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와 천사가 등장하는 판타지 소설이라고 하면, 흔히 고전적인 느낌일 것이라고 상상할 것 같지만 이 책의 배경은 전혀 고전적인 시대가 아니다. 이 소설의 배경은 바로 현재이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름다운 소녀 카루는 길고 파란 머리카락을 가졌고, 167cm의 키에 발레리나처럼 우아한 목과 가냘프고 긴 팔다리를 가진 학교의 스타이다. 그녀는 스케치북에 이상한 그림들을 그리는 그다지 연애에 취미가 없는 여자애였지만, 그녀의 타고난 아름다움은 많은 친구들을 사로잡는데, 그게 그녀의 악마성과 관련된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카루는 인간의 눈과 앵무새의 부리를 가진 괴물이라든가, 거대학 숫양 뿔을 가진 브림스톤 등 반인반수의 괴물들을 종종 그리곤 했다. 하지만 그 그림 속 주인공들이 상상의 동물들이 아닌, 어려서부터 그녀를 키워온 존재들이란 것을 그녀만이 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어디서 왔는지, 어떤 사람이 부모인지 알지 못한다.

 

아키바는 천사이다. 그는 또 다른 세상에서 펼쳐지고 있는 전쟁의 공간에서 그녀의 공간으로 들어오게 된다. 그리고 자신을 키워준 브림스톤의 적으로 카루는 아키바를 만나게 된다. 하지만 그를 보살펴 주고 싶은 충동, 조각같은 이목구비와 깉은 검은색의 눈썹, 천사가 가진 아우라에 카루는 아키바를 좋아하게된다. 불과 흙의 원소들이 결합되어 만들어진 강하고 튼튼하고 현실적인 천사. 정말 매력적이지 않은가!! 그녀는 그녀가 자랐던 가게의 안 쪽 문 너머에 또 다른 세상으로 연결되는 포털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그 문을 통해 자신의 기원을 찾아가기로 한다. 그리고 그들이 찾아낸 위시본과 위시본을 깨면서 알게 되는 과거의 기억들이 있다. 카루는 몇초간의 위시본을 깨면서 17년전 카루와 마드리겔의 기억이 살아나게 되었다. 이 부분의 묘사가 굉장히 훌륭해서, 기억들이 빠르게 합쳐지며 카루가 기억을 되찾는 장면이 마치 영화처럼 펼쳐지는 듯 했다. 아무리 재능이 없는 감독이라도 이 부분을 어떻게 표현할 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책은 너무나 매력적인 주인공과 흥미진진한 요소들이 모두 결합된 판타지 소설이었다. 우선 표현력이 너무나 좋고, 흥미로운 생명체들이 대거 등장한다. 그저 악마와 천사로 양분되는 캐릭터의 설정이 아니다. 인간과 악마의 중간 지점의 생명체인 전쟁에서 싸우기 위해 만들어진 레브넌트들은 성인의 이빨을 가지고 완전히 자란 상태로 만들어진다. 이처럼 이 책에 등장하는 새로운 캐릭터의 설정이 큰 즐거움을 주고, 캐릭터마다 무조건적인 선과 악이 아닌, 각자의 삶에서 견뎌내야 하는 고충들이 적절히 표현되어 있어서 많은 공감이 갔다.

이 책은 중국의 위대한 사상가인 노자와 한비의 철학과 사상에 대해 풀이해서 현대인의 생활에 적용해 놓은 책이다.춘추 전국 시대에 활동한 한비자는 한나라에서 활동한 인물로 자신의 뜻을 왕이 받아들이지 않자 자연에 칩거하여 많은 저서를 완성했다. 법가 사상을 집대성한 인물로, 지위와 신분과 관계 없이 모든 사람의 법을 따라야 한다고 주장한 인물이다. 언뜻 소크라테스가 떠오른다. 노자는 그 전 시대의 사람으로, 한비에게도 영향을 준 인물이다. 도덕경이라는 책으로 유명하며, 도가 사상을 집대성한 사람이다.

