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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일곱 살 때 안 힘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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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정용준
  • 출판사 : 난다
  • 발행 : 2020년 02월 20일
  • 쪽수 : 132
  • ISBN : 9791188862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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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딸 셋 아빠인 소설가 정용준이 큰딸 담은과 함께 쓴 첫 동화!
꿈과 환상이 많은 여자아이 ‘나나’의 호기심 가득한 성장기

2009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이후 활발한 작품 활동을 통해 굵직굵직한 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는 소설가 정용준, 한편으로 서울예대 문창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교수 정용준, 집 밖에서의 두 얼굴을 벗고 집 안으로 들어올 때면 세 딸의 다정다감한 친구가 되는 아빠 정용준, 그런 정용준 작가가 처음으로 동화를 써 이렇게 펴내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아빠는 일곱 살 때 안 힘들었어요?』라는 책입니다.

출판사 서평

책을 펼치면 ‘정담은에게’라는 헌사가 나옵니다. 정용준 작가의 큰딸 이름이기도 하지요. 정용준 작가는 첫딸 담은이를 보며, 담은이를 생각하며, 담은이를 상상하며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앞서 밝힌 바 있기도 합니다. 담은이가 있어 나올 수 있던 책이니 담은이와 함께 쓴 동화가 아니라 할 수 없겠지요. 온전히 부모 사랑을 독차지한다 해도 모자람이 클 아이 담은에게 둘이나 되는 여동생이 차례로 생겨났다고 해요. 또래보다 훌쩍 큰 ‘언니’가 되지 않을 수 없었던 어찌할 수 없는 제 환경의 주어짐이 어쩌면 담은의 감수성을 보다 예민하게 풍성하게 만들어주지 않았나 싶어요. 아빠인 정용준 작가는 그런 담은이를 세심하게 바라봐주는 일로 묵묵히 지켜봐주는 일로 어찌할 수 없는 제 환경의 미안함을 갚아왔던 것도 같고요.

그럼 담은을 필두로 한 동화 『아빠는 일곱 살 때 안 힘들었어요?』는 꿈과 환상이 많은 여자아이 ‘나나’의 호기심 가득한 성장기입니다. 새벽까지 잠을 자지 않아 항상 늦잠을 자는 일곱 살 여자아이 나나. 착한 아이지만 엄마 아빠 말을 잘 듣지 않는 나나. 동생 라라를 돌보느라 피곤한 엄마가 야속하고 일에 바쁜 아빠가 놀아주지 않아 오늘도 심심하기만 한 나나. 이 책은 그렇게 혼자 있기에 능해진 일곱 살 나나의 기억을 필두로 한 꿈 탐험기이기도 합니다. 나나는 엄마 아빠가 무심코 던진 말 한 마디, 무심히 행한 하나의 행동거지 등등을 참으로 정확히도 기억하는 아이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말할 줄 아는 아이입니다. “힘들다가도 행복하고 눈물이 나다가도 웃음이 나와요. 난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동생 라라가 밤마다 우는 게 그림자 괴물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아이. 엄마 아빠 눈에는 안 보이는데 내 눈에만 보여서 라라의 꿈속에 들어가 겁을 주는 괴물을 물리쳐줘야 한다고 말하는 아이. 동생 라라가 밤에 울지만 않아도 엄마가 덜 피곤할 것 같으니까 어떻게든 괴물에게 이기고픈 아이. 아빠에게 함께 꿈나라로 떠나는 마법의 주문을 외자고 하는 아이. 담다담…… 담다담…… 다다다다……담. 아빠와 함께 꿈속으로 여행을 떠나게 된 아이. 덕분에 아빠에게 기린, 하마, 사슴, 얼룩말, 토끼, 다람쥐, 비버, 스컹크 같은 동물 친구들과 눈을 맞추게 한 아이. 바람과 호수와 산과 바다와 같은 자연 속에서 아빠로 하여금 기억과 소망과 마음, 이라는 말을 발음하게도 한 아이. 그렇게 아빠로 하여금 동심 속으로 절로 빠져들게 한 아이. 막상 마주한 그림자 괴물이 둥글고 토실토실한 엉덩이를 가진 코알라라는 걸 알았을 때, 그 코알라가 사람들이 내버린 존재란 걸 알았을 때, 그 코알라에게 사랑한다고 열 번도 넘게 말해주는 일로 제 진심을 전할 줄 아는 아이. 일곱 살 제 기억 속 상처를 꺼내 말하는 일로 일곱 살 아빠의 기억 속 상처를 꺼내 결국은 치유하게 하는 아이. 그렇게 사랑을 사랑하게 하는 아이.

여러분의 일곱 살, 혹시 기억을 하시는지요. 일곱 살 때 여러분은 안 힘들었는지요. 동화 속 나나가 오늘 일곱 살이듯, 동화 속 나나의 아빠가 일곱 살의 아잇적 기억을 고스란히 안고 있었듯, 우린 다 일곱 살이었고, 우린 지금 일곱 살이기도 할 것이고, 우린 머잖아 일곱 살이 되기도 할 터지요.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 스스로 다 자란 것 같은 으쓱한 마음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야 함을 알기에 두려운 마음이기도 하는 나이 일곱 살. 생에 어떤 터닝 포인트가 있다면 그 첫 지점이기도 하는 나이 일곱 살. 그 성장판을 작정하고 한번 열게 한다는 의미에서 이 책은 제 소중함을 깊이 안고 있지 않나 합니다.

