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나 여호와께서 기다리시나니 이는 너희에게 은혜를 베풀려 하심이요.일어나시리니 이는 너희를 긍휼히 여기려 하심이라.
대저 여호와는 정의의 하나님이심이라. 그를 기다리는 자마다 복이 있도다." _ 이사야 30:18
기다림에 익숙한 사람이 있을까?
지금 잡히지 않는 어떤 것때문에 초조하거나, 미래가 불확실하거나 바라는 것을 기다리고 있거나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거나.
모두가 오래 참아 인내해야만 얻어지는 것들이다. 성경에서 기다리는 순간에는 언제나 고난이 함께 한다. 그 고난은 축복의 길목을 지키고 있다.
물론 사람들은 미래를 알지 못한다. 그 미래에 대한 소망과 열망이 기다림을 가능케 하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 희망 한 자락을 사람들은 붙잡고 살아가는게 아닐까.
좀 안심되는 건 하나님께서도 그 때를 기다리신다는 말씀이었다. 때가 이르지 않은 일엔 완전함이란 없다. 때가 이르러야 모든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
참 어려운게 이 때의 시간은 그 누구도 알려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 그 시간 그 순간에 모든것이 이루어진다면 좋겠지만 세상사는 그렇게 단순하게 흘러가지 않는다.
여기에, 꿈꾸는 사람 요셉이 나온다.
그는 한 나라의 총리가 되기까지 온갖 고난의 풍파를 거쳐온 인물이다. 어릴때는 형제들의 시샘에 타국에 팔려갔고, 그 곳에선 장군의 아내의 유혹을 거절했다는 이유로 감옥에서 몇 년을 무고하게 지내야 했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이 나중에는 그 형제들과 많은 사람들을 살리기 위한 하나님의 계획아래 이루어진 일이었다. 솔직히 이 고난에 순종하며 따르는 삶은 하나님이 어느 순간에나 함께 하셨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는 하나님이 뜻을 알고 있었고, 말없이 순종하며 그 모진 시간들을 견딘다. 그리고 나중에 총리에 올라 위기에 빠진 형제와 아버지를 살리고 민족을 구제하기에 이른다. 굴곡진 인생의 어귀마다 하나님은 그를 더욱 단련시키신다. 기다림은 이렇게 그냥 지나가는 시간이 아니다.
기다림은 좌절하고 포기하라는 시간이 아니라, 그 시간을 알차게 훈련하고 준비하는 시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 시간을 내게 허락하신 하나님의 뜻을 알고자 기도하는
시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무엇보다 그 답보상태의 지루한 시간들을 제자리 걸음이 아니라 한 걸음씩 내딛는 시간들로 채워야 한다는 것.
" 믿음이란 길이 보이지 않아도 한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
믿는다는 것은 기대한다는 것, 소망한다는 것._ 이 책을 읽으며 많이 반성했던 점은 믿는다고 하면서도 하나님이 내게 품고 계신 계획을 궁금해 하거나 알고자 하는 기대' 뭐 이런것들이 내겐 희박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저 교회에 충실하고 관계에 성실하며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살아온게 아닌가. 세상에 대한 호기심은 왕성한데 비해,
정작 중요하게 생각해야할 하나님이 나를 통한 계획에는 나몰라라' 하면서 살아온게 아닌가 싶다. 내가 생각해놓은 인생 계획에 하나님의 계획따윈 저멀리 우주로 날려버린꼴이다. 자신의 계획이 혹여라도 잘못될까 노심초사하며 살아왔을뿐, 하나님이 내게 원하시는 일은 관심밖이었다.
아마도, 그 계획이 나를 더욱더 기다리게 만들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기다리게 하시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그 계획이 나의 이기심뿐이 경우일때도 있고, 나의 몫이 아닌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리고 결국 이루어질 일은 자신의 분깃에 맞게 그 때에 이루어진다. 언제나 조바심을 내며 기다리는 그 시간이 어찌보면 한 순간이 아니었나싶다.
기다리는 그 시간은 더 길게 느껴지는 법이니깐.
가장 강한 사람은 끝까지 걸어가는 사람입니다. 때로 빠르지 않아도, 때로 강렬해 보이지 않아도 한결같은 걸음으로 한 걸음 한 걸음을 내딛는 사람입니다._
탕자를 기다리시는 하나님
성경에서 탕자의 이야기는 유명하다. 소설에도 간혹 등장하기도 한다.
아버지의 재산을 일찍 물려받아 방탕하게 살다가 모든 재산을 잃은 후, 뒤늦게 아버지의 종보다 못한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회개하며 돌아오는 아들의 이야기다.
돌아온 아버지는 그를 야단치거나 나무라지 않고 사랑으로 대접한다. 너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다시 예전의 아버지의 아들의 지위를 아무 조건없이 용서하며 내리신다.
이 말씀은 회개하는 사람을 용서하시는 하나님을 비유하는 말이기도 하다. 늘 의구심이 들었던 부분을 이 책이 속 시원히 해결해준다. 그 곳엔 아버지의 곁에서 동생이 돈을 흥청망청 쓸 동안 아버지에게 순종한 형이 등장한다. 대수롭지 않게 비난하는 한 사람으로 지나칠 수도 있는 인물이지만, 실상은 이 사람이 가장 이해되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동생을
정죄하는것이 당연하다. 생각하기도 했다. 자신은 최선을 다해 아버지의 재산을 지키며 고생을 하며 지내왔는데, 갑자기 나타난 동생이 아버지가 자신에게 줄 분깃을 반으로 만들었으니
원망되고 분하지 않을수 없다. 이렇게 단편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형은 자신안에 자신 밖에 없음으로 아버지의 마음도, 동생에 대한 사랑도 외면한 채 오로지
가슴 속엔 자신의 것으로 가득했다. 흠.. 누군가를 겉으로야 정죄하지 않을 지 모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 안에 자신을 제외시키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나 또한 그럴테고. 그 형이 보여주는 모습은 그 당시 율법에 충실한 유력자들의 모습을 닮아있다. 현대의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해당하는건 비밀도 아니다.
무조건적인 기다림의 하나님을 여기에서 다시한번 만나게 된다. 용서할 수 없는 죄도 그동안의 잘못도 하나님은 기다리며 인내하고 계신다.
기다림이 형벌이라는 사람도 있지만, 하나님은 기다림을 기쁨으로 준비하고 계셨다. 돌아온 탕자를 대하는 그 아버지의 마음처럼 오직 돌아온 아들을 사랑으로 안아주는 것으로.
하나님은 기다림을 허락하시지만, 그 기다림은 막힌 상태가 아니라 다음을 준비하는 시간이다.
기약없는 기다림에 힘들어하기보다는 그 길 끝에 만나게 될 축복을 기대하며 기쁨으로 기다려야한다.
어쩌면 하나님은 우리에게 시간을 벌어주고 계신지도 모른다.
그 길을 걷기위한 여정은 한 발자욱만으론 달성되지 않는다.
한 발자욱, 한 발자욱의 믿음의 시간이 걸려야 당도할 길일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