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은 맨션에서 뛰어내려 자살하고, 한 사람은 지하철 선로로 뛰어든다. 세 번째 사람은 택시에 치여 숨진다. 신문에서 평범하게 접할 수 있는 이 세 죽음에 연관성을 상상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체포된 택시 운전사의 조카는 자신도 모르게 사건의 진상에 조금씩 다가서는데….

소설은 세 죽음을 둘러싼 사건의 진상에 접근해 가는 소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범인을 밝혀 나가는 미스터리이면서, 긴박한 사건들을 다룬 서스펜스이자, 사회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사회소설의 형식을 띄고 있다. 살아 있는 캐릭터들과 현실감 넘치는 사건이 치밀하게 결합되어 있으며, 서브리미널 광고 등의 소재가 등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책 제목이 왜 마술은 속삭인다일까 중반부를 읽는 동안에도 깨닫지 못했는데 다 읽고나니 정말 마술은 속삭여지더라. 책의 마지막에 기타가미 지로가 엮는 글에서 "내가 방심할 수 없다고 한 이유는, 배경이 보이더라도 그것이 결코 핵심이 아니고, 작가가 어디로 안내해 줄 것인지 마지막 페이지까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라고 썼는데 정말 공감. 내가 생각한 반전이 반전이 아니고 마땅히 반전이라고 두둥! 하고 드러나야 할 부분이 미야베에 의해 이거 반전 아닌데? 하며 자연스럽게 드러나버리고. 그래서 끝까지 읽을 때까지 책에서 손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작가인 것 같다. 

 약자에게 강한 미우라 구니히코가 자신이 잘못 된 행동을 하고 있으면서도 뭐뭐!? 하면서 괴롭힘 당하는 애들이 잘못된거야 라는 식의 행동을 하는 걸 보면서 세상엔 저런 사람들이 참 많긴 하지. 말로는 안통하는, 자기 자신이 무조건 옳다고 생각하는. 역시 말이 안통하는 사람과 함께 지내는 건 참 고통스러울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한 동안 가슴이 답답했는데 역시!! 통쾌함에 가슴이 뻥뻥~ 뚫렸다!! 야호!!ㅋㅋ 책을 읽으면서 미야베가 어떻게 나를 유쾌하게 해 줄까 기대하며 읽었더니ㅋㅋ 

 최면술이라는 이색 소재를 중심으로 사건이 일어나는데 나에게는 그렇~게 흥미롭진 않았다. 최면술 보다는 그 주변의 서점직원들 이야기(서점에서 일해서 모은 돈으로 여행을 떠났다가 돈이 떨어지면 다시 서점에서 일하는 사토청년!), 미술부 친구 미야시타 요이치 이야기, 그리고 신일본상사 부사장인 요시타케 고이치의 이야기가 더 재미있었다. ’헤노헤노모헤지’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고.ㅎ
 

 지갑이 화자가 되어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는게 신선하면서 흥미롭다.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은 읽으면 '이거 미미여사 소설이지?' 하고 딱 감이 온다. 뭔가 범인의 사고 패턴이 비슷하다고 해야하나? 범죄 동기라든지 그런게 딱 미야베 소설. 


 이 책 재미있다고 추천받아서 봤는데 정말 재미있었다. 어떤 사건을 배경으로 형사의 지갑이 한 장의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그 다음은 범인의 지갑이, 목격자의 지갑이, 그리고 형사 부하의 지갑이 이야기를 전개해나간다. 지갑들의 말투나 생각들이 어찌나 유쾌한지. 형사가 뇌물을 받을 상황에 처하니까 

"주인님, 그돈을 받아서는 안돼요. 그 돈으로 저를 두둑하게 만들어선 안돼요." 라고 말하는데 지갑이 너무 착해보여서ㅠㅠㅋㅋ 



 지갑마다 지갑나름대로의 성격이 있지 않을까, 그래서 성격 나쁜 지갑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예를 들면 공갈범의 지갑은 나쁜 방식으로 번 돈으로 자신을 채워주길 바라는 지갑 아닐까 생각했었다. 그런데 주인은 못된 성격일망정 지갑은 그런 주인을 불쌍하게 여기거나 그런 행동을 하는 주인을 고개 도리도리 하며 바라보는 정도? 지갑들이 하나같이 다 착하다고 해야하나 그런 걸 보면서 그 지갑의 주인은 정작 악한 성격이라 '역시 인간이 제일 나쁘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사건이 풀려가는 과정이 즐겁고 반전이 흥미롭지만 이 책의 묘미는 아무래도 지갑들이 이야기를 이끌어나간다는 점인 것 같다. 내용이 점점 실마리를 찾아가는 것보다도 지갑들이 사건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말하는게 더 재미있고 흥미롭다. 나는 지갑이다 라니! 정말 신선한 소재아닌가.ㅎ

