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art 92.
book : Welcome to the food festival(글.Ha-Hee Kim/그림.In-Sook Jeon/출판사.LanguageWorld)
level : .
kids : 남아 2명 (6살 1명,5살 1명)
date : 2015.09.21
material : 국기, 접시, 쟁반, 종이, 색연필, 가위, 풀, 테이프, 나라별 국기 카드, 나라별 음식 카드
어릴 때부터 영어를 꾸준히 써준 덕분에 이제는 제법 귀가 열린 아이들. 영어로 말하면 거의 다 알아듣는다. 반면 말문은 아직 덜 트여 주로 사용하는 문장만 사용한다. 하지만 조금씩 말문을 트여가는 아이들. 어릴 때는 영어책만 주로 읽어주고, 한글로 된 책도 영어로 읽어주곤 했는데, 오히려 요즘 영어책보다 한글책 위주로 읽어주고 있어 내심 신경이 쓰였다. 그래서 이제 다시 영어책 위주로 책을 읽어주자 싶던 차에 보게 된 세계 음식 문화가 담긴 책. 음식은 아이들이 관심 있어 하는 분야이기도 하니 재미있어 할 듯 싶었다. 게다가 요즘 유치원에서 대륙과 나라에 대해 배우고 있는 첫째는 특히 많은 관심을 보였다.
play 1. 음식에 대해 이야기 나누기
play 2. 함께 책 일기
play 3. 나라별 국기 고르기
play 4. 각자 고른 나라의 음식 맞추기
play 5. 나라 하나를 골라 국기와 음식 그리기
play 6. 지구 그리기
play 1. 음식에 대해 이야기 나누기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이날따라 기분도 좋고 컨디션이 좋던 첫째는 정말 적극적으로 의사표현을 했다. 책을 읽기 전 책에 있는 음식을 하나씩 말해주면서 아는 사람은 손을 들어보라고 했다. 그리고 어떻게 생긴 음식인지 말해보게 했다. 그런데 경쟁적으로 손을 들으며 아이들은 정말 재미있어 하고 정말 신나했다. 그런데 그러다보니 좋게 말하면 아이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의사표현을 했고, 나쁘게 말하면 정신이 없었다. 남자 아이들이다 보니 손을 들고 말하는 단순한 것에서조차 온몸을 사용해야 했고 행동반경도 참 넓었다. 여자인 나로서는 사실 그런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을뿐더러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행동이 위험한 것도 나쁜 것도 아니었기에 정말 꾹 참았다. 아이들에게 똑바로 앉아서 조용히 손을 들고 말하라고 하고 싶었지만, 그건 엄마의 기준이었고, 엄마의 욕심이단 것을 알기 때문이다. 내가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것도 책상 앞에 앉혀 놓고 하는 학습적인 책읽기가 아니라 즐겁고 재미있게 느끼는 책읽기이다. 그렇기 때문에 너무나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보며, 나의 기준을 조금 다른 곳에 세워두었다. 아이들이 주제를 벗어나지 않는 한 최대한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게 해주자고 말이다.
play 2. 함께 책 일기
아이들이 아무리 재미있게 잘 논다 하더라도 아이들이 계속 업이 되어 흥분한 상태로 두면 안 되었다. 어느 정도 아이들이 흥을 분출했으면 조금은 가라앉혀줄 필요가 있었다. 특히나 이 책처럼 책 중간중간에 열어보는 놀이형식의 책이면 아이들을 더더욱 진정시켜야 했다. 그리고 꼭 해야 할 것이 어떤 순서로 책 안의 활동을 할 것인지 규칙을 정하고 알려주는 것이다. 이런 과정 없이 아이들과 놀이책을 읽으면, 아이들은 책을 읽는 중에 꼭 싸우게 되고 나는 나대로 아이들에게 화를 내게 되어 즐겁기보다는 힘든 책읽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책을 읽어주기 전 아이들을 진정시키고 규칙을 말해주었다. 한동안 책을 잘 안 읽어준 덕분에 아이들은 책을 읽고 싶어 쉽게 진정을 하고 자리에 앉아주었다. 그리고 이제는 제법 커서 규칙도 금방 이해하고 받아들였다.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는 중간중간 더 뒤로 가서 앉으라는 말을 자주 해야 했지만.
