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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는 아무나 보나(큰글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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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박경희
  • 출판사 : 플로베르
  • 발행 : 2022년 03월 07일
  • 쪽수 : 240
  • ISBN : 9791197806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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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50대 중반, 조금 이른 나이에 할머니가 된 박 여사의 노년 적응기

청소년 소설 『류명성 통일빵집』과 『난민 소녀 리도희』로 이름을 알린 박경희의 유쾌 발랄 노년 에세이.
50대 중반, 손주가 태어나면서 갑자기 할머니가 된 작가는 새로운 삶에 눈뜬다. 노년 육아로, 육체의 나이 듦으로, 정신의 공허함으로 괴로워하는 주변의 노년을 살피게 된 것.
이 책은 이제 막 ‘노년’이라는 길목에 들어선 작가와 그 주변의 이야기를 통해 자식의 아이를 돌본다는 것에 대해, 건강하게 나이 든다는 것에 대해, 제대로 산다는 것에 대해 톡톡 튀는 문체로 허심탄회하게 말한다. 정말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출판사 서평

‘아주머니’라는 말조차 거부하던 내가
어느 날 갑자기 ‘할머니’가 되었다

『손주는 아무나 보나』는 워킹맘으로 분투하다 어느 날 갑자기 할머니가 된 작가와 그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어쩌다 얻게 된 ‘할머니’라는 이름에 적응하기 위해 지인들을 찾아다니며 노년 육아와 손주의 의미에 관한 에피소드를 모으고, 건강하게 나이 들기 위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이 허심탄회하게 그려진다. 무겁고 진지할 수 있는 ‘노년’과 ‘노년 육아’라는 주제를 유쾌하고 발랄하게 풀어내, 누구나의 이야기이자 인생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한다.

손주가 되찾아준 청춘,
힘들지만 괜찮아

가족의 생계와 자신의 인생을 위해 맞벌이를 택한 젊은 부부들은 아이를 낳아도 스스로 키우기가 어렵다. 아이 육아를 위해 다른 사람의 손을 빌려야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아이를 맡겼다 흉흉한 일을 겪었다는 주변의 이야기들 때문에 이마저도 쉽지 않다. 일터에 나가 일하느라 바쁜 자신을 대신해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은 애석하게도 자신을 키워준 부모뿐이다.

_ “자식들이 자기 애들은 남의 손에 맡길 수 없단다. 나보고 자기들을 키울 때처럼 모든 힘을 다해서 잘 키워달래. 아이 돌보미는 구했지만, 육아의 총 책임을 맡아달라는 거지. 엄마로서 나를 인정해준 것까지는 좋은데… 요일까지 정해서 두 아들 집에 번갈아 다니느라 정말 되다.”(35쪽)

할머니, 할아버지 들은 자식과 손주를 위해 내가 나서야 한다는 생각으로 노년 육아에 뛰어든다. 자식을 키워봤다고 해서 손주 키우기가 쉬운 건 아니다. 자신도 모르게 나이 든 육신과 넉넉지 않은 주머니 사정은 손주 돌보는 일을 어렵게 만든다. 그렇다고 먹고살겠다고 밤낮없이 일하는 자식들에게 육아 비용을 내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_ “말도 마세요. (...) 작은딸은 식당에 손님이 없어서 가겟세도 못 낸다고… 우윳값이며 기저귓값 벌기도 힘들다며 애만 보고 그냥 갈 때가 있어요. 어느 때는 내가 알아서 아이한테 필요한 거 사다가 먹이고 입히는데, 애 봐주는 값이라도 달라고 하면 아마 까무러칠 거예요.”(74-75쪽)

노년 육아로 몸과 마음이 너덜너덜해지는 사이, 시간 또한 속절없이 흘러간다.

_ “큰아들 손주만 몇 년 봐주고 일터로 복귀하려고 했는데, 둘째가 애를 낳았네요. 형네 아이를 키워줬으니 자기 아이도 키워달라는 거예요. 그렇게 해서 손주에게 코 꿰인 세월이 10년이에요. 내 인생의 황금기는 다 지나간 거죠.”(29쪽)

노년 육아가 사회적으로 많은 문제를 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할아버지, 할머니 들은 손주가 그저 사랑스럽다. 젊었을 때 자기 자식에게 베풀지 못한 사랑과 여유를 원 없이 베풀어줄 존재가 있다는 것이 한없이 고맙다. 노년에 부부가 함께 육아를 하니, 생기가 돌아 다시 청춘으로 돌아간 것도 같다.