 

<모방범1>

사람의 손이었다. 팔꿈치 아래쪽. 손가락이 신이치 쪽을 가리키고 있었다. 마치 뭔가를 호소하는 것 같았다.
여자의 비명 소리가 아침 공기를 날카롭게 갈랐다. 그 자리에 뻣뻣하게 굳은 신이치는 반사적으로 손을 들어 귀를 막았다. 
똑같은 일이 일 년 전에도 있었다. 
같은 일이 다시 반복된다. 비명과 피, 그리고 멍하니 바라보는 나.





그리고 아무리 눈을 깜빡여도 종이가방 바깥으로 비어져나온 손가락, 
똑바로 신이치를 가리키던 손가락이 시야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너야, 하고 지목하는 듯한 그 손가락. 바로 너야, 신이치. 너에게 돌아왔어. 놓치고 말았지만, 결국 나는 이렇게 돌아왔어. 
이번에야말로 너를 잡고 말  테야. 
그 손은 바로 죽음의 신이라고 신이치는 생각했다.





밝은 집, 어두운 거리. 
내 딸이 돌아오지 않는다.
마리코, 하고 소리내어 불러보았다. 그때부터 길고긴 기다림의 나날이 시작되었다.

 

 

 

<모방범2>

가키자키 선생은 가즈아키를 위해 도와달라고 했다. 
히로미는 이 선생이 자신이 가즈아키를 바보 취급하면서 부려먹고 있는 것을 전혀 모른다는 사실을 알고 안도했다. 
그러면서도 선생과 친하게 지내는 가즈아키가 부럽기도 했다. 그런 감정이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가즈아키가 부러워서, 가키자키 선생을 만난 뒤로 가즈아키를 더욱 괴롭혔다. 그런 기억도 났다.
 그 기억들은 지금까지 서랍 깊은 곳에 잠들어 있었지만, 그 서랍에는 자물쇠가 채워져 있지 않았다. 
서랍이 열리자 기억들은 차례차례 튀어나왔다. 그 생생한 기억을 떠올리며 히로미는 현기증을 느꼈다. 
 그 여름. 그렇다, 중학교 이학년의 여름이 막 시작된 때였다. 
내가 가키자키 선생을 만난 것은 여름방학 직전, 장맛비가 막 갠 날의 방과 후였다. 
하늘은 너무나 파랗고, 강렬한 여름 햇살이 교정을 비추고, 운동장 위에는 농구 골대의 그림자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곧 여름이 온다. 마음이 들떠 도저히 가만있을 수 없는 날이었다. 
그 또래 소년들만이 가질 수 있는 묘한 흥분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기억, 기억, 기억. 인간이란 존재는 기억으로 만들어져 있는 모양이다. 그런 통찰이 번개처럼 뇌리를 가로질렀다. 
수많은 기억을 얇은 피부 한 장으로 감싸고 있다. 그것이 인간이다. 
어린아이에서 어른으로 성장함에 따라 몸이 커지는 것은 그만큼 피부 속의 기억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지금 구리하시 히로미라는 인간의 피부는 찢어지고, 그것이 감싸고 있던 기억이 바깥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처음에는 서서히, 그러다 점점 폭포수처럼 터져나오고 있다. 
기억이라는 내용이 다 빠져나가버리면, 히로미는 바람 빠진 풍선처럼 그 자리에 풀썩 쓰러지고 말 것이다.
 그렇게 되면, 다시 한번 살면 되지 않을까. 
쭈그러진 히로미라는 그릇에 새로운 기억을 흘려넣어 새로운 히로미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히로미는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그럴 수 있다. 지금이라면 가능하다. 늘 나와 같이 있어주었던 가즈아키라는 진정한 친구가 있으니까. 
가즈아키를 나는 여태 모르고 있었다.  가즈아키, 가즈아키. 가즈아키는 살아 있을까.
살아야 해. 
나도 살고 싶어. 
다시 살아가는 거야. 
다시는 피스에게 속지 않고.
 강렬한 결의에 몸이 뜨거워졌다. 
그러나 그것은 신경중추가 기능을 정지하기 직전에 보이는 마지막 몸부림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죽으면 누가 피스의 거짓말을 꿰뚫어볼 수 있을까.
 그것을 마지막으로 기억의 유출은 끝났다. 히로미는 죽었다. 

