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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양품의 생각과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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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만든 이의 마음이 느껴지는 기획부터
로컬에서 시작되는 미래까지,
일상의 힘을 믿습니다

심플한 제품으로 생활의 미학을 파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무인양품MUJI’. 이곳에서 우리는 옷과 신발, 침구를 비롯하여 식기와 문구 심지어 레토르트 식품까지 생활에 쓰이는 거의 모든 물건들을 만나볼 수 있다. 하지만 무인양품은 단순히 잡화점보다는 철학을 나누고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변화시키는 브랜드로서 존재하고자 한다. ‘기분 좋은 생활’을 목표로, 어떻게 ‘사람과 사회에 도움’이 될지를 고민하며 건축과 도시 재생, 커뮤니티 기획 등 계속해서 새로운 영역에 도전한다.
[무인양품의 생각과 말]은 무인양품의 40년 경영 철학을 브랜드의 입으로 직접 공개한 최초의 책으로 탄생의 원점부터 철학을 이루는 핵심 키워드, 기획과 발상, 조직문화를 아우르며 구성원들에게만 공유해온 내용에 더해 앞으로의 일과 비전,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까지 브랜드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오롯이 담겼다. ㈜양품계획 가나이 마사아키 회장이 직접 구성하고 서문을 썼으며, 무인양품의 아트 디렉터이자 세계적인 산업 디자이너 후카사와 나오토가 기획에 참여하고 한국어판 디자인 감수까지 마쳐 더욱 의미 깊다. 세계인의 공감을 얻는 브랜드가 되기까지, 무인양품이 거듭한 사유의 과정을 고스란히 담아낸 이 책은 변화와 위기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자기 중심축을 지켜낸다는 것의 중요성을 상기시키며, 사람과 삶을 바라보는 태도에 관한 새로운 고찰을 전해줄 것이다.

“세상을 위해 제대로 기능하며
사용하는 이에게 기쁨을 전달하는,
브랜드의 역할은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_ 양품계획 가나이 마사아키 회장, 인터뷰 중에서

영상 제공 : Magazine

출판사 서평

세계인의 라이프스타일에 스며든
마이너스 미학의 비밀

개인이 삶의 목표를 위해 일상에서 반복하여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는 모든 것들.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가 처음 정립한 ‘라이프스타일(Style of life)’이라는 이 개념은 전 세계적으로 밀레니얼이 구매력 있는 집단으로 성장하면서 기업들에 더욱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 그들은 스스로 가치 있다고 여기거나 지향하는 삶의 철학을 가진 기업의 제품을 소비함으로써 그 스토리와 문화를 내 것으로 흡수하고 싶어 한다.
모노톤의 단정한 옷, 간소한 가구와 가지런하게 정돈된 방, 적당한 습도와 쾌적한 공기. 무인양품은 ‘인간은 욕심쟁이이며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는 생물’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자신만의 모습으로 아름답게 사는 사람들을 ‘좋은 생활자’로 상정, 그들이 영위할 법한 창조와 지속의 생활양식을 그려낸다. [무인양품의 생각과 말]에 따르면, 갖고 싶은 것을 마음껏 욕망하던 80년대의 일본 사회에서 상표가 아닌 사상과 품질로 승부하겠다는 무인양품의 탄생은 고도의 소비 사회에 대한 안티테제와도 같았다. 자본 논리가 만들어낸 과도한 소비 지향의 사회에서, 기본을 다시 생각해보자는 그들의 시작은 단 40가지의 상품을 다루는 마트 내 PB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7,000여 가지 품목을 취급하며 미국, 유럽, 중국 등 30개국·지역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무인양품의 모든 물건에는 ‘마이너스의 미학’이라는 공통된 무(無)의 철학이 스며들어 있다. 특별하지 않기에 그 어떤 것과도 자연스레 어우러질 수 있고, 비어 있기에 모든 것을 담는 포용력을 가질 수 있다.
무인양품이 기획하는 방식을 잘 들여다보면, 왜 무(無)의 정체성을 갖게 되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 힌트는 서로 다른 부서의 사람들이 팀을 이뤄 소비자의 집을 방문해 서로 다른 관점으로 소비자의 생활을 관찰하는 ‘유저 옵저베이션’ 시스템에 있다. 어떤 집에서든 어떤 물건과도 자연스레 어울릴 수 있으려면 필연적으로 기능과 장식을 덜어내고 본질만 취해야 했기 때문이다.

