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네 살의 수위 아줌마 르네와 열두 살 천재소녀 팔로마
“내 이름은 르네. 나는 쉰네 살이고 27년째 그르넬가 7번지 고급 아파트의 수위로 일하고 있다. 나는 과부고 못생겼고 오동통하고 나쁜 냄새를 피우는 게 고작인 게으른 수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다. 나는 책과 영화, 음악, 그림, 만화를 좋아하고 즐긴다. 하지만 사람들이 믿는 수위의 모습을 하려면 내가 탐닉하는 것들을 철저히 숨겨야 한다. 그런데 큰일이다! 열두 살짜리 꼬마가 내 진짜 모습을 눈치 챈 것 같다!”
“내 이름은 팔로마. 그르넬가 7번지 부자들이 사는 고급 아파트에 산다. 나는 아주 영리하고 유별나게 똑똑하고 항상 일등만 한다. 어른들과 비교해 교활하기까지 하다. 나는 오래전부터 이 세상을 기를 쓰고 살아가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결심했다. 열세 살이 되는 날, 나는 자살할 것이다!”
이 책의 제목 정말 잘 지어진 듯 싶다. 투박하고 촘촘히 가시가 박혀있는 고슴도치의 우아함이
어쩜 그리도 수위아줌마의 모습과 일맥상통하는지...
이 책은 박식(?)한 수위 아줌마의 일상과 꼬마 천재의 일기를 적절히 배치하여 이야기를 이끌어 가고 있다.
처음에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이야기가 너무 철학적이기도 하고, 내가 많이 부족해서인지 책의 전반적인 부분들을
이해도 못하겠고 그다지 재미도 없고 딱딱하기만 하였기에 왜 사람들이 이 책을 재미있다 하는지..
왜 이 책이 굉장하다는건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과연 무엇이 이 책을 사람들에게 흥미를 줬는지.. 왜 전 세계가 이 책에 열광을 하였는지...
내 맘속에 한마디... "에이, 낚였다!"
그런데 어느덧 중반에 접어들어 새로운 인물인 오즈씨가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책의 흐름이 앞장의 박식함만 요구하였던 것보다 조금 쉬워지기 시작하였고
서로 인물들의 인연의 연결고리가 형성되면서 점점 책에 몰입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면서 그제서야 쉽게 읽혀지고, 재미까지 있는 책으로 변하였다.
겉모습과 직업만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는 오즈씨의 모습이 편안하고 아주 따뜻한 옆집아저씨나 할아버지로 느껴져,
일본인으로 설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거부감이 전혀 들지 않았다.
그냥 내게도 주위에 날 그렇게 존중해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하는 바램도 생겼다..
마지막 부분에서 쌩뚱맞은 죽음이 기다리고만 있지 않았더라도, 이 책은 그냥 별 4개를 무난히 가져갈 수 있었을텐데
이 작가는 꼭 책의 마지막 이야기를 이렇게 이어가야 했을까?
도대체 시작부분도 한동안 이해되지 않았지만 마지막부분도 역시 이해가 되지 않는다. 허무하다.. 허무하다.. 허무하다...
이 책을 읽으므로써, 나는 나의 짧은 지식에 한 번 반성 아닌 반성을 하게 되고
이 책이 프랑스에서 113주 연속 베스트셀러였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였고,
사람들의 독서취향이 참 여러가지라는 모습.. 그리고 그 문화에 따라 독서취향도 다르다는 점을
더 깊이 알게 된 듯 싶다.
내가 조금 더 무엇을 느낄 수 있는 그런 박식함이 내게 있었음 좋겠다
고슴도치의우아함,
뮈리엘바르베리,
MurielBarbe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