 

 

 

<모방범3>

 사건이 이 사람의 인생을 완전히 파괴해버린 것이다. 
지금 여기 이렇게 앉아 있는 노인의 발치에는 그가 성실하게 일하며 지켜온 인생의 파편이 우수수 떨어져 있다. 
한 걸음을 뗄 때마다 이 사람은 그 파편을 밟고, 그것이 부서지는 소리를 들어야 한다.

 

 

추리소설은 빠져들면 아무것도 못하기 때문에 되도록 안읽으려고 하는 편인데 왠일로 도서관에 모방범이 전편 남아있길래 고민 조금 하다가 에라 모르겠다! 싶어 읽기 시작했다. 결국 다음 날, 2,3권 빌려와서 공부는 아예 손 놓고 하루종일 밤 낮으로 모방범만 읽었다. 이 책을 완전히 다 읽고 생각을 정리하지 않으면 다른 일은 아무것도 하지 못할거란 걸 알기에 밥먹는 동안에도 읽고, 잠깨려고 카페가서 커피마시면서도 읽고, 자기 전에 누워서도 읽고,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읽고. 결국 3일 동안 내 머릿 속은 피스와 구리하시 히로미 생각들로 꽉 차 있었다. 추리 소설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하고 범죄수사극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한, 굳이 장르를 구분하자면 한 편의 범죄극인 듯싶다. 총 3부로 이루어져 있는데 대강 말하자면 제 1부는 연쇄살인사건이  일어나 경찰들이 이 범죄를 밝혀내기 위해 수사를 하는 과정, 제 2부는 범인들이 어떤 식으로 살인을 하면서 협박을 하고 시체를 유기하는 지, 범인들의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져있고, 제 3부는 사건이 일단락 된 후 (말 그대로 일! 단락) 진범에 대한 의구심, 매스컴을 통한 또 하나의 가설,  피해자 유족에게 다가오는 사기꾼 등등의 이야기로 전개된다. 

 

1권을 읽어나가는데 ’마에하다 시게코’, ’히로무 사키코’, ’사카기 다쓰오’가 자꾸 헷갈려서, 그리고 ’미즈노 히사미’와 ’히구치 메구미’도 헷갈려서 결국 인물 전개도를 그려가며 읽었다. 보쿠도 경찰서의 형사, 피해자, 피해자의 유족, 용의자, 그리고 그 주변 인물들 이렇게 나눠서 이름을 기록하고 괄호를 해서 특징을 적었는데 예를 들면, 피해자 중 히다카 치아키 (텔레폰 클럽), 가우라 마이(중3, 양아버지) 이런 식으로 했더니 그나마 앞 장을 안뒤적거릴 수 있었다.ㅎ

 

처음에는 너무 몰입을 해서 내가 당사자가 된 것처럼, 돈 때문에 신이치의 가족을 모두 무참히 살해한 살인자의 딸 히구치 메구미가 신이치에게 다가와 우리 아빤 나쁜 사람 아니야, 왜 우리아빠가 너희 가족 죽인 것 때문에 사형을 당해야해? 어쩔 수 없었던 것 뿐이야. 하며 감형탄원서를 써달라고 하는 그 뻔뻔한 행동에 치가 떨렸다. "너희 아빠가 잘못한게 없다고? 아무 관련도 없는 아버지, 어머니, 여동생을 너희 아버지가 죽인 것처럼 너도, 너희 아버지도, 너희 어머니도 아무 상관 없는 사람에게 죽임을 당하는게 훨씬 더 정당한 일이야! " 라고 소리치고 싶었다.

 

그런데 나중에 범인으로 몰린 가즈아키의 여동생 유미코가 피해자의 유족을 찾아가 "우리 오빤 범인이 아니에요!" 라고 말하는 장면을 보고는 뭐라 말 할 수 없는 감정이 생겼다. 진실과 거짓, 내가 보고 싶은 것만 진실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 어떤 관점에 의해 이런 행동은 옳아! 저런 행동은 옳지 않아! 라고 판단된다는 게 어쩐지 혼란스럽게 느껴졌다.  

 

 

"잘 들어. 인간이 사실을 정면으로 마주한다는 건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야. 절대로 그러지 못해. 
물론 사실은 하나뿐이야. 그러나 사실에 대한 해석은 관련된 사람의 수만큼 존재해. 
사실에는 정면도 없고 뒷면도 없어. 모두 자신이 보는 쪽이 정면이라고 생각하는 것뿐이야. 
어차피 인간은 보고 싶은 것밖에 보지 않고, 믿고 싶은 것밖에 믿지 않아."