“제게 있어 무인양품은 흰밥입니다.
흰밥 자체로만 보면 대단해 보이지 않지만,
여러 반찬과 함께 어우러져 근사한 맛을 냅니다.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지요.”
_ 경영전략 전문가 구스노키 겐, 인터뷰 중에서

‘도움이 되자’는 대전략 아래
‘기분 좋은 생활’을 제안하다

“마케팅은 하지 않습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처럼 ‘이것이 가장 좋다’고 주장하기보다는 ‘이것으로 충분하다’는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무인양품은 화려함보다는 편안하고 기억에 남을 일상적 요소를 만드는 데 골몰한다. [무인양품의 생각과 말]이라는 제목 그대로, 책을 통해 우리는 철저한 관찰에서 시작되는 기획에서 생산, 경영, 문화, 환경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무인양품의 모든 생각들을 엿볼 수 있다.
진짜 내 생활을 보다 좋게 갖추고 싶다는 바람이 기획의 시작이라는 ‘일단은 자신에게 마케팅’, 일상에서의 사소한 만남과 발견을 응원하는 ‘잡담이 곧 전략회의다’, 무인양품 디자인의 정체성과 미학을 설명하는 ‘아무것도 없지만 모든 것이 있다’ 등. 자타공인 무인양품을 가장 잘 아는 사람, ‘미스터 무지’라 불리는 가나이 회장은 누군가 흘리듯 중얼거린 말, 직원이 조직을 떠나며 남긴 쓴소리, 평소 메모했던 생각들, 대화나 회의에서 나왔던 말, 위기 때마다 던진 질문과 이를 통해 가다듬은 키워드의 정수만을 모아 무인양품의 일관성과 사상성을 나타내는 53가지의 브랜드 철학으로 정리했다. 그에 의하면, ‘무인양품의 생각과 말’ 그리고 행동을 일치시키는 것은 결국 사람이었다. 무리를 짓되 질서 정연하게 헤엄치는 작은 물고기떼처럼, 같은 사상을 공유하고 실현하며, 일관되게 유지하는 사람들의 존재가 오래가는 브랜드를 만드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 거듭 강조한다.
제1장 ‘발상은 언제나 근원적이며 단순하다’에서는 인간의 속성을 고찰하며 무인양품을 이루는 뼈대와 그 원형을 살핀다. 제2장 ‘생활이 아름다워지면, 사회는 나아진다’에서는 경제는 수단일 뿐 진짜 목표인 ‘기분 좋은 생활’을 다시금 다지던 노력을 돌아본다. 제3장 ‘무인양품이 만드는 방식’은 상품을 기획하고 생산하는 데 있어 중요한 것들, 사소한 일상을 재발견하고 아이디어를 얻는 즐거움에 대해 말한다. 제4장 ‘무인양품이 생겨난 문화와 조직’에서는 무인양품의 사람들, 그들만의 특별한 조직문화와 사회를 향한 비전을 공개한다. 제5장 ‘무인양품은 비어 있다, 그래서 무한하다’에서는 새로운 분야로 가능성을 한없이 넓혀가는 무인양품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한다.

“무인양품의 특별한 가치는
고객이 무인양품에 대해 엄격하다는 점이 아닐까 하고 저는 늘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무인양품의 생각에 찬성하고 공감하는 한편,
‘그걸로 충분해?’라는 엄격한 눈으로 늘 지켜보고 있습니다.
이보다 더한 기업 가치가 있을까요.”
_ 아트 디렉터 후카사와 나오토, 본문 중에서

