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헤아려 본 슬픔 (A Grief Observed)
저자 : C.S. 루이스 (C.S. Lewis/강유나 역)
출판사 : 홍성사
장르 : 기독교/신앙생활일반
읽은 기간 : 2017.07.24~2017.07.31
독서 후기
- 매주간마다 대구와 인천을 오고 가는 삶.
감사하게도 그 시간에 책을 읽은 삶을 다시 회복했다.
전교인수련회를 위해 김천으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그리고 다시 대구에서 인천으로 오는 기차 안에서
책을 읽어나갈 수 있었다.
이 책은 평생 독신으로 살다가
그녀가 암으로 투병중인 것을 알면서도
59세에 조이와 결혼한 루이스가
4년 뒤, 그녀를 하늘나라로 떠나 보낸 뒤
슬픔과 여러 감정 가운데에
써 내려간 일기와 같은 에세이다.
사실 이 책의 내용은
책으로 읽기에 앞어서
오래전에 영화로 만나게 되었다.
이 내용을 영화화 한 '섀도우 랜드'라는 영화를 통해
이 책 내용을 알고는 있었지만
너무도 오래전 이야기라
이제 읽으면서 다시 내용을 상기시킬 정도였다.
어쨋건,
이 책의 내용은 심오하다.
누군가의 죽음 이후,
슬픔이 짓누르는 시간에
과연 하나님은 어디에 계시느냐는 질문에 대한 해답니다.
결코 쉽지 않은 주제이다.
누군가의 죽음을 경험하지 않았다면,
그리고 그 죽음으로 인해서 슬픔을 느껴보지 못했다면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의 책이리라 생각한다.
비교적 짧지도 길지도 않은 인생을 살아온 나에게
이런 죽음으로 인한 슬픔이라는 경험이 있다.
물론 사역자라는 이유로
수 많은 장례식에 참여하면서
슬픔의 순간을 목격하고
또 그 슬픔의 연장까지도 바라보니 말이다.
하지만 그런 슬픔은 어쩌면 나와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그래서 그저 슬픔을 동조할 수 밖에 없는 정도로 그치고는 한다.
그러나 그런 나에게도
죽음으로 인한 슬픔의 직접적인 경험은 있다.
작년에 맞이한 아버지의 소천과
2003년 예기치 못하게 찾아온 허현 간사님의 소천.
이 두 죽음이 그런 것이다.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된 병원에 입원하신지 두달 만에
그리고 너무나도 이른 연세에 찾아온 아버지의 소천과
지하철 화재 사건이라는 그저 뉴스에 등장하기만 하는
나에겐 전혀 남의 이야기일 것만 같았던 재난의 현장
이런 죽음들이 나에게 찾아올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이런 죽음들을 맞이하고 나니
슬픔에 빠져 있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특히 아버지를 떠나 보낸 후,
한동안 장례식을 가기가 힘들었다.
특히 누군가의 아버지의 장례식이라면
그 현장에 있는 것만으로도
아버지의 기억이 떠올라
슬퍼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빠르게
아니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찾아온 이 죽음들이
슬픔 가운데 있게 했다.
나 역시 하나님께 질문했다.
왜 이렇게 빠르게
준비도 하지 못한 순간에 데려가셨느냐는.
그런 질문이다.
그 당시는 하나님이 침묵하시는 것처럼 느껴진다.
하나님께서 나의 부르짖음에 반응하시지 않는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주님의 계획은 그렇지 않음을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점차 느끼게 된다.
그 슬픔이 영원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점차점차 회복되어져 가는 가운데에
그 죽음에 관한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고는 한다.
슬픔이라는 한 감정이
그리고 그것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이
점차점차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게 하고
하나님의 마음을 알아가게 하는
그리고 하나님을 위해 살아가게 하는
은혜의 과정임을 발견한다.
헤아려 본 슬픔이라는 이 책.
만약 이 책을 예전에 읽었다면
이만큼의 생각을 발견하지 못했으리라.
누군가의 죽음을 맞이한 후
그리고 그 죽음으로 인해
슬픔에 몸부림치고
그것을 조금씩 조금씩 극복해 나가는 이 순간
이 책을 읽은 것이
정말 다행이라 생각한다.
인상깊은 구절
- 그러나 슬픔은 '상태'가 아니라 '과정'이었다. (p.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