 

저자는 이 책을 1,2부로 나누어서 1부에서는 한비자의 지혜를, 2부에서는 도덕경의 지혜를 다루고 있다. 훌륭한 책의 정수만 담아 그 뜻을 다시 생각해 본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이 책에는 한비자와 노자가 살던 당시의 생활상과 그들이 정치를 하던 때의 상황이 자세히 나와있다. 이 둘 인물 말고도, 중국의 왕과 그를 보필했던 유명한 인물들 간의 대화와 담론을 통해 많은 사상을 접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1부 한비자의 지혜 편에서는, 법치주의적 통합을 통해 군주의 월권행사를 자제해야 한다는 그의 진보적인 생각을 읽을 수 있었다. 권력이 독점되었을 때 어떤 폐해가 나오는지 설명하면서 욕심과 집착으로 멸망을 초래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군주는 절대 권력을 확보하되 직접 나서지 않고 세력 간의 적절한 균형을 유지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리고 충신을 기용하고 당을 지어 도에 넘는 권력을 행사하는 것은 반드시 격파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한비자의 지혜를 통해 현대의 CEO가 어떻게 직원들을 다루고 그들을 통해 회사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지 알 수 있었다.

 

2부에서는 도덕경의 지혜로서, 순수한 자연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라는 노자의 말씀을 들을 수 있었다. 무력에 기대지 않고 상대를 제압하는 방법, 자연의 섭리에 따르고 사익보다 공익을 우선시하는 것, 부드러운 것으로 세상을 두루 통제하는 것이 덕이라는 등 노자 특유의 화합의 가르침이 가득하다.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이론을 가지고 있었지만 결코 둘이 만났을 때에도 싸우지 않았을 것이다. 전혀 다른 방향에서 출발한 두 가지 사상이 처세의 지혜로움이 되어 하나로 만나는 기분을 느꼈다.

 

빵만으로, 즉 먹을 것만 먹으면서 살 수 없기 때문에 인간이다, 라는 것은 우리 모두가 아는 말이다. 밥만 먹고 육체적인 생명만 유지하는 것이 인간의 삶은 아니기 때문이다. 인간은 끊임없이 창조하고, 앞으로 더 나아가 발전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저자는 성경 말씀을 들어가며 인간의 그러한 점을 하나씩 설명하고 있다. 원숭이와 다를 게 없는 네안데르탈인이 현생 인류의 조상일지도 모른다는 것은 그들이 행동에서 알 수 있다고 한다. 이라크 북부에서 발견된 네안데르탈인의 인골 주위에 꽃가루가 발견됨으로써 그들에게 하나의 장례의식이 있었음을 알게 되었는데, 바로 이러한 점이 동물과 인간을 구별하는 점인 것이다.

 

이 책은 총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에서는 하나님을 떠난 인간이 죄를 짓고 에덴을 떠나 죄를 짊어지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오로지 인간이기에 감정이 있고, 그래서 눈물을 흘린다. 그것은 인간의 본질이지만 그 이유가 우리가 에덴 동산으로부터 너무 멀기 왔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원죄를 진 우리는 우리 손으로 먹을 것을 찾고 잠잘 집을 지을 수 밖에 없는데 이렇게 살다보면 인간의 지혜로 안 되는 일이 너무 많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문제는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생각해보면, 채집 시절에도 빈부의 격차가 있었고 흥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멸하는 사람이 있었다. 기술이 발전한 오늘날도 마찬가지이고, 아마 미래도 마찬가지일것이다. 이 모든 것이 자연의 귀중함을 모르기 때문이라는 저자의 말이 와 닿는다.

 

제 2부에서는 영원의 집, 하나님의 집을 짓는 방법에 대해서 나온다. 영혼으로 지어가는 집이라 하여, 육체와 영혼이 함께하는 영원의 집을 지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천국, 영원의 집은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우리의 육체, 즉 죽음의 집과 대치되는 개념으로 설명되고 있다. 제 3부에서는 과학으로 종교를 설명하는 것에 대한 것의 부당함을 설파하면서 믿음의 중요성에 대한 옛 이야기들과 사례들을 들고 있다. 제 4부에서는 예수님의 부활에 대해 설명하면서 십자가의 참된 의미에 대해 설명한다.

 

대체적으로 쉽고 간단하지만 깨달음을 줄 수 있는 책이었다. 마치 설교를 듣는 듯 즐겁게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예수님이 많이 등장하긴 하지만 어려운 성경 내용도 없을 뿐더러 신앙을 강요하는 내용도 거의 느껴지지 않는 수준이라서, 굳이 기독교인이 아니라고 해도 명상하는 마음과 열린 마음이 있다면 누구나 즐겁게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