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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왕의 『캔버스 위에 혼을 남기고』는 크게 6부로 나누어져 있으며 주옥같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김윤철(수필가)
먹장구름이 걷히고 푸른 하늘 향한 시야가 넓어진다
뇌리의 혼탁한 생각이 사라지고 계곡 물처럼 투명해진다
그의 시를 읽다 보면 어느새 그렇게 된다

기계음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에게
시인은 발걸음을 멈추고 귀를 기울이고
조용히 심호흡을 해 보라고 한다
그동안 잊고 있던 새소리, 물소리, 꽃들의 속삭임이
별들의 노래 그리고 아이들의 깔깔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어머니의 구수한 된장찌개 냄새가 코끝을 스칠 것이라고

만일 내가 그에게서 한 가지만 취할 수 있다면
난 그의 시적 영감을 갖고 싶다
그럼에도 그를 부러운 눈으로 동경할 수밖에 없음은
그의 시와 삶이 어우러짐을 흉내 낼 수 없기 때문이다
그에게 시란 함께 얘기하고픈 우리네 삶의 이야기다
？
그의 붓을 거치면 거만한 것은 겸손해지고
비천한 것도 귀하게 된다
악취 나는 쓰레기통이 고마움의 대상이 된다
버려진 땅에 피어난 개망초도 인생과 함께 웃는다
그의 시를 읽노라면 난
어느새 눈을 들어 하늘을 응시하고 있다

이 아름다운 계절에
품위 있는 글집 하나 그대와 나누고 싶다

김윤철(수필가)
먹장구름이 걷히고 푸른 하늘 향한 시야가 넓어진다
뇌리의 혼탁한 생각이 사라지고 계곡 물처럼 투명해진다
그의 시를 읽다 보면 어느새 그렇게 된다

기계음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에게
시인은 발걸음을 멈추고 귀를 기울이고
조용히 심호흡을 해 보라고 한다
그동안 잊고 있던 새소리, 물소리, 꽃들의 속삭임이
별들의 노래 그리고 아이들의 깔깔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어머니의 구수한 된장찌개 냄새가 코끝을 스칠 것이라고

만일 내가 그에게서 한 가지만 취할 수 있다면
난 그의 시적 영감을 갖고 싶다
그럼에도 그를 부러운 눈으로 동경할 수밖에 없음은
그의 시와 삶이 어우러짐을 흉내 낼 수 없기 때문이다
그에게 시란 함께 얘기하고픈 우리네 삶의 이야기다
？
그의 붓을 거치면 거만한 것은 겸손해지고
비천한 것도 귀하게 된다
악취 나는 쓰레기통이 고마움의 대상이 된다
버려진 땅에 피어난 개망초도 인생과 함께 웃는다
그의 시를 읽노라면 난
어느새 눈을 들어 하늘을 응시하고 있다

이 아름다운 계절에
품위 있는 글집 하나 그대와 나누고 싶다

명득천(수필가. 목사)
얼마 전 지인들과 여행하면서 ‘망향’이라는 노래를 함께 불렀다. 노래로 불리어지는 정지용의 시 ‘고향’, 이은상의 시 ‘그리워’, 그리고 박화목의 시 ‘망향’은 우리의 고향에 대한 가슴 시린 그리움을 자아낸다. 특히 ‘망향’의 마지막 소절, “그대가 있음에 봄도 있고 아득한 고향도 정들 것일레라”는 우리의 가슴에 닿는 절절한 그리움이다. 난 근래의 시인들 중 특히 유 시인의 글을 접하면서 같은 맥락의 감성에 젖는다.

사실 그는 같은 땅에서 태어나서 자라고 나와 같은 길을 걸었다. 그가 남미, 아프리카, 동남아 여러 나라에서 일하고 마지막엔 북미로 옮길 때 나는 그가 여러 모로 고향과 단절된 이라 여겼다. 그런데 그는 모국과 고향을 몹시 그리워하며 종종 카톡으로 그의 그리움의 시들을 보내 주었고, 마침내 어느 날 잉크 냄새 나는 시집들을 안겨 주었다. 그의 시집들, ‘그대의 노래 하나 더하시게’와 ‘하늘을 이웃으로 둔 언덕’을 통해 그는 특유의 소탈함으로 자신의 인생 경험들을 맛깔스럽게 풀어내었고, 우리는 연신 맞장구를 치며 그의 글들을 읽어 나갔었다. 그의 노래들은 우리 모두가 고향산천에서 보고 듣고 느끼며 인생사에서 경험한 내용들이었기에 모든 소절들이 절절이 가슴에 닿았다. 특히나 그의 글은 고향, 어머니, 조국 등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아름다움, 진리, 정의, 나아가 올바른 삶에 대한 간절한 염원으로 가득 차 있다. 아마 그것이 그의 매일의 기도인 듯싶다.

이번에 세 번째 시집이 나온다 하기에 어떤 선율일까 많이 기대했다. 이번 시집의 대표시, ‘캔버스 위에 혼을 남기고’의 주인공처럼, 인생 사계절을 경험한 시인의 사유들이 도란도란 우리에게 말을 걸고, 우리는 그의 새 시집에서 다시 한 번 그의 혼을 만나고 있다. 그의 글들을 통해 우리는 우리 모두가 염원하는 아름다운 삶을 다시 확인해 보고 있다.

