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중산층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프랑스에선 중산층이란 교양이 풍부하고
외국어 한두 개는 부담없이 말하는 사람들이라지만, 한국에선 평균 이상의 소득이 있고,
적어도 당장은 집 때문에 고통을 받지 않는 사람들로 설정하면 될 것 같다.
줄어드는 중산층. 유령처럼 떠도는 하우스 푸어란 말. 비정규직의 증가.
남편이 직장을 잃으면, 아내들 그러니까 아줌마들이 세상에 나가 돈을 벌어야 한다.
그런데 신묘한 수가 없는 한, 경력 없는 40대의 아줌마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식당 일과
가사도우미 같은 몸을 쓰는 일 뿐이다. 하루 12시간 일해도 월급은 100만원이 넘지 못한다.
<강한 아줌마 약한 아줌마>에 나온 노인 간병을 하는 아주머니는 딱 100만원만 받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말한다. <4천원 인생>에 등장했던 무거운 곰탕 그릇을 나르고
실없는 손님의 수작에 감정 노동까지 하던 아주머니들도 사정은 마찬가지.
<빈곤의 경제>를 보면, 바다 건너 미국의 웨이트리스 아주머니들도 비슷한 일을 겪는다.
열심히 일하면 먹고 사는 문제는 해결되는 사회, 많이 이들이 그런 사회를 무섭게 바라고 있다.
이제는 '성장 우선'이란 숙취에서 깨어나 '사람답게 사는 세상'으로 뚜벅뚜벅 걸어가야 한다.
중산층과 빈곤층 간에 사다리 칸수가 그리 많아 보이지 않은 까닭도 있다.
계산적으로 생각해 봐도, 진짜 그렇다.
이 책(<강한 아줌마 약한 대한민국>)에 등장하는 많은 주부노동자들의 한결같은 바람은
고용 안정과 함께 하루 8시간 일하면서 한 달에 100만 원을 버는 것이다.
그렇다면 일단 최저임금부터 올려야 한다.
2012년의 최저임금은 시급 4,580원으로 한 달이면 95만 7,200원이다. 채 100만 원이 안 된다.
최소한 전체 노동자 평균임금의 50%인 5,410원은 되어야 한다.
- <강한 아줌마 약한 대한민국>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