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인터파크 북피니언 4주년 기념 4인 4색 재미파트를 담당한 킹왕짜응 젊은 김영사 북피니언

지기 인사 드립니다.

 

오늘은 약속대로 비채의 화제작! <658, 우연히> 서평단 모집을 위해 나타났습니다.

<죄송합니다.. 잠시 한 눈 팔다 서평단 모집이 좀 늦었습니다.ㅜ.ㅠ>

 

 

*** 도서 소개 ***

 

<도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도서 상세 페이지로 납치 해드립니다.>

 

658, 우연일까? 난 네 비밀 알고 있거든

1부터 1000까지의 숫자 중 하나를 생각하라. 그리고 편지 봉투를 열어보라. 평범한 숫자게임으로 시작된 연쇄 살인사건. 편지를 받고 우연히 떠오른 줄 알았던 숫자 658.

본인도 기억하지 못하는 잘못을 끄집어내고, 무덤까지 가져가려 했던 내 과거의 비밀이 담긴 편지가 또다시 도착한다. 편지를 받은 마크는 며칠 후 사체로 발견되는데...

이에 피해자 마크의 친구이자 전직 뉴욕의 명형사 데이브 거니가 나선다. 맨해튼 광고계의 '큰 손'에서 베스트셀러 소설가로 화려하게 변신한 존 버든. 그의 서사, 치밀한 논리 그리고 기막힌 반전에 당신도 곧 매료되어 이 두툼한 책을 결코 덮을 수 없을 것이다.

 

 

<658, 우연히>의 서평단을 모집합니다. 원래 658분을 모시려 하였으나... 하였으나...

<그렇습니다. 658명의 서평단은 제게 무리수 였던 것이죠..> 

 

 

모집 인원 :20명

서평단 모집 기간 : 2011년 9월 2일~ 9월 16일

참여 방법 : 덧글로 <658, 우연히>를 읽고 싶은 이유를 남겨주세요.

(스크랩 해주시면 정말 대단히 감사할 거 같아요..)

서평단 발표 : 2011년 9월 20일  (김영사 북피니언 통해 발표)

도서 발송 : 2011년 9월 22~23일 

"다만 인간은 대단하다, 정말 그런 기분이 들어. 이런 말은 오해받을지도 모르지만 당신의 삶은 대단해. 나도 따라할 수 있으면 좋겠어. 가만히 입을 꾹 다물고 연달아 닥쳐오는 온갖 시련을 말없이 견디며, 하지만 목적만은 결코 잊지 않는다." ...... "저는 약한 인간이니깐 이렇게 하고 있을 뿐, 형사님은 강한 사람이니까 저를 그렇게 생각하는 겁니다."

 

일본의 유명한 추리소설 작가 시마다 소지, 우리나라에서도 점성술 살인사건으로 잘 알려진 작가이다. 이 책도 그러하지만 점성술 살인사건도 상당한 두께를 자랑하고, 최근에 이런 두꺼운 책들을 읽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서관에서 빌려왔다는 이유로 뭔가 미적지근하게 읽기 시작한 책이었다.

 

남들이 다 극찬하더라도 이상하게 안 읽히는 책 혹은 작가가 있다. 나에게 시마다 소지는 그런 작가 중 한 명이었다. 분명 집에 책이 있었고, 추리소설이 당길 때 몇 번씩이나 집어 들었다가 멈춘 경험이 있어서 이 책 역시 시작이 상당히 힘겨웠다. 뭔가 과거 말투에 늘어지는 듯한 문장이란 느낌을 받은데다 처음 이야기가 좀 생뚱맞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야기는 열차 안에서 춤추는 피에로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칸을 돌아다니며 춤을 추던 피에로는 열차의 화장실에서 자살을 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시체가 30초 뒤에 감쪽같이 사라진다. 과연 어떻게 된 일일까? 그리고 이야기는 도쿄의 시장거리로 장소를 바꾼다. 도쿄의 시장거리에서 한 노인이 소비세를 내지 않고 도망가다 쫓아오는 여주인을 칼로 찔러 죽인다. 12엔이라는 작은 금액 때문에 저지른 살인사건에 의문을 품은 경찰 요시키는 이 사건을 혼자서 수사하고자 한다.

