했지만 티파니 반지에서 내 분노는 터지고 말았고, 꼭 참고 별 5개를 주려고 했지만 역시 이 변변찮은 별 반 개도 아깝단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욕할려고 쓴 것은 아니다.

어쩌다보니. 쩝.

그래.

그녀들을 욕하는 건 아니다. 난 욕할 자격 당연히 없다.

이 잘난 소설이 현실 세계에서 일어난 일이라 치자.

이런 우정을 가지고 잘 나가는 그녀들을 볼 때, 누가 그녀들을 동경하지 않겠는가?

그들은 살아온 환경도, 멋진 직업도 비슷하고, 고등학교 동창이다.- 우연히도 말이다. 이것 또한 작위적 우정이였을지 몰라도 수십년 세월을 거치면서 블링블링 아름다운 우정이 되리라.

누가 그녀들처럼 살아보고 싶지 않다고 말할 수 있겠나?

그녀들이 사는 모습을 보면 - 그러니까, 23살에 아르바이트로 700만원 짜리 오르골을 사는 주인공을 보면- 감히 29년 동안 착실히 쌓아온 자신의 지위만을 가지고 이룰 수 없다는 일인 것을 알게된다. 그러니까 집안 대대로 부잣집 공주님들인 것이다. 그래서 내가 그녀들의 삶을 잘 모르고 무턱대고 분노를 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그녀들이 살아온 환경에서는, 그녀들처럼 사는 것이 너무나 당연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녀들과 비슷한 나이를 살아가며  나는 뜻대로 되는 일이 그리 많지 않고.- 그건 그녀들도 인정하긴 했지만.

사람을 만나는 데에 있어서 어떤 사람이든 골빈 강정같은 구석이 있으며 그 뜨악한 구석을 채워주는 것은 티파니 반지가 아니라 눈물이고 인내이고 사랑이라는 걸 난 30살 다되가는 여자들이면 알 것이라 생각한다. 또 그런 것에 공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 책이 명품이야기로 시작했지만 그런 식으로 끝맺기를 바랬었다. 그렇다고 신파조를 원하거나, 그녀들의 삶이 망가지길 원한 건 아니다. 이 책의 결말은 해피엔딩이다. 눈물과 사랑과 인내는 없었지만 어디선가 갑~자기 3장 분량만에 순수함의 결정체인 세 남자가 나타나 그녀들을 보호해준다는 식으로 끝나니까.  

나는 그녀들이 이런 남자와 결국 결혼할 것임을 안다.

1.자신이 가진 것 중 재력이 최고이고, 자신의 능력만을 믿으며 살아온 사람.

2. 여자따위 이쁘면 됐지 여기면서 장신구로 여기는 사람.

3. 남자 친구 세명과 어울리면서 어디가서든지 원나잇도 하고 인생 즐기며 사는 사람.

4. 그러면서도 자신의 부인에겐 엄격한 순결을 바라고 맛있는 음식과 포근한 가정을 바라는 사람.

왜냐하면 그녀들이 사는 모습이 저 모습과 똑같기 때문이다.

사람은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을 찾아 헤매지만 결국 끼리끼리 놀게 되니까.

언제 후회하게 될까?

무덤에 들어가는 그 날?

* 최종결론 - 이 책은 30살을 겨냥했으나 30대는 전혀 공감 못 하며, 명품 이름을 알기 시작하고 남자가 타고 다니는 자동차에 자기도 타게 되는데 그걸 친구들이 부러워 할 것이라고 어렴풋이 짐작하는 10대 후반이 읽어야 되는 책이다.  그리고 칙릿에 관대한 이들이여, 이 책을 보라!!!! 이 책보다 더한 칙릿이 있을까? >_< ( 저는 향후 백년간 칙릿을 안 읽을래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