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활용법도 따라 하다 보니 나름대로 재미가 붙는다. 신문이 조각조각 난도질 되지만.

1. 책 뜯어 먹기

독서와 논술의 단점을 극복하고자 신문을 활용해 교육한다는 현실이 조금은 서글프지만 그렇다고 반색할만한 일은 아니다. 현재의 논술이라는 것이 내 고등학교 시절 어설프게 등장하여 대학 입시의 도구로 사용되게 되었으니 거슬러 올라가 보면 20년도 훨씬 지난 일이다. 그때는 논술이라는 것이 성적을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 학교에서도 특별하게 시간을 할애하여 교육하는 것은 고사하고 시중에 나와 있는 교재도 보기가 드문 시절로 교육 여건의 조성마저 부재했다. 적어도 내가 알기에는 신문을 활용한 교육이 이때부터가 아닌가 싶다. 지금의 체계적인 NIE(신문활용교육)와는 비교는 할 수 없지만 그 당시만 하더라도 논술 숙제를 한다고 하면 신문 지면에 흔히 볼 수 있는 논평을 베껴간다든지 하마평 등의 글을 교묘하게 수정하여 제출하곤 했으니 선생의 입장에선 얼마나 조악하고 가소롭게 여겼을지 아직도 얼굴이 화끈거린다.

별도로 학원에 다니지 않고 적은 비용으로 가정에서 손쉽게 NIE 학습법을 소개하는 [홈스쿨 NIE 학습법]은 부모들의 교육관련 지식을 습득케 함은 물론 아이에게는 다각도 차원의 변화를 꾀하는데 일조한다. 신문 스크랩 방법과 신문 활용 교육의 4가지 행동 목표 등 교육을 위한 기본적인 방법의 설명, 언어와 사고력에 비례하는 지능, 어려운 사회와 경제, 역사, 지리 등을 통한 이해, 수학과 예술을 통해 수학과 과학을 배우고 자연과 환경 인식의 기초를 체득케 하며 창의성과 올바른 인성을 기르는 방법을 총 5개의 장으로 구성하여 신문 활용 교육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아이러니지만, 요즘은 자신이 살고자 영혼마저 파는 일부 바람직하지 못한 신문도 부모와 청소년층을 노린 NIE를 특집으로 자주 싣는 경우가 많다. 신문을 활용한 교육이 대세라는 점을 확산하는 데 큰 역할을 하며 학부모의 관심을 이끄는데 주도를 했으니 어찌 대세를 거스르리오. 신문이라는 매체는 방송이라는 매체에 비해 파급 효과가 다소 떨어지고, 인터넷의 보급으로 손가락 하나로 단어 하나만 치면 수십 개 심지어 몇백 개의 관련 기사가 눈앞에 펼쳐지기도 하지만 아직까지 신문 매체의 종이를 넘기며 보는 매력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다. 신문이라는 것을 자세히 살펴보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 역사, 교육 등의 알찬 정보가 고스란히 담긴 생생한 정보통이다. 바로 [홈스쿨 NIE 학습법]은 이런 신문을 활용하여 가정에서 쉽게 아이의 언어에서 인성까지 기르도록 하는 가이드 역할을 한다.

2. 끄트머리

집에서 만들어 놓은 신문 스크랩은 시간이 날 때마다 자주 훑어보곤 한다. 한자를 통한 고전과 생활 영어에서 생활 중국어까지 그리고 논평은 매일의 즐거움을 주는 눈요깃거리로 특히 신문 기사는 육하원칙에 따른 명확하고 체계적인 글이다 보니 글쓰기를 익히는 데 도움을 준다. 신문 활용법도 따라 하다 보니 나름대로 재미가 붙는다. 신문이 조각조각 난도질 되지만.

이 책을 읽고 있는 내가 갑자기 부끄럽다.