탁월한 상상력과 차분한 문장에서 오는 이야기의 힘만큼 페이지마다 그려진 그림에도 눈에 힘을 주게 하는 책입니다. 오밀조밀 예쁘게만 그려진 그림이 아닙니다. 스토리를 좇기보다 심성을 따른 그림입니다. 마음이 있는가, 있다면 어떻게 변하는가, 그 굴곡에 몸을 실은 그림입니다. 일곱 살에 영국으로 떠나 그림을 그려온 화가 고지연의 일곱 살 역시 그림 속 곳곳에 투영이 되어 더한 공감을 부르고 있지 않나 싶은 책입니다.

일곱 살을 경험하고 일곱 살을 경험할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습니다. 기억은 사랑이고 사랑은 사람을 행복하게 살게 하는 까닭입니다.

목차

1 흥! 어른들은 정말 시시해 ♥ 9
2 아빠는 일곱 살 때 안 힘들었어요? ♥ 17
3 나나의 나라예요 ♥ 27
4 담다담 ♥ 35
5 오늘은 그림자 괴물을 꼭 물리쳐야 해요 ♥ 43
6 코알라에게 사랑한다고 열 번도 넘게 말해줬어요 ♥ 57
7 나쁜 기억을 바다에 던져야 할지 말지 고민이 돼요 ♥ 70
8 꿈이 생겼으면 좋겠다 ♥ 85
9 나나 탐험대 탑승하세요 ♥ 97
10 바다는 이제야 바다처럼 보입니다 ♥ 107
11 사실은 사랑하니까 그런 거야 ♥ 113
12 해결사 나나 임무 완수 ♥ 127

본문중에서

“그런데 나나야. 너 왜 자꾸 머리를 풀어?”
“머리 묶는 거 싫어.”
“왜?”
“바람 부는 걸 느낄 수가 없잖아. 이것 봐요. 지금 이렇게 바람이 불고 있잖아요.” _50쪽

하늘에서 빛줄기가 비처럼 떨어졌고 공중엔 빛을 발하며 날개 달린 곤충들이 날아다녔습니다. 축축하고 부드러운 벽엔 황금색 버섯과 무지갯빛이 도는 애벌레가 기어다니고 있었어요. 시원하고 상쾌한 공기는 바깥의 공기와 뭔가 느낌이 달랐습니다. 뭐랄까, 달나라나 물속에 있는 것 같았어요. 힘껏 점프하면 하늘 끝까지 날아오를 것처럼 몸이 가벼웠습니다. 아빠가 가장 놀란 건 벽에 붙어 있는 수많은 문이었습니다. 모양과 크기와 색깔이 제각각인 문이 수백 아니 수천 개가 달려 있었습니다. 어느새 다가온 나나가 아빠의 손을 잡고 말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의 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꿈의 정거장이에요.”
꿈의 정거장? 아빠는 나나의 말을 따라 중얼거렸습니다. 저절로 열렸다 닫히는 문은 신비롭고 아름다웠어요. 희미하고 투명한 해파리 같은 그림자가 이 방에서 저 방으로 자유롭게 드나들었어요. 기이한 소리를 머금은 바람도 불었죠. 아빠는 입을 벌리고 고개를 들어 그 모습을 신비하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나나가 말했습니다.
“저게 꿈이에요. 왜 저렇게 생겼는지는 나도 몰라요. 몇 번이나 만져보려 했는데 잡히지도 않아요.” _61~62쪽

“나나야 그러면 사랑한다는 것은 뭐야?”
나나는 손가락을 한 개씩 펴며 말했습니다.
“좋아해. 좋아해. 좋아해. 좋아해. 좋아해.”
나나는 다섯 손가락을 쫙 펴고 손을 번쩍 들었어요. 치즈가 멍! 하고 짖었습니다.
“좋아해!를 다섯 번 더하면 사랑하는 거예요.”
“그러면 우리 딸은 아빠를 그렇게나 사랑해? 다섯 번이나 좋아해?”
“아니요.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요.”
“그것을 다 합하면 뭐라고 불러?”
으음, 나나는 곤란한 얼굴을 하며 머리를 긁적였어요.
“몰라. 그건 어려워요.”
“맞아. 아빠도 어렵다. 고마워. 그렇게 사랑해줘서.”
“뭘요.” _72쪽

저자소개

정용준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1981

1981년 전남 광주에서 태어났다. 2009년 '현대문학'에 단편 '굿나잇, 오블로'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문학과사회」(2015년 겨울호)에 발표되었던 단편소설 '선릉 산책'으로 2016년 제16회 황순원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서울예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저서로 소설집 <가나> <우리는 혈육이 아니냐> <선릉 산책>, 중편소설 <유령> <세계의 호수>, 장편소설 <바벨> <프롬 토니오> <내가 말하고 있잖아>, 동화 <아빠는 일곱 살 때 안 힘들었어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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