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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께서 광야에서 사탄에게 시험을 받고 승리하시는 모습이 나온다. 이것은 예수님과 사탄의 기나긴 대화를 통해 너무나도 생생히 묘사되고 있다. 교묘한 사탄은 악령의 우두머리의 모습이 아닌, 힘없고 가엾은 노인의 모습으로 나타나서, 굶주린 이들에게 양식의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애처로운 어조로 예수님을 시험한다. 사탄의 시험은 이렇듯 눈에 띄지 않게 아주 교묘한 방법으로, 사람의 마음을 동요시키는 연민이나 동정심을 불러일으키는 모습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약간의 거짓으로 사람들이 위안을 받을 수 있다면 그것이 잘못된 일이라고 할 수 있는가?’라는 사탄의 반문에서, 독자들은 자신의 믿음을 다시 한 번 돌아보고 회개하며, 굳건히 다질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광야로 떠나신 예수님께서 말씀도 없이 사라지셔서, 근심에 빠진 제자들의 대화로 2부가 시작된다. 로마의 지배와 억압에서 구원해 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던 메시아가 갑자기 사라져 버렸으니, 제자들이 받았을 충격이 짐작 가고도 남는다. 날마다 우리 인간의 발목을 잡는 식욕과 재물의 유혹으로부터 자유로운 예수님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의 소망은 역시 예수님 한 분 밖에는 없다는 믿음을 새삼 확인할 수 있다. 추측하건데, 저자인 존 밀턴에게 있어서 인간의 원죄 중에서도 ‘명예욕’이 가장 떨쳐버리기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을 해 볼 수 있다.
세상 명예욕을 넘어선 진리가 있음을 우리 크리스천들은 항상 깨어 유념해야 할 것이다.
매사에 바쁘고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우리 크리스천 역시 편승하여,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지 못하고 신속하게 기도 응답 받기를 원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만드는 부분이다. 사탄은 자신에게 경배를 하면, 그 당시 가장 융성했던 로마 제국을 선물로 주겠다고 예수님을 유혹한다. 사탄의 집요한 유혹을 이겨 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만 우리에게 구원이라는 선물이 주어질 수 있다는 기독교 신앙의 핵심을, 예수님과 사탄의 대화를 통해 정교하고도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는 존 밀턴의 ?복낙원은?,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크리스천들에게 꼭 읽혀져야 할 크리스천 고전 중의 으뜸이라고 감히 확신한다.

예수님이 광야에서 40일간 금식하며 시험을 받으신 부분이 성경에는 비교적 짧게 나와 있다. 존 밀턴의 <복낙원>에서는 해박한 성경적, 인문학적 지식과 함께 존 밀턴 특유의 무궁한 상상력으로 눈앞에서 예수님과 사탄이 광야 시험을 보고 있는 착각이 들만큼 생생하게 묘사되었다. 일상의 삶 속에서 매 순간 많은 유혹 속에서 반복적으로 습관적으로, 알면서도 혹은 알지 못하는 가운데 죄를 짓곤 하는 우리들이지만, 그 모든 유혹을 이겨내신 우리 구세주 예수님이시다. 그래서 죄악 가득한 인간 본성에 대해 더 이상 실망하거나 절망에 빠질 필요가 없다. 구세주 되시는 예수님을 믿고 십자가의 길을 따르는 자에게 구원을 약속하신 하나님의 놀라운 계획과 사랑에 감사와 찬양을 드리자.

