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두 아이들과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후지야마 유키히로는 어느 날 폐암 말기로 6개월밖에 살지 못한다는 선고를 받는다. 
갑작스레 다가온 믿기지 않는 현실을 부정하며 몸부림쳤지만, 후지야마는 죽는 순간까지 인간답게 살기로 마음먹는다. 
지금까지 만나왔던 소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바쁘다고 돌아보지 않았던 자신의 삶에 이별을 고하기 시작한 것이다. 
첫 사랑, 절교했던 친구, 옛 동료들에게 자신이 암이라며 유서를 남기던 후지야마는 죽음의 문턱에 이르러서야 
그동안 곁에서 변함없는 사랑을 주었던 아내에게 편지를 건네며 프러포즈를 한다. 
6개월이라는 시간을 껴안고 죽음을 향해 한 걸음씩 내디뎠던 후지야마는 그렇게 아내가 지켜보는 앞에서 숨을 거둔다.



만약 내게 남은 시간이 6개월이라면... 나는 과연 그 시간동안 무엇을 선택할까...
어떻게든 짧은 시간을  연장시키기 위해 발버둥치며 치료를 받을까...
조금은 주저앉아 버리는 자세로 ’왜 내게만 이런일이 일어날까.’ 하고 신을 원망할까...
아니면 ’나’라는 존재를 여러사람에게 기억시키기 위해 그 어떠한 일이라도 할까...
과연.... 내 선택은??
당연한 듯 받아들이면서도 쉽게 선택할 수 없는게  죽음 아닐까....
사람은 죽음을 앞에 두고서야 진정 용감해 지는 것일까??
주인공도 그렇지 않은가....  
첫사랑을 만날 수 있는 용기...   
아들과 부인에게 애인을 소개시키는 용기...
심하게 다툰 후 연락하지 않는 친구를 불연듯 찾는 용기...  
그리고 상사가 반대하는 프로젝트를 실행시키기 위해 사장에게 직접 찾아가는 용기...  등 등
왜 평소에는 생각치 못한 일들을 이렇듯 자연스럽게 연결시켜줄까...


바닷가에서 펼처지는 아빠를 위한 딸의 첨이자 마지막의 치어리더 공연......
사랑하는 가족을 남기고 떠나야 하는 주인공에게 ’이제 편안해져라’는  장인의 한마디와
마지막으로 가는 길에 부인의 ’수고했어’라는 한마디가  가슴에 잔잔한 통증을 일으켰다....
남은 가족들은 그 죽음을 초연히 받아들일 수는 없지만 
그래도 가는 사람에게 가장 큰 용기와 위로그리고 사랑의 말이 아닌가 싶다...


처음엔 제목이 왜 ’코끼리의 등’   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덮었을 때 왜 ’코끼리의 등’인지 자연스레 고개가 끄덕여졌다....
누구에게나 죽음은 두렵기만 한 공포지만, 
그걸 초연히 받아들이는 마음이야말로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나는 길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