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기회에 상하이에 놀러갔다 과거와 현재, 미래가 어우러진 상하이의 매력에 흠뻑 빠져버린 저자가 결혼후 상하이에 직장을 잡고 살면서 상하이의 이모저모, 역사와 문화, 먹거리와 볼거리를 사진과 함께 세세하게 소개한 책이다. 제목처럼 'mad for shanghai' 상하이에 미친듯 보인다. 점잖게 미치다는 표현보다는 취하다라고 소개했지만 이들 부부가 상하이에 대해 느끼는 감정은 미치게 취한듯 보인다.

 

수많은 여행서들이 쏟아져 나오는 추세에서 그저 상하이를 소개하는데 그쳤다면 이 책은 특징없는 그저그런 여행서에 그치고 말았을 것이다. 그런데 다른 책들과 구별되는 큰 특징은 너무너무 세세하다는 것! 생각지도 않게 상하이 도시 지도를 전면에 배치하고 인천공항을 떠나 푸둥공항에 도착하는 순간을 가정하고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해서 어디로 오고, 어떤 숙소를 잡고, 어디서 식사를 하고, 어느곳엘 가봐야 하는지 순서대로 차근차근 여행자 입장에서 정보를 소개하고 있다. 지하철을 타면 어떤 장단점이 있고, 버스는 어떤 매력이 있으며, 택시는 어떤 택시를 타라든지 하는 정보 말이다. 그중에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상하이 시내에 운행하는 수많은 택시 회사들중 따중(티파니 블루), 창셩(노란색) 택시가 낫고 팥죽색 택시는 절대 피하라고 하는 요긴한 - 어느 책에서도 볼 수 없었던 - 정보를 알려주는 부분이다. 

 

 

책의 전반부는 전체적인 상하이 도시 발전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고 있고, 중반부는 가볼만한 곳, 먹을것 위주로 소개되어있는데 특히 먹을것 분량이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다양하고 세세하다. 장소나 식당 소개 끝에는 위에서 보듯 항상 약도가 첨부되어 있어 지리를 잘몰라도 찾아갈 수 있게 배려했다. 역사와 문화를 소개한 부분도 상하이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상하이란 도시가 어떻게 생겨났으며 역사속에서 어떤 일을 겪었고 그래서 이지역 사람들의 성향은 어떻다~ 근세 외세침략으로 인해 강제 개항되어 서구문물을 받아들였고 서양열강들의 조계지들로 나누어져 동서양의 문화가 공존한다는것. 또한 그로인해 중국에서 가장 큰 도시가 되었고 현대로 넘어오며 개혁, 개방이 지속되면서 돈이 넘쳐나는 자본주의 도시로 완전히 변모하는 과정이 재미있게 소개된다. 책의 내용으로 봤을때 상하이를 며칠 다녀온 여행자로서는 절대로 알 수 없는 정보들이 수두룩하다. 역시 직접 살고있는 사람들이 보는 눈은 정확할 수 밖에...

 

조선앤북 출판사에서는 이런 컨셉의 여행서를 시리즈로 발간하고 있는 모양이다. 상하이 말고도 싱가폴, 홍콩, 베이징, 런던, 파리, 방콕편 등이 나와있다. 잠깐 여행가는 분들보다 장기체류 하시는 분들에겐 더 요긴한 여행서가 되겠다.

 

제목이 눈에 띄었다. '고양이맘 청소법' 우리집도 고양이를 키우고 있었기에 애완동물, 그중에 고양이를 키우는 집에 특화된 청소법의 노하우가 소개된 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책을 읽어보니 꼭 고양이 청소에 특화된 책이라고는 할수 없겠더라. 그보다는 총괄적인 집안 구석구석 청소법을 소개한 책이라고 봐야한다. 세 아이와 네마리의 고양이를 키우는 집이니 매일매일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는 안봐도 눈에 선하다.

 

 

 

 상황에 따른, 장소에 따른 청소법이 상세하게 소개되는데 가장 인상에 남는 얘기는 청소를 즐기라~는 부분이다. 청소를 노동으로 생각하면 하기 싫어지고, 방금 청소를 했는데 또 아이들과 고양이들이 어지르는 모습을 보면 신경질이 나기 마련인데 그럼 기분좋은 청소는 물건너 가는거다. 지은이는 일본인 주부로 히가시 이즈미씨인데 일본은 옛부터 애완동물로 집집마다 고양이를 키우는 집들이 많다보니 그에따른 청소도 그들만의 노하우가 있을법도 하다. 지은이는 청소할때 깨끗해지는 집을 보고 기쁨을 느낀단다. 그리고 특별히 시간을 투자해 청소하는 것도 있지만 생활속에서 걸어다니면서 치우고, 정리하고 하는게 몸에 베어있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세안하면서 자연스레 욕실을 청소하고, 식구들 일어나기 전에 세탁기 돌리면서 또 자연스레 베란다나 주방을 청소하고 이런 식이다. 그리고 청소도구도 복잡하지 않았다. 위의 사진에 소개된 것 처럼 기본적으로는 핸디 먼지털이, 충전식 청소기, 극세사 걸레 이 세가지가 청소의 기본이다. 그렇게 청소생활(?)을 시작하고 거기서 부족하다 싶으면 보조기구들이 들어가는데 그것도 우리에게도 익숙한 밀대와 수세미, 빗자루 등이다. 그리고 재밌는 대목 하나 더 소개하자면,

