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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오래된 곁눈질》은 생명의 가치나 사물에 대한 이야기들을 실체의 해학으로 잘 풀어내고 있다.

박성규 시인의 시집《오래된 곁눈질》은 등단 10년에 여덟 번째로 간행 되었다. 이는 문학적 역량은 물론 시를 자신의 친구로 동행하고 있으며 지극히 편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집 자서에서 “가슴에 손을 대어 본다. 심장이 팔딱팔딱 뛰고 있다. 아직 살아 있었구나.…….” 라고 한 것은 한 직장에 청춘을 바쳐온 강한 신념으로 성실하게 살아오면서 자신의 열망과 통증을 감내하며 시인의 본분을 잘 지켜왔다는 의미가 내포되어있다. 시집《오래된 곁눈질》은 생명의 가치나 사물에 대한 이야기들을 실체의 해학으로 잘 풀어내고 있다.

제 1부
자화상

꼴찌 인생 / 13
단골 메뉴 / 14
숨은 그림 찾기 / 16
장염 / 18
자화상 / 19
手話하는 사람을 보면서 / 20
알 수 없는 일 / 22
脫穀 / 24
기둥 / 26
불안한 명절 / 27
무한도전 / 28
해탈해야지 / 29
고추잠자리 / 30
연 / 32
목욕탕에서 / 33
장마 / 34

제 2부
왕의 길

낭산의 봄 / 37
꿈 / 38
監室佛像 앞에서·Ⅵ / 39
浮石 / 40
보물찾기 / 41
야간 산행 / 42
에밀레 / 43
윤회 / 44
수련 / 45
국도 한 토막을 생각하다 / 46
식목일 / 48
왕의 길 / 50
오래전 사월 / 53
그리움 / 54
소나기 / 55
시간의 뒤편 / 56

제 3부
여행자의 눈

운주사 와불·1 / 59
운주사 와불·2 / 60
운주사 와불·3 / 61
무장산 산행 / 63
영월 가는 길 / 64
영월에는 / 65
소금쟁이 / 66
수옥폭포 / 68
羅濟通門 / 70
바람이 드나드는 길은 마르다 / 72
여행자의 눈 / 73
오래된 곁눈질 / 74
철지난 단풍 / 76
다시 우포 / 78
팔공산의 밤 / 79
가을 여행·1 / 80
가을 여행·2 / 82

제 4부
耳鳴

동백 / 85
폭포 이야기 / 86
코스모스 / 87
耳鳴 / 88
청문회 / 89
단풍 / 90
가을 가뭄 / 91
백일홍 / 92
분꽃 / 93
말복 / 94
능소화의 변명 / 95
들국화는 없다 / 96
폭염주의보 / 97
나팔꽃 / 98
너와 나 ─ 운명·1 / 100
너와 나 ─ 운명·2 / 101
외출 / 102

제 5부
불빛 세상

구름의 정체 / 105
울기등대·2 / 106
牙山 12주기 추모식 날 / 107
야간 조명등 / 108
승자 없는 전쟁 / 110
회식 / 112
그늘 / 113
방어진행 노선버스 1004 / 114
성원쌍떼빌 113동 1202호 / 116
병 주고 약주기 / 117
앉은뱅이 재봉틀 / 118
미니 수영장 / 120
급커브 주의 / 121
詩句를 생각하다 / 122
식탁 등의 비애 / 124

■작품해설 | 놀다 ; 생의 애환哀歡과 시의 해학諧謔 사이 ─ 백인덕(시인) / 127

■ 자서

가슴에 손을 대어 본다
심장이 팔딱팔딱 뛰고 있다
아직 살아 있었구나

나의 심장은 언제쯤 멈출까
심장이 멈추는 그 날까지
미친 짓이라 하면서도
미친 짓을 일삼고 있으니

여덟 번째 고개를 넘는다
마지막이 언제일지 모르지만
순간순간
그저 최선을 다하며
살 뿐이다

세월이 두렵다

2014년 봄
박 성 규

■ 작품 해설 중에서

놀다 ; 생의 애환哀歡과 시의 해학諧謔 사이
─ 박성규의 시 세계

박성규 시인의 이번 시집 『오래된 곁눈질』은 다섯 개의 방향을 향해 갈무리 되어 있다. 시인은 자서에서 “여덟 번째 고개를 넘는다./마지막이 언제일지 모르지만/순간순간/그저 최선을 다하며/살 뿐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고개’는 아름다운 것이지만, 이를테면 ‘사막’과 같은 것이 아니어서 쉽사리 ‘중심’을 향해 자기를 투여하게 하지만 실상은 신기루처럼 사라져버린다.(사족이지만) 아니었으면 좋겠지만, 필자는 시인의 지금까지의 시를 읽게 되었다, 덧붙여 몇 개의 시 세계를 규정하는 시적 정의와 그 정의로움도 알게 되었다. 비극이었다, 시인은 중심에 서 있으려 하나, 아니다 중심이 무엇인지 모른다고 말한다. 그러나 중심은 그 언표를 빗나가는 지점에 확실하게 서 있다.

박성규 시인의 미덕은 결코 작지 않다. 음성을 이용한 의미의 차이 놀이, 이것을 시작법상 말 재롱, 그러니까 ‘pun’의 일종이라고 보는데, 첫 번째 목표는 즐거움에 있고, 두 번째 목표는 웃음 뒤의 서늘한 깨달음을 노려 사용하는 수법이다.
여기 “을숙도 철새 구경하려 강물을 본다.”처럼 시인의 딴지가 내내 눈물겹도록, ‘허 이놈이’ 하셨던 구상 선생님 미소를 닮은 박성규 시인의 미소를 내가 볼 수 있도록, 열심히 노시라, 그 놀이터가 허전하고 늘 그립도록 시인이시여, 즐거워하시라!
- 백인덕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