소중한 가치를 고수하면서도
위기 속에서 살아남는 법

현대 경영학의 세계적인 석학 마이클 포터 교수는 “전략이란 무엇을 하지 않을지를 선택하는 것”이라 말했다. 2001년 닥친 최악의 위기에서 무인양품을 구한 것 역시 ‘무인양품답지 않은 것’을 포기하는 지혜였다. ‘무인양품은 20세기와 함께 끝났다’는 업계의 평가, 과감한 변혁의 소용돌이 속에서 그들이 찾은 해답은 자기다움이었다. “기분 좋은 생활을 위해 진짜 필요한 제품을 만들고, 인간의 생활이 시작된 자연을 지키는 것이 우리의 원점이다”라는 분명한 목적의식을 공유하며, ‘그것이 무인양품다운가?’와 같은 질문을 수시로 던짐으로써 기본으로 다시 돌아간 것이다.
무인양품이 책이나 청과물을 팔고, 건물을 짓는 것 역시 무분별한 부문 확장이 아닌, 그들의 철학을 지속해서 상품화한다는 맥락에서 그 궤를 같이한다.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주거 형태를 제안하는 무지 하우스Muji House와 일상처럼 편안한 여행을 누릴 수 있는 무지 호텔Muji Hotel 등을 통해 공간에 대한 자신들의 철학을 설파하였고, 특정 지역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으며 사용되어 온 물건을 ‘무인양품답게’ 선보이는 파운드 무지Found Muji는 로컬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서 매장의 가능성을 보여주며, 재생 순환 프로젝트인 리무지Re Muji는 친환경을 넘어 필(必)환경이 기본이 된 시대 브랜드의 책임이란 것은 무엇인가 자문한다. 모두 ‘무인양품다움’을 더욱 단단히 하는 프로젝트들이다.
소비되는 대상이 아닌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주체로서 브랜드는 존재할 수 있을까? 경험을 판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비대면이 자연스러운 시대, 연결은 여전히 가능할까? 평범한 일상의 아름다움이 사라진다면, 우리는 그 빈자리를 무엇으로 대체할 것인가. [무인양품의 생각과 말]은 새로운 시대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민하는 경영자, 마케터들은 물론 코로나라는 충격으로 일상이 더욱 소중해진 지금 앞으로의 삶의 태도, 보다 나은 삶의 방식을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질문을 던지며 생각을 전환해보는 계기를 만들어줄 것이다.

“지금 우리는, 단순한 전략이 아닌 대전략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대전략이란 바로 ‘도움이 되자’는 마음입니다.
우리는 항상 이 ‘대전략’을 우선시합니다.
만약 상품과 서비스가 인기를 얻어 매출이 올랐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사람에게 ‘도움이 된 결과’일 것입니다.”
_ 양품계획 가나이 마사아키 회장, 서문 중에서

목차

서문. 사람과 사회에 ‘도움이 되자’는 마음 4
_주식회사 양품계획 회장 가나이 마사아키

제1장. 발상은 언제나 근원적이며 단순하다
― 인간으로서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1 인간은 욕심쟁이이며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는 생물이지 16
2 사람도 개도 큰일을 본다 20
3 무인양품의 사상이란 무엇인가 24
4 대전략은 ‘도움이 되자’는 것 26
5 당연하지만 잊기 쉬운 것들 30
6 문화의 세 가지 지향성 32
7 사람을 사람답게 38
8 개인도 회사도 나라도 같은 사이클로 돌아간다 42
9 파는 쪽이 약하고 사는 쪽이 강하면 안 될까? 44
10 아첨하지 않는, 그러나 건방지지도 않게 48
11 자연과 함께. 무명으로. 심플하게. 지구적으로 50

제2장. 생활이 아름다워지면, 사회는 나아진다
― 경제는 수단일 뿐, 목적은 기분 좋게 사는 것

12 가만히 달을 본 적 있나요? 58
13 목표는 기분 좋은 생활 62
14 경쟁보다 연대를 64
15 생활의 ‘풍요로움’에 대해 다시 묻다 66
16 새로운 가치관으로 생활을 돌아보다 70
17 애당초 시작은 ‘소비사회에 대한 안티테제’ 74
18 자본 논리보다 인간 논리 78
19 전통과 침묵 사이에서 82
20 ‘이것이 좋다’가 아니라 ‘이것으로 충분하다’ 86

제3장. 무인양품이 만드는 방식
― 줄임으로써 창조하다

21 이것의 어디가 무인양품다운가? 92
22 마이너스의 미학 96
23 우선은 자신에게 마케팅 104
24 그리고 관찰 108
25 일상의 재발견 112
26 무의식의 의식을 찾아라 120
27 사람의 흔적이 있는 물건 만들기 126
28 아주 사소한 것과의 만남 132
29 생각이 있으면 아이디어는 찾아온다 136
30 없음은 없는 게 아닌, 즉 없는 그대로 140
31 진심 어린 사과와 반성 144
32 과정에 대한 공감 148
33 적정선이라는 어려움 154
34 생활 소재로서의 상품 160
35 마음에 와닿는 상품을 만들자 164