 

초반의 으스스한 이야기 그리고 독자의 눈에도 당연하게 보이는 살인사건이 어우러지면서 도무지 상상할 수 없는 초유의 사건이 벌어진다. 말도 안 되는 초자연현상으로 이루어진 사건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이 책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이유는 사건의 거대함에도 있지만, 역사, 사회 문제를 크게 아우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 같은 때에 어떻게 이런 소설을 쓸 수 있었을까? 번역가의 글에서도 나와있지만 이 책은 시마다 소지의 요시키 시리즈의 11번째 작품이다. 그렇지만 이 작품은 우리나라에서 첫 번째로 번역된 작품이다. 그리고 책을 덮는 순간 그 의미를 충분히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추리소설이라는 한계를 지니고 사회에 이렇게 직격탄을 날릴 수 있는 소설이 있다니, 다른 나라의 작가지만,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식으로 자기가 속한 사회를 비판할 수 있는 작가의 자신감과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다른 시마다 소지의 작품도 더 읽어보고 싶다.

 

"공부하지 않고, 일하려고 하지 않고, 추적하려고 하지 않는 그런 놈들이 꼭 우쭐거리며 타인을 경멸하려 들지. 자신의 무능함을 감추기 위해서."

 

기발한발상, 하늘을움직이다, 시마다소지

개인의 힘으로 돌파 불가능한 사태 앞에서는 현실을 최대한 빨리 받아들이고 차선책을 찾는 것이 최선이다. 그러나 누구나 고개 끄덕일 만한 당연한 진실이 정작 제 일이 되고 나면, 현명한 체념은 커녕 어째서 나에게 이런 불행이 닥친 건지 불평하기 바쁘다. 다 아는 사실이란 실제로 경험 하기 전엔 나만 모르는 진실이다. P.178

 

작가는 얼마 전 실제로 일어났던 유럽의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로 유럽행 항공기가 결항되어 공항에 발이 묶였던 사람들을 뉴스로 보고 이 책을 쓰기로 했다고 한다. 하루 정도 자신의 의지대로 공항에서 노숙을 하는 경우는 있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며칠씩 공항에서 묶게 되는 경우는 드물다. 이 특별한 상황 속에서 작가는 다시 사람 사는 이야기를 끄집어내었다.  

 

앳띈 얼굴의 작가는 벌써 '마이 블랙 미니드레스', '아이 엠 돌' 등 다양한 소설을 썼다. 그리고 그녀의 첫 소설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난 그녀의 작품들을 꾸준히 모두 읽어왔고, 그녀의 작품을 제법 좋아한다고 인정해야 한다. 김민서의 작가의 소설은 쉽게, 재미있게 읽힌다. 젊은 여성이라서 쓸 수 있는 이야기를 쓴다고 생각해왔는데, '아이 엠 돌'에 이어 이 책 '에어포트 피크닉' 역시 그녀가 발전하고 있다는 생각을 들게 했다.

 

아시아의 한 공항, 우리에게 익숙한 인천공항 역시 화산재의 피해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유명한 프랑스 B급 영화감독과 그 가족, 그저 그런 호주의 모델, 입양되었다 자신의 고국을 보러 돌아온 한 젊은 남자, 자신의 아이를 입양 보내고 미국으로 떠났던 한 중년 여자. 전혀 연관이 없어보이는 여러 사람들이 불가항력적으로 한 곳에 모이게 된다. 늘 그렇듯 매일을 부딪히다 보면 서로에게 관심을 갖게 되고 이야기를 하게 되고 또 그 안에서 새로운 삶이, 새로운 이야기들이 생겨난다.

 

어떤 사건이 드라마틱하게 일어나진 않는다. 그들이 천재지변으로 한 곳에 발이 묶였다는 사실만으로도 이야기는 충분히 드라마틱하다. 그 안에서 그들이 만들어내는 이야기는 오히려 우리에게 익숙한 소소한 일상 같다. 그들이 싸우고, 서로를 위로하고, 기뻐하고, 사랑하는 모습은 우리네 삶과 닮아 있어 그렇게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진 않는다. 정말 '그저 보고, 좋고, 끌리면 그게 다인 거지. 완벽하게 본능에 충실해지는 거야. 어쩌면 그게 사랑의 본모습일지도 모르지.' - 이런 식으로 세상일은 어디에서나 똑같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문득 어디론가 떠나고 싶단 생각을 했다. 생판 모르는 사람들과 부딪히면서 웃고, 화내고, 싸우고, 위로 받고, 또 위로하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러기 약간 두려운 생각 역시 들었다. 아마 나 역시 이들처럼 천재지변이라도 만난지 않는 한 누군가에게 이렇게 적극적으로 다가가기는 힘들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정된 시간과 공간이라는 조건에서 벌어지는 일들. 그래서 아무리 평범하더라도 그 안의 감정은 배는 그 농도를 더하는 것 같다.

 

지금까지도 그녀의 책을 덮을 때면, 늘 그래왔지만, 재미있게 이 책을 읽었다. 이젠 그녀의 다음 작품도 기대를 갖고 기다려볼 참이다.

에어포트피크닉, 김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