이번 그의 시집의 시들 중 특히 ‘신은 죽었다’라는 시는 신학도인 내게 언뜻 몹시 생경한 제목이었다. 그러나 그의 글을 찬찬히 곱씹으면서 기독교를 포함한 지구상 모든 종교인들의 근본적이고 보편적인 실상과 근원적인 문제를 그가 직시하였고, 우리가 시선을 어디로 어떻게 돌려야 하는지 시적인 방법으로 너무도 간결히 적시하였음에 찬탄을 금할 수 없다.

이 추천사를 쓰면서 좀 민망한 표현이지만, 나는 윤동주의 친구 송몽규가 되고 싶은 마음이다. 제3집, ‘캔버스 위에 혼을 남기고’ 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친구의 또 한 권의 시집을 가슴에 안고 이 겨울이 가고 봄이 오면 난 “그대가 있음에 봄이 있고…” 대목을 더 의미 있게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그대들에게 무한한 행복과 하늘의 풍성한 축복이 임하기를 축원한다.


벌써 한 해가 저물어 간다. 그동안 땀 흘려 열심히 수고한 농부들에게 이 가을에 추수할 것들이 풍성하면 좋겠다. 나도 시간을 쪼개어 틈틈이 다듬어 오던 글들을 3집으로 엮었다. 많이 기쁘고 뿌듯하다. 멋들어진 작품을 만들어 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후회는 없다. 그저 붓 가는 대로 솔직하며 단순하고 싶었고, 나의 최선을 다했다.

사람마다 취향이 달라서, 추상화를 귀히 여기는 이도 있고, 정물화를 아끼는 이도 있고, 풍경화에 심취하는 이도 있다. 서양화를 유독 좋아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사군자나 여러 묵화들이 그 작품을 그린 이의 영혼과 더 쉽게 교감할 수 있다고 여기는 이들도 있다. 각기 다른 취향의 화가들과 그림들로 세상이 더 다양하고 풍성해질 수 있으니 얼마나 기쁜가. 나도 그저 내 방식으로 내 그림을 그렸다. 나 자신과 이웃과 신과 격 없이 소통하고 싶었다.

타국 살이 오래 하다 보니 우리말이 많이 서툴어지고, 마음에 드는 어휘를 고르는 일이 쉽지 않았다. 그래도 우리말이 참 섬세하고 정겹고 좋다. 우리 글로 우리 정서를, 우리 추억을 되살리고, 살아가는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으니 기쁘다. 자그마한 글집 하나 상재하면서, 같이 어울리고 기뻐하자고, 짧은 인생 함께 풍요하게 향유하자고 그대를 청하고 싶다. 그대의 건강과 무한한 행복을 빈다.


23년 11월 요르바 린다 서재에서
유진왕

1부

가을 단상 26
시를 묻는 그대에게 28
섬 30
치자 꽃 32
도라지 꽃 34
들키고 싶어서 36
아무래도 꿈을 꾸고 있는 게야 38
고통이 사라지면 낙원일까 40
슈퍼문 42
말이 많고 말이 크고 44
빈자리 46
개망초 50
막차 52
머리 유감 54
이민자의 추석 56


2부

낙엽 60
왜 지나서야 그리워하는지 62
뻐꾸기 둥지 64
아침 산책 66
하와의 사과 맛 68
병아리 70
이건 아니지 72
삶은 그렇게 살아도 되는 것을 74
오리무중 76
어디다 버려야 하나 78
안주를 잘 고르시게 80
다람쥐 82
석양 84
도토리묵 86
다하지 못한 이야기 하나 88


3부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92
자존감 94
천지창조 96
당신은 당신을 좋아하나요? 98
인수분해 100
결국엔 그것 밖에 없는 것을 102
신은 죽었다 104
아빠의 아빠 106
오늘 같은 날은 108
옥수수 빵 110
악수해 보면 다 안다 112
한국 사람만 몰라 114
메멘토 모리 116
바보가 웃는다 118
삶의 무거움과 죽음의 가벼움이여 120


4부

등목 124
시를 읽는 것은 126
어떻게 하면 128
은사님 찾기가 어렵다고? 130
캔버스 위에 혼을 남기고 132
출구를 보여 다오 136
망가트려 버렸네 138
괴로움이 괴로움을 씻어내는 140
좁쌀의 변 142
보리밭에 오는 봄 144
제주도 옥돔 146
텃세 148
어둠은 세상의 작은 틈 150
마중물 152
사람을 사랑해? 154


5부

옥잠화 158
귀순 가족 160
쓰레기통 162
시절인연 164
78 km 지점 166
코스모스 168
어느 목사의 기도 170
음식은 추억을 부르고, 추억은 음식을 부르고 174
모두 가을을 닮았네 176
흰 죽 178
고사리 밭 180
문풍지 우는 소리가 그립다 182
시간과 공간의 나라 184
그리움이 미움보다 세더라 186
분수 188


6부

등대 192
캐나다 메이플 196
콩나물 200
머리를 긁적인다 204
은갈치 208
억새 밭 212
짝사랑 216
사람을 만나면 반갑다 218
구절초 220
어머니 같은 큰누이 224
사람보고 비키래 228
대마초 230
양심선언 234
비빌 언덕 240
은퇴하면 뭐하지? 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