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는 프로그램을 가지고 까작까작 거리면서 익히는 것이 제일 편하고 재미있다.

무엇인가를 만드는 기쁨.

아렌트는 인간의 노동은 생산의 기능과 유희의 기능이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는 이 두 기능을 동시에 만족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까작까작 거리며 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걸린다고 생각될 때, 

그리고 무엇인가 앎에 대한 기쁨과 성취에 대한 기쁨을 빨리 누리고 싶을 땐,

그럴땐 책의 도움이 제일 좋다. 물론, 옆에서 하나하나 가르쳐주는 사람이 있다면야 좋겠지만, 어디 현실이 그런가.

 

'맛있는 디자인'이라고 제목을 붙였는데, 무엇인가를 만들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확실히 '맛'이 있는 책이다.

누가 제목을 지었는지 모르겠지만, 출판사의 카피라이터에게 경의를 표한다.

 

 

권력이 남용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배치를 통해

권력이 권력을 멈추게 해야 한다.

'개인이 아닌 시민으로 살기'라는 부제가 있는, 《몽테스키외&토크빌》은 프랑스 철학자가 바라보는 국가와 민주주의에 대한 설명서이다. 김영사의 '지식인마을' 시리즈는 확실히 읽기에 부담이 없다. 교양서적으로서의 적절한 난이도와 함께, 구성 자체도 진입턱이 낮도록 했다는 점에서 일반 독자에 대한 배려가 깊다.

다만 이번 책은 '토크빌'보다는 '몽테스키외'에 비중을 많이 두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그동안 읽은 다른 책들은 기계적이든 실질적이든 균형을 맞추어 서술하였는데, '몽테스키외'에 치중하고 있다는 것이 너무 뚜렷하게 나타난다. (물론 다 읽고 난 후엔 그럴 수밖에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선 몽테스키외의 《법의 정신》으로 시작한다. 아마 그럴 수밖에 없었으리라. 

 

유럽에서 형성된 근대정치학은 자연권 사상과 그에 근거한 사회계약론을 기반으로 했다. 영국에서 홉스나 로크, 대륙에서 흐로티위스, 스피노자, 푸펜도르프 등은 자연 상태의 자유로운 계약을 설정했다. 자연 상태에서 개인은 자신의 판단에 따라 행위하고 자신의 생명과 안전, 나아가 소유에 대한 권리를 전적으로 갖는다.

그리고 개인들 간의 충돌이 발생했을 때, '죽음에 대한 공포'를 느끼는 전쟁 상태에 돌입하게 된다. 이 순간 개인들은 상호 간의 계약을 통해 사회 상태로 이행하게 된다. 개인의 연합이 형성된 상태이며, 또한 일부 개인의 양도 권리가 일정한 공권력을 형성하게 된다. 이것이 곧 국가다.

<…>

이에 반해 몽테스키외의 《법의 정신》은 그 대상을 "지구상의 모든 국민의 법률과 다양한 풍습과 관례"라고 명시하고 시작한다. 사회계약론자들이 논리적 구성을 통해 자신과 대상을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면, 그는 그들과 구별되는 구체적인 대상임을 명시하고 있다. "이러한 주체는 사람들 사이에서 수용되고 있는 모든 제도를 이해하는 것인 만큼 매우 광범위한 것"이었다. 즉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사회에 대한 구체적이고 경험적인 분석을 제시하고 있으며, 또한 역사적인 변화의 과정을 추적하는 역사적 방법론을 택하고 있다.

따라서 몽테스키외는 종교, 기후, 토지의 성질 및 인구의 크기가 집단 생활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를 살펴보았다. (…) 바로 이러한 다양한 요소들이 모두 한 덩어리가 되어 '법의 정신'을 구성한다고 몽테스키외는 말한다. 따라서 입법자는 정체의 원리에 반하지 않는 한 국민의 정신, 즉 법의 정신을 따라야 하며, 우리는 본성에 따라 정치체를 구성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바람직한 것이라도 주장한다.

몽테스키외가 바라본 정치체를 설명하기 위한 도입부이다. '공화정, 군주정, 전제정'. 아무래도 당시의 현실에 비추어본다면 '공화정'에 대한 설명 비중이 크다. 하지만, 내가 관심있게 읽은 부분은, 몽테스키외가 바라본, 정치제가 부패하는 이유이다.

