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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구니를 들고/ 시를 주우러 나선다/ 사방 천지에 널려 있는 시/ 방 안에서도 줍고/ 마당에서도 줍고/ 산에서도 줍고/ 허공에서도 줍는다/ 시를 줍다 보면/ 꿈이 있어 꿈도 줍고/ 꿈을 줍다 보면/ 별이 있어 별도 줍고/ 별을 줍다 보면/ 신(神)이 있어 신도 줍는다/ 무궁무진한/ 이 풍경이/ 나의 소풍길
-자서(自序)

사람과 자연 그리고 초월적 존재가 〈산골풍경〉속에서 하나 되다
이명우 시인의 연작(連作)시‘산골풍경’은 앞서 13권을 출간했음에도 새해에도 변함없이 연작 시집을 상재(上梓)한다.
산천이 유구(悠久)함은 당연한 듯하나 그 당연함을 바라보는 이의 심상에 따라 매일 새롭게 보이는 것 또한 산천이다. 이명우 시인이 오늘도 산골풍경을 읊는 것은 그의 심상이 매순간 새롭게 변화하고 있는 이유에서 비롯된다고도 볼 수 있다.
시인은 산골의 삶을 소풍으로 비유하며 가볍고 즐겁게 그러면서도 사유하며 시인의 발길이 닿는 사방천지 곳곳 대상들을 시로 버무려낸다. 《산골풍경》 시적 대상에서 우주도 신(神)도 예외가 될 수 없다. ‘내가/ 우주의 호주머니 속에/ 들어 있을 땐/ 나는/ 작은 동전 하나 크기였는데// 내가/ 우주를 내 호주머니 속에/ 넣고 보니/ 우주가/ 작은 동전 하나만큼 작게 보인다(「산골풍경1099」)’이나 ‘어제 낮에는/ 장대를 들고/ 저 홍시 따 주세요/ 하던 손자// 오늘 밤엔 장대를 들고/ 저 달을 따 주세요/ 하는 손자// 하얀 마음/ 까만 눈동자에는/ 천사들이 뛰어 놀고 있고/ 신선들이 날아다니고 있다(「산골풍경1059」)’를 보면 사람과 자연 그리고 초월적 존재가 ‘산골풍경’이라는 범위 안에서 하나가 되어 있다. 이러한 밀착 관계 속에서 빚어지는 산골풍경은 정겹기만 하다.

*자서 …5

산골풍경 1001 …10
산골풍경 1002 …11
산골풍경 1003 …12
산골풍경 1004 …13
산골풍경 1005 …14
산골풍경 1006 …15
산골풍경 1007 …16
산골풍경 1008 …17
산골풍경 1009 …18
산골풍경 1010 …20
산골풍경 1011 …21
산골풍경 1012 …22
산골풍경 1013 …23
산골풍경 1014 …24
산골풍경 1015 …25
산골풍경 1016 …26
산골풍경 1017 …27
산골풍경 1018 …28
산골풍경 1019 …29
산골풍경 1020 …30
산골풍경 1021 …31
산골풍경 1022 …32
산골풍경 1023 …33
산골풍경 1024 …34
산골풍경 1025 …35
산골풍경 1026 …36
산골풍경 1027 …37
산골풍경 1028 …38
산골풍경 1029 …39
산골풍경 1030 …40
산골풍경 1031 …41
산골풍경 1032 …42
산골풍경 1033 …43
산골풍경 1034 …44
산골풍경 1035 …45
산골풍경 1036 …46
산골풍경 1037 …47
산골풍경 1038 …48
산골풍경 1039 …49
산골풍경 1040 …50
산골풍경 1041 …51
산골풍경 1042 …52
산골풍경 1043 …53
산골풍경 1044 …54
산골풍경 1045 …55
산골풍경 1046 …56
산골풍경 1047 …57
산골풍경 1048 …58
산골풍경 1049 …59
산골풍경 1050 …60
산골풍경 1051 …61
산골풍경 1052 …62
산골풍경 1053 …63
산골풍경 1054 …64
산골풍경 1055 …65
산골풍경 1056 …66
산골풍경 1057 …67
산골풍경 1058 …68
산골풍경 1059 …69
산골풍경 1060 …70
산골풍경 1061 …71
산골풍경 1062 …72
산골풍경 1063 …73
산골풍경 1064 …74
산골풍경 1065 …75
산골풍경 1066 …76
산골풍경 1067 …77
산골풍경 1068 …78
산골풍경 1069 …79
산골풍경 1070 …80
산골풍경 1071 …81
산골풍경 1072 …82
산골풍경 1073 …83
산골풍경 1074 …84
산골풍경 1075 …85
산골풍경 1076 …86
산골풍경 1077 …87
산골풍경 1078 …88
산골풍경 1079 …89
산골풍경 1080 …90
산골풍경 1081 …91
산골풍경 1082 …92
산골풍경 1083 …93
산골풍경 1084 …94
산골풍경 1085 …95
산골풍경 1086 …96
산골풍경 1087 …97
산골풍경 1088 …98
산골풍경 1089 …99
산골풍경 1090 …100
산골풍경 1091 …101
산골풍경 1092 …102
산골풍경 1093 …103
산골풍경 1094 …104
산골풍경 1095 …105
산골풍경 1096 …106
산골풍경 1097 …107
산골풍경 1098 …108
산골풍경 1099 …109
산골풍경 1100 …110

산골풍경 1001

이 하늘
우주소풍 여행사가
이 산골 원두막에 있습니다

우주소풍 하실려면
이 산골로 오셔요

햇빛 날개
달빛 날개
별빛 날개
바람 날개
꿈 날개
저승날개들이 있습니다
신청만 하면
가고 싶은 세계의
날개를 빌려 줍니다
- 10p

산골풍경 1041

서랍 속에 넣어둔
하얀 그리움을
봄비 내린 다음날에
심었습니다

쑥쑥 자란 나무에
튼실하게 익은 열매
따 먹어야지

나무를 흔듭니다
저런
떨어지던 열매가 날개를 펴고
새가 되어 날아가네요

그리움의 나무엔
과일이 아니라
새가 열렸네요
- 51p

산골풍경 1042

산이라는 바구니를
들여다보니
수풀이란 보석이 가득가득

바다라는 바구니를
들여다보니
고기라는 보물이 가득가득

하늘이란 바구니를
들여다보니
별이라는 보물이 가득가득

자신이라는 바구니를
들여다보니
인연이란 보물이 가득가득
- 52p

산골풍경 1045

모래를 심어 키우는 농부가
비빔밥을 같이 먹자면서
나를 부른다

먹구름을 오려 만든
함지박에
웃음 한 접시
노래 한 접시
사랑 한 접시
행복 한 접시를 비벼서
하얀 꿈을 얹은 비빔밥
아-
이것을 무슨 맛이라고 해야 하나
- 55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