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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미래 컬처 엔지니어링 : 질문하는 문화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 미래를 디자인하는 4인의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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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혁신적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는 문화적 혁신이 필요하다
미래 교육을 위해 문화를 재정비하라
글로벌 인재를 길러내기 위한 전제 조건, 교육을 바꾸기 전에 문화를 바꿔야 한다

그런데 제가 교육 프로젝트를 많이 하면서 ‘왜 저 사회에서는 저런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할까? 왜 저 사회는 저런 생각에 사로잡혀서 고통을 짊어지고 강요하며 살고 있을까?’ 하고 생각을 해보니까, ‘이건 그 생각을 그 틀에 묶어두는 어떤 보이지 않는 태도나 습관 같은 게 아주 강하게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게 바로 저 사회의 컬처, 즉 문화 같은 게 아니겠는가’ 하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_‘0. 왜 컬처 엔지니어링인가’ 중에서

교육은 언제나 한국 사회에서 뜨거운 감자다. 대선 후보의 공약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주제 가운데 하나이며, 교육 제도나 정책이 바뀔 때마다 여론이 요동친다. 교육에 관한 반응을 보면, 대한민국 국민 대다수는 교육에 지대한 관심을 가진 것처럼 보인다. 최근에는 수시와 정시 비율을 놓고 또 한 번 격론이 벌어졌다. 그런데 한 번쯤은 이런 질문을 던져봐야 하지 않을까? 이런 방식으로 미래 인재를 길러낼 수 있을까? 우리나라에서 길러낸 인재가 혁신을 이끌 수 있을까? 혁신을 일으키려면 어떤 환경이 조성되어야 할까? 이 책은 교육이 글로벌 스탠더드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혁신이 필요한데,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문화의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한다. 이른바 ‘컬처 엔지니어링(culture engineering)’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전환이 일어나고 있지만 정작 사람들의 사고방식, 대응 방식, 의식의 고착화는 쉽게 바뀌지를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혁신은 일어나기 어려우며, 혁신을 일으킬 인재를 길러내기도 어렵다. 혁신이 일어날 수 있는 사회적 문화를 돌아보는 것. 그것이 컬처 엔지니어링이다.

이 책에서는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의 경력을 쌓은 저자들이 한국 사회의 문화와 교육, 미래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 그 과정에서 우리 문화의 약점과 경직된 부분, 개선해야 할 점이 드러나고 더 나은 방향이 제시된다. 단순히 제도를 바꾸고 효율성을 추구하는 방식으로는 우리 사회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없다. 진정한 변화와 핵심을 가로막고 있는, 문화적 관성과 약점을 찾아 고찰하고 탐구할 수 있어야 한다. 컬처 엔지니어링은 바로 그런 시도다.

출판사 서평

교육공학자×국제개발협력가×인간사회개발 디렉터×인문학자
미래를 디자인하는 4인의 대담
최고 전문가들은 어떤 미래를 디자인할까?