1. 책 뜯어 먹기

'하동관'이 아직도 존재하다니. 20여년 전 온 가족이 들른 곳이다. 매형의 소개로 부모님을 모시고 조카들과 동생, 누나 모두와 함께. 이름은 많이 들어서 낯설지가 않았는데 워낙 유명한 집이다 보니 귀찮아도 때로 몰려들어 점심 한 끼를 뚝딱 해치운 기억이 난다. 이미 부모님 세대에게는 추억의 맛집으로 서울 한복판에선 줄을 서서 기다리고 한 끼를 해결할 정도로 유명한 맛집이다. 주메뉴는 곰탕과 수육, 그리고 내장탕. 어디 사골국과 비할쏘냐. 요즘은 남편이 밉보이면 아내가 집을 나가기 전에 곰탕을 끓여 놓고 가출한다고 하던데 며칠을 두고 보양식으로 먹을 수 있으니 아내의 가출 정도는 애교로 넘길 수 있지 않을까. 하동관의 기억은 그냥 복잡하고 어수선하다. 맛도 어머니가 끓여주신 곰탕만은 못하지만, 내장탕은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인파는 또 왜그리 많던지 휴일에도 북적대고 시장터같은 느낌이다. 그런대도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을 보면 다 이유가 있지 않을까.

[줄 서는 맛집], 이 책은 가까운 서울 인근 맛집을 찾는 이들에겐 내비게이션 같은 존재이다. 어쩜 그리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달곰하고 착 달라붙는 입맛 사로잡는 집들을 발견했을까.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마치고 책을 펼쳤는데 마치 또다시 허기진 마냥 입안에 군침이 살짝 돈다. 집필한 작가의 집요한 열의 덕에 우리는 하마터면 놓칠뻔한 맛집의 정보를 공유하고 이제 모임에 필요한 예약에 한 숨통이 트인다. 책의 구성은 서울시 구별로 정리되어 있다. 상호도 구와 신이 조화를 이루지만 천차만별이요, 메뉴도 남녀노소를 가르지 않고 시대를 초월한다. 어디 그뿐이랴. 각 식당의 장단점은 물론 독특한 이력과 음식을 적어도 한 가지씩은 소개한다.

다만, 아쉬운 것이 있다면 가격을 알리는 부분이다. 또한, 주메뉴를 비롯해 이외의 메뉴에 대한 정보가 조금은 떨어진다. 가격의 기준은 1만 원을 기준으로 이하와 이상으로 나뉘고 메뉴는 간판 메뉴에 한정되고 보니 궁금증이 더한다. 한 가지 더 꼽으라면 위치 정보가 달랑 주소 하나로 표기되어 있어 인터넷을 다시 뒤져야 한다는 점이 조금은 번거롭다.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면 '그럼 네가 집필해 봐라.'라고 꾸짖을 일이지만 난들 독자의 입장이니 아쉬움만 토로하지만 그래도 이왕 하는 것, 배려 차원에서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라... 이거 이 책으로 끝이 아닌가 봐? 책 표지를 자세히 보니 '서울 편'이라는 단어가 살짝 보인다. 전국순회공연인가보다. 다음 순회 공연, 은근 기다려진다. 이왕이면 경기도도 한 바퀴 돌고 갔으면 하는데.

2. 끄트머리

요즘 같이 물가가 뛰고 수입은 적자 시대를 달리는 때, 이와 같은 주제는 사치라고도 생각된다. 시간당 최저 임금이 오천 원도 되지 않는 이들에겐 정말 무어라 얘기해야 할지, 이 책은 비정규직으로 하루를 고되게 사는 사람들에겐 허황하고 화가 나는 책일지도 모른다. 참, 할 말 없다. 이 책을 읽고 있는 내가 갑자기 부끄럽다.

책 100권을 읽은 것과 맞먹는다는 여행.