 

몽테스키외는 각 정체의 부패는 거의 그 원리의 부패에서 비롯된다고 개관한 후 개별 정체의 부패에 대해 분석한다. 군주정은 명예에 의존하고 전제정은 공포에 의존하는 것이 그 정체의 원리다. 군주정에서 명예는 야심과 관련된다. 공화정에서 야심은 위험한 것이지만, 군주정에서 야심은 여러 가지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으며 그 정체에 생기를 불어넣기도 한다. 군주정에서는 공화정의 주요한 원리인 덕성은 오히려 전혀 필요가 없고 그 자리에 법률이 대신한다. 각각의 정체는 그 본성과 원리를 가지고 있으며 그것으로부터 분리될 때 그 정체는 타락, 부패하는 것이다.

<…> 민주정체의 부패는 시민들이 평등의 정신을 상실했을 때, 덧붙여 극단적인 평등의 정신을 가지게 되어 명령하는 사람으로 선출된 사람과도 시민들이 평등하게 되고자 하는 때에 발생한다고 말한다. 이렇게 되면 인민은 스스로 위탁한 권력마저 인정할 수 없고 만사를 스스로 행하고자 하며 원로원을 대신해서 심리하고 집정관을 대신해 집행해 재판관 전부를 파면하려 한다. 이러한 경우 국가에는 이미 더 이상 덕행이 있을 수 없다고 단언한다. 몽테스키외는 이러한 현상을 '극단적인 평등의 정신'이라는 말로 정의했다. 이 극단적인 평등의 정신은 한 사람의 전제정치로 이어지게 된다고 경고한다.

'민주정체의 부패는 시민들이 평등의 정신을 상실했을 때, 덧붙여 극단적인 평등의 정신을 가지게 되어 명령하는 사람으로 선출된 사람과도 시민들이 평등하게 되고자 하는 때'는 언제인가? 그것은 아마도, '선출된 사람'이 자신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민주정체'라는 정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자신을 '절대 군주'로 착각하였을 때가 아닐까? 그때 시민들은 '민주정체'가 가져야 할 덕목인 '평등에 대한 사랑'을 깨우쳐 주는 것이리라. 그것을 우리 사회에서는 ​'촛불 혁명'​이라고 하지 않던가?

 

글쓴이는 몽테스키외가 권력의 분립을 주장하면서, 

민주정이나 귀족정이 본질상 자유로운 정치체제인 것은 아니며, 정치적 자유가 실현될 수 있는 조건은 '절제된 정부gouvernement modéré'라고 말한다. 절제된 정부란 바로 권력의 남용이 발생하지 않는 정부를 의미하는 것이다. 그리고 권력의 남용을 막기 위해 필요한 것은 '권력이 권력을 억제하도록 배치하는 것이다.

고 하였다고 말한다. 그러나, 나는 이 책의 부제가 말하듯, '개인이 아닌 시민으로 살'때에 비로소 권력의 남용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몽테스키외, 민주주의, 시민, 토크빌

 

푸른 하늘을 제압(制壓)하는

노고지리가 자유(自由)로웠다고

부러워하던

어느 시인(詩人)의 말은 수정(修正)되어야 한다.

 

자유(自由)를 위해서

비상(飛翔)하여 본 일이 있는

사람이면 알지

노고지리가

무엇을 보고

노래하는가를

어째서 자유(自由)에는

피의 냄새가 섞여 있는가를

혁명(革命)은

왜 고독한 것인가를.

 

혁명은

왜 고독해야 하는 것인가를.

• 김수영, <푸른 하늘을>

 

김수영 시인은 <푸른 하늘을>이라는 시에서, 우리가 '자유'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피의 냄새'를 맡을 수밖에 없으며, '혁명'은 고독한 행위라고 노래하고 있다.  정녕 '자유'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피의 냄새'를 맡을 수밖에 없는 것일까?

 

 

한나 아렌트의 {혁명론}을 옮긴 홍원표는 머릿글에서,

 

 "새로운 시작이란 의미에서 변동이 발생하는 곳, 완전히 상이한 정부 형태를 구성하기 위해 폭력을 사용하는 곳, 새로운 정치체를 형성하고자 폭력을 사용하는 곳, 억압에서 해방되는 궁극적인 목적을 적어도 자유의 확립으로 상정하는 곳에서만, 우리는 비로소 혁명에 대해 언급할 수 있다. <중략> 우리는 혁명의 목적이 자유의 확립이고 반란의 목적이 해방이라는 것을 괘념한다면, 정치학자는 훨씬 조용하게 진행되는 혁명과 헌법 제정에 손상을 입혀가면서 제1단계의 갑작스런 반란과 해방운동, 전제정에 대한 봉기를 조하려는 사가의 함정을 어떻게 피할 것인가에 대해 최소한 알아야 할 것이다." 

