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가 그동안 어떻게 소설을 써왔고 직업작가의 길을 걷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이 담겨져있다. 한때는 소설가의 삶을 부러워해본적이 있다. 일상에서 자유로워보이기도 하고 상상속의 세계를 마음껏 걸어가도 나무라는 사람없으니 한없이 행복하고 즐거워만 보였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소설은 쓰려고만 마음 먹으면 거의 누구라도 쓸수 있다라고 말한다. 소설을 쓰고 있는 그의 삶은 직장인들이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처럼 규칙적인 시간속에서 흐른다.

소설을 쓴다는 것은 누구나가 쓸수 있지만 계속해서 전업작가의 길을 걷기는 쉽지 않다고 말한다. 혼자방에 틀어박혀 열심히 머리를 쥐어짜며 하루종일 단 한줄의 문장을 쓸지도 모르는 그런 삶을 몇년간 살아야할지도 모른다. 다시 말해 소설은 지속적으로 써내려간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소설을 쓰는것이 고독한 작업이며 누군가 "잘했다'고 칭찬하거나 위로해주지도 평가를 내려주지도 않는다고 했다. 그저 작가 혼자서 묵묵히 짊어지고 가야할 짐이다. 인내심이 강한 성격일지라도 때로는 소설을 쓰는 일이 지긋지긋하고 싫어질때도 있지만 하루하루 차곡차곡 쌓아가며 써내려가야한다. 인내심을 가지고 소설을 써가기 위해 가장 필요한것은 지속력이다. 또한 꾸준함을 가지고 글을 써내려 갈때 빠뜨릴수 없는것이 체력이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자신의 체력을 위해 삼십년넘게 매일 한시간정도 달리기나 수영을 해왔다. 무언가를 꾸준히 해낸다는 것에 의지력 또한 빠뜨릴수 없다. 그의 삶을 볼수록 소설가가 되는 길은 점점 더 쉽지 않아 보인다. 하루게 최소한 다섯시간정도는 계속 앉아 글을 써야하는 체력과 인내심, 하루하루를 빼먹지 않고 해나가야하는 꾸준함과 지속력을 가지고 있어야 소설을 쓸수 있는데, 문득 소설을 쓰는 것처럼 공부를 해도 성공하겠다 싶어진다.

소설을 쓰는 것 이외에도 삶에 대해 어떤 자세를 취해야하는지 제대로 배운 느낌이 든다. 열정을 가지고 꾸준히 해나가는것, 약간은 고집스러움을 가지고 손에서 내려놓지 않는걸 택하는 것이다. 인생은 그저 성실하게 살아가다보면 원하는 것을 얻을수 있겠다 싶어졌다. 우선은 내가 하고 싶은대로 그 길을 따라 걸어가보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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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지금 당신이 뭔가 곤경에 처했고 그걸로 상당히 힘겨운 마음이 든다면 나로서는 "지금은 좀 힘들겠지만 나중에는 그게 결실을 맺는 일이 될 겁니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위로가 될지 말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생각하고 힘껏 전진해주십시오.(p39)

이혼후 15살 딸아이를 홀로키우던 세바스찬은 어느날 딸의 소지품을 검사하다 피임약을 발견한다. 카미유(세바스찬의 딸)는 그런 아빠의 관심이 너무 부담스럽다. 세바스찬은 카미유의 문제를 누군가와 상의하고 싶었다. 7년전 이혼한 아내 니키, 니키는 자유분방하고 고민없이 하루하루를 즐기는 사람이었다. 주변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서로가 완전히 달랐음에도 운명처럼 끌려 결혼을 했다. 하지만 그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카미유는 세바스찬이, 카미유의 쌍둥이 동생 제레미는 니키가 키운채 시간이 흘렀다.

어느날 세바스찬은 제레미가 실종되었다는 연락을 받는다. 제레미가 남긴 흔적을 찾다가 코카인을 발견한다. 세바스찬은 제레미가 술집에서 코카인을 훔쳤으리라 생각해 찾아가지만 그 술집에는 이미 한 남자가 죽어있었다. 밖으로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하던차에 단검을 든 남자가 세바스찬에게 다가온다. 그 순간 니키가 나타나 싸움이 벌어지고 단검을 든 남자를 살해한다. 둘은 도망자가 되어 경찰에 쫓기게 되었다.

그들에게 제레미가 사내들에게 잡혀 납치되는 영상 하나를 전송받는다. 영상속의 장소는 파리, 그들은 파리로 향하고 그곳에서 둘이 17년전 만나서 사랑에 빠졌던 기억들을 추억한다. 파리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그들 앞에 짜여진 각본처럼 모든것들이 계획대로 진행된다. 그들의 이름으로 예약된 호텔, 선상파티 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살인자가 되어 경찰에 쫓기는 신세였다.