제4장. 무인양품이 생겨난 문화와 조직
― 양품계획의 비전

36 괴로웠던 시간을 잊지 말자 170
37 작은 물고기는 무리를 짓되 서로 말없이 질서 정연하게 헤엄친다 174
38 글로벌한 중소기업 선언 178
39 본부는 현장을 지원하는 역할 180
40 구조의 가장 위에는 ‘사상’이 있다 184
41 이념을 공유한다 188
42 사람의 편에서, 사람이 주역인 회사 194
43 ‘3현’을 직시하라 198
44 튀어나온 말뚝을 응원한다 200
45 잡담이 곧 전략회의다 204
46 인간도 회사도 어차피 언젠가는 죽는다 216
47 우리의 일은 언제까지나 미완 220
48 일하는 사람이 일을 바꾸고 회사를 바꾸며 사회를 바꾼다 224

제5장. 무인양품은 비어 있다, 그래서 무한하다
― 대전략을 바탕으로, 가능성은 한없이

49 ‘본업의 힘’을 단련하다 230
50 로컬에서 시작하는 미래 234
51 사상에서 파생되는 다양한 활동 242
52 ‘바보’ 우리들 254
53 되풀이되는 원점, 되풀이되는 미래 258

후기를 대신하여 261
후기 ― 무인양품은 ‘총의’다 268

본문중에서

양품계획에서는 ‘무엇을 상품으로 할 것인가’라는 관점이 생활이나 가치관과 직결됩니다. 의지를 갖고 만들지 않는 상품도 있으니 이왕 만드는 상품에는 느낌이 좋은, 생활에 필요하다는 근거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부디 초심을 잃지 말고, 시장에서 잘 팔린다거나 요즘 트렌드라는 함정에 빠지지 말고, 용기와 신념을 갖고 ‘물건 만들기’에 매달리기를 바랍니다. 가끔은 함정에 빠지기도 합니다. 그러면 고객들이 무인양품 매장에서 큰 소리로 이렇게 말해줍니다. “어머? 이거, MUJI 같지 않아.” 고객 사이에도 그런대로 ‘MUJI다운’ 혹은 ‘MUJI답지 않은’ 이미지가 퍼지고 공유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 p.94)

무인양품의 성장 방정식도 일반적인 발상과는 반대입니다. 처음부터 ‘좋은 생활자’가 있다고 믿고 그들이 선택할 것 같은 방향을 콘셉트로 하여 상품을 만들자고 생각했기 때문에, 고객층을 확대해 그 수를 늘리려는 시도는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좋은 생활자’인 고객에 대응하는 상품 영역과 매장 전개 지역의 확대라는 성장 전략을 취했지요.
(/ p.97)

상품 이름에도 강요를 없앴습니다. 예를 들면 ‘다리 달린 매트리스’가 있습니다. 침대뿐만 아니라 소파로도 사용할 수 있는 다리 높이를 가진 제품인데, ‘○○ 베드’라고 하면 사용 방법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다리 달린 매트리스’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스틸 소재의 쓰레기통도, 쓰레기통이 아닌 ‘스틸 깡통 대·소’로 표시했습니다.
모든 면에서 파는 쪽의 사정이 아니라 사는 쪽의 논리를 우선한 상품들은 성별, 연령, 계층을 한정하지 않습니다. 사용 방법에도 강요가 없이 자유롭게 해, 어디까지나 생활의 소재라는 입장을 무너뜨리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이 상품들은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잘 활용될 수도 죽을 수도 있습니다. 고객은 그 관점에서 고르면 됩니다.
(/ p.103)

‘자신에게 마케팅’, 이 말은 우리가 상품을 개발할 때 생각하는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간단합니다. 상품 개발은 ‘진짜 나 자신의 생활을 보다 좋고 아름답게 갖추고 싶다’는 바람에서 이루어지는 것이기에, 자신의 일상을 생각하는 일 그 자체입니다. 화성까지 날아가는 로켓 혹은 머리가 좋아지는 약을 개발하거나 하는, 유별난 일을 요구하는 게 아닙니다.
다만 세상에는 수입이나 취미, 연령이나 가족 구성, 가치관, 좋아하는 색도 완전히 다른 사람들이 살고 있기 에, 그런 점을 모두 고려하다 보면 ‘진짜 나 자신의 생활을 보다 아름답게 갖추고 싶다’는 것도 꽤나 어려워지고 맙니다. 차라리 로켓을 만드는 편이 더 쉬울지도 모르죠.
(/ p.105)

