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제목을 보고 조금은 냉정하게 느껴지는 제목이다 싶었다. 더 이상 당신의 가족이 아니라는 선언은 쉽지 않은 말이다. 가족이란 참 신비한 관계이다. 다른 관계들의 경우에는 개인의 의지와 환경 등이 어느 정도 영향 아래에서 형성되는데, 가족은 태어날 때부터 내 의지가 아닌 자연적으로 형성된다. 따라서 끊고 싶어도 쉽게 끊을 수 없는 관계가 가족이다. 자라는 중에는 옆에서 가장 의지가 되면서도, 가장 상처를 주고 받는 관계가 된다. 이 책은 가족 안에서 주고받게 되는 상처 되는 행동이나 말과 더불어, 그를 해결하고 가족 안에서 보다 나은 관계의 고리를 형성하기 위한 방법과 관련된 책이다.

  책에서도 계속 언급하듯이 우리가 보는 매체에서는 완벽한 가정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는 것 마냥 여기게끔 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 세상에는 완벽한 가정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깊숙이 들어가면 나름대로의 문제와 아픔, 불완전함을 지닌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책의 전반부에는 대개 실제 상처를 주고받는 사례들을 예로 들어주고 있다. 워낙 다양한 사례들을 실어 놓았기 때문에 읽다보면 한두 개쯤은 자신이 가족 안에서 맺고 있는 관계와 비슷한 모습을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다. 앞부분에는 거의 문제들의 나열이기 때문에 읽다보면 조금 암울해 질 수 있다. 하지만 이 부분은 현실이 그렇다는 것이고 후반부에 가서는 가족 안에서 관계의 재설정부터 시작해서 해결 방법들을 이야기한다.

  가족들이 알게 모르게 무신경하게 내뱉은 나에 대한 비난에 대해서 반응하는 방법, 또 내가 할 수 없는 것 내 한계와 능력을 바로 알고 그에 맞게 행동하는 것, 가족 간 갈등에 대해 잠시 독립을 선언하고 떠나있기 그리고 그 이후에 내가 할일을 매일 하는 것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무엇보다도 표현하기 부분에서 조금 멈춰 시간을 많이 들였던 것 같다. 예전에 개그 코너 중에 말없는 가족이라는 코너가 있었다. 식탁을 가운데 두고 말없이 식사를 하면서 가끔 대화를 나누면, 가족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는 상태로 대화가 오고 가는 것이다. 오랫동안 진정한 대화가 오고 가지 않았음에 생긴 결과이다. 때때로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기 때문에 가족들이 나의 많은 것들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역시 말을 하지 않으면 모르는 법. 표현하지 않으면, 아무리 가까이에 있어도 내 자신을 전할 길이 없다. 그래서인지 지혜롭게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가족에 대한 개념을 다시 설정함으로써 마무리한다. 읽으면서 이 세상에는 완벽하게 행복한 가정도, 완벽하게 불행한 가정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겼다. 다만 가족 나름의 불행한 요소들을 하나둘씩 제거해 가면서 행복한 가족을 위해서 함께 애쓰는 것이 진정한 가족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가족들과 건강한 관계를 맺으며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원한다면, 우선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들여다볼 수 있어야 한다. 내가 무엇 때문에 기분이 상했는지, 무엇을 참고 있는지를 나 자신에게 솔직하게 묻고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나의 깊은 내면으로 들어가 거짓 없는 나와 만날 수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하다. 그러고 나면 내가 허용할 수 있는 것과 허용할 수 없는 것을 깨닫게 되고, 그때야 비로소 가족 간의 바람직한 '한계설정'을 할 수 있다. .......'한계설정'을 한다는 것은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분명히 알고 그것을 표현하는 것이다. 원칙 없이 그저 불평만 늘어놓아서는 아무것도 변화시킬 수 없다. 한계설정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관계는 그 자리에 그냥 멈춰 있는 것도 아니고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나빠진다. (나는 더 이상 당신의 가족이 아니다, p.176 )

