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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를 패러디한 저자의 데뷔작.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여주인공과 추하게 생긴 남자와의 사랑이야기. 크롬프톤 가는 예로부터 초상화를 그리는 밀러 가의 단골고객이었다. 어느 날 주인공의 집에 크롬프톤 가에서 보내온 편지가 전달된다. 그 편지 내용은 초상화를 그리고 싶다는 것이다. 주인공은 크롬프톤 가에 도착하고 스케치를 하러 나간 후에 길을 잃게 된다. 허둥지둥 길을 헤메고 있을 때 주인공 앞에 나타난 기형적인 외모를 가진 남자...겉모습만을 중시 여기는 세상에서 외모보다는 진실한 마음이 무엇인지 한 번쯤 되새겨볼 수 있는 책.

미녀와 야수는 우리에게 오랫동안 사랑받는 동화 <미녀와 야수>를 뉴 햄프셔 주의 한 불운한 귀족 출신에게 옮겨 놓은 매력적인 이야기이다. 동화가 얼마든지 현실로 나타날 수 있다고 믿는 작가, 수잔 윌슨은 이 소설 속에 화가로서의 성공을 꿈꾸는 여자 알릭스 밀러를 미녀로, 선단 거대증이라는 희귀한 유전병 때문에 스스로를 세상과 격리시켜 살아가는 르랜드 크롬프톤을 야수로 설정해 놓고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묻고 있다.

사랑스러운 여주인공과 추한 외모로 고통받는 남자를 등장시킨 이 소설이 동화와 다른 점은, 야수의 내면에 잠재하는 고귀한 사랑을 발견해야 하는 사람은 미녀가 아니라 야수, 그 자신이라는 사실이다. 또한 작가는 기적의 키스로 야수의 모습을 미남으로 회복하는 동화의 반전 대신, 사랑이라는 마술 거울을 통해서만 가능한 영혼의 변화를 추구한다. 겉모습이 가장 중요한 가치 기준으로 통용되는 세태 속에서 참된 아름다움이란 어떤 것인지를 웅변하고 있는 것이 이 소설이다.

예술가인 여주인공이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의 심리 묘사를 통해 가치 있는 인간의 삶이란 어떤 것인지 역설하고 있으며, 섬세하고 감각적인 작가의 문체는 독자들에게 예술적 향기에 젖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뛰어난 문학적 장치들로 카페인 없는 진한 커피와도 같은 은은한 매력을 풍기는 것이 이 소설의 장점이다.

미녀와 야수의 줄거리
여주인공 알릭스 밀러는 오랜 화가 집안인 밀러 가문의 마지막 인물이다. 리 크롬프톤(야수)은 밀러 가문이 대대로 초상화를 그려왔던 귀족 출신인 크롬프톤 가문의 마지막 인물이다. 오랜 전통에 따라 그림을 그려달라는 초대장을 받은 아버지를 대신해서 알릭스 밀러는 눈발이 날리는 외딴 저택으로 리 크롬프톤을 찾아간다. 하지만 알릭스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크롬프톤에게 실망을 한 끝에 혼자서 산책을 즐기다가 심한 눈보라를 만나 곤경에 처한다. 그때 흉칙하게 생긴 거구의 사내에 의해서 구조를 받게 된다. 결국 미녀는 세상을 등진 작가인 야수인 그를 사랑하게 되었지만 그는 그녀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리는 백년을 주기로 그들의 가문에만 나타나는 사악한 유전병, 선단 거대증으로 인해 삶의 의욕을 상실한 상태. 그녀를 그저 가벼운 섹스 상대로만 생각하는 알릭스의 남자친구 마크 역시 그들 사랑의 장애였다. 또한 그녀의 아버지 알렉산더는 병원에서 암으로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형편이었다. 온갖 어려운 난관을 물리치고 야수를 사랑하기로 결심한 그녀의 가장 큰 장벽은, 기묘한 불균형으로 혐오감을 주는 야수의 육체가 아니라 그녀의 사랑을 허용하지 않는 야수의 감정이었다. 그는 스스로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번민을 거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