이 책의 저자들은 각 분야에서 최고의 경력과 경험을 자랑한다. 먼저 교육공학자 폴 김은 현재 스탠퍼드대학교 교육대학원 부학장으로 재직 중이다. 교육공학으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아 스탠퍼드대학교에 부임한 후 교육공학과 관련된 다양한 학위 과정 개발을 해왔다. 최근에는 비영리 국제교육재단인 ‘Seeds of Empowerment’를 설립해서 학생 및 국제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다양한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유네스코 및 여러 국제기금의 지원을 받았다. 또한 멕시코, 케냐, 콜롬비아, 이스라엘 등 지구촌 곳곳을 직접 누비며 ‘국경 없는 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실제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실행함으로써, 어떤 환경에서 어떤 교육이 효과적이었는지 생생하게 증언한다. 이 책에서는 교육공학자로서의 풍부한 경험과 통찰을 여러 사례와 함께 만날 수 있다.
김길홍은 국제개발협력가로서 아시아개발은행에서 21년간 근무했으며 선임 디렉터(Senior Director) 겸 부문장(Chief Sector Officer)으로 은퇴했다. 동남아 지역국에서 베트남, 라오스, 메콩강 5개국 협력 사업 프로그램을 담당했으며, 독일, 스웨덴, 오스트리아와 지속 가능한 도시 개발사업을 지원하는 ‘Cities Development Initiative for Asia’를 설립하여 공동으로 운영하기도 했다. 이 책에서는 폭넓은 경험을 바탕으로 아시아 국가들 개발 과정에서 느낀 혁신의 어려움과 성공 사례를 제시한다.
나성섭은 아시아개발은행의 교육 분야 대표이자 남아시아 인간사회개발 디렉터다. 아시아개발은행의 교육 분야 정책 방향 및 전략을 수립하고 약 4조 원에 달하는 교육 및 보건 분야 포트폴리오를 책임지고 있다. 전통적인 학교 교육의 틀을 넘어 현장에 필요한 미래 인재 육성 프로젝트를 IT, 농업, 의류, 보건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개발·실행 중이다. 이 책에서는 한국 교육의 문제점을 세계적인 기준에서 평가하고, 한국의 인재들이 시야를 넓힐 방법을 제시한다.
함돈균은 문학평론가로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HK연구교수와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웹진 민연》의 편집주간을 지냈다. 진화한 미래교육에 대한 의지를 실천하기 위해 ‘공존-세계시민-생명’ 가치와 지구적 네트워크에 기반한 사회디자인학교 ‘미지행’을 동료들과 만들고 있으며 총괄디렉터로 있다. 이 책에서는 인문학자로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가치나 시대정신, 다양성의 문제를 환기시킨다.
네 사람은 각자의 경력과 경험에 기반을 두고 의견을 제시하고 대화를 이어가지만, 커다란 맥락에서는 서로에게 동의하며 필요성을 인정한다. 우리 문화 내부에서는 문제로 안 보이는 것이 외부의 관점에서 보면 명확한 문제인 경우가 많다. 글로벌한 배경을 가진 네 사람의 대담은 우리가 잘 보지 못했던 길을 보여준다.

글로벌한 환경에서는 스펙만으로 승부할 수 없다
글로벌 시민의식을 갖춘 인재로 거듭나라

제가 아시아개발은행 부총재와 한국을 방문했는데, 국제기구에 진출하고 싶은 한국 학생들이 정말 많이 모였어요. 그때 한 대학생이 일어서서 질문을 했어요. 자기는 이런 분야의 공부도 하고 있고, 영어도 잘하고, 어디 가서 인턴도 하고 있고, 여러 가지 자기 계발 노력을 많이 했는데, 아시아개발은행 같은 데 취직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이드를 달라는 것이었죠. 그때 부총재가 그 학생에게 이런 질문을 했어요. “당신은 카자흐스탄을 얼마나 아느냐?” 하고요. 그 학생이 당황하면서 “잘 모르는 나라”라고 대답했죠. 그러니까 부총재가 “당신은 스펙은 많이 쌓았는데 여기에 취직은 안 될 것 같다”라고 설명했어요. 여타 스펙이 있다 해도, 기본적으로 아시아에 어느 나라가 있는지, 그곳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 나라 사람들이 어떤 삶의 환경에 처해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 없어서는 국제기구에 근무한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것 같다고 얘기해주었죠. 그런데 제가 볼 때는 한국 젊은이들 중에는 국제기구조차도 고시 공부하듯이, 글로벌 시민의식도 전혀 인식하지 않은 채로 준비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서 안타깝고 유감스럽습니다.
_‘8. 글로벌 시티즌십’ 중에서
글로벌 스탠더드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역량도 중요하지만, 공공의식, 인권 감수성 같은 세계 시민의식도 필요하다. 스탠포드대학교 스탠퍼드 D스쿨에서는 네팔의 유아 사망률이 높은 것을 보고 학생들이 이동용 보육기를 디자인한 사례도 있었다. 이 책의 저자이며 국제개발협력가로 일한 김길홍은 국제기구의 관점에서는 스펙만 뛰어난 학생보다는 국제적인 이슈를 자기 일처럼 생각하고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하려는 사람을 뽑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다양성을 포용하고 기르는 능력도 우리 문화에서는 많이 떨어진다. 우리나라에서는 끼리끼리 뭉쳐 ‘우리’가 되는 것을 좋아한다. 여기까지는 문화적 특징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와 다른 특성이나 문화를 배척하는 것에 이르면 문제가 발생한다. 싱가포르는 다양한 인종을 한 데 거주하게 하는 정책을 실행해 다인종 국가가 될 수 있었다. 그래서 중국계가 아닌 사람도 ‘싱가포르는 내 나라’라고 생각하며 문화적 배타성이나 임금 차별 문제도 겪지 않는다. 스탠퍼드대학교에서는 학생들과 교수진, 교직원을 선발할 때도 ‘다양성’을 기본 원칙으로 삼는다. 심지어는 다양성과 관련하여 여러 종류의 차별이 절대 없도록, 모든 인종, 종교, 지역, 젠더, 학교, 계층, 취향 등등이 평등하게 공존할 수 있는 일에만 집중하는 관리자들이 학교에 있을 정도다. 이런 제도는 ‘다양성’ 자체가 우리가 실현해야 할 가치이며, 경쟁력을 보장해준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이와 같은 문화적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우리나라는 보유한 자원을 충분히 활용할 수 없을 것이다.

