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 있어 궁궐을 직접 보여주긴 어려우니 아이에게 보여줄 생각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 창덕궁 나들이 책을 빌리게 되었다. 예전에 경복궁을 간적이 있었는데 오래전 이곳이 살았을 사람들을 생각하며 궁 이곳저곳을 보는 것이 참 흥미로웠다. 예전같으면 들어가보지도 못했겠지. 어쩌면 예전에 이곳에 살고 있었으려나. ㅎㅎ 드라마에서 보던것보단 많이 작아 이것이 우리의 궁궐이었다니 조금은 실망했지만 궁궐 나들이 자체는 참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나의 좋았던 기억을 떠올리며 아이에게 읽어줬지만 아직 아이는 이런 정적인 책은 성에차지 않는가보다. 한권을 채 다 읽기도 전에 딴전을 피우네. 그래서 나혼자 천천히 봤는데 읽다보니 내가 더 재미있게봤다.

경복궁 창경궁과 같이 지어져서 임진왜란때 같이 불탔지만 가장먼저 복원되어 오랜시간동안 정궁이 되어 더 오랜 시간동안 임금이 살았다한다. 경복궁의 근정전과 같은 대조전과 조선의 정통 후원으로 알려진 비원까지... 계절색까지 더해 책으로만 보는 궁궐나들이가 더 재미있었다. 예쁜 꽃들이 피어있는 봄, 시원한 빗줄기가 더위를 식혀줄 것 같은 비원의 여름, 고풍스런 가을의 모습, 눈덮인 궁궐 지붕까지. 고전여행은 언제나 재미있지만 궁궐 나들이또한 얼마나 재미있는지... 언제한번 짬을 내어 창덕궁 나들이를 가고싶은데 그때가 언제가 될는지...

내가 가장 착해질때... 난 언제 가장 착해질까 생각해봤다. 어느 순간이라고 말하기는 어렵고 아마도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서 내가 참 착해졌구나 싶을때가 많다. 그전엔 나만 생각하고 내편한 것만 생각했는데 아이를 낳으면서부터 나보다 더 챙겨야할 존재가 생기고 내가 손해보더라도 아이를 위해 좋은것만 생각하게됐다. 그리고 이런 마음은 우리집 우리아이에게만 머물지 않고 다른집 다른아이에게까지 이어지는 것을 느끼면서 이렇게 철이드는구나 라는 생각도했다. 이 시의 저자는 이랑을 만들고 흙을 만지며 씨를 뿌릴 때 저절로 착해진다고 한다. 아마도 좋은 열매를 위해 정성껏 이랑을 만들고 좋은 터전을 위해 흙을 고르고 씨를 뿌리고 그 씨가 싹이 틀때 온마음을 다해 오직 그 싹만 생각하는 마음에 저절로 착해지는게 아닐까 싶다. 오죽하면 농부의 마음이라고 할까. 내가 가꾼 이 곡식이 사람을 살리는 중요한 양식이된다 생각하면 어찌 그것을 가지고 장난을 치고 불손할 생각을 할수있겠는가. 그러나 요즘의 농촌현실은 그런 정성을 생각하기가 너무 힘들다. 사람먹을거에 장난칠수 없다고 하지만 주변의 나쁜 환경을 정리하고 열매를 거두기 위해서 하지말아야 할 일을 하기도 한다. 낭만적인 농촌의 모습을 그리며 귀향하는 사람도 많다고 하지만 우리 현실이 그리 녹녹하지가 않다. 그러나 다시한번 농부의 마음으로 돌아가 우리모두 착해졌으면 한다.

어느날 아이가 유치원에서 배워온 노래를 부른다. 어머니 어머니 우리 어머니 나와 내동생 낳아주시고 사랑과 정성으로 키워주셔요~ 이제겨우 5사인 꼬맹이가 사랑과 정성으로 키운다는 말이나 알까 싶기도했지만 기특하고 대견한게 우리 딸 많이컸네 싶었다. 조금 있으면 어버이 은혜를 불러줄라나. ㅎㅎ

엄마 아빠는 아이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놀아주고 맛있는 음식도 준비해주지만 엄마가 아이들에게 욕심이 생기는 것처럼 아이들도 부모와 가족에 대해 욕심이 생길수도 있을 것 같다. 집이 좀더 부자였으면 아빠는 더 멋진사람이었으면 엄마는 더 예쁜사람이었으면 그런 생각도 하게되겠지. 동생과 싸울때도 자기편만 들어줬으면 싶고 혹시나 혼내면 동생을 더 예뻐하는게 아닐까 불안도 하겠지.

아이의 입장에서는 이런식으로 가족을 생각할수도 있겠다 싶다. 가족의 정체성을 키울수 있는 좋은책인것 같다.

가족이란게 혈연으로 맺어져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사랑하게 되는것일수도 있지만 오랜 시간을 한울타리에 살면서 미운정 고운정 다 들기 때문에 가족이 아닐까? 우리 식구라는 말이있는데 여기서 구자는 한자로 입 구자다. 한집에서 같이 먹고 산다는 뜻이겠지. 서로 부대끼며 살아가는 세월만큼 쌓이고 쌓여 사랑이 깊어지는 거겠지.

세상 어디를 가도 나보다 더 나를 아껴줄수 있는 사람들은 바로 가족일듯하다. 정말이지 우리가족 최고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