아이들은 어디있는 걸까? 아이들은 부모가 재결합하여 행복하길 원했다. 제레미의 친구 사이먼이 이 모든 계획을 도와주었다. 하지만 만나기로 한 약속과는 달리 제레미와 카미유는 파리에 나타나지 않았다. 코카인의 실체와 아이들을 찾기위해 그들은 브라질로 향한다. 추격전과 비밀이 파헤쳐져 갈수록 긴장감은 사라졌고 너무 극적인 전개에 실망감을 느꼈다. 극적반전을 위한 작위적인 설정인것 같은 느낌도 들어 아쉬움도 많이 남는다. 기욤뮈소의 책들은 때로는 예상치 못한 결말에 감탄을 느끼기도 하고 때로는 실망감을 느끼게도 되는데 이번 7년후는 후자였다. 그의 책들을 앞으로도 계속 만나기는 하겠지만 다음번에는 더 개연성 있는 전개를 기대해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스토리 전개방식들이 독자를 흡입력있게 빨아들인 다는 것은 부인할수 없다.

<빨강머리앤> 애니매이션을 통해 세상은 생각대로 되지 않고,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것이 얼마나 멋진지를 알았다는 글이 인상적이었다. 긍정의 앤이 지금 우리에게 해주고 있는 희망적인 메시지가 책속에 담겨져 있었고 많은 생각들을 다시금 해보게 되었다. "아 이렇게 좋은 날이 또 있을까. 이런날에 살아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하지 않니?(p30)" 늘 삶이 행복하다는 생각들로 가득찰수는 없지만 행복하다라는 단순한 생각들의 반복들이 때때로는 이 삶을 살고 있다는 것에 대해 감사함을 느끼게 한다. 내가 지금하고 있는 일들, 경험하는 하루하루가 두번다시 돌아오지 않는 시간임을 생각해보면 더욱 그렇다. 모든것들이 지금 이 순간, 이 찰나의 경험이다. 그래서 더욱 소중하고 의미있다는 생각이다.

바쁜시간에 쫓겨서 여유없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건 아닌지 생각해본다."평생 산위의 꼭대기를 바라보고 오직 정상에 오르는 것을 목표로 걸어간 사람에겐 보이지 않는 세계가 있다.(p55)" 높은 곳에 도달하는 것만이 삶의 목표는 아닐것이다. 여유를 가지고 정상을 오르는 동안 볼수 있는 꽃, 나무들의 아름다움을 무엇과 바꿀수 있을까. 인생도 마찬가지이다.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해야할일들을 천천히 생각해보며 한걸음씩 내딛어본다.

"인간이 언제 위로받는지 알아? 쟤도 나처럼 힘들구나! 바로 비극의 보편성을 느낄때야.(p156)" 타인의 비극을 바라는건 아니지만 이 말에 어찌나 공감이 되던지. 다른사람의 행복보다 나와 똑같이 힘든일을 겪고 실패를 극복해가는 것을 볼때 위안을 느낀단다. 아니라고 말하고 싶지만 고개를 어느새 끄덕이게 된다. 내가 나쁜마음을 가지고 있는건 아닌지 싶었는데 이 글을 보니 그럴필요가 없어서 다행이다.

"비는 그칠것이다. 눈은 잦아들고 바람은 지나갈 것이다. 하늘에 떠 있는 별조차, 좌표를 바꾸며 끊임없이 변한다. 시간은 많은 것들을 바꾼다.(p191)" 시간이 지나면 모든것들이 바뀐다. 슬픔이란 감정도 지금 당장 잊혀지는건 아니다. 그렇다고 시간이 지나 완전히 사라지지도 않지만 그래도 시간이 흐른뒤에는 조금은 담담해질수 있다. 지금 많이 아파하고 보듬어주면된다. "아저씨가 세상을 떠나셨는데도 이런것들을 재미있어 하다니 어쩐지 아저씨께 잘못하는것 같아요.(p205)" 앤의 이 말에 울컥 눈물이 나올꺼 같았다. 매튜아저씨에게 살아남아 느끼는 이 감정들을 미안하다고 하는 앤의 마음이 예쁘고도 슬펐다. 그래도 어쨌든 사람은 살아지게 된다는 것이다. 때로는 슬픔을 잊은채 기쁨도 느끼며.

"충고는 그것을 청한 사람에게만 하자. 나이 운운하면서 섣불리 내 경험을 일반화시키지 말자.(p284)" 왜이렇게 반성이 되는지 모르겠다. 내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내 경험을 맞는 정답처럼 다른사람에게 강요해오며 그렇게 소위말하는 꼰대가 되어왔다. 괜히 나서서 충고랍시고 그렇게 얘기하는 것이 아니었는데 이 글을 잊고 얻어맞은거 같았다.

앤과 작가의 글을 읽으며 공감 또 공감했다. 지금 내 삶을 앤처럼 긍정적이고 밝게 살아가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오늘 더 행복해지고, 그리고 내일은 더 행복한 날들이 펼쳐질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