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타마짱의 심부름 서비스 (たまちゃんのおつかい便)

저자 : 모리사와 아키오 (森澤明夫/이수미 역)

출판사 : 샘터

장르 : 소설/일본소설

읽은 기간 : 2017.09.11~2017.09.30

독서 후기

- 바쁘고도 정신없었던 9월.

 그 9월을 보내면서 가장 오래동안 읽어나갔던 책.

 오랜만에 읽은 모리사와 아키오의 책이다.

 고향 마을의 쇼핑 약자를 돕기 위해

 대학을 중퇴하고 이동판매 심부름 서비스를 시작하는

 타마미.

 

 그 타마미와 주변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이야기들이 담긴 책이다.

 역시나 모리사와 아키오의 책 답게

 따뜻한 책이었다.

 일상에서 한 번쯤은 만날 법한 이야기들을

 잘 풀어나가는 일본 소설 특유의 이야기를

 잘 담은 책이리라 생각한다.

 물론 모리사와 아키오 특유의 정서가 잘 담긴 책이지만

 한 편으로는 알지 못했던 새로운 소재가

 나에게 흥미를 끌기도 했다.

 그것은 쇼핑 약자라는 단어다.

 마을 공동화와 고령화가 심각해져가는 일본.

 시장논리라는 이유로

 동네의 작은 구멍가게가 하나둘 사라지고

 대형마트가 들어서면서

 그리고 젊은 층의 편리성을 추구하는 편의점이 급증하면서

 오히려 시골의 작은 마을에 사는

 많은 노인들은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는 것이

 지극히 제한적인 상황에 이르렀다.

 그것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한다.

 선교훈련을 받았던 지역도,

 돌아가신 할머니가 사셨던 시골 마을도,

 외삼촌이 살고계신 강원도 산골짜기의 외갓집도,

 무언가를 사고 싶어도 쉽게 살 수가 없다.

 자동차가 없으면

 멀리 나가지 않으면

 작은 것도 구입하기가 쉽지 않다.

 차를 가지고 있는 젊은 층도 불편한데

 운전을 하기 어려운 노년층은

 그런 시골에서 얼마나 불편한 삶을 살고 있을까.

 이런 상황이 너무도 명확하게 이해가 되니

 쇼핑 약자라는 문제를 돕고자

 발벗고 나서는 타마미의 이동판매가

 흥미를 끌 수 밖에 없었다.

 여기에 타마미의 새 엄마

 필리핀 사람인 샤린의 존재까지

 소위 말하는 다문화 가정의 이야기가 다루어지면서

 여러모로 흥미롭게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쇼핑 약자의 불편함이라는 사회적 문제와

 다문화 가정의 문화적 차이에 따르는 갈등을 통해

 이야기가 극적으로 다가왔다.

 사실 사회적 문제나 문화적 갈등을 소재로 삼는다면

 이야기가 딱딱해지고 읽기 어려워지는 경향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모리사와 아키오의 일상을 담는 필체는

 이런 이야기들을 자연스럽게 일상으로 끌고 왔고,

 쇼핑 약자와 타마미와 샤린과 같은 다문화 가정이

 가까운 이웃의 이야기처럼 느끼며 책을 읽어나갈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한 편의 성장 드라마를 본 듯한 느낌이었다.

 

 대학을 중퇴하고

 심부름 서비스라는 사업을 시작하면서

 또 다문화 가정의 갈등을 해결해나가며

 사람들을 알아가고 세상을 품고

 가족을 이해해나가는 과정이

 한 편의 청소년 성장드라마같은

 훈훈함을 전해주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타마미의 성장 원동력이

 주변 사람들, 특히 엄마와 외할머니의

 삶과 나눔이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가족을 통해 성장하는 이야기는

 깨어진 가정이 늘어가는 이 시대에

 가족의 따뜻함을 전해주기 때문이었다.

 오랜기간 읽었지만

 다시 한 번 단숨에 읽고 싶어진다.

 타마미의 이야기를 단숨에 읽어나간다면

 그 느낌이 어떠할까 궁금하다.

