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와 인문학은 어떤 관련이 있을까?

저자를 처음 본 것은 한 TV 프로그램에서였다. 셰계문화전문가라는 다소 생소하고 특이한 직업을 가진 저자를 보면서 언어와 문화에 대한 박식함과 재치있는 언변에 감탄을 했었다. 그런 저자의 모습이 이 책에 그대로 녹아있는 것 같다.

경제와 경영학적 지식을 요구하는 비즈니스라는 영역에서 저자는 인문학적인 관점과 고찰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말한다. 사실 인문학은 인간과 인류 문화에 대한 모든 것을 연구하는 학문이기 때문에 우리가 생활하고 만들어가는 것 모두가 인문학과 연관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우리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흥미로우면서도 다양한 역사적 사건을 예로 들어 인문학적인 관점으로 비즈니스의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알랭 드 보통에 의하면, '비즈니스 논리'는 "어떻게 하면 다른 호텔의 경쟁을 뿌리칠까?"이지만 '인문학'은 "도대체 인간의 내면 어디에 호텔에 대한 니즈가 있을까?"라고 질문하는 데서 출발한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이 책의 큰 특징을 하나 꼽자면 저자가 언어천재 답게 단어의 어원을 밝히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단어의 원래 뜻, 예를 들면 creative의 어원이 '자라다'를 뜻하는 라틴어 crescere인데 크레센도, 크루아상 또한 이것과 관련이 있다는 점 등, 단어에 대한 숨은 뜻을 알게 되는 재미까지 있어서 저자의 언어적 지식에 대한 감탄과 함께 흥미롭게 책을 읽을 수가 있었다.

 

"내가 해줄 수 있는 모든 말을 한마디로 정리하겠다. 귀족은 빚진 사람처럼 행동해야 한다."

 

특히 개인적으로 노블리스 오블리제라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는데 이 단어는 원래 귀족의 빚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오블리제의 명사형 obligation이 프랑스어로 채권이나 채무를 의미한다고 하는데 귀족들이 누리고 있는 이권들을 결국 사회에 돌려줘야 할 빚이라고 여겼다는 점에서 조직의 리더나 기업이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특권층의 의무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저자가 세상살이의 기술이 비즈니스라고 말한 것처럼 꼭 직장이나 기업적인 부분만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필요한 인생수완 또한 비즈니스의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조직력, 리더십, 창의성, 기업윤리, 경쟁력, 고객관리, 자기관리 등의 비즈니스에 관련된 것들이 인문학과 만나면서 성공적인 삶에 대한 풍부한 노하우를 또하나 배우게 된 좋은 기회였다.

 

 

 

보통 공부를 잘 하는 학생이라고 하면 사교육을 굉장히 많이 받거나 아님 특출난 머리를 갖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돈과 재능만 있다면 공부는 식은 죽 먹기라고 말이다. 하지만 내가 이 책을 통해 만난 아이들은 사교육에 엄청난 돈을 쏟아붓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똑똑한 머리만 믿는 학생들이 아니었다. 모두 자신만의 공부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고, 또 계획한대로 실천해 나갔던 습관이 아이들을 전교 1등으로 만든 것이었다.

 

책에는 여러 학생들의 다양한 공부 방법들이 소개되어 있다. 같은 문제집을 여러권 사서 푸는 학생이 있는 반면 교사용 문제집까지 풀어보는 학생도 있다. 스톱워치를 이용해 집중력을 체크하는 학생, 인형을 상대로 설명하는 학생, 공부하는 데 가장 방해가 될 것 같은 핸드폰을 이용해 영어단어를 암기하는 학생 등등. 아주 다양하다. 하지만 이 모든 학생들의 공통점은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한다는 데 있다. 남이 시켜서 억지로 하는 게 아니라 기꺼이 스스로 공부를 한다. 부모의 아낌없는 신뢰를 바탕으로 말이다. 사실 믿어주는 것이 힘든 일도 아닌데 믿고 기다리기가 참 어렵다. 책에 소개된 전교 1등들의 부모님도 아이가 방황하던 시기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초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아이가 있어서 효과적인 공부 방법에 대해 늘 고민하고 생각한다. 노트에 신문 사설을 스크랩해 의견을 적는 방법도 알려줘봤고 먼저 모범을 보이고 싶은 마음에 책을 손에서 놓지 않으려고 노력하기도 한다. 하지만 TV와 장난감에 더 관심을 보이는 아이를 볼 때면 답답한 마음에 화를 내기가 일쑤였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 부모는 그저 길을 제시하는 역할일 뿐, 길 위에서 나아가는 건 아이란 사실을 잠시 잊고 있었다. 사실 머리로는 잘 알고 있는데 내 아이다보니 쉽지가 않았던 것 같다.

단순히 공부법만을 소개하고 늘어놓은 것이 아닌, 전교 1등인 학생들의 다양한 노하우, 사고방식, 부모와의 유대관계 등을 보여주고 있어서 스스로의 공부환경을 돌아볼 수 있게 한 점이 가장 큰 매력이었다고 생각한다. 전교 1등을 바라는 학생들 뿐만 아니라 부모까지도 책을 통해 배울 점이 많을 것이다.

 

 

 

 

 

시대가 변하고 사회가 변하면서 사람들에게 생기는 병의 양상도 많이 달라진 듯 하다. 예전에는 에이즈가 치료할 수 없는 병의 대명사처럼 여겨졌는데 이제는 그저 질병의 하나로 여겨질만큼 인식이 많이 개선되었고 최근에 등장한 에볼라 바이러스는 발생국의 국민이 입국한다는 사실만으로 대회의 취소가 거론될만큼 사람들의 두려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요즘 시대에 가장 경계해야 할 병은 마음의 병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또 스스로가 병의 존재를 인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더욱 심각한 문제인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정신과 육체를 나누지 않고 양생을 강조한 <황제내경>은 마음까지 다스리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는 점에서 현대인들에게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이다. 국학 전문가, 양생 전문가인 장치청 교수가 <황제내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이 책 역시 그러하다.

 

 

병이 났다고 해서 반드시 약을 먹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약을 먹는다고 해서 다 낫는다는 보장도 없다. 그보다는 우리 몸 내면의 오장육부를 잘 살피고 기혈의 흐름을 파악한 뒤 그것에 맞게 질병의 원인을 밝히고 처방하는 편이 더 효과적이다.

 

 

마음의 병을 다스리는 방법은 물론이고 여자와 남자, 나이, 계절, 체질 등에 따라 양생의 방법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꼭 큰 병원을 가고, 검사와 진료를 통해서만 병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집에서도 실천할 수 있다는 점이 큰 특징이었다. 물론 저자의 말처럼 꾸준히 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겠지만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간은 왼쪽, 폐는 오른쪽, 심장은 위에, 신장은 아래에, 비장은 중앙에 위치한다."라는 부분이 인상깊었는데 이는 인체의 해부학적 측면을 넘어 장기의 기능까지 고려한 위치라고 한다. <황제내경>이 정확한 사실만을 담은 다른 의학서들과는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낀 부분이었다.

<황제내경>에는 핵심이치 중 하나인 '치미병', 즉 아직 병들지 않은 것을 다스린다는 말이 있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과 같고, 한 번 나빠진 건강을 다시 원래대로 되돌리기란 굉장히 어렵다. 백세 장수시대인 현재, 미리 병을 예방하고 건강한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