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상민 교수님의 팬이 된 느낌이다. 연속해서 같은 저자의 책을 구입하게 되었다.

 

"아이가 그리 되는 것을 싫어 하는 것이 아이의 마음일까요 부모의 마음일까요?'

 

'아이의 마음은 어떤지에 관해 생각해 보신 적이 있나요?'

 

특유의 약간은 비꼬는 듯한 (아니면 혼을 내주듯 나무라는 듯한) 어투가 그대로 드러나는 읽어 볼만한 책이다.

 

EBS 라디오 교육 상담프로그램에 나온 사연을 정리하여 '쿨한 부모', '메니저형 부모' 등 여러 분류를 시도한 점은 같은 저자의 '한국인의 심리코드'라는 책과 그 스타일이 유사하다. 사실 그 책의 내용 중 교육 부분이 마음에 들어 같은 저자의 이 책도 사보게 된 것인데, 많은걸 느끼게 해준다.

 

제3자를 바라보는 관점을 객관적으로 가지기는 쉽다. 부모 입장이건 아이 입장이건 남의 가정 얘기라면 어느 정도 상황판단이 가능하겠지만, 내 가족이 막상 그런 고민을 가지게 될 적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얼마전 딸내미가 주변 어른들로부터 좋은 평판도 얻고 친구의 부모로부터도 좋은 칭찬만 듣고는 했지만 막상 그 나이 또래의 여자 아이라면 가질만한 '절친'이 없다는게 고민인 적이 있었다. 물론 그것이 나쁜게 아니라는 막연한 생각은 가지고 있기는 했지만... 이 책에 똑 같은 사연이 나오니 깜짝 놀랬다.

 

와이프는 TV프로그램 '내 아이가 달라졌어요'를 즐겨본다. 신기하게도 모든 에피소드의 결론은 '아이의 문제는 가정의 문제가 직접적 원인'이라는 점이다. 무서우리만치 모든 에피소드의 결론이 그것 하나다. 부모의 생각의 전환,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결국 그러한 전환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느끼고 있다면, 이 책을 통해 좀 더 절실하게 느끼시길 권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실제적으로 그러한 사고의 전환을 실천하게 된다면 아이의 인생은 달라진다.

 

독서를 취미로 가진 분이 아닌 부모라도 읽히기 쉽게 시원시원한 에피소드별로 구성을 한 점이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리라 본다.

개그맨 김병만이 낸 책

매끄러운 문장과 조리 있는 전개로 가득찬 책들만 보다가 투박하고 짧은 문체의 책을 보았다. 하지만 그 어떤 책보다 진실하다.

책 내용을 구체적으로 알지도 못하면서 초등학생 딸내미에게 선물로 사주었는데 이미 이 책의 주제를 알기 때문이다.

"성실" 과 "불굴의 의지".

어제 개그콘서트 달인 코너를 시청하다가 딸내미가 한 마디한다.

'책을 읽고 이걸 보니 새로워.'

어느 정도 성공을 이룬 사람들은 무언가 개성이 있다. 독설하는게 특기인 김구라가 공중파에서 그것이 가능한 시대가 오니 대박을 맞았고, 밋밋한 개그만 하던 유재석이 출연자 조율의 역할이 중요한 MC의 시대가 되니 떴다. 경상도 사투리가 심한 강호동은 20년 전만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신동엽이 잘 나가던 시절의 인터뷰 내용을 아직 기억한다. '출연자를 편하게 해주는 진행'이 핵심이라는. 하지만 당시 나는 예전에 개그맨이었을 때는 '얄미운 케릭터'였는데 그런 얘기를 해서 의아해했다.

최근에는 김구라로 대변되는 시대가 오니 이제는 신동엽도 MC를 보면서 강도는 낮지만 약간의 독설을 한다.

일인자인 강호동 유재석에 비해 신동엽은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스타일을 바꾸는 듯 하다. 자신도 살아 남으려다보니 변신을 하는게 맞는 얘기지만 대부분은 자신의 개성을 그대로 지키고 있다가 시대의 변화와 맞아 떨어져서 성공한 경우가 많다.

슈퍼스타K3 시작 할 때, 이승철이 "이제는 독설의 시대는 갔으니 부드럽게 심사하겠습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자기 버릇 누구 못 준다는 말이 있듯, 독설이 여전하다.

자신만의 스타일, 자신만의 개성을 가지고 꾸준히 닦고 기다리면 때는 오기 마련이다. 그 때가 왔을 때 이를 잘 잡느냐 못 잡느냐는 평소에 얼마만큼 자신의 스타일을 닦는데 힘썼는지와 비례한다.

'아웃라이어'라는 책에 이런 얘기가 있다. 미국 변호사들이 다들 이혼이나 기업의 변호를 맡으며 잘 나갈 때, 사회적 소수자였던 유대인 변호사들은 금융업 변호사로 근근이 생활해 나갔지만, 시대가 바뀌어 이제는 금융변호사의 시대가 왔다는 내용. 결국 자신의 장기를 갈고 닦으면 기회는 오기 마련이다.

김병만은 자신만의 개그 세계를 '성실과 불굴의 의지'를 가지고 고수해왔고 그 기회를 잡은게다. 단순한 업적 위주의 위인전 보다는 '평전'을 좋아하고 평전보다는 이런 사람들이 쓴 책을 좋아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