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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학기 한 권 읽기
우리 아이들이 생애의 독자를 향해 성장해 가는 첫 걸음이 되어야 합니다.

최근 교육과정에 한 학기 한 권 읽기가 초등 3학년부터 도입되었다. 물론 한 학기에 한 권만 읽어라는 주문은 아닐 것이다. 그로부터 책을 읽기 시작하여 생애의 독자를 길러내는 것이 목표일 것이다. 이에 이 책 『문학작품 읽어주기로 여는 한 학기 한 권 읽기』는 문학작품 읽어주기를 통해 독서교육, 나아가 국어교육의 근본을 새롭게 열어야 한다는 뜻으로 집필되었다. 이 책은 문학작품 읽어주기가 왜 중요하며, 어떤 작품을 읽어주어야 하며, 나아가 어떤 질문과 활동을 통해 교실 수업을 펼쳐낼 것인가 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상세하게 밝혀 보이고 있다.

1.한 학기 한 권 읽기, 문학작품 읽어주기로 시작되어야 합니다.
국어교육이 달라져야 합니다. 영역으로 명확하게 나뉘어진 가운데, 두어 개의 성취기준으로 학습지와 다를 바 없이 답이 정해져 있는 교과서를 가지고 우리는 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해서 어린이들의 국어능력이 향상되리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언어활동의 실제에 맞게 영역을 통합해야 합니다. 그리고 낱낱의 성취기준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교육이 아닌 실질적인 언어활동에 맞게 여러 성취기준들을 통합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나아가 쪼개어진 작품이 아닌 온작품을 통해 언어 너머의 의미 형성과 결부되어야만 합니다. 궁극적으로 국어교육은 교육의 본질에 부응하는 삶과 국어교육의 통합을 이루어내야만 합니다.
이를 위해 이 책은 문학작품 읽어주기를 통해 이 모든 것을 해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문학작품 읽어주기는 영역을 통합하고, 성취기준을 통합하며, 언어활동과 의미를, 삶과 국어교육을 통합할 수 있습니다.

2.문학작품 읽어주기는 작품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문학작품 읽어주기의 중심에는 문학작품이 놓여 있습니다. 따라서 좋은 문학작품이야말로 교육의 성패를 갈음하는 시금석입니다. 이 책에는 각 학년군별로 15편의 작품을 통해 구체적인 교육의 실제를 펼쳐 보이고 있습니다. 선생님들은 이 책에 제시된 질문/활동을 그래도 할 수도 있으며, 독자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질문/활동을 재구성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제시된 참고 목록들을 통해 새로운 작품을 교실로 끌어올 수도 있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교사가 스스로 감동을 받지 못한 작품으로는 결코 좋은 문학교육, 국어교육을 해낼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이 책은 좋은 작품을 바탕으로 그에 걸맞은 활동을 구안해 내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3.문학작품 읽어주기는 이론이 아닌 실천이 되어야 합니다.
이 책에는 그저 이론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이론을 구체적인 작품을 통해 녹여내고 있습니다. 게다가 실제 수업의 현장에서 적용해 본 결과들을 함께 제시함으로써 그저 책에 그치지 않고 즉각 교실 실천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구안되었습니다.

4.문학작품 읽어주기는 질문이 있는 교실을 위해 대화를 중심에 두어야 합니다.
문학작품 읽어주기는 읽기 전, 중, 후 활동이라는 단순한 모형을 통해 어떤 질문이 가능한지를 모색하고 있으며, 그 예시를 풍부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한 학기 한 권 읽기의 취지를 최대한 살려내고 있습니다.

5.이 책은 다음의 원칙들을 일관되게 추구하고 있습니다.
ㆍ언어활동의 실제에 맞는 영역의 통합
ㆍ실질적인 활동에 맞는 성취기준의 통합
ㆍ온작품을 축으로 하는 활동과 의미의 통합
ㆍ교육의 본질에 부응하는 국어교육과 삶의 통합