_ “젊었을 때는 열심히 돈 벌어서 남부럽지 않게 키우면 된다는 생각만 하느라,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없었어요. 그때 제대로 아비 역할 못 한 거 손주에게 흠뻑 해주자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거기다 아내와 함께 손주를 볼 수 있어 더 좋아요. 손주의 예쁜 짓을 함께 보며 행복을 나누다 보니… 부부 금실도 더 좋아지는 것 같아요.”(50-51쪽)


나는 손주에게
멋진 할머니로 기억될 수 있을까

노년에 열심히 손주를 키우며 자신의 젊은 시절을 보상 받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열심히 일하며 건강하게 나이 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도 있다. 노년 육아를 해야만 노년의 삶이 보람차고 윤택한 건 아니다. 다양한 얼굴만큼이나 다양한 삶의 방식이 존재하므로, 노년에 자식을 위해 손주를 돌보지 않는다고 해서 미안한 마음을 가질 필요는 없다. 노년 육아는 필수가 아닌 선택이기 때문이다.

_ “장사하던 남편이 가게 문을 닫고 집에서 뒹굴거리는데… 힘들더라고. 삼시 세끼 차리는 것도 솔직히 부담되고. 마침 동네 아주머니가 요양보호사로 일하는데 괜찮다며 권하더라고. 학원에 다니며 공부해서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땄어. 자격증을 따니까 오라는 데는 수없이 많더라.”(103-104쪽)

노년과 노년 육아는 별개의 문제지만, 손주가 있는 노년에게는 이 둘이 함께할 수밖에 없다. 맞벌이하며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 또한 노년과 노년 육아의 문제를 따로 떼놓고 생각할 수 없다. 노년과 노년 육아는 내 부모의 문제이기도 하고 내 자식의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_ 나를 할머니라 불러주는 어여쁜 아민이를 만나며, 내 삶은 많이 변했다. 그전까지는 개인 ‘박경희’에 초점을 맞추어 산 삶이라면, 지금은 ‘가족’ 그리고 ‘오아민의 할머니’로 삶의 초점이 바뀌었다.(236쪽)

작가는 나름의 방식으로 노년을 보내고 있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와 자신의 삶을 정리해 기록하면서, 노년의 마음가짐과 관계 맺기 등 건강하게 나이 들기 위한 방법을 고민한다. 더불어 먼 훗날 손주가 자신을 멋진 할머니로 기억해주길 바라며, 오늘도 더욱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결심한다.

_ 손주 아민이가 커가면서 아니 아민이가 먼 훗날 나를 기억할 모습을 생각하니,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 산다는 건 이 세상을 떠날 때 후회할 일을 남기지 않는 것 아닐까? 그 또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절실하게 들었다.(141쪽)

“할머니의 마음으로 보는 세상은 많이 달랐다. 노년 육아로 힘들어하는 동년배와 육아로 힘든 워킹맘에게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책을 썼다”는 작가의 말처럼, 이 책이 지금의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남녀노소 모두에게 힘과 위로가 되길 바란다.

목차

프롤로그_ 할머니라는 이름이 생겼다

1부_ 어쩌다 할머니
손주는 아무나 보나/ 다시 시작할 수 있어/ 육아는 돼도 교육은 안 돼/ 김혜자 선생님처럼/ 남편이 되찾은 청춘/ 할머니는 왜 그것도 몰라요/ 할머니 집으로 떠밀려 온 아이들/ 공짜 육아는 사절/ 당신에게 손주란/ 내 운명을 사랑하자

2부_ 시끌벅적 노년 적응기
일도 하고 돈도 벌고 건강도 얻고/ 돈보다 친구/ 두 아이를 다시 키운다면/ 지는 노을을 함께 보는 사이/ 이런 할머니로 남고 싶어/ 손주를 몰라보게 된다면/ 나는 어디쯤에 서 있는 걸까/ 메멘토 모리

3부_ 손주와의 추억 만들기
소풍 가기/ 텃밭 가꾸기/ 동화 쓰기/ 영화 보기/ 배낭여행

에필로그_ 손주가 태어나던 날의 감동으로

본문중에서

나는 오십 대 중반에 한 아이의 할머니가 되었다. 그 일은 삶의 전환점이 되었다. ‘할머니’라는 새로운 이름이 생기면서 주위를 돌아보는 시간이 늘었다. 나와 같은 사람이 참 많았다. (...) 노년 육아로 고군분투하는 동시대 사람들도 꽤 있었다. (...) 지금까지 헛되이 살아왔다는 자괴감, 헌신하며 온 정성을 다해 키운 자식들을 떠난 보낸 후에 찾아오는 빈둥지증후군, 은퇴 후 맥없이 사는 남편을 보듬어야 하는 부담감, 온몸이 쑤시며 극렬하게 찾아오는 통증, 게다가 노년 육아까지 떠맡게 되었을 때 오는 책임감, 문득 찾아온 죽음에 대한 공포감 등 무거운 화두에 짓눌려 찬란한 시기를 놓치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까웠다. _ 7쪽, 〈프롤로그〉