 

걸레를 12등분해서 사용하는 놀라운 노하우! 사실 나도 걸레를 가로, 세로 한번씩 접어서 사용했는데 이 12분법은 정말 아이디어더라. 이렇게 하면 걸레질을 하다 조금만 더러워지면 바로 바꿔서 닦을수 있으니 더 오래 빨지않고도 청소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런데 아뭏튼 보통사람이라면 여간 지은이같은 마인드를 갖기가 어려울듯 하다. 해도해도 끝이 안보이는 청소, 거기다 세아이들과 네마리의 고양이가 순식간에 청소해 놓은 집안을 초토화시켜 버릴텐데 그럴때마다 짜증 폭발시키지 않고 그래, 또 청소할수 있게 되서 너무나 기뻐 ^^ 할 수 있는 극강의 마인드를 어떻게 갖는단 말이냐... ㅡㅡ;

이 외에도 구연산, 베이킹 소다 등을 이용하는 방법, 못쓰는 옷이나 수건등을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방법 등이 잘 소개되어 있다. 청소에 취미를 갖고싶으신 분들은 읽어보면 큰 도움이 될듯 싶다. 내가 내린 결론은 특별한 노하우나 청소법을 배운다는 것 보다 청소는 숙명임을 빨리 받아들이고 열심히 행하는게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진리~ 그 점이다. 기왕 할거라면 저자처럼 기쁘게 받아들이자.

교황 프란치스코에 대해 잘 알게 해준 책이었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 교황 프란치스코에 대한 책을 한 권 읽었었다. 8월 14일 교황의 방한을 앞두고 소위 천주교 신자라고 하면서 지금의 교황에 대해 기본적인 지식은 갖추고 있어야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고른 책이었다. 교황청 출입기자인 독일 언론인이 쓴 책이었는데 너무 종교적인 색채가 강했고 교황의 지나온 삶을 종교적인 관점에서 들여다 본데다가 독일어 원문을 한글로 번역한게 부자연스러워 별 도움이 되지 못했었다. 그러던 차에 김은식 작가가 쓴 이 책 '프란치스코와 프란치스코'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김은식?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인데? 하면서 작가 이력을 살펴보니, 이럴수가! 야구광인 내가 평소 그의 글을 좋아해서 김은식이 쓴 야구관련 책을 세권이나 읽은적이 있었는데 그 야구전문가 김은식이 이번에 종교서적까지 낸게 아닌가! 김은식도 천주교 신자였나? 하는 반가운 마음에 이 책을 집어들었다. 이건 뭐 평소 그의 글솜씨라면 종교적인 서적일지라도 지루하지 않고 독자의 눈높이에 맞춰 재밌게 썼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겠지... 역시나 실망시키지 않았다.

이 책은 크게 전반부에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에 대한 이야기를 쉽게 전해주고 있고, 후반부에는 교황 프란치스코에 대한 이야기로 이루어져있다. 제목 그대로 프란치스코와 프란치스코에 대한 이야기다. 지금의 교황은 교황이 되기전 이추기경때까지 본명인 죠지 마리오 베르고글리오라는 이름이었다. 관례적으로 교황이 되면 본받을만한 성인의 이름을 교황명으로 채택하게 되는데 이제까지 역대 교황은 이전 교황들이 즐겨쓰던 교황명을 채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요한'이라는 이름은 무려 23명의 교황들이 사용했었고, '그레고리'가 열여섯번, '클레멘트'가 열네번, '이노센트'와 '레오'가 각각 열세번 교황명으로 사용됐었다. 그러나 지금껏 '프란치스코'란 이름이 교황명으로 사용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 그는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젊은 시절까지 남부럽지 않게 부귀영화를 누리고 살다가 어느날 하느님의 목소리를 듣고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모든 재산과 호화로운 옷들을 버리고 노숙자 생활을 하며 평생 가난한 사람들을 위하고, 그들과 함께 살아가게 된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 추기경은 교황으로 선출된 순간 옆에 있던 한 추기경이 그를 축하하며 "가난한 이들을 위해 일해주세요"하는 말을 듣는 순간 프란치스코 성인을 떠올렸고 그 이름을 교황명으로 채택했다고 한다. 이번에 우리나라에 와서도 교황은 비슷한 취지의 얘기를 여러번 했다. 성직자가 부를 추구하는 행동은 수치스러운 것이라고도 했고, 가난한 이들을 위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가 머물던 5일동안 대한민국은 어디서나 교황의 말과 행동이 뉴스 톱기사가 됐고 티비뉴스와 인터넷 기사, 종이신문 대부분이 교황의 동선에 따라 새로운 소식들로 도배가 됐다. 천주교를 이단이라 칭하고 교황을 적그리스도라고 표현하는 일부 광적인 개신도 단체를 제외하고 교황을 싫어하거나 미워하는 국민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럴수밖에 없는 것이 그분이 하는 말한마디, 행동 하나하나에 진심이 묻어있었고 우리에게 감동을 주었으니까. 이번처럼 나 자신이 천주교 신자라는게 자랑스러웠던 적이 없었던것 같다. 그분의 백분의 일이라도 닮고, 가르침대로 살고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천주교 신자이건 아니건 간에 교황 프란치스코에 대해 알고싶다면 다른 어려운 책보다 쉽게 알려주는 이 책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