가족은 우리 인생의 목표나 대단원이 아니다. 가족의 문제는 그것 때문에 절체절명의 함정에 빠져 허우적댈 일이 아니며, 다른 모든 일을 제쳐놓고 그것을 최우선으로 두고 몸부림칠 일도 아니다. 가족은 단지 내가 이 세상을 살아가며 겪는 수많은 소중한 경험 중의 하나일 뿐이다. 내 삶이 가족으로 인해 자꾸 질곡에 빠지고 혼란의 소용돌이에서 헤매게 된다면 이제는 그 상황에서 벗어나자. 나를 더 이상 불행 속에 방치하지 말자.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면 놓아 버릴 줄도 알아야 하며, 내 삶을 나를 위한 방향으로 이끌 수 있어야 한다. 원하고 노력한다면 얼마든지 놀라운 모습으로 변화할 수 있다. 내가 가족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 모두가 서로를 행복하게 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우리 모두는 행복해지기 위해 여기에 있다. ( 나는 더 이상 당신의 가족이 아니다, p.290-291 중 )

본 서평은 씨네21북스에서 무료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물론 서평 내용은 필자의 주관적인 의견입니다.

  서른을 앞두고 심리적으로 다양한 생각들이 찾아오는 요즘, 만나게 된 좋은 책이다. 심리적으로 독립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서 머뭇거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이 책을 보게 된 것이다. 심리와 관련된 책임에도 미리 짐작했던 것보다는 어렵지 않았다. 물론, 이 책에 나와 있는 대로 내 마음을 한번에 돌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내 마음을 좀 더 객관적인 상태로 돌아다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또한 읽다보니 위로를 받는 것 같기도 했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나 자신에게 집중하도록 만든다. 가끔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사람들을 만나고 나면, 왠지 내가 사라지는 것 같다는 생각. 사람들을 만나면서 나보다는 다른 사람에게 내 마음을 많이 집중하다보니 생긴 결과였다. 그런데, 어떤 상황에도 이 책은 내 자신을 더 소중하게 여겨야 함을 보여준다. 많은 사람들 틈에서도 내 자신을 찾는 방법이랄까 하는 것을 말이다. 책에는 다양한 사람들의 사례가 소개되고 있다. 대개는 심리학자인 작가가 상담했던 내용들이 위주이다. 그런 사례들을 읽다보면, 가끔씩 공감이 가는 내용들을 접할 수 있다. 상황이 나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책 속으로 감정이입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에게 했던 작가의 이야기를 통해서 나 스스로의 마음을 점검하고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더불어 다음번에 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 어떻게 하는 것이 내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내 마음의 편안함을 위해서 더 좋은 것인지 발견할 수도 있었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관계에 대해 더 민감해지고 신경을 쓰게 된다. 그리고 그 와중에 마음에 다양한 혼란이 찾아온다. 게다가 관계라는 것이 내가 의도한 대로, 내가 바라는 대로 맺어지는 것이 아니다. 또 내 의도와는 다르게 마음이 전해지기도 한다. 어쨌든 관계를 맺으며 만나게 될 다양한 상황들을 사례를 통해서 내가 이미 경험했던 이야기들, 더불어 앞으로 경험하게 될지도 모를 이야기들을 만났다. 그리고 그 속에서 좀더 자유로운 내 자신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보았다.

  쉽게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에서 NO라고 말하는 것,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안에서 나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는 방법,. 또한 상처와 두려움을 핑계 삼지 말고, 내 마음이 원하는 사랑을 하는 것, 가족 안에서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기 등 생활에서 유용한 심리학적인 이야기를 흥미롭게 접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내 문제를 들여다보고 나를 찾아가는 것은 다른 어떤 것보다 중요한 일이다. 내가 누구인지 알아야 내 욕망이 보이고 어떻게 해야 내가 행복할 수 있는지 알게 된다. 나를 모르면서 남들이 말하는 대로 따라봐야 이리 흔들리고 저리 흔들리기만 할 뿐, 내 마음은 채워지지 않는다.

정체성은 배의 엔진과도 같다. 엔진을 갖춘 배는 사나운 파도에 출렁거리면서도 자기가 나아갈 방향을 잃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정체성이 확고한 사람은 세상의 변화에 흔들리더라도 결코 자기가 나아갈 방향을 잃지 않는다.........