‘뺄셈의 디자인’, 팔기 위한 장식이나 지나친 부분 등 낭비 요소를 생활자의 시점에서 점점 줄였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상품은 어떤 특징도 없는 ‘물 같은, 공기 같은’ 표정으로 이어졌습니다. 종종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어떻게 MUJI는 기호가 서로 다른 나라들에서 같은 상품을 판매할 수 있죠?” 대답은 ‘물’을 팔기 때문입니다.
(/ p.107)

무인양품 제품 발상의 기본은 만들기보다 먼저 ‘탐색하고 찾아내는’ 것입니다. ‘Found MUJI’란 이전부터 실행하던 상품 개발의 일부 방법론을 보다 명확하게 하고자 붙인 프로젝트 이름입니다. 다시 한번 다양한 문화와 전통, 소재와 기술을 존중하고 탐색해 현재 우리의 생활에 적용함으로써 사회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잊어버린 소중한 가치를 떠올려보자는 시도입니다.
지역문화의 소중함을 아는 것, 일방적인 방향으로 진행되는 글로벌화가 아닌 다른 방식의 글로벌화에 대한 기대, 만드는 사람과 사용하는 사람의 단절된 관련성, 생산자와 자연에 대한 배려, 윤택해진 생활 등 이러한 시도의 효과는 크다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그것을 만들 수 있는 사람과 기술, 산지(産地)가 사라지는 데 대한 초조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 p.127)

나중에 조사해보니, 발꿈치 부분이 120도인 지금의 일반적인 양말은 100년도 더 전에 영국 공장에서 처음 생산되었다고 합니다. 당시 기술로는 90도로 짜는 게 불가능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120도가 된 겁니다. 그러나 그보다 훨씬 전, 손으로 짜던 시절부터 버선을 포함해 인간이 신는 양말은 직각이었습니다. 인간의 발 모양을 생각하면 당연한 일입니다.
앞으로도 ‘아주 사소한 것과의 만남’을 소중히 여기려고 합니다. 한 사람이 얻을 수 있는 정보와 만날 수 있는 사람의 숫자는 정해져 있습니다. 그러므로 더더욱 그 같은 만남을 어떤 의미에서는 ‘운명’이라고 생각하며, 항상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 좋겠습니다.
(/ p.135)

회사 안에서 “너무 바빠. 아이디어가 나오질 않아”라는 말을 종종 듣는데, 바쁘다는 점에서는 누구보다도 디자이너와 크리에이터 여러분이 압도적일 겁니다.
그러나 그들은 항상 머릿속에 ‘생각’을 담아두고 있습니다. 다양한 사람과 만나고 다양한 거리를 보며 다양한 정보를 직접 마주합니다. 우리 역시 작업을 없애거나 줄이는 노력을 하면서, 밖으로 나가 좀 더 많은 정보를 접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게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여러 사람에게 얘기하다 보면, 하고 싶은 일이 정리되고 할 수 있는 방법이 떠오릅니다.
(/ p.137)

회장이나 사장이 오른쪽이라고 말할 때 다른 참가자가 “왼쪽은 안 될까요?”라고 말해야만 하는 때가 있습니다. 좀처럼 “왼쪽은 안 될까요?”라는 말을 듣지 못할 때는 스스로 말해보기도 합니다. 정말 옳은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그렇게 반대로 생각해보는 것이 아주 유용한 사고 패턴입니다. (중략) ‘디자인하지 않는 디자인’, ‘무작위의 작위’, ‘아무것도 없지만 모든 게 있다’, ‘평범한 비범함’,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에도 없는 것’ 등등, 알 것 같으면서도 알 수 없지만 느낌은 분명 전해집니다.
(/ p.141)

아이템 수가 너무 많다는 질책에는 뜨끔했습니다. 왜 아이템 수가 많아졌을까. 그 배경에 조직의 비대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명료하고 자신감에 넘친 ‘이것으로 충분하다’와는 거리가 먼 ‘이게 좋다’, ‘이것도 좋다’, ‘저것도 좋다’고 밀어붙이는 제안은 ‘이것으로 충분하다’에 도달하려는 과정을 게을리한 결과입니다. 그렇게 ‘이것으로 충분하다’에 도달하는 과정을 고객에게 내던진 결과, 잘 팔리는 상품은 매진되고 팔리지 않는 상품은 폐기됩니다. 고객이 추가로 구입하려고 해도 더는 그 상품을 팔지 않습니다. 이래서는 무인양품이 물건을 만드는 의미가 없습니다. 그 사실이 눈앞에 드러나자 반성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 p.146)