책머리에 8
본문의 구성 체제
10
I - 문학작품 읽어주기로 여는 국어교육 13

II- 1ㆍ2학년군 문학작품 읽어주기 47
1. 1ㆍ2학년군 성취기준 48
2. 1ㆍ2학년군 성취기준의 재구성 52
3. 1ㆍ2학년군 문학작품 읽어주기의 실제 61
01 - 『똥방패』 63
02 - 『도대체 그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72
03 - 『심부름 말』 81
04 - 『선생님은 몬스터!』 84
05 - 『나랑 친구 하자!』 95
06 - 『엄마 마중』 98
07 - 『넉 점 반』 101
08 - 『내 동생』 107
09 - 『파란 의자』 111
10 - 『눈물바다』 114
11 - 『뒤집힌 호랑이』 118
12 - 『장수탕 선녀님』 121
13 - 『수호의 하얀말』 125
14 - 「편식은 어려워」(『나도 편식할 거야』) 129
15 - 「학교에 간 개돌이」(『학교에 간 개돌이』) 132

III - 3ㆍ4학년군 문학작품 읽어주기 141
1. 3ㆍ4학년군 성취기준 142
2. 3ㆍ4학년군 성취기준의 재구성 145
3. 3ㆍ4학년군 문학작품 읽어주기의 실제 153
01 - 『시간 상자』 154
02 - 『새끼 개』 160
03 - 「내가 던진 돌」(『오늘 떠든 사람 누구야?』) 164
04 - 『목기린 씨, 타세요!』 167
05 - 『책 먹는 여우』 172
06 - 『노란 양동이』 176
07 - 『당나귀 실베스터와 요술 조약돌』 180
08 - 「이야기 주머니 이야기」(『동동이로 배우는 국어교과서』) 184
09 - 「어떤 아이가」(『어떤 아이가』) 187
10 - 「할아버지 숙제」(『멀쩡한 이유정』) 195
11 - 『내 짝꿍 최영대』 205
12 - 『나쁜 어린이 표』 208
13 - 「떨린다」 / 「딱지 따 먹기」 213
14 - 「겨울 물오리」 / 「겨울 보름달」 220
15 - 『강냉이』 227

IV - 5ㆍ6학년군 문학작품 읽어주기 239
1. 5ㆍ6학년군 성취기준 240
2. 5ㆍ6학년군 성취기준의 재구성 246
3. 5ㆍ6학년군 문학작품 읽어주기의 실제 253
01 - 동시 읽기 / 동시 쓰기 (1) 253
02 - 동시 읽기 / 동시 쓰기 (2) 257
03 - 「독후감 숙제」(『문제아』) 263
04 - 「축구공을 지켜라」(『꼴뚜기』) 266
05 - 『사랑에 빠진 도깨비』 272
06 - 「다복이가 왔다」(『힘을, 보여 주마』) 276
07 - 「보리방구 조수택」(『만국기 소년』) 281
08 - 「처음 가진 ‘우리들의 집’」(『처음 자전거를 훔친 날』) 287
09 - 「대장마마」(『개고생』) 292
10 - 「청소녀 백과사전」(『청소녀 백과사전』) 296
11 - 『빼떼기』 309
12 - 「나의 사촌 세라」(『나의 사촌 세라』) 318
13 - 「마, 마미, 엄마」(『블루시아의 가위바위보』) 322
14 - 「잇자국」(『우리 누나』) 329
15 - 『처음 가진 열쇠』 333

V - 문학작품 읽어주기에서 문학토의로 339

부록 : 참고작품 목록 346

오랜 준비 끝에 새 책을 내게 되었습니다. 교육을, 문학교육을 공부 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났고, 그 공부 끝에 마침내 도달한 결론이 바로 ‘문학작품 읽어주기’였습니다. 좋은 문학작품을 아이들에게 읽어주고 또 함께 읽으며, 이를 바탕으로 교사와 학생들이, 학생과 학생이 함께 대화를 나누는 것이야말로 국어교육, 문학교육의 첫 단추이자 마지막 단추를 꿰는 것이라는 결론에 닿았습니다.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말하고 쓰고,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느낌을 듣고 읽고, 다시 자신의 생각과 느낌으로 온축하는 것이야말로 문학교육의 궁극적인 지향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곧 국어교육이고, 나아가 교육의 본질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문학작품 읽어주기’는 단순히 국어교육의 다양한 방법 가운데 하 나가 아니라 교육의 본질, 삶의 본질에 가 닿고자 하는 어기찬 노력과 분투의 과정입니다. 길게 에둘러 온 길에 비하면 너무도 단순하고 간명한 방법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모든 진실은 언제나 단순함 속에 깃들어 있음을 되새겨봅니다.(8쪽, 책머리에)