숙제를 하다 궁금한 것을 수시로 묻는 손주 앞에서 할머니는 절망할 때가 많았다. 손주가 묻는 말의 뜻조차 모를 때가 많아 자괴감마저 들었다. (...) 할머니는 손주가 학교에 간 사이, 검정고시 학원에 등록해 공부를 시작했다. 초등학교도 제대로 못 나온 자신의 무지를 채우기 위해서였다. 할머니는 검정고시에 합격한 뒤 방통대 국문과 수업까지 듣게 됐고 손주와의 갈등을 해소해나가는 중이라고 했다. 일흔이 훨씬 넘었지만 손주가 중학교에 들어갈 것에 대비해 논술학원에 접수했다는 내용으로 글을 맺었다. _ 57쪽, 〈할머니는 왜 그것도 몰라요〉

“말도 마세요. 큰딸은 내 얼굴만 보면, 전세금 올려줘야 한다며 한숨부터 쉬지를 않나, 애들 학원비가 없어서 속상하다며 죽는소리부터 합디다. 작은딸은 식당에 손님이 없어서 가겟세도 못 낸다고… 우윳값이며 기저귓값 벌기도 힘들다며 애만 보고 그냥 갈 때가 있어요. 어느 때는 내가 알아
서 아이한테 필요한 거 사다가 먹이고 입히는데, 애 봐주는 값이라도 달라고 하면 아마 까무러칠 거예요.” _ 74-75쪽, 〈공짜 육아는 사절〉

내가 준비되지 못한 엄마였을 때, 큰아이에게 실수를 많이 했다. 혹독한 시집살이를 하면서 받은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극복하지 못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에게 화풀이를 많이 했다. 그때의 내 모습은 엄마가 아닌 환자 같았다. 그래서인지 큰아이는 우등생으로 무엇이든 잘하면서도 늘 의기소침했다. 소극적이고 자신감이 없어져가는 것을 보며, 얼마나 가슴이 아팠는지 모른다. 엄마가 믿고 지지해주지 않는데 아이가 전쟁터 같은 세상에 나가 당당할 수 있을까? _ 145쪽, 〈이런 할머니로 남고 싶어〉

나를 할머니라 불러주는 어여쁜 아민이를 만나며, 내 삶은 많이 변했다. 그전까지는 개인 ‘박경희’에 초점을 맞추어 산 삶이라면, 지금은 ‘가족’ 그리고 ‘오아민의 할머니’로 삶의 초점이 바뀌었다. (...) 우선, 욕심이나 욕망으로 들끓던 마음을 많이 내려놓게 되었다. 무명에서 유명을 향해가는 길목에 서 있던 나는 늘 조급했다. 남보다 잘 쓰고 싶고 주목받고 싶은 열망으로 가득 차 있었기에, 광야 같은 세상에서 총을 든 군인처럼 살았다. 시도 때도 없이 가슴에 바람이 일렁였다. 감정의 너울 속에 휘청이는 나를 구해준 것은 오아민이었다. 아민이의 눈망울과 마주치는 횟수가 늘어남에 따라, 내 안의 파도가 잠잠해지는 듯했다. _ 236쪽, 〈에필로그〉

저자소개

박경희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1960

20년간 방송 작가로 활동하면서 2006년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의 ‘한국방송라디오 부문 작가상’을 수상했다. 2004년 《월간문학》에 단편소설 〈사루비아〉로 등단한 후, 소설, 르포, 동화, 에세이 등 경계를 넘나들며 글을 쓰는 중이다. 《류명성 통일빵집》이 중학교 도덕 교과서에 수록되었고, 《국어 교과서가 사랑한 중학교 소설 읽기》(전국국어교사모임 엮음)에 실리기도 했다. 하늘꿈중고등학교에서 ‘박경희 작가와 함께하는 인문학 수업’을 10년간 진행하며 탈북 친구들을 만나 다양한 시선으로 탈북 이야기를 써 왔다. ‘통일’, ‘탈북’ 등의 키워드로 전국 초·중·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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