무인양품이 한결같이 목표로 하는 것은 필요한 물품에 동반하는 충족감입니다. 평범한 물건에 풍요로운 기분을 더하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재래시장에 발을 들여 놓을 때의 느낌을 상상해보세요. 물건을 통해 사람과 사람의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고 인간이 자아내는 독특한 분위기에 살짝 기운을 얻습니다. 아침에 딴 지역 채소와 과일, 어패류를 생각보다 싸게 살 수도 있고 “이거 보기에는 좀 못생겼지만 아주 맛있어! 가지고 가!”라며 덤으로 주는 토마토 두 개를 얻기도 합니다. 괜히 득을 본 것 같은 기분으로 집에 옵니다. 시대가 흐름에 따라 이런 시장은 줄어들었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무인양품은 재래시장을 목표로 하고 싶습니다.
(/ p.151)

명료하고 자신감에 넘치는, ‘이것으로 충분하다’를 실현하는 것이 무인양품의 비전입니다. 지구 차원에서 소비시대의 미래를 관통하는 시점을 갖고 최적의 소재와 제조 방법, 그리고 태도를 모색하면서 지혜를 삶의 형태로 드러내고자 합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렇구나!’라고 공감, 납득하고 이성적인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을 통해 무인양품은 생활의 ‘기본’과 ‘보편’을 계속 제시하고자 합니다.
(/ p.193)

현재 소매업의 사명은 풍요로움과 맞바꾼 대가로 잃어버린, 또는 분절된 ‘자연과 사람’, ‘사람과 사회’,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회복하는 것입니다. 소매업이라면 가능한 일입니다. 만드는 사람과 사용하는 사람, 생산자와 소비자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무인양품은 사람이 모여 사는 지역에 점포가 있기 때문에 그곳에 ‘Open MUJI’라는 만남의 장을 만들 수 있고, 그곳을 통해 사람과 사람의 관계성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다 같이 느낌이 좋은 지역을 만들기 위해 땀을 흘립니다. 이는 소매업이 오픈된 공간에서 이루어지기에 쉽게 할 수 있는 일이며 제조업 같은 분야에서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 p.231)

‘MUJI HOTEL’에서 양품계획이 하는 일은 호텔 사업이 아니라 기획입니다. 호텔 개발과 운영은 따로 사업주가 있고 우리는 기획, 투자 계획, 손익 계산, 집객, 운영 수준 체크 등을 합니다.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와만 하는 사업이라 몸이 가벼워 폐교를 호텔로 빈집을 숙박 시설로 바꾸거나, 낡은 목욕탕을 매력적으로 꾸미는 등 다양한 전개가 가능합니다.
그 정도로도 우리가 기획하는 일은 점점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고령화와 빈집이 문제가 되는 단지의 재생, 지방의 상업시설이나 셔터가 내려진 상점가의 활성화, 노인요양시설의 노동환경과 공간 디자인, 지자체가 운영하는 적자 캠프장의 지원, 쇼핑센터 공유 공간의 콘셉트 만들기와 가구 디자인 등이 있습니다.
(/ p.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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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표 없는(無印) 좋은 물건(良品)’을 지향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무인양품’을 운영하는 기업. 본래 1980년에 유통기업 세이유의 PB로서 출발했으나 1989년에 독립하여 의류ㆍ잡화ㆍ식품 등을 아우르는 무인양품 전 상품군의 기획ㆍ개발부터 제조ㆍ유통ㆍ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수행한다. 기업 안에는 사상과 사람, 그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기치 아래 전 세계 미니멀리즘 라이프스타일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생년월일 1969~
출생지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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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역사교육과를 졸업했다. 인터넷 관련 회사에 근무하며 1998년부터 일본문화포털 ‘일본으로 가는 길’을 운영했고, 현재는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 히가시노 게이고의 《11문자 살인사건》 《브루투스의 심장》, 이케이도 준의 《은행원 니시키 씨의 행방》 《하늘을 나는 타이어》, 이사카 고타로의 《SOS 원숭이》 《바이, 바이, 블랙버드》, 누마타 마호카루의 《유리고코로》 《고양이 울음》, 요시다 슈이치의 《거짓말의 거짓말》 《여자는 두 번 떠난다》, 야쿠마루 가쿠의 《데스미션》 《빈곤의 여왕》, 신카이 마코토의 《날씨의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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