문학작품 읽어주기는 국어교육의 가장 기초적인 활동이 되어야 합니다. 특히나 지금과 같이 교과서가 학습지의 꼴로 기능을 단순 반복하고 정답과 오답을 구분할 때, 우리는 다른 패러다임을 세워야 합니다. 작품 읽어주기를 통해 내 용 영역을 통합하고, 성취기준들을 통합해야 합니다. 나아가 글을 읽고, 쓰고, 듣고, 말할 때 우리가 항용 하는 모든 활동들을 통합해서 가 르쳐야 합니다. 내용만 요약하고, 반복적으로 성취기준에 관련된 활동을 기계적으로 할 것이 아니라, 내용을 이해하고, 글의 빈틈을 채우 고, 비판적으로 평가하는 가운데 스스로의 관점을 새롭게 세워나가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읽기나 쓰기를 통해 하는 자연스러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이들 내용의 통합, 영역의 통합뿐만 아니라 국어 교육을 삶과 통합시켜야 합니다. 우리가 가르치는 것은 국어만이 아닙니다. 국어를 통해 국어를 넘어 어떻게 하면 한 번뿐인 이 삶을 제대로 뜻 깊게 살아낼 것인가를 가르쳐야 합니다. 따라서 거듭 국어교육 속에 삶과의 연관을 끌어내야 합니다. (24-25쪽)

어른이 되고 작가가 된 지금도 학창시절 일지들은 여전히 나에게 영감을 준답니다. 간혹 천천히 그 일지들을 한 페이지씩 들춰볼 때가 있어요. 그럴 때마다 나는 새로운 글감을 발견해요. 작든 크든, 아니면 조금 미친 짓이든 마음이 아픈 일이든, 사건이든 감정이든. 써 두지 않았더라면 영원히 사라졌을 이야기들. 이렇게 써 두었다는 것이 다행스럽고 기쁘기 그지없어요. 이 일지들이 없었다면 내 이름이 새겨진 50권의 책들을 출간하지도 못 했을 것예요.(19쪽)

이 책에서 나는 모든 작가의 삶에서 가장 훌륭한 도구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그것은 곧 작가의 창작일지이다. 일지는 글쓰기를 삶의 한 부분으로 삼겠다면 가장 먼저 써야 할 것이다. 당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발견하고 포착할 수 있게 해 주는, 당신의 글쓰기 레이더를 작동시키는 책이기 때문이다. 일지는 모든 작가들이 활용하는 가장 기본적인 도구다. 얇은 공책이야말로 주머니 속에 늘 넣고 다니기 편하고, 아주 조용히 사용할 수 있는 도구다. 일지야말로 당신이 살고 있는 세계를 엿보고 관찰할 때 그리고 독특하고 반짝이는 이야기의 아이디어를 포착할 때 아주 효율적인 도구다.(21쪽)
선생님은 초등학교에서 우리 아이들이 배워야 할 것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뭐라고 생각하느냐 하면?
첫째는 읽는 법/쓰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걸 가르치지 않으면 이 아이들은 평생 흐릿하게 세상을 보며, 흐릿하게 세상을 살게 될 거예요. 한 사람의 몫을 온전히 해낼 수가 없는 거지. 우리가 우리 아이들에게 해서는 안 될 일이에요. 무슨 수단과 방법을 써서라도 읽고 쓰게는 하고 초등학교를 졸업시켜야 해요.
그리고 또 한 가지. 그것은 서로 다르다는 것을 마음속 깊이 새겨 주어야 한다는 거예요. 사람은 모두 다르다. 나랑 똑같지 않다. 이걸 깨닫게 해야 해요. 그래서 학교는 언제나 섞여 있어야 해요. 남자랑 여자랑, 부자랑 가난뱅이랑, 건강한 아이랑 아픈 아이랑, 공부 잘하는 아이랑 못 하는 아이랑, 운동 잘하는 아이랑 못 하는 아이랑. 모 두 섞여 있어야 해요. 그리고 이 서로 다른 아이들이 쉼 없이 생각 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해요. 그래야 차이가 보이는 거예요. 입 다물고 가만히 있게 하는 지금의 교실은 결코 서로 다르다는 것을 가르치지 못해요.
두 가지예요. 여러분이 선생님으로 아이들에게 가르쳐야만 하는 것. 읽기/쓰기와 서로 다르다는 것을 배우기예요. 그래서 국어 시간 이 중요해요. 이 모두를 할 수 있는 시간이니까요. (38-3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