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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힘들면 도망가!"
자발적 퇴사자 아빠와 꿈많은 아들이 세계를 날다
세계 최고의 동물원을 만들겠다는 아들의 꿈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엉뚱한 아들녀석과의 여행은 고통스럽도록 유쾌하다:

이 책에는 아빠와 아이가 세계를 돌며 겪은, 어려운 여정 속에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낸 순수한 세계가 있다. 세계 어딘가에서 '분노의 질주'를 경험하고 동물들과의 무섭지만 즐거운 우여곡절을 겪으며 지나온 날들. "아빠, 성당에 있는 금은보화를 팔아 가난한 사람을 도우면 모두가 잘 살 수 있지 않을까?”라는 순수함과 가끔은 돈키호테 같은 엉뚱함에 피식, 웃음을 선사하기도 하는, 애뜻하지만 유쾌한 부자의 에피소드들은 여행이 멈춘 시대에 여행을 꿈꾸는 이들에게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은 선물이 될 것이다.

"불현듯 구속받는 삶을 누구보다 싫어했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조금은 독특한 놈이었던 나에게는 너무나 갑갑했던 회사, 그리고 불편했던 사회 제도와 관습. 그 속에서 무던히도 자유로운 삶을 꿈꾸며 발버둥쳤었지….’ 사회적인 동물이라는 사람도 사회생활의 구속이 그렇게 싫은데, 하물며 이성적이지도 않을 동물들이 구속받는 환경에서 살아간다면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그런 점에서 본다면, 동물들이 구속받지 않고 ‘동물답게’ 살아가는 카바르세노, 이곳이 세계 최고의 동물원이 아닐까?" _ 본문 중에서

(프롤로그)

1장. 캥거루를 찾아서 (8살)

1) 가슴 아픈 기억
2) 캥거루를 찾아서
3) 샌드위치와 위험한 짓
4) 위대한 갯벌
5) 렌터카 여직원과의 다툼
6) 베이컨으로 바다낚시
7) 뜰채로 게 잡이
8) 와인잔 해변의 비밀
9) 오리도 날고 우리도 날고

2장. 분노의 질주 (9살)

10) 색다른 상해 여행과 배짱
11) 동물원에서 비를 맞으며
12) 무더위와 짜증, 그리고 화풀이
13) 오징어 잡이 배를 타다
14) 그들의 작은 사치
15) 천사의 도시와 슬픈 추억
16) 하늘이 내려준 선물
17) 동물원이 살아있다
18) 분노의 질주
19) 험난한 여정
20) 야생 곰과 딴짓
21) 3층 침대와 잠 못 이루는 밤

3장. 이제서야 보이는 것들 (11살)

22) 무소유의 삶과 월든 호수
23) 새벽 달리기와 열정
24) 인생 최악의 숙소
25) 몽환적인 천섬에서의 추억
26) 이제서야 보이는 것들
27) 북경 공항 노숙
28) 내 인생의 별
29) 치유의 도시 세도나
30) 죽음의 계곡으로

4장. 무엇을 믿어야 하는가? (12살)

31) 우한의 추억
32) 만감이 교차하는 로마
33) 자동차 파손 사건
34) 보이 오브 라만차
35) 세계 최고의 동물원
36) 무엇을 믿어야 하는가?
37) 모나리자와 불쾌감
38) 리스본과의 인연
39) 에그타르트와 해양강국
40) 이층버스와 해리포터
41) 애증의 도시
42) 코로나와 북경 경유

(에필로그)

“아빠, 힘들면 도망가!”
‘그래… 그 방법도 있구나.’ 도망갈 용기마저 없었던 나에게 그렇게 말해주니 눈물 나게 고마웠다. 구속에서 벗어날 한줄기 빛이 보였다.
_ 33p

그렇게 호주에 도착해 5일 동안, 아들은 열이 오르락내리락 하며 병마와 싸웠고 나는 그런 아들을 지켜보며 마음 아파했다. 거의 매일 밤을 무사히 넘기길 기도했다. _ 45p

‘자칫 잘못하면 큰 일이 난다.’ 운전대를 잡고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차에 문제가 생기거나, 구글맵의 길이 엉뚱한 곳으로 인도하면 어떡하나? 가끔 구글맵이 낭떠러지로 안내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_ 51p

몇몇 장소는 침식이 지속되어 예전에 찍은 사진과는 변화된 모습이다. 17년 전에 보았던 12사도 바위 역시 이제는 다른 모습으로 서 있다. 물론 나도 예전의 그 젊은 모습이 아닌 나이든 모습으로 찾아왔다. _ 77p

‘아들에겐 그냥 낚시하는 시늉만 보이고 적당히 시간만 때우다 가지 뭐.’ 솔직히 그 때 심정은 물고기가 안 잡혔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어디가 명당 자리인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냥 낚시꾼들이 있는 사이에 아무렇게 자리를 잡았다. _ 99p

눈부시게 아름다웠던 와인잔 해변. 와인잔을 닮아 그렇게 부르고 있다고만 생각했는데. 다녀오고 나서 슬픈 사연이 있음을 알았다. 그곳은 예전에 고래사냥을 하던 곳이라 했다. 바닷물이 고래들의 피로 붉게 물들어 레드 와인이 출렁이는 와인잔의 모습과 같아 그렇게 이름 붙여졌다는 끔찍한 얘기였다. _ 112p

앞으로 아들이 커갈수록 어떻게 관계를 잘 유지할 수 있을까?’ 별 일 아닌 일로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비록 아직은 어리지만 곧 부자간의 트러블에 대해 걱정할 시기가 올 것이다. 주변에서 ‘원만한 관계 유지’를 힘들어 하는 아버지들을 많이 보았다.. _ 129p

가끔은, 아주 가끔은 아들과 둘이 여행하며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경우가 있다. 다른 이들은 과연 우리를 어떻게 생각할까? 초라한 행색의 아저씨가 엄마도 없이 아이를 데리고 다니는 모습이 어떻게 비춰질까? _ 187p

캐나다에 사는 분이 구수한 경상도 억양으로 희귀한(?) 표현까지 쓰다니 당황스러우면서도 반가웠다. 고맙게도 20불에 지렁이도 박고 바람도 보충했다. _ 204p

정말 꿈에서나 볼 것 같던 곰이 나타났다. 시커먼 녀석이 도로변에서 슬금슬금 걷다가 머뭇거리더니 우리 차량 앞을 지나 휙 달아난다.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보아 사람으로 따지자면 청소년 곰이었다. _ 238p

돌이켜 보니 이제껏 난 살던 곳이 아닌 낯선 곳에 가면 더욱 부지런한 사람이었다. 그렇게 잠이 많던 사람의 잠이 사라진다. 잠이 부족하면 다음 날이 미치도록 힘든 저질 체력인데…. 여행 중에는 잠을 적게 자고도 꿋꿋이 버티는 나를 발견했다. _257p

“아빠, 성당에 있는 금은보화를 팔아 가난한 사람을 도우면 모두가 잘 살 수 있지 않을까?”
돈키호테 같은 소리를 하는 참 엉뚱한 녀석이다. 조금 생뚱맞긴 해도 어쩌면 맞는 말일지도 모르겠다. _298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