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 분야에서 일반인 독자를 대상으로 쉽게 쓰인 책을 찾기는 의외로 어렵다.

비교적 경제학 교양서로 잘 알려진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 팀 하포드의 <경제학 콘서트> 등은 다들 경제학에 통달한 사람들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사회현상을 경제학으로 해명하고 있지만, 난 어째서인지 이 책들 모두 다섯페이지 이상을 넘기지 못했다. 그러다 만난 <36.5도 인간의 경제학>.

 

이 책은 <경제학 원론>, <미시경제학>, <재정학> 등 경제학을 전공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어봤을 법한 수업교재들을 집필한 학자의 글로 채워졌다. 전통적인 경제학과는 관점이 다르지만 현대인의 양태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행태경제학의 이야기가 꽤 흥미미진진하다. 지은이의 말처럼 30년이 채 되지 않는 짧은 역사의 이론인 '행태경제학'이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는 까닭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현상이 애덤 스미스가 전제한 호모 이코노미쿠스로는 설명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의 장점이라면 경제학의 전문용어를 전혀 모르더라도 읽는 데 전혀 두려울 것이 없다는 점이다. 행태경제학의 성격상 실험을 통한 사람들의 심리 분석이 꽤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기 때문에 마치 심리학 관련 교양서적을 읽는 듯한 느낌을 준다. 또한 전문용어가 등장할 때마다 지은이가 친절하게 달아놓은 주석 혹은 본문의 설명으로 경제학 지식을 가볍게 쌓아가기 좋다. 단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리 구성이 탄탄하지 않다는 것. 이런저런 현상을 모두 모아놓으려고 하니 읽다보면 산만해진다. 이는 이 책의 단점이라기보다는 전반적인 교양서의 한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지은이가 의도한 '재미있는 경제학책'임에는 틀림이 없다. 간결한 문체와 친절하게도 쉽고 자세한 예시와 설명으로,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경제학과 친구가 된 듯이 즐거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지은이처럼 경제학으로 주변 사회현상을 분석해보는 건 어떨까?

 

 

말하기에 대한 두려움을 언제나 갖고 사는 나에게는 가뭄에 단비같은 책.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는 제목이 굉장히 친숙하지만 의심쩍은 구석이 남았었다. 그 이유는 오바마, 오프라와 같은 유명한 인물을 앞세워 놓고 독자들의 기를 팍팍 죽이는 일반적인 자기계발서와 별반 다르지 않을 거란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예상과는 다르게 오바마, 오프라뿐만 아니라 우리가 위대한 연설가로 꼽는 링컨, 처칠, 잭 웰치, 스티브 잡스, 존 챔버스 등의 인물이 말을 잘 하는 데에 치명적인 단점을 어떻게 노력하여 극복하는 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스티브잡스의 경우, 제품설명회를 위해 3달 전부터 표정, 제스처, 동선까지 철저한 준비를 했단다. 말을 잘하는 이들은 그 능력을 타고났다고 생각한 내 고정관념과 편견을 깨운 책이다. 읽으면서, 나는 이들보다 훨씬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내 신세만 한탄했구나 싶었다.

 

이 책의 큰 장점은 연설가들이 단점을 극복한 사례를 단순히 나열하는 것에 그친 것이 아니라 챕터가 끝나는 곳마다 말을 잘할 수 있는 비결을 적어놓았다는 점이다. 특히 실전편에 제시된 방법은 당장 실천할 수 있는 힘을 독자들에게 심어준다. 실력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피나는 노력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

 

또한 아나운서의 글이라서 그런지 쉽고 간결한 문체도 책에 푹 빠지게 하는 매력적인 요소! 스피치 커뮤니케이션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지은이의 약력도 신뢰를 준다.

 

그가 쓴 다른 저서 <마음을 사로잡는 파워스피치>도 읽어보고 싶다.

 

 

 

 

  각종 매체에서 보도되고 있는 요즘 2,30대들의 가장 큰 문제점이 실패를 두려워한다는 점이라고 한다. 20대 중반을 넘기고 있는 내 경우를 보면 정말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이것 저것 재고 나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것을 온몸으로 실감하고 있는 지금, 내게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책을 만났다. <일단 저질러봐>

 

  취업시장이 좁아지고 사회적 자리를 못 찾아 방황하는 2,30대 청춘들의 마음을 위로해주는 책들은 참 많이 쏟아지고 있다. 김난도의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그러하고, 김혜남의 <서른살이 심리학에게 묻다>도 그러하다. 하지만 이러한 책들 어느 부분에도 위로의 말뿐, 이를 극복하는 실천 지침들은 없다. 심리학과 각종 생물학적 근거까지 갖다대며 청춘이 아프고 고통스러운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그저 '이것도 곧 지나가리라'는 심정으로 버티면 언젠가는 네 마음도, 몸도 성장해 있을 것이라는 추상적인 말이 대부분이다.

 

  반면 <일단 저질러봐>는 동양그룹 부회장인 구자홍이 청춘을 보내며 직접 겪은 일화를 바탕으로 머뭇거리는 청춘들에게 일단 행동할 것을 촉구한다.

 

 

  읽으면서 뜨끔했다. 70대 노인처럼 굴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하면서. 아직 젊은데! 청춘의 가장 큰 장점을 포기하면서 살고 있는 내 자신이 조금 불쌍해졌다. 이제 실천해야 할 때가 온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의 초반에 이런 글이 있었다. 띄어쓰기가 불분명한 'Dreamisnowhere'라는 글을 읽어보라고. 처음에 나는 'Dream is no where'라고 읽었는데 'Dream is now here'라고 읽을 수도 있다는 말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었다.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위기를 기회가 아닌 늘 찾아오는 위기로 생각했기 때문에 내 머리와 마음은 20살 그 자리에 멈춰있는 건 아닌가 싶다. 책을 읽으면서 지은이의 열정과 긍정적인 사고방식, 행동력에 감탄하며 나 또한 그 실천력을 이어받고 싶다. 오늘부터 그동안 해보지 못했던 것들을 아주 조금씩이라도 저질러 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