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 장자
저자: 장자 / 역자: 오강남
출판사: 현암사 / 분야: 동양철학 / 정가: 15000 
시작일: 2013년 7월 19일 / 종료일: 2013년 7월 23일 / 페이지: 432
감상: 현암사의 오강남 해설 장자는 장자가 썼다고 전해지는 내 편과 장자의 후학 및 추종자들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외 편, 잡 편의 중요 부분을 풀이했다. 오강남씨의 해설은 도덕경 때처럼 여전히 좋다.

역시나 '도'에 관한 이야기로 도덕경과 동일한 맥락의 이야기를 하는데.
한 장을 발췌하자면,

도란?
무릇 도가 실재라고 하는 믿을 만한 증거는 있지만, 그것은 함도 없고 형체도 없습니다. 전할 수는 있으나 받을 수가 없습니다. 터득할 수는 있으나 볼 수가 없습니다. 스스로를 근본으로 하고 스스로를 뿌리로 하고 있습니다. 하늘과 땅이 있기 이전부터 본래 있었습니다. 귀신과 하늘님을 신령하게 하고, 하늘과 땅을 내었습니다. 태극보다 높으나 높다 하지 않고, 육극보다 낮으나 깊다 하지 않습니다. 하늘과 땅보다 먼저 있었으나 오래되었다 하지 않고, 옛날보다 더 오래되었지만 늙었다 하지 않습니다.

도에 대해 이야기 하기 보다는 도가 알 수 없는 것이란 걸 말하는 장자이다.
2차원의 존재가 3차원, 4차원의 존재를 인식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그런 맥락으로 도나 신이나 우리가 제대로 알 수 없는 것이 아닐까?
장자는 도를 이야기 했지만 나는 그 이야기를 통해 기독교의 신을 많이 생각했다. 우리는 신이나 도를 제대로 인식할 수도 없고, 말로 표현도 할 수가 없다는 것.
도덕경과 장자를 읽으며, 예전 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을 읽으며 이해했던 인간 수준의 신의 논의에서 벗어나 지금 기독교 인으로써의 나의 인식을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되었다. 
달이 손가락을 가리킬 때 중요한 건 손가락이 아니라 달이다.
진리를 이야기 함에 글이나 말 그대로를 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 알아야 한다는 것. 역시 나에게는 기독교적, 성경적인 이야기로 다가왔다.

장자에 공자가 자주 등장한다. 공자를 놀리기도 하고 진리를 전하는 통로로 이용하기도 하는데 동양 사상의 근본이 되는 공자의 영향력을 새삼 느꼈다.

얼마 전 와이프와 함께 나의 단점에 대해 이야기 한 적이 있는데
나는 사실 남의 말을 잘 안 듣는다. 내가 옳다고, 잘났다고 생각하는 것이 큰 요인인 듯 하다.
장자를 읽으며 잘한 일이 있어도 함부로 뽐내려 하지 않고 겸손하게.
내가 다 옳다는 생각보다는, 다른 이의 말도 세 번 이상 듣고 판단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노자의 도덕경(경구 형식)과는 달리 이야기 형식이라 이야기 자체로 재미가 있는 책이다. 그래서 별 네 개 반을 줄까 했으나 도덕경은 도덕경 나름대로의 맛이 있고 장자는 장자 나름대로의 재미가 있어 차이를 두지 않고 별 네 개로 결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