 스무살의 생기 발랄한

 타마미의 이야기를 통해

 나 또한 함께 성장하고 싶어진다.

인상깊은 구절

- 인생을 살면서 '작은 모험'에 나서지 못하는 사람은 '용기'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놀이 정신'이 조금 부족한 거라고. (p.263)

제목 : 긍휼 (Compassion)

저자 : 헨리 나우웬 외(Henri Nouwen et al./김성녀 역)

출판사 : IVP

장르 : 기독교/설교

읽은 기간 : 2017.09.05~2017.09.10

독서 후기

- 역시나 훈련원 북카페에 있는 책 가운데

 선택되어 읽게 된 한 권의 책이다.

 9월 한 달 동안,

 청소년들에게 전하기로 결심한 메시지는

 세상 가운데 빛과 소금의 삶을 살며

 세상을 섬기고 사랑하라는 주제이다.

 이제 제법 날씨가 시원해지기 시작하면서

 미리 이웃사랑을 실천하기 위한

 준비 차원에서 이 책을 읽기로 결심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저 누군가를 돕는 부분만 생각하고

 이 책을 선택했던 나의 생각을

 뛰어넘는 무언가가 있는 책이었다.

 사실 기독교인이 접하는 단어 중에는

 그 의미에 대해 명확하게 이해하기보단

 흐름 속에서, 

 그리고 신앙의 과정 속에서 들어온 말씀을 통해서

 어렴풋이 의미를 습득하는 단어들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이 책의 제목인 긍휼이다.

 많은 이들이 긍휼을

 약자를 향한 동정심으로 이해하고는 한다.

 약자들을 바라보며 생기는 불쌍한 마음,

 측은지심으로 인해 그들을 돕기로 결심하는 마음.

 그것을 긍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앞서 말한 것처럼

 긍휼을 동정심이라는 단어와

 동일시하고는 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나니

 긍휼의 고차원적인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이 책 서두에서 등장하는

 빌립보서 2장 1절에서부터 11절의 말씀이

 이 책에서 말하는 긍휼의 참 의미이다.

 동정심을 넘어서서

 하늘 보좌에서 누릴 수 있는

 하늘의 권세를 다 포기하고

 연약한 인간의 육신으로

 이 땅에 오셔서

 죽기까지 낮아지시고 복종하시고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 죽으신 그 사실,

 

 그리고 이런 예수님을

 하나님께서 지극히 높이셔서

 모든 이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주라 시인하게 하는 그것, 

 그것이 바로 긍휼임을 이야기한다.

 단순히 누군가를 불쌍히 여기고

 그들을 동정하고

 그들을 돕는 것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닌,

 성육신적인 삶으로

 그들 가운데 들어가고

 그들과 함께 하고

 그들과 함께 울고

 그들과 함께 아파하고

 그들과 함께 웃고

 그들과 함께 즐거워하는 것,

 그것이 바로

 참된 긍휼임을

 이 책에서는 강조하고 있다.

 일본 선교사를 준비하는 가운데

 이 긍휼의 마음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 일본 선교사로서가 아니라

 복음을 전하고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일하는

 선교사의 삶이 바로

 성육신적인 삶,

 긍휼의 삶을 살아야 하리라 생각한다.

 그들의 영혼에 대한

 긍휼한 마음을 품고

 그들 가운데 들어가

 그들을 섬기며

 그들을 위해 헌신하고

 그들을 위해 낮아지는 것,

 그 긍휼의 온전한 의미대로

 삶을 살아가는 것이

 바로 앞으로 내가 살아가야 할

 삶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긍휼이라는 단어,

 묵상과 연구를 통해

 더 깊이 그 의미를 새기고 싶다.