 

고 언급하고 있다. 그렇다면 '변동이 발생하는 곳'은 어떤 곳인가? 그 어떤 변동이기에 '폭력'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것인가? 여기서 우리는 아렌트의 말을 들어보도록 하자.

 

"혁명은 시간의 연속체에서 어떤 위상을 갖는가. 현재(nuncstans)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과거와 아직 존재하지 않는 미래 사이에 영원히 존재하는 틈새다. 현재는 뒤에서 밀어붙이는 과거와 앞에서 압박하는 미래가 충돌하는 전장이다. 시간적으로 보면, 혁명은 "낡은 질서의 종말과 새로운 질서의 시작 사이라는 틈새"에서 전개된다. 구체제는 뒤에서 혁명 과정을 압박함으로써 건국 과정에 영향을 미치고, 혁명 과정을 보완하고 확산시키려는 노력은 혁명 과정에 관심을 갖게 된다. "

결국 아렌트는 '새로운 질서'로 대표되는 새로운 체제를 이루기 위해서는 '낡은 질서'로 대표되는 구체제를 전복하여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폭력'이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새로운 질서'를 이루기 위한 폭력은 모두 용인이 되는 것인가? 그리고 '새로운 질서'란 무엇인가?

아렌트는 제1장에서
 

"혁명은 말할 것도 없이 전쟁 역시 전적으로 폭력에 의해 결정되지는 않는다. 전체주의 정권의 집단 수용소에서 발생한 사례에 비추어 보더라도 폭력이 절대적으로 지배하는 곳에서는, 법뿐 아니라 - 프랑스 혁명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법은 침묵을 지킨다. - 모든 사람들과 모든 것들이 침묵을 지켜야 한다. 폭력은 이러한 침묵 때문에 정치 영역에서 예외적 현상이다. 왜냐하면 인간이 정치적 존재인 한, 그는 언어 능력을 부여받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며 언어 능력을 지닌 존재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두 가지 정의(定義)는 서로 보완하며, 양자는 그리스 도시국가의 삶에서 이루어지는 동일한 경험과 관계가 있다. 여기서 문제의 핵심은 폭력 자체가 말을 할 수 없다는 것이지 언어가 폭력에 직면했을 때 무기력하다는 것은 아니다."

 

고 말하고 있다. 즉, '폭력'은 '침묵'하지 않는, 언어의 또다른 측면이라고 보고 있다. 그리고, 언어 능력이 존재하는 한, 언어를 통해, 정치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폭력'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 "필연적인 전쟁은 정당하다. 다른 곳에는 희망이 없고 군대에만 희망이 존재할 경우 군대는 숭배된다."라는 '리비우스'의 말을 인용하고 있다. 결국, 폭력이란, 그 어떤 대체적 방법이 없을 때, 최후에 사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폭력'을 사용하면서까지 이루고자 하는 '새로운 질서'란 무엇일까? 김수영 시인이 말한, '자유'란 무엇인가? 우리는 흔히 '자유'란 인간이 태어나면서 가지고 있는, 본래적인 권리로 이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자유가 억압된 현실은 부조리한 사회이며, 이를 정상적인 사회로 되돌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사회는 '촛불'을 들고 일어선 것이다. 하지만, 아렌트는 '이소노미'를 언급하며  '자유'에 대해 조금 다르게 해석하고 있다.

 

"정치 현상으로서 자유는 그리스 도시국가들이 형성되던 당시에 나타났다. 헤로도토스 이래 자유는, 지배받지 않는 조건 아래서 시민들이 함께 생활하는 정치 조직, 지배자와 피지배자를 구분하지 않는 정치 조직의 한 형태로 이해되었다. '비지배'라는 개념은 '이소노미'(isonomy)라는 용어로 표현되었다. <중략> '비지배'란 사실 또다른 형태의 지배일 뿐이다. 그것은 최악의 정부 형태, 즉 민중의 지배다."

