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영혼을 조각하는 경험이라고 합니다. 이 외에도 사랑과 관련된 책들을 좋아해서 많이 읽었는데 문득 이별에 관한 책은 별로 읽어보지 않아서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지 궁금했습니다.. 심지어 이별에 관련된 시라고 해서 더 흥미가 생겼습니다. 솔직히 사랑과 관련 된 책은 나 자신이 그 상황에 있을 때 더 몰입이 잘됬던 기억이 나는데 이별에 관련된 시를 읽어보면 나에게 어떤느낌으로 다가올지 기대가 되는 책이기도 했습니다. 감사하게도 내가 사랑한 것들은 모두 나를 울게 한다라는 책을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이 책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책 겉 표지만 보아도 아픈 이별은 시가 된다 라던지 사랑, 삶, 그리고 시 라던지 잠시 이별에 대한 느낌을 잠깐 연상시키는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시인들의 언어 속에서는 이따금씩 침묵과 연결되어 있는 진정한 말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이별에 관련된 시는 어떤 함축된 표현들이 있을지 궁금했습니다.

이 책 속의 시들의 선택 기준은 시를 읽는 훈련이 되어 있지 않은 사람도 쉽게 공감할 수 있으면서 동시에 깊이와 격을 갖춘 작품들이라고 합니다. 저같은 경우 시집을 많이 읽는 편은 아니지만 최근 겪은 이별도 있어서 이 시들이 공감이 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책에 수록되어 있는 시들의 목록입니다. 제목만 보아도 이별이 연상되는 제목이 있는가 하면 약간 갸우뚱하게 만드는 제목도 있는데 다 읽고 나면 아~ 하고 와닿는 시들이 많습니다ㅠ 이별은 어떤 상황으로라도 인생에 한번 이상은 겪는 일이라고 생각되는데 어떤 시는 너무 공감이 되면서 어떤 시는 왜 이런 표현을 썼을까 하고 생각하게 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여러가지 챕터로 나눠져 있는데 먼저 이별의 도착이라는 부분의 챕터입니다. 이 파트 안에 수록되어 있는 시들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그집 앞이라는 기형도라는 시인의 작품이 기억에 남습니다. 이 책의 장점은 시가 수록되어 있고 바로 그 다음장에 시에대한 해석이나 생각을 정리한 부분이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나는 이렇게 생각했는데 다시보니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겠구나 싶은 문장들도 많았습니다. 이 시에서는 이 세상에 같은 사람은 없다라는 말이 매우 공감갔습니다. 모든 추억은 쉴곳을 잃어버렸으며 간절히 보고 싶고 알고 싶지만 볼 수 없고 알수 없는 사랑하는 사람의 생활이 펼쳐지는 곳을 상상해 보면 슬프게 다가오는 시입니다. 그리고 마종기 시인의 이름 부르기 라는 시도 기억에 남는데 사랑하는 사이에서 불려졌던 이름이 헤어짐으로 인해 사라진 그 기분을 표현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석 부분에서 관계란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주는 것에서 출발한다라는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순서가 조금 다를 수도 있는데 이별의 애도 파트에서도 역시 이 주제와 비슷한 느낌의 시들이 수록이 되어 있습니다. 신미나 시인의 오이지라는 시에서 '꿈속에서도 그런게 미안했다'라는 표현을 읽었을 때 개인적으로 먹먹한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추억은 둘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알수 없는세계라는 것도 공감되고, 해석에서 꿈이 꿈인 줄 아는 것과 꿈이 꿈인 줄 모르는 것 어느쪽이 더 가슴아픈가라는 주제가 기억에 남습니다. 이 외에도 복효근 시인의 목련후기에서 사랑은 소멸까지 품는 것이므로 시인은 목련에서 이별의 추함이 아닌 진정한 사랑의 능력을 보고 그것을 표현했다는 점이 와닿았습니다. 비록 상처로 기억되는 사랑일지라도 사랑은 그 소멸까지 품는 것이고 이별과는 이별할 수 없음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라는 해석도 기억이 납니다. 여러가지 시들과 이 시들의 해석을 보면 내가 했던 이별은 어땠었나, 어떤 느낌이었나 라는 생각도 함께 해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곁을 내준다는것은 누군가에게 자신의 마음을 내비치고 상대의 마음을 받아들일 수 있는 공간을 허락한다는 의미라는 것이 뭔가 마음이 아팠습니다. 헤어지고 이별이 찾아오면 이 공간이 사라지는 것과 같은데 이것을 표현한 시들을 읽으니 뭔가 기억나는 것들도 많고, 상상하게 되는 부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이 챕터 안에서 신철규 시인의 눈물의 중력이라는 시에서 어떤 눈물은 너무 무거워서 엎드려 울 수 밖에 없다는 구절이 있습니다. 얼마나 무거워야 엎드려서 울수밖에 없을까를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김사인 시인의 조용한 일 이라는 시에서는 '곁' 이라는 주제로 시를 쓰셨는데 해석을 보면 곁을 내준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자신의 마음을 내비치고 상대의 마음을 받아들일 수 있는 공간을 허락한다는 의미라고 적혀있습니다. 시의 구절에서 '고맙다 실은 이런것이 고마운 일이다'라는 말이 있는데 사실 함께 사랑을 할때는 모르지만 잃게 되면 확연하게 느껴지는 느낌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곁에 있는 사람은 그저 나를 조용하고 사려깊게 바라보지만 같은 편에 있는 사람은 언제든지 내 안티가 될수 있다는 부분이 공감이 되었습니다.

