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공책 '자료24'에 그려졌던 생쥐 깜지가 공책 밖으로 나와, 엄마라고 부르는
건망증 작가와 함께 동화속 마을로 여행을 떠나면서 겪는 에피소드다.
책을 읽기 전에 가졌던 생각이랑 다른 방향으로 흐르는 동화의 내용에 잠시 의아 했지만,
읽고 나니, 생각하지 못했던 동화 이면의 이야기와 익히 알아왔던 동화책 내용에서 다각화된
시선으로 이야기를 생각해 보는 생각을 업그레이드 시켜 주는 책이었다.
영국 런던의 켄싱턴 공원에서 만난 '피노키오', 영국 윈더미어의 힐탑을 배경으로 그려지는
피터래빗에 나오는 고슴도치 아줌마 세탁부 '티키윙클부인'과의 만남,
스웨덴 빔메르뷔에서 만난 '삐삐',이탈리아 콜로디에서 만난 '피노키오'..
모두 깜지의 시선으로 만나고 건망증 작가는 한 발 물러서 로드맵만 제시하지만
깜지의 말에서 작가의 약간 소심하고 덜렁대는 성격을 느낄 수 있어서 재미가 더했다.^^
피노키오가 아이인 채로 만 살아야 하는 이유에선 작가의 아픈 기억이 투영되고,
세탁부 티키윙클부인의 얘기에선 피터래빗의 귀여운 주인공들의 탄생배경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작가의 아름다운 마음이 그대로 묻어 나왔다.
삐삐의 마을에선 작가를 통해 어른들도 똑같이 아이들처럼 뛰놀고 싶어 한다는 동심의 회귀를..
아픔이 많은 피노키오는 거짓말과는 먼..정직하고 꿈을 간직하고 살아가는 소년으로 ,
안데르센의 고장에서 만난 한스를 통해 외톨이였던 안데르센과 입양아들의 삶을
조심스레 조명하고 있다.
책 뒷면 보너스로 딸린 여행정보엔 주인공 깜지가 그려져있다는 '자료24' 공책에 기록된 듯한..
작가가 다녔던 곳의 지도, 사진, 배경이된 동네,동화와 관련된 유적지,작가의 간단한 프로필과
이야기의 탄생배경이 세세히 적혀있어..동화의 이해를 도우면서도,
"아..이길로 이렇게 따라가면 주문에 걸린 마을로 들어갈 수가 있구나.'싶은 설렘을 느끼게 해준다.
이야기 중간에 그려진 건망증 작가의 행동과 성격은 실제 황선미 작가의 행동과 성격으로 오버랩되어
더 인간적이고 친숙하게 작가가 다가왔고, 보너스에 가끔 등장하는 사진을 통해 그 모습을 확인
할 수있어 좋았다.(동화작가들은 사진들이 잘 없어서 궁금했던 참이었다.^^)
나도 언젠간 이 책을 들고 확인을 하듯, 답사를 하듯..
작가가 묵었던 호텔이며, 그림을 샀던 그 거리에서 그들을 만나고 올 수있다면...
마음만 둥실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