아직 각 나라에 대한 지식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나라를 구분할 줄은 아는 우리 아이들. 조금 생소해 하기는 했지만 각각의 음식이 다른 나라의 음식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긴 했다. 특히 아이들이 좋아하는 스파게티와 피자가 우리나라 음식이 아니라 다른 나라인 이탈리아 음식이라는 것에 대해 조금 신기해 하기도 했다. 그런데 아이들에게 생소했던 것은 사실 나라 이름만이 아니었다. 스시나 타코 같은 음식은 아직 아이들이 잘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니라고 여겨 아이들에게 주거나 보여준 적이 없었기 때문에 아이들은 그런 음식들에 대해 궁금해 했다. 책 한권이라고 쉽게 여겼는데, 아이들에게 책 한 권을 제대로 읽히기 위해서는 아무리 아이들이라 하더라도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깊이 깨닫게 되었다. 앞으로는 아이들이 먹지 못하는 음식이라 하더라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설명도 조금은 해주어야겠다 싶었다.
아이들이 재미있어 했던 것은 음식 뚜껑을 열어보는 것이지도 했지만, 아이들이 가장 많은 웃음을 터뜨린 것은 생소한 음식의 이름 때문이었다. 특히 첫째는 내가 중국 음식인 두푸를 약간 외국인 발음으로 읽어주자, 정말 배꼽 빠져라 웃었다. 그리고는 자꾸 계속해서 두푸 읽어달라고 했다. 그게 왜 웃긴지 나로서는 정말 이해가 안 되지만, 아이들은 내가 두푸를 말하기만 하면 웃기다고 뒤집어졌다. 발음도 발음이지만 아마도 약간 어색한 억양이 아이들에게 큰 웃음을 준 것은 아닐까 싶다. 아무튼 아이들이 즐거워하니 그것만으로도 됬다 싶었다. 단지 요즘 유치원에서 대륙과 나라에 대해서 배우는 첫째가 왜 아프리카랑 아프리카 음식은 없냐며 아쉬워했을 뿐이다.
play 3. 나라별 국기 고르기
책에 함께 들어 있던 음식 카드를 접시 위에 올려놓고, 집에 있던 해당 나라 국기를 찾아 덮었다. 그리고는 아이들에게 번갈아가며 하나씩 골라가게 했다. 대신 내가 먼저 책에서 나라를 골라 책을 펼치면 그 페이지에 맞는 나라 국기가 있는 접시를 찾아 가져가는 식으로 골라가게 했다. 번갈아가면서 골라가게 하고 내가 펼치는 페이지에 있는 나라의 접시를 고르는 것이기 때문에 아이들 간의 다툼은 없었다. 그런데 첫째는 활동을 할 때부터 자기는 우리나라 태극기를 가지고 가고 싶다며 자꾸 말하는 통에 아이에게 주의를 주어야 했다. 첫째에게 기다리는 법을 조금은 알려주기 위해 태극기는 마지막에 첫째가 가져갈 수 있게 해주었다. 이렇게 아이들에게 같은 것을 주는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을 골라가게 하거나 주어야 할 때 나로서는 조금 힘들 때가 많다. 그래도 이날은 다행히 큰 트러블 없이 아이들과 골라가기를 할 수 있었다.
play 4. 각자 고른 나라의 음식 맞추기
아이들에게 각자 고른 접시의 나라 국기를 보고 음식 이름을 맞춰보게 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인 대한민국의 음식 말고는 아이들이 쉽게 맞추기 못했다. 그래서 아이들이 골라간 카드를 모두 펼쳐놓고 다시 접시에 음식과 해당 음식의 나라 국기를 올려놓게 해보았다. 그런데 한 사람당 단 세 개의 음식과 나라 국기를 갖고 있음에도 아이들은 어려워했다. 단지 몇 개 없으니 아이들이 물어볼 때 몇 번만 내가 아니라고 대답해주면 금방 맞출 수는 있었지만 말이다.