1. 책 뜯어 먹기

심장이 뛰는 이유는. 라틴아메리카란 단어만 떠올려도 열정이란 놈은 가슴을 뜨겁게 한다. 책 100권을 읽은 것과 맞먹는다는 여행. 특히 가치관이 정립될 무렵 젊은 날의 여행은 더욱 특별하다. 한창 꿈을 꾸는 시기, 여행을 통해 성숙한 자아는 평생 잊히지 않을 추억으로 한 인간의 미래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기도 하며 때로는 이 여행이 삶의 단초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떠난 국내 배낭여행과 대학 시절 자전거 전국 국토 순례의 추억은 불혹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직 생생하게 남아 있다. 재미로 시작했던 여행이 삶의 밑거름으로 작용한다. 인생을 살아가며 또 하나의 작은 인생을 경험하듯 여행은 자연과 사람과 더불어 정이 들고 다투다 보면 관대와 포용이 내 안에 스며든다. 이것이 바로 인생의 출발점이자 준비 과정이다.

준비되고 기회가 생긴다면 언제든 떠나라. 젊어서 하지 않으면 꼭 후회하는 일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여행이다. 나이 들어 떠나는 여행과는 달리 젊어서 떠나는 여행은 신선하고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의 표현이다. [심장이 뛴다. 라틴아메리카]의 책 표지에서 가장 선명하게 들어오는 그림이 '체 게바라'다. 쿠바 혁명의 일인자이며 빈곤과 독재를 타파하기 위해 몸뚱어리 하나를 내던졌던 사람. 권력에 미련없이 홀연히 떠나 혁명 전선에 나선 그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심장이 뛴다. 이 책의 지은이를 보니 '에스빠뇰 앤 신촌'이라는 문구가 궁금증을 자아낸다. 대학생, 직장인, 취업준비생 등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스페인어 공부모임이란다. 이게 바로 소위 말하는 '미쳐 있다.'라는 표현 아닐까. 좋은 현상이다. 이들이 떠난 곳은 코스타리카, 쿠바, 스페인, 칠레, 멕시코, 에콰도르, 파나마 등 라틴계 7개 나라, 11개 도시다. 형식은 에세이 형식을 빌었으며 각 나라의 인상을 일상과 만남을 통해 이야기한다.

내게 있어 가장 관심이 있는 곳은 쿠바다. 아바나의 선술집과 티끌 하나 없는 사람들의 모양새. 그보다 더욱 유감스러운 일은 관타나모. 쿠바의 해안 도시이자 미군의 외국기지 중 가장 오래된 해군기지로 국교가 단절되었음에도 관타나모 기지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으며 2001년 9.11사태 이후 테러와의 전쟁 당시에 아프가니스탄의 포로들을 이곳 관타나모 기지에 설치한 수용소에 억류하면서 세계의 이목이 쏠렸던 곳이 아이러니하게도 쿠바에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미국은 곧 선이고 세계의 평화를 선도하고 있으며 악이 있는 곳에는 총과 칼로 응징한다. 수많은 나라의 인권에 목소리 높여 개선을 요구하기도 하고 보복성 짙은 무역으로 경제적인 압박을 가하지만 그렇게 잘나 보이지 않는다. 바로 전 세계인들이 인권유린, 또는 인권 말살의 사각지대라 비난하며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가 쿠바에 있는 미군의 해군기지인 관타나모 수용소 때문이다.

자본주의보다는 공산주의 이념이 지배적인 남미의 풍경을 기대했으나 역부족이다. [심장이 뛴다. 라틴아메리카]는 중남미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겐 호기심을 충족시키기에 나름 괜찮은 책이다. 관심 분야가 달라서일지는 모르겠지만 같은 나라를 보는 11인의 견해는 제각각이다. 문화적 종속 때문일지는 모르겠으나 이들의 글 속에서 많은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이 책 속의 글에는 하나의 모습을 보더라도 우리와 다른 점을 캐내고 비교 점이 무엇이라는 점을 인지하는 글과 그저 이들 나라에서 지내왔던 단편적인 일상을 적은 글의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난다.

2. 끄트머리

주제가 없이 오로지 라틴아메리카에 관한 젊은 청춘의 에세이다 보니 심도는 떨어지나 객관적이고 단편적인 지식의 습득과 여행의 의미를 낚시질하는 즐거움은 있다. 난 오늘부로 생각이 바뀌었다. 가고 싶은 여행지는 유럽에서 라틴아메리카로. 기회가 된다면 떠나라. 결코 후회하지 않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