경험해보지 못한 시대, 매뉴얼 없는 사회
우리는 적응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인공지능 시대에는 모든 것이 바뀔 것이라고 한다. 예전에 통했던 방식이 앞으로는 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데 많은 사람이 공감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도 ‘주어진 보기에서 답 찾기’에 모든 교육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 주어진 매뉴얼로는 안 되는 사회가 왔는데, 매뉴얼의 답을 강요하는 교육에 목을 매고 있는 것이다. 물론 잘 만든 매뉴얼도 필요하다. 하지만 모든 상황이 매뉴얼에 나오는 것은 아니니, 다른 상황이 닥쳤을 때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것도 반드시 가르쳐야 한다. 이런 응용 능력이나 적용 능력이 없으면 매뉴얼만 숙지하는 것은 뚜렷한 한계를 가지며 다가올 변화에 대처할 수 없다.
이 책에는 구체적인 교육 정책이나 제도를 제시하거나, 이런 식으로 교육 제도가 바뀌어야 사회 혁신에 적응할 수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저자들의 풍부한 경험을 통해 우리에게 부족한 점들에 관해 실마리를 던진다. 우리는 너무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잘 인식하지 못하지만, 우리를 가로막고 있는 문화적 장애물이 많다는 것이다. 그것들을 보고 문제를 문제로 인식해야, 우리의 문화를 새로 디자인해 새로운 시대에 적응할 수 있다. ‘컬처 엔지니어링’이라는 시도와 발상은 우리에게 적지 않은 통찰을 던져줄 것이다.

목차

0. 왜 지금 컬처 엔지니어링인가?
- 서문을 대신하여

1. 갈등 수용 능력 ∥
갈등을 드러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2. 리스크 테이킹 ∥
처음에는 망하는 게 정상이다

3. 도시 경쟁력 ∥
플랫폼 도시의 발전 동력은 무엇인가?

4. 인재 전쟁 ∥
기술혁명 시대, 인재가 갖추어야 할 무기는?

5. 다양성 ∥
다른 생각은 어떻게 경쟁력이 되는가?

6. 사회적 신뢰 ∥
인공지능이 만들어낼 신뢰의 위기

7. 매뉴얼 없는 사회 ∥
경험해보지 못한 시대가 오고 있다

8. 글로벌 시티즌십 ∥
시민은 군중도, 백성도, 국민도, 중생도 아니다

9. 미래학교 ∥
사회에 적응시키는 교육이 아니라 사회를 변화시키는 교육을 위해

본문중에서

사회혁신과 교육혁신에 초점을 두고 대화를 하되 현상 비판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래서 어떻게(So what?)’라는 질문에 현장의 구체적 경험이 녹아 있는 나름의 가이드를 던져보고 싶었습니다. 이 가이드에서 저희가 강조하고 싶은 접근 방식이 있죠. ‘컬처 엔지니어링(culture engineering)’이라는 개념입니다. 이 개념이 완전히 새로운 개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널리 쓰이는 익숙한 개념도 아닙니다. ‘문화’를 ‘엔지니어링’한다는 개념이 모호하기도 하고, 인위적이고 공학적인 개념이라 거부감을 느끼거나 동의하지 않는 분들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답’으로서가 아니라 이 시점에 해볼 수 있는 여러 가능한 노력 가운데 하나로서 공론장에 논쟁적 제안을 해보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_11쪽, ‘0. 왜 지금 컬처 엔지니어링인가?’ 중에서