play 5. 나라 하나를 골라 국기와 음식 그리기
각자 가지고 있던 접시 중 하나씩만 고르게 했다. 그러자 첫째는 우리나라를, 둘째는 인도를 골랐다. 첫째는 처음부터 우리나라 태극기를 갖고 싶어 했으니까 아이의 선택이 이해가 되는데, 둘째는 왜 인도를 골랐을까 싶었다. 그런데 둘째가 인도 국기를 그릴 때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둘째는 인도 국기를 그릴 때 국기 안에 있는 바퀴를 챙겨 그리며 바퀴가 있어서 좋다고 말해주었다. 둘째의 말을 듣고 아이가 갖고 있는 국기들을 보니 아이의 선택이 쉽게 이해가 되었다. 아이는 접시를 고를 때 국기 아래 있는 음식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그저 바로 눈에 보이는 국기만 보고 골랐던 것이다. 당연히 국기가 속한 나라 역시 전혀 고려하지 않았고 말이다.
아이들이 어떻게 그릴까 참 궁금해 하면서 아이들에게 종이를 한 장씩 주며 각자 고른 국기를 그려보라고 했다. 종이를 주면서 나는 당연히 아이들이 그 안에 테두리를 그리고 난 뒤 국기를 그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이들은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식으로 그림을 그렸다. 아이들은 종이 그 자체가 하나의 테두리를 하고 있다고 여겼고, 종이 안이 꽉 채워지도록 국기를 그렸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국기를 잘 그려내었다. 내가 보기에는 어려워 보이는 태극기를 쉽게 그려내는 첫째를 보며 혹시 유치원에서 그려봤나 싶어 물어보니, 아니라며 처음 그리는 것이라고 했다. 제법 컸구나 싶었다.
둘째는 내심 태극기가 그리고 싶었던지 자기 그림을 다 그림 뒤 형아 곁으로 가서 태극기를 따라 그렸다. 첫째는 그게 또 못내 기분이 좋은지, 자기가 그린 태극기 그림을 동생 옆에 놔두면서 태극기 카드 말고 자기 태극기 그림을 보고 따라 그리라며 동생 앞에다 딱 가져다주었다. 우리나라 태극기가 다른 나라 국기에 비하면 조금 어려운 편인데도 둘째 역시 첫째처럼 생각보다 잘 따라 그렸다.
play 6. 지구 그리기
이날따라 기분도 좋고 사이도 좋았던 두 아이들. 아이들은 책을 읽고 활동하는 내내 웃음을 잃지 않았다. 컨디션도 좋고 기분도 좋으니 표현하는 것도 훨씬 더 많았던 아이들. 나라와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나누다 보니 지구에까지 생각이 미쳤는지. 지구를 그리겠다며 새 종이를 달라고 했다. 아이들이 지구를 어떻게 그릴까 궁금했는데, 아이들은 제법 지구를 지구답게 그린 뒤 대륙까지 표현하려 했다. 특히 첫째는 요즘 대륙에 관한 것도 배워 지구에는 대륙이 다섯 개 있다고 말하기까지 하고 말이다. 그 모습을 보자 이제는 아이들에게 지식을 좀 심어주어도 되겠구나 싶었다.
첫째는 지구에 대륙과 강을 표현했고 산과 화산 폭발도 표현하려 했다. 지구로 떨어지는 운석까지도 말이다. 열심히 그림을 그리며 첫째는 그림 이야기를 계속 들려주었다. 그리고 그림 그리는 거 못지않게 이야기 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다. 그래서 다 그린 뒤에도 다시 이야기를 해주겠다며 몇 차례나 그림을 보고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런 형이 멋있어 보였는지 둘째는 자기도 지구를 그리겠다며 종이를 달라고 했다. 둘째는 형이 하는 것을 보고 대륙과 화산을 그리기는 했다.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둘째의 지구는 조금 달랐다. 왜냐하면 둘째는 입체적인 작품을 좋아해서 색종이뿐 아니라 유치원에서 만들어 온 것까지 사용해 지구를 꾸몄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자기 작품을 보고 이야기를 시키면 어려워하기도 하고 부끄러워하기도 했는데, 이제는 서로 자기 그림을 설명해주겠다며 나섰다. 특히 이번엔 둘째가 형이 했던 이야기가 재미있어 보였는지 자기 작품에 대해 열심히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러자 첫째는 아까 자기가 했던 이야기가 재미있었냐며 옷을 벗다 말고 와서 자기 작품에 대해 또 열심히 이야기 해주었다. 그런 아이들을 보며 아이들이 제법 크기는 컸구나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