존 밀턴의 생애-4
역자의 글-8

제1부-13
제2부-57
제3부-101
제4부-139

모든 인류를 위해 회복된 그 낙원을 노래합니다. 온갖 유혹을 통해 충분히 시험을 받은, 한 사람의 확고한 순종에 의하여 그 낙원은 회복이 되었으며, 모든 계략에도 실패한 유혹자는 패하여 격퇴 당했고, 버려졌던 황무지에 에덴동산이 세워졌습니다.
영적인 원수에 맞서 싸워 승리를 거둔 이 영광의 은둔자를 광야의 사막으로 인도하시어, 거기서 참된 하나님의 아들임을 증명해 주신 성령님, 당신은 언제나 그렇듯이, 어쩌면 침묵하게 될 나의 즉흥적인 노래에 영감을 주시고, 영광의 날개를 활짝 펴서, 자연의 한계라는 그 높이와 깊이를 잘 감당하여, 보다 영웅적인 공적을 말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비록 그런 공적은 비밀리에 이루어지고, 오랜 세월을
기록되지 않은 채 버려져 있었지만, 그렇게 오랫동안 찬양 받지 못한 채 남겨지지는 않을 가치가 있습니다. 이제 위대한 선포자는 나팔 소리 보다 더 큰 목소리로, 세례 받는 모든 사람들에게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고 외쳤습니다. 그의 위대한 세례를 보고 경외심을 가진 무리들이 각 지역에서 모여들었고, 그 때 까지는 이름도 없고 알려지지 않았던 요셉의 아들이라고 하는 사람이, 그들과 함께 나사렛으로부터 요단강으로 나왔습니다.
하지만 선포자요 세례자는 곧 하늘의 신성한 예언을 받아 그를 알아보게 되었고, 자기보다 귀하신분이라 증거하여 그에게 하늘의 임무를 넘겨주려 했으니, 그의 증거가 곧 확증이 되었습니다. 이윽고 그에게 세례를 베풀 때 하늘이 열리고, 비둘기의 모습으로 성령이 내려오시더니, 그는 나의 사랑하는 아들일 지라’고 하늘로부터 아버지의 음성으로 선포하셨습니다. 원수도 그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는 세상을 은밀하게 떠돌아다니고 있었으니, 이 유명한 현장에 제일 앞서 달려와서, 그 거룩한 목소리에 벼락이라도 맞은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토록 숭고한 증거가 주어진 고귀한 사람을 호기심을 갖고 살펴보더니, 시기와 분노에 가득한 채 자신의 집으로 날아갔습니다. 쉴 틈도 없이(날아가자마자), 자신의 힘센 동료들을 회의로 소집하여 하늘 가운데 모으고 (은후 ) 두껍고 어두운 구름을 울타리 치듯 겹겹이 두르고서, 음흉한 악령들의 회의를 열었습니다. 거기서 겁에 질리고 슬픈 표정으로 그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 하늘과 이 넓은 세계의 옛 권력자들이여, 우리의 지긋지긋한 거주지인 지옥을 기억하느니, 기꺼이 우리의 옛 정복지인 하늘에 대해 나는 얘기하고 싶도다. 당신들이 아는 대로, 인간의 햇수로 얼마나 많은 세대 동안 우리가 이 우주를 소유하였으며, 지구상의 일들을 우리의 의지대로 다스려 왔는가? 아담과 그의 경솔한 아내 하와가 내게 속아서 낙원을 잃어버린 채로, 하와의 자손에 의해 내 머리 위에 치명적인 상처가
생길 때를 몹시 두려워하며 기다리고 있지만, 하나님의 명령이 오랫동안 지연되고 있으니 가장 긴 시간도 하나님께는 짧기 때문이도다. 그리고 이제, 시간이 너무나 빨리 흘러 우리에게 있어서 두려운 시간이 돌아왔도다. 여기에서 우리는 그토록 오랜 위협을 받았던 상처의 일격을 참아내야 한다. 적어도 우리가 그렇게 할 수 있다면, 머리가 깨어지는 상처에 의해 우리의 모든 권력이 침해받지 않게 된다면, 이토록 공평한 왕국에서 우리의 자유와 존재가 지상과 공중을 얻을 수 있도록 되어있다면 말이다.
이것을 위해 예정되어 있던 여자의 후손이 얼마 전 태어났다는 불길한 소식을 내가 가지고 왔으니, 그의 탄생은 우리의 근거 있는 두려움에 적지 않은 이유를 주었고, 게다가 지금 성장하여 청춘이 한창 꽃을 피우고 있으며, 가장 숭고하고 위대한 일을 성취할 수 있는 기품과 지혜, 모든 장점들을 보여주고 있으니 나의 두려움이 배가 되도다.
그보다 앞서 그의 오심을 선포하고자 한 위대한 선지자가 전령으로서 보내졌는데, 그 선지자는 모든 사람들을 신성한 요단강으로 불러, 죄가 깨끗이 사해졌음을 선포하여, 그를 순결하게 맞이하게 하였고, 나아가 그를 왕으로 추대하고자 했다.
모든 사람들 가운데 그 자신도 세례를 받으셨다. 이것은 더욱 순결해지기 위함이 아니라, 이후로 그의 존재에 대해 사람들이 의심하지 못하도록 하늘의 증거를 받기 위함일 것이다.