‘컬처 엔지니어링’이라는 단어를 제가 떠올리게 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아무리 사회적 고통이 심하고 상황이 좋지 않아도 그 사회 속에 살고 있는 개인들은 세계관이나 인식을 정말 변화시키기 어렵고, 변화의 필요성도 못 느끼며, 심지어는 고통 자체에 무감각해져 있는 상황도 상당히 많다는 겁니다. 이에 비해서 어떤 사회시스템을 기계라든지 소프트웨어라든지 하드웨어라든지 이런 장치를 통해 바꾸는 일은 아주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 인간 의식의 변화를 직접적으로 호소하는 일보다 소프트웨어 코딩이나 알고리즘 디자인 같은 공학적 프로세스의 변화는 상대적으로 덜 어렵습니다.
_14쪽, ‘0. 왜 지금 컬처 엔지니어링인가?’ 중에서

그런데 이 상황에서 사회적 갈등이 나와야 하는데 오히려 갈등이 없어요. 왜냐하면 그것이 문제 상황인 것을 의식조차 못 하기 때문이죠. ‘왜 물이 안 나오는 거야?’, ‘정부는 왜 가난한 동네에는 공공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지?’, ‘왜 우리는 학교를 다닐 수 없는 거야?’, ‘왜 우리 동네에는 학교가 없지?’, ‘왜 우리 동네에는 관공서에서 나와보지도 않지?’, 이런 질문 자체가 없는 사회가 많습니다. 이런 질문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르쳐줄 수 있는 게 학교인데, 학교가 없거나 교육의 질이 너무 낮은 것입니다. 이런 곳에서는 사회개발과 기술발전의 상황에서 반대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공공서비스의 부재에 대한, 삶의 필수 조건의 부재에 대한 질문이 없거든요.
_50쪽, ‘1. 갈등 수용 능력’ 중에서

저는 리스크와 실패는 혁신 주기(innovation cycle)의 단순한 부분이 아니라 필수적인 영양소라는 말을 자주 해요. 그래서 혁신의 범위를 정할 때 어느 정도까지 관용을 가질 것인가를 정합니다. 스탠퍼드나 실리콘밸리 쪽에서는 “실패가 없으면 배움이 없다”라는 얘기를 항상 하거든요. 그래서 실패의 기회 자체를 갖지 않으려는 리스크 회피는 혁신에 있어 가장 나쁜 것으로 보고, 그다음으로는 똑같은 실패를 반복하는 것을 나쁜 것으로 봅니다. 그런데 ‘새로운 실패’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상당히 관용적입니다. 혁신의 필수 영양소이기 때문이죠. 그 대신에 실패를 통해서 모든 연구에 대해서도 그렇고 투자에서도 그렇고 이를 개선할 방법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합니다.
_62쪽, ‘리스크 테이킹’ 중에서

네덜란드의 경우에서 보듯 인적 자본을 얘기할 때 한국만을 위한 한국 국적의 인재만 육성하겠다는 편협된 생각을 버려야 돼요. 인재 육성을 글로벌 관점에서 생각해야 됩니다. 미국 보세요. 도널드 트럼프가 집권하면서 좀 변화가 있지만, 전 세계의 최고 인재를 영입해서 활용하잖아요. 글로벌 시대에는 국적을 불문하고 인재를 확보해야 합니다. 국적을 떠나 최고의 인재를 확보하여 그 인재의 지혜와 마인드를 사회 발전을 위해 활용해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이민과 교육 정책에서 외국인을 수용할 수 있는 컬처와 정책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사회혁신의 시작입니다. 특히 다양한 배경의 인재들이 모이면 다양한 사고와 학제 간의 이종교배와 협력을 통해 융합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거기에서 새로운 혁신이 태어납니다.
_119쪽, ‘4. 인재 전쟁’ 중에서