 

 

 

 

 처음 1권을 읽을 때까지만 해도 피해자의 가족에게, 특히 피해자 마리코의 할아버지 아리마 요시오에게 굴욕감을 느끼게 하고 장난을 치는 것을 보고는 나중에 범인이 잡히면 범인 역시 이 사회의 피해자라고 말하는 사람이 생겨나게 될 거라는 형사의 말에 나는 절대로 공감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게 만든 걸로도 모자라서 히죽거리면서 해서는 안되는 그런 장난을 쳐? 이건 아무리 좋게 볼래도 인간으로 볼 수가 없다고, 아무리 범인이 이 사회의 피해자라고 해도 절대로 공감할 수 없다고 그렇게 생각을 했다.

그런데 그렇게 굳게 다짐을 하고 읽어나갔는데도 모든 걸 알고 난 뒤에는 동정심이 일게 되더라. 그 범인 역시 피해자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렇게 생각을 하니까 여태까지 내가 진실이라고 믿고 있었던 것들이 사실은 내가 눈막고 귀막고 그렇게 믿을거야! 라고 강요했던 내 가치관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마저 들게 되더라.. 읽으면서 그렇게 다짐을 했는데도 말이다.

 

 

 

모방범을 읽고 있으면 내가 겪어 보지 못한 일이기 때문에 어렴풋하게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하고 읽어나가고 있으면 작가가 쓴 심리묘사에 감탄을 하게 된다. 아 이런 느낌이겠구나. 하면서. 아래는 가족 모두가 살해당하고 자신만 살아남은 신이치가 장례식장에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그는 부모와 여동생의 영정을 가슴에 품고 있었다. 
영정사진과 함께 찍힌 쓰카다 신이치의 멍한 표정은 특별한 의미를 띠고 있는 것 같았다.
그것은 폐허 위에 선 인간의 얼굴이었다. 
하룻밤 사이에 모든 것이 부서져버렸다. 그리고 그 자신은 파편 위에 서 있다. 
파편을 처리해야 하는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면 좋을지 모르겠다. 
어느 것이 여동생의 뼈이고, 어느 것이 어머니의 머리카락이고, 어느 것이 아버지의 살인지..

 

 

모방범을 읽으면서 가장 오싹했던 부분은 바로 ’집’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였다. 내가 건축물에 관심이 많아서 그런지 전직형사였던 ’건축가’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공감되기도 하고 집은 사람의 인생보다 오래 존재하면서 집 주인의 비밀들을 숨겨준다는 얘기를 읽고는 생각지도 않았던 부분을 깨닫게 되기도 했다. 

잉꼬 부부로 소문난 집의 아내가 살해당한 사건에 대해 유일하게 그 ’건축가’가 남편을 의심하며 하는 말이, "남편이 왜 이런 집을 지었을까? 이런 집에 사니까 아내를 죽이게 된거야" 라고 말한다. 집 방방마다 전화기가 있다는 것은 자주 전화를 걸며, 언제 전화를 걸더라도 받으라는 압박이고, 2층 집인데도 천장이 이상할 정도로 낮은 것은 바로 집 사람과 아이를 집 속에 가둬놓고 질식시키고 싶다는 마음이 반영된 것이고,넓은 집에 비해  2층 계단이 아주 가파른 것, 남편의 서재에서 부엌과 보일러실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것은 부인을 머리 위에서 언제든 감시하기 위한 것이고 , 집 크기에 비해 창문이 작은 것은 밖에서 안을 보지 못하도록, 부인을 보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결국 이 집은 남편이 질투에 사로잡힌 폭군이라는 것이었다. 읽는데 공감이 가는 것과 함께 너무너무 소름이 돋았다.

 

 모방범을 읽고 나니 자꾸 추리소설쪽에 불이 지펴지려는 마음을 누그러뜨리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조만간 미야베 미유키 시리즈를 섭렵하게 될 것 같다. 걱정되지만 두근거리기도 하고 휴~  으아~ 지금도 미야베 소설을 읽고싶어 못참겠다. 간만에 범죄소설을 읽었더니 자려고 누우면 조금 겁 나기도 하고 문단속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이렇게 현실감 느껴지는 연쇄살인소설을 읽으니 이 사건이 진짜 있었던 것만 같다. 내가 알고 있던 진실이 사실은 내가 보고 싶은 부분을 비추는 진실의 옆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서 (아마도 나는 이런식으로 내 관점에 따라 보아왔던 일들이 아주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완전히 객관적일 수는 없겠지만 진실에 가까운 것을 보려고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