인상깊은 구절

- 우리가 이 땅에 사는 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우리의 삶은 긍휼이라는 특징을 지녀야만 한다. 하지만 긍휼의 삶이 우리의 최종 목표는 아니라는 사실을 짚고 넘어가지 않은 채로 긍휼에 대한 성찰을 마무리지어서는 안 될 것이다. 사실 우리는 긍휼이 긍휼 너머에 있는 무언가를 가리키고 있다는 것을 알 때만 긍휼의 삶을 온전히 살아낼 수 있다. (p.210)

 

제목 : 여우가 잠든 숲 2 (Im Wald)

저자 : 넬레 노이하우스 (Nele Neuhaus/박종대 역)

출판사 : 북로드

장르 : 소설/독일추리소설

읽은 기간 : 2017.09.01~2017.09.04

독서 후기

- 지난 번에 읽었던

 여우가 잠든 숲 1의 포스팅에 이어

 2권의 포스팅을 이어가고자 한다.

 1권에서 수수께끼가 가득하고

 의심이 가득하고

 희생자가 계속해서 등장했다면

 

 2권에서는 본격적인 사건 해결을 위한

 움직임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희생자의 숫자도

 지극히 줄어든다.

 또한 1권에서 비중있게 등장했던

 인물의 비중이 줄어들기도 하고

 그 반대의 경우로 새로운 인물이

 부각되기도 했다.

 어쨋건,

 끈질긴 수사 덕에

 이 사건도 말끔하게 해결한다.

 2권의 뒷부분에는

 그동안 출간되었던

 타우누스 시리즈들을 간략하게 설명한다.

 책을 읽기 전

 뒷부분에 나오는 정리들을 읽어둔 후에

 책을 읽어나갔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저자에 대해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시리즈의 연속이다보니

 주인공인 보덴슈타인과 피아의

 주변 인물들이 많이 등장한다.

 그 중에는 같은 강력반 형사들도 있고

 가족들도 있으며 친구들도 있다.

 

 그런데 이 여우가 잠든 숲은

 주변 인물의 캐릭터가

 사건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요한 축에 대해서

 타우누스 시리즈를 다 읽은 사람이라면

 전혀 반박할 수 없을만큼

 철저한 연관성이 느껴졌다.

 오랜 기간 동안 이어져 온 이 시리즈에서

 주인공 뿐만 아니라

 주변 인물의 캐릭터까지

 연관성을 유지한다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저자 스스로도 이 작업이

 어려운 작업임을 고백하듯

 읽는 내내 과연 저자가 이 책을

 염두해두고 앞 시리즈를 이어나갔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또한 이 책은 수 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솔직히 말해 책의 앞부분에 나오는

 등장인물 소개가 없었다면

 책을 읽은 내내 헷갈렸을지도 모른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는 것처럼

 등장 인물이 많으면

 이야기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간혹 등장인물 소개를 살펴보는 것 외에는

 흐름에 영향이 없었다.

 소위 말해 대작이 아닌가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긴장감 역시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소설을 읽는 동안

 긴장감을 늦추지 못했다.

 더욱이 두 권으로 나눠서 출간될 정도의

 긴 분량이기에 

 작품 속 시간의 흐름이 꽤나 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 속에서 보덴슈타인과 피아가 이야기하듯

 첫 사건이 발생하고 난 뒤

 사건이 마무리될 때까지

 고작 일주일이라는 시간 밖에 흐르지 않았다.

 그 일주일이라는 시간을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구성이 치밀한 이야기 전개였다.

 

 결론적으로 아주 만족하고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이렇게 큰 시리즈를 읽고나니

 다음 시리즈가 언제 나올지 궁금해진다.

 또한 궁금한 것은

 일년의 휴가를 얻은 보덴슈타인이

 과연 강력반으로 복귀할 것인가하는 문제이다.

 물론 피아처럼

 보덴슈타인의 복귀를 강력히 바라는 입장에서

 하는 말이다. 

 그간 읽었던 타우누스 시리즈 가운데

 최고의 책이었다.

인상깊은 구절

- 진실은 어두운 밤중에 어디서나 보이는 등대가 아니었다. 컴컴한 구석에 숨어 있다가 밖에서 끈질기게 파고들어야만 간신히 모습을 드러내는 녀석이었다. (p.2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