내 정체성을 알면 나를 더욱 소중하게 여기게 되므로 자신감이 생긴다. 남보다 내가 잘나서가 아니다. 내가 세상에 존재한다는 엄정한 사실에 눈을 뜨기 때문이다. 생명의 소중함은 존재한다는 사실, 그것이면 충분하다. (독립연습, P.87~88중)

본 서평은 생각연구소에서 무료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물론 서평 내용은 필자의 주관적인 의견입니다.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나도 오늘 무슨 일을 하고 있으며,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도 내가 없는 곳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다. 이 책에 등장했던 일들은 내게는 익숙한 일들은 아니었다. 쉽게 볼 수 없었던 일들을 넓은 눈과 좁은 눈을 가지고 들여다보고 있었다. 물류, 비스킷 공장, 회계, 항공 등 넓은 풍경부터 시작해서 그 속에서 일어나는 사람과 사람들의 이야기들, 또 한 사람의 내면에서 일어나고 있는 생각들을 전달한다. 무엇보다 이 책은 알랭 드 보통이 각 일들과 관련된 일터로 직접 들어가 관찰한 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보다 세심하고 세밀한 일과 관련된 묘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 속에서 경험하는 인간의 갖가지 감정들을 이야기한다.

  책을 읽다보면, 내가 굳이 이런 나와는 관계가 별로 없어 보이는 이런 직업들을 알 필요가 있는 것일까 하는 궁금증도 생긴다. 그리고 굳이 알지 않아도 되는 부분까지 세세하게 전달해 주는 이유는 무엇일까 라는 생각도 해 보았다. 그리고 내려진 결론은, 아마도 알랭드 보통은 이 책을 통해 내가 하고 있는 일과 관련해서 위로를 주려던 것은 아니었을까 했다. 어렸을 때부터 우리는 무엇인가를 꿈꾼다. 그리고 그 꿈은 나이가 듦과 동시에 반비례해서 줄어든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우리는 내가 하게 될 일을 통해서 이 세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싶어 하며 그 속에서 의미를 찾으려 한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더 높은 곳에 올라갈수록 더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수록 그 일의 의미가 더 가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 책은 이런 생각에서 벗어나도록 만든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어떤 일이건, 그리고 그 속에서 느끼는 당장의 감정이 기쁨과 슬픔, 노여움, 즐거움 어떤 것이건 그 속에서 의미를 찾아보라고 한다. 부질없어 보이는 일처럼 생각되더라도 궁극에는 전체 사회 굴레 속에서는 필요한 일인 것이다.

  결국 각자는 그 일 자체가 아닌, 그 일을 하고 있는 내 자신에게로 돌아가야 한다. 일이 내게 어떤 감정들을 선물하더라도 내가 그 속에서 어떻게 대처를 하는가 내 마음은 어떻게 반응하는가 내 행동은 어떠한가 등을 한번 들여다보는 것이다. 이 책은 앞으로 내가 경험하게 될 일터에서의 모습들을 보여주는 듯싶었다. 비록, 직종은 다르지만, 내가 있게 될 곳에서도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는 일터의 모습들이었으며, 나는 그 속으로 들어가 일을 하고 있는 사람으로 살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일을 하면서도 직접 보지 못했던 것들, 못보고 지나쳤을 법한 이야기, 경험했더라면 당황했을지도 모를 모습을 서술자의 시각에 의해서 관찰된 모습으로 한 발 물러서서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그 속에서 일의 의미에 대해 경험하고, 또 배우고 했다. 더불어 작가가 직접 관찰한 일터의 모습들을 사진작가가 찍은 사진과 함께 독자에게 직접 보여주고자 한 부분도 있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많은 사진들도 구경할 수 있었다.

 

일이 의미 있게 느껴지는 건 언제일까? 우리가 하는 일이 다른 사람들의 기쁨을 자아내거나 고통을 줄여줄 때가 아닐까? 우리는 스스로 이기적으로 타고났다고 생각하도록 종종 배워왔지만, 일에서 의미를 찾는 방향으로 행동하려는 갈망은 지위나 돈에 대한 욕심만큼이나 완강하게 우리의 한 부분을 이루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의미 있는 일이라는 개념을 너무 좁혀서, 의사나 콜카타의 수녀나 과거의 거장에게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그렇게 사람들에게 추앙받지 않으면서도 다수에게 보탬이 되는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존재의 짐을 덜어주는 혁신들의 만신전에서 비록 보잘것없을지 모르지만, 그 나름의 자리를 확보할 자격은 있을 것이다.

-일의 기쁨과 슬픔 p.85에서-

 

본 서평은 은행나무에서 무료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물론 서평 내용은 필자의 주관적인 의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