"이소노미가 평등을 보장한 것은 모든 인간이 평등하게 태어나거나 창조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도리어 본질적으로 평등하지 않으므로 법을 통해 자신들을 평등하게 만들어 주는 인위적인 제도, 즉 폴리스를 필요로 했기 때문이다. "

 

대체 '이소노미'는 무엇인가? '이소노미'는, 인간이란 원래 평등한 존재가 아닌, 불평등한 존재라는 본질적 속성을 가졌다는 것을 전제로 출발한다. 그리고 이러한 불평등한 존재들이 모인 사회 공동체에서 평등한 존재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정치적, 법적 권리가 평등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정녕 본질적으로 불평등한 존재인가? 사실 나는 '인간'이 불평등한 존재라고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아니, 인간의 역사는, '인간'의 본질 자체가 불평등하다기보다는 태어나면서부터 불평등한 사회 구조 속에서 불평등하게 존재하고 있음을 안다. 그렇기 때문에 인류는 이러한 불평등한 사회구조를 좀더 평등한, 자유가 확장되는 사회 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그것이 우리 인류의 역사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이소노미'는 또다른 관점에서의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이 정치적으로 모두가 평등한 권리를 가지고 있다면, 지배자와 피지배자를 구분하지 않는 정치 조직을 이룬 사회 속에서 살고 있다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유토피아로 다가올 것이다.

 

한나 아렌트의 {혁명론}는 이상적인 사회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인류 역사가 행한 '폭력'. 아니, '혁명'으로 '프랑스 대혁명'과 '미국 건국'의 과정을 예로 들고 있다. 그리고 '프랑스 대혁명'이 가지는 의미와 한계에 치밀하게 분석하면서, '미국의 건국'이 갖는 의미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나는 프랑스, 미국은 차치하고 현재의 대한민국 사회 속에서 어느덧 전설로 퇴색되어가는 '촛불'이 진정으로 '혁명'인가를 생각한다.

 

 

형들이 모이면 술마시며 밤새도록 하던 얘기 되풀이해도 싫증이 나질 않는데

 

형들도 듣기만 했다는 먼 얘기도 아닌 바로 10여년전에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지구 안에 어떤 곳에

 

많은 사람들이 머리에 꽃을 머리에 꽃을 꽂았다고

 

거리에 비둘기 날고 노래가 날고 사람들이 머리에 꽃을

 

그건 정말 멋진 얘기야 그러나 지금은 지난 얘기일 뿐이라고 지금은 달라 될 수가 없다고

 

왜 지금은 왜 지금은 난 보고 싶은데 머리에 꽃을 머리에 꽃을 머리에 꽃을 머리에 꽃을~

• 들국화, <머리에 꽃을>

 

 

많은 사람들이 촛불을 들고, 광화문과 서초동과 전국을 노랗게 물들이던 시절

다만 과거 이야기 속의 한 장면으로 물들어 있을 뿐,

그것은 한낱 아련한 추억이고, 전설일 뿐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두렵다.

 

아렌트는 {전체주의의 기원}에서, 사회적 지위를 잃은 계급은, 악덕의 형태를 띤 범죄를 자신의 구조 안에 편입시킴으로써, 범죄자를 허용하고 공적으로는 범죄를 자행하면서 폭민 조직을 통합하고 확립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이들은 '범죄'를 '단지 악덕일 뿐'이라고 말할 것이라고 한다. 아무런 죄의식도 없이, 단지 '악덕'일 뿐이라며.

그래서 다시 아렌트는 강조한다. "범죄는 처벌받으면 되지만, 악덕은 박멸의 길밖에 없다'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촛불'은 '혁명'일까? '촛불은 분명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과거'와의 단절을 이룰 수 있는 단초를 만들었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단초일뿐. '아직 존재하지 않는 미래'로 가는 '틈새'를 만들어 내지는 못하였다. 그 틈새를 만들어내기 위하여, 악덕을 박멸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도대체 우리는 무엇에 취했던가? 한 시대에 대한, 그 시대를 긍정적으로 보든 부정적으로 보든 상관없이, 종말을 고하도록 했어야 했다. 그래야 새로운 시작을 맞이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끝을 맺지 못함으로써, 아직까지 시작도 하지 못하고 있다.

 

정녕 '촛불'은 '혁명'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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