싱가포르가 아주 성공적이라고 자평하는 게 주택정책입니다. 공공 주택을 저렴한 가격에 싱가포르 사람들에게 분배하는 사회정책을 갖고 있어요. 물론 민간 아파트들은 싱가포르에서도 가격이 비싸지만, 공공 아파트는 사람 살기에도 쾌적하고 국가에서 적당한 가격으로 분배합니다. 그런데 아파트를 분배할 때 인종의 다양성을 아주 배려해요. 인도계, 중국계, 서양인, 서로 다른 사람들 비율을 적절하게 섞어서 정책적·법률적으로 혼합하는데, 그게 50년 정도 지나면서 지금의 싱가포르가 자연스러운 다인종 국가가 된 이유예요. 그냥 둔 게 아니라 계획과 장기적 비전을 가지고 인위적으로 사회문화를 엔지니어링한 거죠. 그래서 공공 아파트에서 엘리베이터를 타면 자기하고 똑같은 피부 색깔을 가진 사람이 별로 없을 정도로 다양한 인종을 만나요. 그러니 어릴 때부터 다양성을 수용하는 감성이 너무 자연스러운 거예요.
_130쪽, ‘5. 다양성’

일본에 쓰나미가 난 뒤 제가 재난과 인프라 문제에 대한 일본의 대응을 배우려고 그 현장을 갔던 적이 있어요. 일본 마을에는 지진이나 쓰나미를 대비하기 위한 길이나 표지판이 엄청나게 잘 만들어져 있었어요. 한국을 기준으로 보면 재난에 대한 그들의 매뉴얼은 완벽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철저하고 구체적입니다. 예컨대 쓰나미가 나면 어디로 어떻게 피해야 하는지, 어떻게 길을 돌아가야 하는지 알려주고, 집들도 코너를 돌기 쉽도록 공학적으로 각이 지지 않게 둥글게 만들고요. 그런데 이번에는 안타깝게도 그 마을 사람들 대부분이 쓰나미에 생명을 잃었어요. 거기에 설명을 해주러 오신 분이 이런 얘기를 하시는 거예요. 이렇게 구체적인 대비 매뉴얼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오히려 그 때문에 생명을 많이 잃었다고 말입니다. 매뉴얼의 상황을 능가하는 재난이 닥쳤는데도 상황에 따라 개인들이 유연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매뉴얼만 그대로 따라서 지정된 대피소로 갔는데 그곳을 쓰나미가 덮쳤던 거죠.
그때 그분이 아주 인상적인 말씀을 하셨는데요. 그 마을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사람들은 학생들이었다는 거예요. 이유가 무언가 하니, 이 동네 학교 선생님이 재난 방제 교육을 하면서 학생들에게 매뉴얼을 그대로 따르라고 하는 게 아니고,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한 옵션을 주면서 사태를 보고 판단해서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데로 가라고 가르쳤다는 거죠.
_177쪽, ‘매뉴얼 없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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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폴 김 [저] 신작알림 SMS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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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퍼드대학교 교육대학원 부학장이자 최고기술경영자(CTO).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미국으로 건너가 컴퓨터공학 학사와 교육공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6년부터 2000년까지 당시 미국 최대 온라인 대학교인 피닉스대학교에서 최고기술경영자를 지냈다. 2001년 스탠퍼드대학교에 부임하여 교육공학 관련 대학원 강의를 했으며, 다양한 교육혁신 과정 및 프로그램을 개발해오고 있다. 2012년 MOOC와 같은 실험적 온라인 수업을 개발하여 전 세계 170여 개국에서 2만여 명이 참여한 새로운 혁신 학교 모델을 디자인했으며, 최근에는 디지털 교육혁신, 에듀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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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홍, 나성섭 [저] 신작알림 SMS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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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돈균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

2006년 '문예중앙'에 평론 '아이들, 가족 삼각형의 비밀을 폭로하다'를 발표하며 비평활동을 시작했다. 저서로 '얼굴 없는 노래', '시는 아무것도 모른다'가 있다. 김달진 문학상 젊은비평가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HK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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