사랑을 할 때는 믿음이라는 단어가 중요한 듯 합니다. 이  챕터에서는 성미정 시인의 사랑은 야채같은것 이라는 시가 기억이 나는데 단순한 믿음이 아닌 상대를 위해 나 자신이 변해야 하는 것은 변할 수 있고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은 변하지 않을 수 있다는 믿음이 필요하다고 적혀있다. 과연 나의 사랑에서의 믿음은 어떤 믿음이었을까도 생각해보았습니다. 나는 단순이 상대에 대한 믿음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 챕터에서 느낀부분이 개인적으로 많았습니다. 박준 시인의 슬픔은 자랑이 될수 있다 라는 시가 와닿았습니다. 슬픔을 자랑으로 표현하다니...이별을 하면 가장 먼저 와닿는 감정이 슬픔이던데..해석에서는 슬픔은 사람의 마음과 감정을, 생각을 확장시킨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당신에 대한 나의 마음은 당신의 슬픔마저 자랑이 되는 경지다 라는 해석도 기억에 남습니다. 이 시는 상대의 부재에서 오는 자신의 슬픔 위에 상대가 겪고 잇을 슬픔까지 생각하느라 힘든 사람의 가슴 아린 고백이라고 한다. 이토록 힘들고 버거운 슬픔도 자랑이 될 수 있는 이유는 그것이 고결한 감정이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사실 이해가 잘 되지 않기도 하는 부분이기도 했지만 어떤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게끔 하는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이 외에도 이 챕터안의 시에서는 상처와 고통에 대한 내용, 사람이 사람을 용서 할 수 있다는 전제가 있는 내용, 어떤 고통에 대한 시인의 태도를 드러낸 내용 등 생각해 볼 내용이 많은 시들이 수록되어 있었습니다.

 천양희 시인의 가시나무라는 시의 해석에서 행복이 마치 당연히 갖춰져야 하는 기본 상태라 믿는 삶이야 말로 불행에 빠지기 쉽지 않을까라는 주제가 있는데 아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라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행복이 목표인 삶이 아니라고 해서 그것이 불향한 삶이 아니다 라는 말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 보기도 했습니다.

이 책은 살면서 겪는 이별과 상실 그리고 그것들이 할퀴고 간 상처에 연고가 되어 줄 것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저는 시에 대하여 잘 알지 못하지만 읽으면서 스쳐지나가는 기억들도 많았고 한편으로는 이 것은 어떤 마음상태를 표현한 것일까 하고 생각했던 시도 많았습니다. 시 다음에 바로 이 시에 대한 해석과 생각을 적어준 부분이 있어서 제가 읽으면서 생각했던 부분들을 바로 비교하면서 생각할 수 있었던것이 매우 좋았습니다. 이별은 어떤 상황이든 간에 너무 가슴아프고 한편으로 묻어두고 싶은 감정일수도 있는데 이렇게 시로 마주하니 또다른 느낌입니다.

모든 시의 내용을 후기에 담을 수는 없었지만 이별을 겪고 난 뒤 읽으면 정말 와닿고 느껴지는것이 몇배가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저도 과거의 어떤 부분에 대하여 다시 회상해 볼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고 어떤 부분에서는 이별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 볼 수 있게끔 인도해 준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